온실가스배출량 공시, 'Scope 3'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예진
[Scope 3 정의]
Scope는 기업의 운영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나누는 기준이다. 온실가스 프로토콜(GHG)에서 시작됐으며, 그중 Scope 3은 기업의 영향력 밖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직원이 통근할 때 배출되는 탄소가 Scope 3의 탄소 배출량이다.
Scope 1은 기업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배출이며, Scope 2는 기업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배출이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두 분류의 배출량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측정과 통제가 비교적 쉽다.
반면 Scope 3의 탄소배출은 광범위한 환경에서 발생하며, 기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고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Scope 3 배출량 산정이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기업은 이러한 환경 동향에 맞춰 지금껏 통제하지 못했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자료 1. Scope 1, 2, 3 정의 및 내용]
출처 : KDB Report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에서 Scope 3 개념이 도입하게 된 배경]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한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탄소배출권이 하나의 자원이 되고, 이에 따라 당연하게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의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ESG에 대한 세계의 인식이 강화됨에 따라 Scope 1, 2단계를 넘어 Scope 3단계의 중요성에 이목이 끌리고 있다. Scope 3 산출량은 기업의 분야에 따라 탄소 배출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고, 중소기업 탄소배출의 70%가 Scope 3으로 측정되는 만큼 탄소배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Scope 3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은 국내 200대 기업 중 35% 정도(1월 기준)에 그치고 있다. Scope 3을 도입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 자세하게 기입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이 없이 회사마다 다른 기준으로 Scope 3을 산출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Scope 3 배출량이 특히 많은 석유화학 기업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은 1억 3,213만t CO2eq, LG화학은 121만 4,600t CO2eq, 롯데케미칼은 1,800만 5,017t CO2eq인데, LG화학이 매우 작게 집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여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히 명시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여 탄소배출량을 줄이면 기업 경쟁력,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자료 2. 석유화학 3사의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출처 : 전기신문
[Scope 3 의무화 동향]
주요국 정책당국은 Scope 3의 측정·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며, 지속가능성 관련 글로벌 공시표준을 마련 중인 ISSB도 Scope 3의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 2022년 환경공시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를 통해 환경이슈 대응 정보를 공시한 18,600여 개 기업 중 41%가 1개 이상의 Scope 3 카테고리를 공시했다.
EU는 Scope 3의 측정·공시를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 의무화할 전망이다. 2023년 1월에 발효한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Coporate Sustain ability Reportine Directive)’에 따라 역내 기업들의 ESG 관련 위험·기회요인 등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방침이다. EU 집행위원회는 CSRD의 이행기준인 ‘유럽지속가능성보고표준(ESRS,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위임법률안’에서 Scope 1·2·3 공시를 의무화했으며, 직원 750인 미만 기업은 1년간 Scope 3 공시를 유예할 수 있게 했다.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ion)는 일부 상장 기업의 Scope 3 배출량 공시 의무화 규정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SEC는 2022년 3월에 상장기업의 기후 관련 공시 확대를 요구하는 ‘기후 관련 공시의 강화·표준화 규정’을 제안하여 논의하고 있다. 이 규정은 상장기업의 Scope 1·2 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하며, Scope 3은 배출량이 중대하거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에 포함될 시 공시할 것을 요구한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을 마련 중인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지난 6월 말에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IFRS S1(지속가능성 관련 재무 정보 공시의 일반요구사항)과 S2(기후 관련 공시)가 최종 발표됐다. Scope 3 배출량 공시와 사업보고서의 동시 공시 원칙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Scope 3 온실가스배출량 공시는 최초 적용 시 1년간 공시 유예하고 온실가스배출량 관련해 최초 적용 시에는 전년도 비교공시를 면제했다.
우리나라는 지속가능성 공시항목 및 기준의 구체화를 위해 2022년 12월에 회계기준원내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를 설립했으며, 현재까지 Scope 3 공시여부·대상 등은 발표한 바 없다. 하지만, 다수의 국내 대기업이 Scope 3 공시를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보아 머지않은 시일 내에 우리나라도 Scope 3 공시 의무화가 공식적으로 화두에 오를 것이다.
