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Clean)수소, 너 정말로 깨끗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24기 변지원
청정수소 인증제 종합 설명회
[자료 1. 청정수소 인증제 종합 설명회]
출처: ©23기 김경훈
2월 29일 청정수소 인증제 종합설명회가 개최됐다. 청정수소 인증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 앞서 확립된 법적 기반과 추진 체계를 소개하고자 한 자리로 개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인증제 운영 방법과 시범사업 참여 방법, 현장 설비와 데이터 심사 세부 내용 및 구체적인 인증 시험평가 절차를 소개했다. 또한 청정수소 인증제 배출량 산정 방식과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청정수소 인증제의 필요성
탄소중립,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수단으로 청정수소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청정수소에 대한 기준과 연계지원 방안, 사업 등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2022년 수소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2024년부터는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이 개설되면서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청정수소발전 의무화 제도(CHPS, Clean Hydrogen Portfolio Standards)는 일정 비율 이상 수소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이다. 이는 연료전지, 수소엔진 등 다양한 수소 발전 기술이 경쟁할 수 있는 입찰시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 본래 수소 발전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 Renewable Portfolio Standards)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태양광, 풍력 발전보다 생산단가가 더 높은 수소가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별도로 분리됐다.
[자료 2. RPS VS CHPS]
출처 : GS칼텍스
2024년부터는 청정수소 발전시장이 개설될 예정이다.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수소 발전량에 대한 발전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의 계약 시장이다. 기업들이 청정수소 발전량에 한정한 총 균등화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을 입찰하면 일정 발전량에 한정해 낙찰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해당 시장에 참가하게 되면 기설 발전기의 발전원가 대비 수소 발전을 위해 새롭게 투입된 발전원가와 SMP의 차액보조금을 받게 된다. 다시 말해 발전사업자들은 수소발전의 총 LCOE로 입찰하고, 낙찰이 된다면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계약가격과 현물시장에서의 SMP의 차액보조금을 정산하면서 총 발전원가를 보상해 주는 개념이다.
[자료 3.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의 발전차액 지원방식]
출처: 전력거래소
시장이 개설되면 수소 발전 구매 대상과 가격을 정하면서 시장 경쟁을 유발하고 발전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이는 발전사업자에는 사업 안정성을, 정책적으로는 수소 발전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HPS와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을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청정수소 인증제’에서 규범하는 청정수소 기준이 잘 확립돼 있어야만 한다. 즉, 국정과제와 연관 제도가 적기에 이행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청정수소 인증제는 필수적이다.
청정수소 인증제
‘청정수소 인증제’는 수소 생산⋅수입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하고, 이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이 가능한 제도이다.
[자료 4. 청정수소 정의]
출처: 머니투데이
청정수소 인증제의 법적 근거를 담고 있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제2조7의2에서 '청정수소'란 제25조의2에 따라 인증받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로 정의하며, 무탄소/저탄소수소, 저탄소수소화합물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청정수소로 인정하고 있다.
[자료 5. 청정수소 인증 등급]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수소 1kg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4kg 이하일 때 청정수소로 인정되며, 탄소 배출량으로 등급을 나눠 입찰 시 우대 조건을 적용한다. △1등급 0~0.1kg △2등급 0.1~1kg △3등급 1~2kg △4등급 2~4kg이다. 입찰 우대 사항은 5월에 예정된 CHPS(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 입찰 공고에서 안내 예정이다.
배출량 산정범위 및 산정식
수소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청정수소 인증 유무 및 등급이 결정된다. 따라서 배출량 산정방식은 청정수소 인증제에서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자료 6. 배출량 산정 범위: “Well-to-Gate”]
출처: 송한호 서울대학교 교수
배출량을 산정하는 범위는 수소 생산을 위한 원료 조달부터 수소 생산 시설에서의 출하지점(Well to Gate)까지를 기준으로 한다. 단,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 추이를 고려해 탄소 배출량 산정 범위에서 해상⋅육상 운송 등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은 한시적으로 제외된다. 해외에서는 수소 생산 후 암모니아 합성에서 발생하는 CO2 배출량도 산정하지 않으며, ‘Well to Gate’라 부르는 수소 생산까지만 발생하는 CO2를 산정하는 것으로 정의를 확립한다.
배출량 산정 범위에 따른 배출량 산정식은 아래와 같다.
[자료 7.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식]
출처: 송한호 서울대학교 교수
① 원료공급(Efeedstock supply)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원료의 추출, 정제, 운송 등으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이다.
② 공정연료(Eenergy supply)
전기, 열, 스팀 등 다양한 연료 공급에 의한 간접 배출량이다.
③ 주요 투입 물질(Einput materials)
에너지를 공급하는 목적이 아닌 투입 물질 대상이며, 예시로는 수전해 수소 생산 시 사용되는 용수, 소금, 화학물질 등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자료 8. 수소 생산 공정 직접 배출량]
출처: 송한호 서울대학교 교수
④ 수소 생산 공정(Eprocess, Efugitive non-CO2)
원료가 수소로 전환되면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Eprocess)이고,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이 있는 수소 생산 시설에서는 이산화탄소 포집이 되기 전 총배출량 값(Efugitive non-CO2)으로 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⑤ 탄소 함유 부산물 시스템 확장(EC-credit, EC-tracking)
해당 부산물의 판매로 인한 기존 공정의 환경 부하 저감효과에 대한 보상으로 수소 제품에 크레딧(EC-credit)을 부여한다. 배출량 산정식을 보면 차감 요소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 부산물에 함유된 탄소가 최종 사용 및 폐기 단계에서 대기로 이산화탄소로 배출되면 배출량(EC-tracking)을 부여한다. 이는 산정 식에서 가산 요소이다.
