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 저소음 경주 대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송태현
모터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
예나 지금이나 자동차 레이스에 대한 열정은 대단히 뜨겁다. 프랑스 르노의 창업자 마르셀 르노(Marcel Renault)도 대단한 자동차 레이스 선수였는데, 1903년에 위험을 무릅쓰고 경주에 참가했다가 사망했을 정도다. 심지어 제1, 2차 세계대전 중에도 자동차 경주는 계속됐다.
이처럼 각국에서 열리는 그랑프리를 모두 제패한 챔피언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영리협회 FIA(국제 자동차 연맹)가 만들어졌다. FIA는 여러 국가가 수용할 수 있는 자동차 경주 규정을 만들고 제조사들과 팀들이 규정에 맞는 차를 생산 및 참가하면서부터 F1이 시작됐다.
[자료 1. 그랑프리 대회를 즐기를 8만여 관중]
출처 : 머니투데이
F1은 매회 6억의 인구가 TV를 통해 시청하는 이벤트다. 올림픽, FIFA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또한 매년 세계 19개국을 돌면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세계 최대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한국은 F1의 인기가 크지 않다. 그 이유는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서양은 오래전부터 승마 문화에서 비롯된 경주가 오래도록 정착해 있었다. 산으로 가득 찬 우리나라에서는 차량으로 속도를 겨루는 행위를 상상해 보기도 힘들다. 때문에 서양에서 모터스포츠 경기가 스포츠로써 인정받고 있는 차이점이 있다. 폭발적인 엔진 성능과 속도로 눈과 귀에 즐거움을 주던 모터스포츠에도 시대에 맞는 변화가 일고 있다.
매연, 소음 없는 자동차 레이싱 - 포뮬러 E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모터스포츠는 엔진의 사용을 제한할 만큼 소음공해와 온실가스로 인해 환경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이에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FIA는 전기차를 이용하여 F1을 추진해 보자는 의견을 내부적으로 제시했지만, 차체가 움직일 때 소음이 너무 작아 엔지니어들이 차가 가까이 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다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추진하지 않았다.
그 대신 FIA는 ‘포뮬러-E’라는 오픈휠 전기차 경주 대회를 대책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포뮬러 E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이에 관한 비관적인 여론이 대다수였다.
[자료 2. 포뮬러 E 경주]
출처 : RPM9
전기차의 경우 엔진 소리가 작지만, 실제 모터스포츠의 핵심은 관객들을 흥분시키는 큰 엔진소리가 핵심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모터스포츠와는 다른 특수한 차(전기차)를 운전하는 드라이버 육성 또한 어려워 대회가 열리더라도 금방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하지만 2014년 9월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한 첫 ABB FIA 포뮬러 E 월드챔피언십을 시작으로 포뮬러 E는 생각보다 큰 스포츠 경기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술테스트의 장
모터스포츠의 매력은 최고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포뮬러 E에서 보는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는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그들에게는 연구 개발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음 시즌 또는 몇 년 후 우리들이 결국 구매할 자동차에 이전하는 기술을 테스트한다. 예를 들면 포뮬러 E와 처음부터 함께 경주해 왔던 재규어는 전기 SUV 자동차를 출시하기 전, 챔피언십을 위해 개발된 ABS의 배터리에 10% 추가 수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을 도입한 경우가 있다. 배터리 문제도 개선해 챔피언십의 3세대 자동차는 트랙을 완주하고도 남는다. 당연히 이러한 기술들은 대중이 사용할 자동차에도 탑재가 된다.
[자료 3. 전기차 배터리 기술]
출처 : 글로벌비즈
유럽과 캘리포니아에서 2035년부터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가 금지된다. 특히 포뮬러 1이나 다른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차를 스폰서 하는 회사들도 차츰 전기차로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의 새로운 기술을 테스트하는 데는 포뮬러 E만큼 좋은 플랫폼은 없을 것이다.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스폰서 받고 이 기술들은 차츰 일상생활에 사용될 자동차에 탑재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 자동차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를 쌓으려면 소비자 관점에서 시급한 문제인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에는 자동차의 배터리 용량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충전소에서 5시간이 아닌 5분 내에 차량 충전을 원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과 기술적 도약들이 바로 이 챔피언십에서 테스트하게 되는 것이다. 효과적인 기술들은 자동차 산업으로 되돌아가 널리 퍼질 수 있다.
