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대기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정재혁
[공급망 탄소중립 추진의 필요성]
EU 공급망 실사 지침으로 인해 모든 기업이 환경 및 기후변화 등에 대한 대응 현황 실사 및 관련 정보의 공개 의무에 대한 부담을 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량 관리가 굉장히 중요해졌고, 사업장 내 탄소 배출량 관리와 더불어 사업장 외 가치사슬 발생 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뜻하는 Scope 3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대기업은 공급망 탄소 배출량 관리, 하청업체(중소기업)는 생산 제품 및 서비스의 탄소중립 필요성이 증가하게 되었다.
[자료 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명시되어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 : 현대모비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114p
또한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자발적으로 Scope 3을 공시한 주요 대기업의 경우, Scope 3 탄소 배출량이 Scope 1·2보다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기업의 전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Scope 3의 탄소 배출량의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EU의 CBAM, 지속 가능한 배터리 법, 미국의 IRA 법안 등 글로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자료 2. 주요 대기업 탄소배출량 현황]
출처 : KDB산업은행 녹색금융기획부
[국내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대응 현황]
ESG모네타가 발표한 '2023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기 평가' 데이터에 따르면 연 매출 1,500억 원 이하 상장기업은 70개이다. 1,500억 원은 중소기업 3년 평균 매출액의 최대 기준이라 할 수 있다. 70개 중소 상장기업의 ESG 경영 현황은 대기업에 비해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었던 만큼, A+부터 D까지 7개 등급의 평가 결과 B+가 3개, B가 58개, B-가 7개, C가 2개 기업이었다. 평가 대상 1,093개 상장기업의 약 11%가 B+인 것에 비해 중소 상장기업의 B+ 기업은 4.3%밖에 되지 않았다.
이처럼 ESG 경영을 실천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응이 환경(E) 영역에서 큰 격차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70개 중소기업의 기후변화와 에너지사용 분야 수준은 좋지 않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화학물질 배출량,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등을 측정하는 기후변화 지표에서 8개 기업은 점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에너지 사용량,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측정하는 에너지 사용 지표에서는 중소 상장기업의 94%인 66개 사가 아예 평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유독 걱정스러운 것은 70개 중소 상장기업 업종이 글로벌 ESG 투자 기준이 강화된 화학, 금속 및 광물, 자동차 부품 업종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상장 중소기업의 상황도 이러한데 비상장 중소기업을 비롯해 수많은 협력업체는 탄소중립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료 3. 중소 벤처기업 탄소중립 대응 동향조사 결과]
출처 : 중소기업뉴스
또한 [자료 3]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 벤처기업의 80.6%는 탄소중립 대응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으나, 절반 이상(56.1%)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준비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준비가 되어(있거나 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5.1%에 불과했다.
저탄소 전환 시 “공정개선·설비 도입 비용 부담(44.3%)”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으며, 시설 도입 시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 방안으로는 “융자와 보조금을 결합한 방식(45.6%)”이라고 응답해 저탄소·친환경 분야에 대한 자금지원(융자, 시설 보조금)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제조 단계에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높으나 응답 기업의 절반 정도는(47.0%) 저탄소·친환경 제조 전환 필요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고 응답해 공정개선과 설비 도입 등의 지원과 함께 저탄소 전환 필요성에 대한 홍보와 이를 위한 컨설팅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란?]
그렇다면 대기업이 가장 효과적으로 Scope 3 탄소 배출량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필수적이자 효과적인 방법은 '공급망 관리'이다. Scope 3의 탄소 배출량은 대기업의 전체 탄소 배출량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협력사와 함께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협력사 ESG 역량 향상을 지원하고자 맞춤형 ESG 컨설팅을 운영하고 ESG 우수 협력사를 대상으로 이자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협력사의 ESG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주요 2차 협력사까지 확대 지원하며 공급망 전체 Value-Chain 상에서의 ESG 역량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은 공급망 전체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고자 경영, 금융, 교육,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통틀어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라 한다.
[자료 4. 동반성장 프로그램 구성 예시]
출처 : SK이노베이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107p
[국내 대기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 추진 현황]
다음으로는 국내 대기업 중 몇 개 기업을 예시로 협력사 ESG경영 제고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1.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들의 ESG 경영 현황을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부여 또는 개선 촉진을 위한 현장 심사 및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협력사 앞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자료 5. SK이노베이션 본사 전경]
출처 : 아시아투데이
- 협력사 ESG 평가 및 관리 : [잠재 협력사/ Tier1 협력사/ Tier1 협력사 중 핵심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전평가 및 정기평가를 실시한다. 각 프로세스는 대상 협력사에 따라 상이하다.