⑥ 탄소 미함유 부산물 에너지 기반 할당(AF)
수소 생산 공정에서 수소와 스팀의 에너지 비율이 8대 2면, 앞 단계에서 산정한 배출량 중 80%만 수소에, 20%를 스팀에 부과한다. 이를 에너지 기반 할당이라고 한다.
[자료 9. 탄소 포집, 운송, 저장 공정 관련 직⋅간접 배출량]
출처: 송한호 서울대학교 교수
⑦ 이산화탄소 포집, 운송 및 저장(ECCS process, ECO2 sequestrated)
수소 생산 경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포집, 운송 및 저장 공정 단계에서의 직⋅간접 배출량의 총합(ECCS process)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 중 영구적으로 최종 저장된 양은 배출량 크레딧(ECO2 sequestrated)을 부여한다.
⑧ 수소 순도 보정(Epurification, PF)
수소 순도 조건은 부피 기준으로 99% 이상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를 맞추지 못할 경우 순도 보정을 해야 한다. 탄소가 함유된 불순물에 대한 순도를 보정할 때, 불순물에 포함된 탄소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배출량에 포함한다. 이때 상위흐름 배출량 보정계수(PF)를 적용한다.
한국 수소 시장의 한계 및 의문점
청정수소 인증제의 윤곽이 잡혔지만, 아직 수소 시장의 한계와 의문점은 남아있다.
첫 번째로 한국의 청정수소 공급 능력 부족이다. 청정수소의 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청정수소 수요가 2027년 21만 톤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80만 톤까지 급증하지만, 국내 청정수소 공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10. 국내 청정수소 수요 및 수소발전 비중 전망]
출처: 하나금융보고서
한국은 현재 재생에너지 부족으로 그레이 수소 위주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청정수소가 거의 생산되지 않는 실정이다. 또한 해외에서 조달 예정인 수소 역시 기술이 고도화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수소 1kg 당 온실가스 배출량 4kg 이내라는 청정수소 기준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로는 투자 유인 보조금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청정수소 생산 사업에 투자하기가 초기 단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세액공제 혜택이나 보조금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수소 시장에서는 그러한 보조금이 전무하다. 실제 청정수소 인증제 종합 설명회에서도 생산 측면의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산업부 관계자는 "CHPS에 낙찰이 되면 발전 차액을 전기요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즉, 한국에서는 입찰시장에서 낙찰이 되었을 경우에만 지원받을 수 있고, 만약 예상했던 물량보다 입찰 물량이 더 적다면 그만큼 발전사업자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직접 보조금과 세액공제 등의 형태로 지원을 해주는 미국이나, 청정수소 생산에 대해 최대 40% 세액공제를 해주는 캐나다 등 해외 정부의 청정수소 인센티브에 비해 투자 유인 보조금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청정수소 인증제의 윤곽이 잡힌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수행할 연관 사업들에 대한 기대도 불러온다. 청정수소 인증제를 시작으로 기업들의 청정수소 사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올해 개설될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 국제 수소 규제 및 안전 기준 확립 등을 수행하여 원활한 수소경제가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청정수소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대한민국 '세계 최초' 수소 발전 입찰 시장 개설", 23기 차승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111
2. "수소법과 알록달록 수소 이야기", 22기 김혜윤, 박주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75
참고문헌
[청정수소 인증제]
1) 관계부처 합동, “청정수소 인증제 운영방안”, 2023.12.18
[배출량 산정범위 및 산정식]
1) 송한호, ‘(발표자료)배출량 산정방식 및 산정툴 시연’, 2024.02.29
2) 이혜진, ‘(발표자료)인증제 운영방안 및 시범사업 안내’, 2024.02.29
[청정수소 인증제의 필요성]
1) 김연숙,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 연료도입 안정성·청정수소등급 따진다', 에너지경제,
https://m.ekn.kr/view.php?key=20230329010007229
2) 윤서연, '[5월 특집 기획] CHPS가 뭐길래···수소업계 ‘주목’', 투데이에너지,
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60372
3) 전력거래소, '(설명자료)수소발전 입찰시장 사업자설명회 자료'
4) GS칼텍스, '수소로 생산한 전기 사고 파는 입찰 시장 올해 문 연다', 에너지플랫폼뉴스,
https://gscaltexmediahub.com/energy/energy-column/hydrogen-market/
[한계 / 의문점]
1) 김규남, 'EU도 친환경 산업에 보조금·세제혜택 추진…미국 IRA에 대응',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76412.html
2) 정진주, '청정수소 시대 개막…해결해야 할 과제는?', 데일리안,
https://www.dailian.co.kr/news/view/1333624
3) 하나knowledge, '청정수소로 가는 열쇠, 암모니아', 2024. 02. 02. 제 4호
4) 한국무역협회, 'EU 탄소중립산업법 주요내용과 시사점',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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