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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녹색 나들이 시리즈] 최초의 폐산업시설 재활용 생태공원인 선유도공원!

by R.E.F. 23기 김태현 2024. 4. 1.

[취재] [녹색 나들이 시리즈] 최초의 폐산업시설 재활용 생태공원인 선유도공원!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25기 김해원

 

[우리나라 최초의 버려진 산업 공간을 재활용한 선유도공원]

최근 친환경 여행이 주목받는 가운데, 집과 가까운 나들이 장소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첫 번째 취재 장소인 서서울호수공원을 이어 정수장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생태 공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선유도공원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버려진 산업 공간을 재활용한 공원인 선유도공원을 취재하고자 한다.

선유도공원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있는 공원이며,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이었다. 선조들의 사료에서 선유도는 한강의 작은 봉우리 섬으로, 경관이 빼어났기에 수많은 예술가와 시인의 작품에 등장하였다. 이후 1925년에 발생한 대홍수 이후 선유도의 암석으로 한강의 제방을 쌓으면서 선유도는 인간의 사리사욕을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양화대교까지 선유도의 맥을 끊듯 가로지르며, 22년간 선유 수원지로 이용되었지만, 2001년 정수장이 강북 정수사업소로 통합되고 난 이후, 선유도를 살리고자 하는 많은 노력과 더불어 2002년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하였다.

[자료 1. 선유도공원의 입구, 왼쪽이 양화대교 오른쪽이 선유교 방향 입구다]

출처 : ©25기 김해원

선유도공원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당산역 방향에서 양화대교를 이용하거나, 9호선 선유도역에 내려 선유교를 통해 선유도로 가는 방법이다. 선유교는 보행자만을 위한 육교이며, 이 육교를 건너며 과거 정수장의 흔적인 농축조, 정수 통 등을 숲 너머로 볼 수 있다. 친환경 생태공원의 이름에 걸맞게, 바닥과 난간은 환경친화적인 목재로 만들어졌다. 다리를 건너오면 우측에서 가장 먼저 네 개의 원형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과거의 조정조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창조하다]

[자료 2. 원형공간의 모습]

출처 : ©23기 김태현

원래 이곳은 지름 15m, 깊이 4m의 조정조 2개소와 지름 4m, 깊이 4m의 농축조 2개소로 이루어진 구조물이었다. 즉, 정수하고 남은 불순물을 물과 찌꺼기로 다시 분리해 처리하던 곳이다. 현재 네 개의 큰 공간들은 각기 다른 용도로 탈바꿈했다. 환경 체험 마당은 현재 놀이터로 사용된다. 조금 투박하게도 보이지만, 놀이터는 예전 정수장에서 쓰던 구조물들을 재활용하여 만들었다. 녹슨 송수관을 미끄럼틀로, 터널로 활용하며 이전의 흔적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그 옆의 원형극장은 마치 조정조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이곳에서는 작은 공연도 열리며,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등의 용도로도 사용한다. 이외의 공간 내부에는 환경 교실, 화장실이 있는데, 이조차도 조정조의 원형구조물을 그대로 사용한 흔적이 보인다.

 

[불순물의 침전지가 다양한 생물의 거처가 되는 정원으로]

[자료 3. 시간의정원의 모습]

출처 : ©25기 김해원

선유도의 중앙 부분으로 이동하면, 직사각형 모양의 담과 함께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간의 정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은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하여 꾸몄다. 과거에는 약품을 투입해 물속 불순물을 가라앉히던 제1 침전지로 쓰였던 이곳은, 2개의 수조를 연결하여, 다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게 조성했다.