포뮬러 E의 영향력
전기 자동차와 그에 관련된 기술이 비싸기 때문에 선진국도 전기차로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개발 도상국은 더욱 힘겨울 것이다. 특히 전기를 생산하는 인프라조차 구축되지 않은 곳도 많다. 개발 도상국은 스스로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10~20년 안에 자리 잡을 기술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포뮬러 E 경주를 통해 이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를 개발 도상국으로 데려오고, 정부와 협력을 통해서 이러한 차량의 현지 생산을 자극할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이 됐다는 것이다.
[자료 4. 올해 1~9월 전기차 등록 30% 넘게 증가]
출처 : 전기신문
예를 들어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은 제조업이나 생산도 거의 없다. 그러나 포뮬러 E를 주최함으로써 좋은 기회라는 것을 보여주고 자극을 받게 한다. 그리고 정부는 거대한 자동차 제조업체 브랜드가 들어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이러한 것들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궁극적으로는 저렴하게 전기 자동차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환경문제를 최전방에서 다루는 만큼, 포뮬러 E의 기본 틀은 자동차 부품의 재활용이다. 자체를 이루는 카본 파이버는 재활용되어 다음 시즌에 사용될 차체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배터리는 탈부착이 가능하여 배터리만 빼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 스폰서인 한국 타이어도 식물성 파이버를 사용하고 모든 폐타이어는 수거해 재활용한다. 이러한 재활용은 앞으로 유럽 연합의 의도에 따라 점차 대중적으로 퍼질 수도 있다고 한다.
포뮬러 E가 불러올 변화
포뮬러 1은 굉장히 매혹적이고 강력한 플랫폼이다.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 강력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과연 여기에 지속가능성이란 존재할까? 모든 사회가 전기 자동차로 이동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될 때, 원하는 만큼의 원료를 부어 넣고 자동차 타이어를 갈아 치우며 CO2를 내뿜는 모터스포츠는 어떻게 보일까? 역사적인 레이싱 플랫폼도 언젠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포뮬러 E의 지속 가능 책임자인 줄리아 파예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패션계에서 지속 가능 발전에 큰 의미를 두고 변화를 시도 하듯 포뮬러 E도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패션계와 같이 우리는 사람들의 매일매일의 변화와 개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옷을 입고 교통수단을 사용하지 않는가. 변화를 이루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전기 자동차 레이싱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능한 빨리 운전하려고 노력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에너지를 관리하고 효율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자동차 레이싱과는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레이스는 모든 랩을 최대로 밀어붙일 수 없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가장 빠른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특히 가장 효율적인 팀이 승리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우리 인류가 직면한 문제와 어떻게 미래를 헤쳐 나가야 하는가의 방향성과 동일하다고 본다.
지구의 기온이 바뀌는 것이 매년 느껴진다. 언제까지 '지구가 아프다'라는 말만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변화를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몫이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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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기차도 결국 그린워싱일까?", 23기 차승연, 전기차도 결국 그린워싱일까? (tistory.com)
2. "전고체보다 먼저 상용화? 반고체 배터리의 추격", 21기 곽서영, 24기 김석언, 전고체보다 먼저 상용화? 반고체 배터리의 추격 (tistory.com)
참고문헌
[ 모터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 ]
1) 김한용, "F1이란 무엇인가..."알고보면 더 재미있네"", MBN뉴스, 2011.10.14., https://www.mbn.co.kr/news/life/1115304
[ 매연, 소음 없는 자동차 레이싱 - 포뮬러 E ]
1)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블로그, "[세모시]F1을 잇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E'는?", 2021.06.04., https://blog.naver.com/energium/222384336770
[ 기술테스트의 장 ]
1) 이승연, "매연도, 소음도 없는 자동차 레이싱이 있다?", BAZZAR, 2023.06.15.,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78384
[ 포뮬러 E의 영향력 ]
1) 이승연, "매연도, 소음도 없는 자동차 레이싱이 있다?", BAZZAR, 2023.06.15.,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78384
[ 포뮬러 E가 불러올 변화 ]
1) 이승연, "매연도, 소음도 없는 자동차 레이싱이 있다?", BAZZAR, 2023.06.15.,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7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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