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모빌리티의 새로운 아이콘, 인도의 전기 이륜차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곽서영
[인도 전기 이륜차 시장 현황]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중국, 유럽 등의 주요국에서 인기 있는 전기차는 주로 사륜차이지만, 인도에서는 여전히 스쿠터, 모페드, 오토바이와 같은 이륜차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인도의 사륜차 부문은 대부분 장거리 노선으로 도시 밖으로 나가는 운전자들만 소유하기 때문에 성장세가 더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도로 인프라가 낙후되고 개인 소득이 낮은 일반 인도인들에겐 사륜차보다는 스쿠터, 오토바이를 소유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편리한 것이다.
[자료 1. 인도의 도로 위 이륜차 모습]
출처 : AUTOCAR
따라서 인도에서는 글로벌 트렌드와는 다르게 전기 이륜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한해 등록된 전기차 중 63%가 이륜차, 32%가 삼륜차이며, 현지 자동차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이륜차 비중은 2026년 83%, 2031년에는 9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준으로 인도가 세계 인구순위 1위를 차지함에 따라, 인도의 전기 이륜차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료 2. 2022년 인도 차종별 전기차 판매량]
출처: kotra
[인도 정부의 전기 이륜차 정책 추진]
인도 정부는 2021년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Conference of the Parties 26)서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절반을 재생에너지로, 207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달성할 것임을 공표했다. 특히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전기차 산업을 육성 중이다.
[자료 3. 인도의 FAME 정책]
출처: Sarkari Yojana
2015년 전기차 보급 및 생산 육성을 위해 FAME-1(Faster Adoption and Manufacturing of Electric Vehicles-1) 정책을 제시했고, 2019년에는 전기차 수요 촉진·생산 확대·충전 인프라 확충 방안을 강화한 FAME-2 정책을 제시했다. FAME-1에서는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 지급에 중점을 두었다면, 2단계 정책에서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배터리, 부품산업 육성, 전기차 보급을 위한 충전소 확대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체 승용차의 30%, 승합차의 70%, 버스의 40%, 이륜차(3륜 포함)의 80%가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주요 부품을 현지 생산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이륜차 전동화를 위해 전기 이륜차 가격의 최대 40%까지 배터리 1kWh당 1만 5,000루피(23만 원) 국비 보조금을 준다.
[인도 시장에서의 이륜차 기업 현황]
인도에서 2륜 전기차(스쿠터와 모터사이클) 부문 2022년 판매량 기준 상위 3개 사(점유율)는 OLA ELECTRIC(18%), HERO ELECTRIC(16%), OKINAWA AUTOTECH(15%)다.
그중 최근 EV 바이크 시장에 진입한 카쉐어링기업 오라(OLA) 그룹의 오라 일렉트릭(OLA Electric)이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인도 EV 바이크 시장에서 오라의 점유율은 21%고, 올해 8월 기준 누계로는 31%를 차지하고 있다. 2위 이하 업체들의 점유율이 모두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자료 4. OLA Electric 제품]
올라 일렉트릭(Ola Electric)은 인도의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인 ‘올라 캡스(Ola cabs)’에서 분사된 회사로, 인도 남부 타밀나두에 생산기지를 건설 후 2021년 8월 첫 2륜 전기차 생산을 시작으로 하루 평균 1,000대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타밀나두 공장에 9억 2,000만 달러 추가 투자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5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도 생산할 계획을 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연간 1,000만 대의 2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며, 이는 전 세계 2륜 전기차 총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인도 내수시장은 물론 네팔, 남미, 아세안, EU 등의 시장 진출 목표도 가지고 있다. 올라 일렉트릭은 현재 단 3가지 모델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성능 대비 가격이 저렴한 점이 특히 인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 S1-Air(1회 충전 100km, 최대속도 90km/h, 충전시간 5~6시간, 약 140만 원)
* S1(1회 충전 121km, 최대속도 90km/h, 충전시간 5~6시간, 약 160만 원)
* S1-Pro(1회 충전 181km, 최대속도 115km/h, 충전시간 5~6시간, 약 200만 원)
[국내 기업의 대응]
①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 전기 이륜차의 양대산맥인 TVS 모터와 올라 일렉트릭(OLA Electric)을 선점하고 있다. 두 회사에 전기 이륜차 하이엔드 모델을 독점 공급하며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TVS X 모델의 경우, 주행거리 1,400km, 최고시속 105km까지 나오는 모델로 일반 모델 가격의 2배인 약 400만 원에 달한다. 올라 일렉트릭의 경우, 주행거리 최대 181km, 최고 시속 116km의 최고급 사양을 가지고 있으며 현지에서 7만 5,000대 물량을 사전 주문받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자료 5. LG에너지솔루션 사내 독립기업 쿠루(KooRoo)의 BSS]
출처: EBN 산업경제
특히, 인도 시장에서는 기존 충전 방식이 아닌 교체형 배터리 방식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는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전기차 충전 중 공급이 끊어지는 경우가 잦다. 따라서 전력 공급이 원활할 때 배터리를 충전해놨다가 필요시 교체하는 방식이 선호되는 것이다.