[자료 3. EU·미국·ISSB의 Scope 3 공시 의무화 일정]
출처 : KDB Report
[CJ대한통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로 분석해 보는 Scope3 기반 온실가스 배출량 Deta]
CJ대한통운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ESG 중, Environmental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Scope 1·2·3으로 공시했다.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Scope 1+2)은 2015년부터 공시해 왔으며 Scope 3은 2021년부터 공시하기 시작했다. CJ대한통운의 Scope 1, 2 배출량은 2022년 22만 8,942t CO2eq이며, 화물차 등 운송수단 사용에 따른 배출량(Scope 1)이 11만 2,736t CO2eq(49.33%)이고, 물류센터 등 건물에서 사용하는 전력에 따른 배출량(Scope 2)은 11만 5,776t CO2eq(50.67%)이다. Scope 3 배출량은 2021년 31만 1,719t CO2eq에서 2022년 33만 6,087t CO2eq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4. CJ대한통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온실가스 배출]
출처 : CJ대한통운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CJ대한통운의 Scope 3 배출량은 원재료 조달, 수성 및 물류, 제품 사용 및 폐기 등 비즈니스 과정 중에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했다. 또한, 지입차량 관련 배출량을 upstream으로 계산해서 미처 따져지지 못해 누락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완했다. CJ대한통운은 Scope 3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전보다 상세히 분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략을 도출하려 한다. 태양광 설치, 차량 무시동 냉/난방기 도입, 2030년 정부 무공해차 전환, 2040년 수소차 전환 등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자료 5. CJ대한통운 Scope3 배출량 분석]
출처 : CJ대한통운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모든 기업이 Scope3를 공시하는 그날까지]
EU, 미국 등 전 세계 산업계에서 ‘ESG 경영’, ‘Scope 3’ 공시 의무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Scope 3은 기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통제하기 어려운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를 측정할 방법의 부재, 협력사로부터의 데이터 확보 어려움 등을 겪고 있다. 이에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표준 안내서(가이드라인)를 기업에게 보급하고 교육하거나, AI 머신러닝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수집·계산하여 기술적으로 Scope 3 측정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 기반 회사인 Eco life Recycling은 머신러닝으로 회사의 폐기물 데이터를 분석하여 폐기물 및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마찬가지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에너지 청구서 및 운송 로그를 비롯한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기업이 탄소 발자국을 측정, 추적 및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지속 가능성 소프트웨어 회사 등이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배출량을 줄이는 데에 기여하기 위해 AI 분야 회사가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는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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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너지 전환의 핵심!, ESG!", 22기 한예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104
2. "강력해진 EU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지침'... 우리도 준비해야 한다.", 22기 유현서, 이지원, 홍세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108
참고문헌
[Scope 3 정의]
1) Pat Brans, “‘스코프 3(scope 3)’가 오고 있다, CIO들이 알아야 할 것”, CIO, 2023.01.02, https://www.ciokorea.com/news/271017#csidx616b5414fd6a6119def9739d7.
2) 임소현, "Scope 1, 2, 3 배출", Deloitte, 2023, Scope 1, 2, 3 배출 | ESG Center | Zero-in Project | Deloitte Korea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에서 Scope 3 개념이 도입하게 된 배경]
1) 김동용, "갈 길 먼 탄소중립...200대 기업 스코프3 공시율 35% 불과", 한스경제, 2023.01.04, 갈 길 먼 탄소중립…200대 기업 스코프3 공시율 35% 불과 < ESG < 기사본문 - 한스경제 (hansbiz.co.kr)
2) 윤병효, "석유화학사 스코프3 배출량 천차만별..."그래서 ESG 기본법 필요", 전기신문, 2023.07.24, 석유화학사 스코프3 배출량 천차만별…"그래서 ESG 기본법 필요" < 탄소중립 < 에너지Biz < 기사본문 - 전기신문 (electimes.com)
3) 이진원, "글로벌 탄소시장 변화 회오리...각국 규제 개편 본격화", ESG경제, 2023.06.12, 글로벌 탄소시장 변화 회오리...각국 규제 개편 본격화 < ESG투자 < 공시·평가 < 기사본문 - ESG경제 (esgeconomy.com)
4) 철강, "글로벌 탄소규제 확산, 과감한 정책지원 필요", 철강금속신문, 2023.03.08 , 글로벌 탄소규제 확산, 과감한 정책지원 필요 - 철강금속신문 (snmnews.com)
[Scope 3 의무화 동향]
1) 김상아,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의무화 동향”, KDB 산업은행 Report, 2023.06.19, pp.1~3
2) 김진귀, “[김진귀의 ESG경영] 지속가능성 의무화와 전략적 측면의 대응 제언”, 내일신문, 2023.07.24,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467984.
[ CJ대한통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로 분석해 보는 Scope3 기반 온실가스 배출량 Deta]
1) 반지수, “CJ대한통운,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 전년비 4.6%↑”, 포쓰저널, 2023.08.20, http://www.4th.kr/news/articleView.html?idxno=2045121.
2) CJ대한통운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pp.30~36,99, 2023.06.27.
[모든 기업이 Scope3를 공시하는 그날까지]
1) Pat Brans, “‘스코프 3(scope 3)’가 오고 있다, CIO들이 알아야 할 것”, CIO, 2023.01.02, https://www.ciokorea.com/news/271017#csidx616b5414fd6a6119def9739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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