- 금융 지원 : 계열 구매 협력사를 대상으로 동반성장펀드를 지원한다. 총 820억 원 규모로 조성되며, ESG 및 친환경 인증 제품 개발 협력사에 우선 지원한다.
- 교육 지원 : 협력사를 대상으로 SK이노베이션의 ESG 전략 방향 소개 및 관련 교육을 제공한다.
- 기타 지원 : 사회적 기업 지원, 협력사 채용 지원, 배터리 사업 지원(컨설팅, 투자 설명회 등), 기술 지원
2. 포스코
포스코는 모든 협력사를 대상으로 기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부여 또는 개선 계획 제출을 요구한다. 또한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협력사 앞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자료 6. 포스코 본사 전경]
출처 : 이코노믹 리뷰
- 협력사 ESG 평가 및 관리 : 거래실적이 있는 모든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정기평가를 실시한다. 이후 협력사를 5개 등급으로 세분화하고, 평가 결과를 피드백하며, 등급별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를 부여한다. 또한 포스코 내부 전문가들이 보유한 ESG 노하우를 활용하여 수요 협력사 앞 현장실사 및 컨설팅을 제공한다.
- 금융 지원 : 1·2차 협력사 및 1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저금리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총 1,5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한다. 또한 중견 및 중소 철강기업 앞 ESG 관련 금융 지원을 위해 총 1,5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한다.
- 교육 지원 : 협력사 앞 환경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ESG 환경특강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3. 한화
한화는 공급망 내 탄소중립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사 ESG 현황 평가 및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중견 및 중소기업의 탄소 감축 지원을 위해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및 저금리 상생 펀드를 조성하여 협력사 앞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자료 7. 한화 본사 전경]
출처 : 한화 공식홈페이지
- 협력사 ESG 평가 및 관리 : ISO 업체평가 기준으로 매년 주요 협력사에 대한 자체 정기 평가를 실시한다. 정기평가 후 협력사를 4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인센티브 또는 컨설팅을 제공한다. 상위 2개 등급 협력사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하위 2개 등급 협력사에는 자발적 개선유도를 위한 품질간담회 및 경영 컨설팅을 제공한다.
- 금융 지원 : 협력사 앞 저금리 금융지원을 위해 총 6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한다. 일자리 창출 협력사의 경우 추가로 금리를 우대해 준다. 또한 2021년부터 5년간 친환경 사업에 최대 5조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으며, 탄소 감축 기술 금융지원을 위한 펀드를 별도 조성했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본 협력사에는 금융지원을 위한 580억 원 규모의 상생 펀드를 조성했다.
- 교육 지원 : 매년 협력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환경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ESG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동반성장 프로그램의 기대효과]
최근 중소기업의 ESG 성과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대기업의 지원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자사의 ESG 경영 추진 의지와 관리 현황을 기반으로 관련 기회를 적극적으로 유치함으로써 더 큰 ESG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을 달성하여 대-중소 협력 모델과 ESG 기반 중소기업 금융지원의 성공 사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글로벌 탄소 무역규제 등에 대비하여 공급망 관점에서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녹색 경쟁력이 동반 강화될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Scope 3을 선제적으로 관리하여 대외 신인도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며, 중소기업의 경우 탄소중립 관련 사업재편의 지원 가능성,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규 중소기업 거래처 확보 및 영업자산이 확대되는 기대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만약 금융지원 부문에서 금융기관과의 협업이 존재하는 경우, 금융기관은 녹색금융 업무를 통해 이를 Package화하여 부문 간 협업 및 신규 영업 기회 발굴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공급망(Supply Chain) 관리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온실가스배출량 공시, 'Scope 3'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23기 김예진, 온실가스배출량 공시, 'Scope 3'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강력해진 EU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지침'... 우리도 준비해야 한다.", 22기 유현서·이지원·홍세은, 강력해진 EU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지침'... 우리도 준비해야 한다.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국내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대응 현황]
1) 이숙진, 전자신문, "[ESG칼럼] 중소기업의 ESG 경영과 방법", 2023.04.16, https://www.etnews.com/20230414000186
2) 장택민, 중소기업뉴스, "中企 80% 탄소중립 대응 필요성 인식, 준비응답은 15.1%로 낮아", 2021.02.25, http://www.kbiz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8275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란?]
1) SK이노베이션 ESG추진담당, "SK이노베이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3.06
[국내 대기업의 동반성장 프로그램 추진 현황]
1) SK이노베이션 ESG추진담당, "2022 SK이노베이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3.06
2) 포스코 기업시민실 ESG그룹, "2022 포스코 기업시민보고서", 2023.06
3) 한화 IR팀, "2023 한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3.06
[동반성장 프로그램의 기대효과]
1) 대한상공회의소·삼정 KPMG, "중소기업 ESG 추진전략", 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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