② 삼성의 자회사, ‘하만’
삼성의 자회사인 하만은 인도의 이륜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하만은 자동차용 고급 조종석 솔루션 설계 분야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료 6. 디지털 클러스터 모습]
출처: 에이빙뉴스
디지털 클러스터는 자동차의 계기판을 디지털화한 것을 말한다. 주행 속도, 엔진 회전수, 연료량, 냉각수 온도 게이지 등 다양한 정보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 또한, 운전자 및 차량의 상황이나 주행 모드 등에 따라 클러스터 화면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료 7. 인포테인먼트 모습]
출처: 아시아경제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은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인포메이션(정보)과 엔터테인먼트(오락) 기능을 결합한 것으로, GPS 내비게이션, 오디오 및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핸즈프리 전화 통화 및 차량 진단 정보와 같은 기능이 포함된다. 사용자 친화적이고 직관적으로 설계되어 터치스크린, 음성 명령, 물리적 버튼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
[동남아 전기 이륜차 시장 급성장 전망]
인도뿐만 아니라 일반 차량보다 이륜차 보유 비중이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향후 전기 이륜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1인당 이륜차 보유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태국으로 87%에 달한다. 베트남(86%), 인도네시아(85%), 말레이시아(83%) 등도 80%가 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1대 이상 이륜차를 보유하고 있다.
[자료 8. 국가별 1인당 이륜차 보유비율]
출처: 티스토리
글로벌 리서치그룹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자동차 산업 분석가인 아루시 코테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외 인도와 동남아시아 같은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계처분가능소득(PDI)이 낮아 자동차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식량과 연료의 인플레이션이 높은 요즘 같은 시기엔 휘발유 차량을 유지하는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 오토바이로의 전환이 훨씬 더 빠르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전기 이륜차 수요가 계속 확대된다면, 2030년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수요는 앞으로 3~4배 정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 이륜차 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충전하지 말고 교환하세요, 배터리 스와핑", 23기 신지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040
2. "전기 이륜차? 환경부, 올해 20만대 보급 목표", 20기 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80
참고문헌
[인도 전기 이륜차 시장 현황]
1) 정대민, “인도 전기이륜차 시장 급성장…2030년 연 1300만대 판매 예상”, 글로벌이코노믹, 2023.01.10, 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3/01/20230109162509714593bf579e81_1
2) 한송옥, “인도 전기차시장 현황”, kotra,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201648
[인도 정부의 전기 이륜차 정책 추진]
1) 오규민, “전기차 성공하려면 ‘이곳’처럼…인도의 테슬라 Ola”, 아시아경제, 2023.02.20,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022008082299676
2) 한송옥, “인도 전기차시장 현황”, kotra,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201648
[인도 시장에서의 이륜차 기업 현황]
1) 손미정, “전기차만 있나? 인구 대국 인도의 ‘전기 오토바이’ 전쟁이 뜨겁다”, 헤럴드경제, 2023.09.24,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30922000685
2) 한송옥, “인도 전기차시장 현황”, kotra,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201648
[국내 기업의 대응]
1) 김두용, “배터리 업계, 중국 대신 인도 전기차 선점 전략”, 일간스포츠, 2023.09.26, https://isplus.com/article/view/isp202309250211
2) 김종성, “[에릭인사이트] BSS 는 전기차 업계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을까”, 전기신문, 2021.09.15,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2821
3) 홍정화, “삼성 자회사 하만, 인도 전기 이륜차 시장 공략 본격화”, 글로벌이코노믹, 2023.10.31, https://www.g-enews.com/article/Industry/2023/10/202310311345564160e8b8a793f7_1
[동남아 전기 이륜차 시장 급성장 전망]
1) 이현우, “전기차 안타는 인도, '전기 오토바이'는 대세…"3년새 20배 급증"”, 아시아경제, 2023.01.11, https://www.asiae.co.kr/article/2023011014564385155
'News > 전기차-연료전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NCM이 뭐길래! 이를 둘러싼 특허 전쟁 (6) | 2024.01.30 |
---|---|
무공해, 저소음 경주 대회 (3) | 2024.01.01 |
주춤하는 전기차, 위기인가? (12) | 2024.01.01 |
LFP 배터리의 새로운 이면? (8) | 2023.12.31 |
전기차도 결국 그린워싱일까? (7) | 2023.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