[자료 4. 수생식물원의 모습]

출처 : ©23기 김태현

바로 옆의 수생식물원은, 여과지를 재활용해 조성한 수질정화 정원으로, 다양한 수생식물의 모습과 생장 과정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과거에는 침전지에서 들어온 물을 여러 차례 여과시켜 불순물을 거르던 제1 여과지였다. 지금은 수조 4개를 활용하여 하천, 늪 습지 등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수생 식물들을 분류하여 심었다. 겨울에 방문하여 녹음이 무성하지는 않았으나, 물푸레와 자작들이 자라던 흔적, 그리고 물들이 얼었다 녹으며 재단장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도공원은 관리사무소마저도 이전의 것을 재활용했다. 관리사무소는 과거에 급속 여과지로 쓰였던 건물을 고친 것이다. 지하에 있는 8개의 수조는 모래 등을 담아 물속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여과지로 쓰였으며, 지상층은 여과지의 물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쓰였다. 현재 또한 지하와 지상을 일부 남겨 공원 관리 관련 시설로 고쳐 사용하고 있다.

 

[과거의 흔적이 시민들에게 편안함과 유익함을 주다]

수생식물원을 따라 걷다 보면 이야기관으로 들어가기 전에 녹색 기둥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원래는 이 공간을 막고 있었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들어내고남은 기둥들을 담쟁이 등의 서식지로 조성하여 신비한 기분이 드는 재생 공간으로 만들었다원래는 기둥의 자리에 새 나무를 심기로 예정되었으나이 기둥들의 세월이 흐른 물 자국이 남아있어과거의 선유 정수장의 꼬리표를 남기자는 취지로 남기게 되었다.

[자료 5. 펌프실을 재활용해 만든 이야기관]

출처 : ©25기 김해원

녹색 기둥의 정원 옆에는 선유도공원의 역사를 담은 이야기관이 있다. 과거 선유정수장에서는 정수된 물을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송수펌프실이 있던 공간이다. 이야기관은 월요일에 휴관하며 겨울철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그 외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려 있다.

이야기관으로 들어가자마자 선유도공원의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현재 선유도공원 위치에 선유봉이 있었으며, 선유봉을 담은 그림도 볼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 선유봉을 부수고 여기서 나온 돌로 한강 유역을 정비하며 선유봉은 그렇게 사라졌다. 전시관 1층에는 선유정수장 시절 사진도 있었다.

[자료 6. 이야기관에 위치한 정수장 시절 기둥]

출처 : ©23기 김태현

지하로 내려가면 선유정수장에서 썼던 기둥을 그대로 가져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둥은 이야기관 옆에 있는 녹색 기둥의 정원을 설명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다. 또한, 지하에는 과거 이야기관의 위치에 있던 정수장의 송수펌프실에서 쓰이던 펌프를 전시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전시관 2층은 한강을 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사색의 공간으로, 다른 층과 마찬가지로 기획전시가 진행되면 전시품이 들어온다.

 

[이제는 식물로 물을 정화하다]

[자료 7. 환경 물놀이터와 식물정화원]

출처 : ©25기 김해원

이야기관의 녹색 기둥의 정원 방향 출입구의 반대편에도 출입구가 하나 있는데, 이 출입구를 통해 나가 걷다 보면 환경 물놀이터를 볼 수 있다. 이곳은 과거 물의 큰 입자를 침전시켰던 착수정과 약품 투입실, 약품과 물이 잘 섞이도록 하는 혼화지가 있었다. 다만, 실제로 여기서 물놀이는 불가능하다는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다음으로 설명할 수질정화원에서 다뤄보겠다.

환경 물놀이터 옆에는 수질정화원이 있다. 이곳은 정수장 시절 약품을 투입해 물속 불순물을 제거하던 제2 여과지와 제2 침전지가 있던 곳이다. 지금은 20개가 넘는 수조와 전망대로 바뀌었다. 수질정화원의 얕은 수조에서 부레옥잠, 생이가래 등이 자라고 있으며 깊은 수조에서는 부들, 갈대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들은 한강 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물은 환경 물놀이터로 향한다. 그러나 식물이 물을 완전히 정화하지는 못해 수질이 깨끗하지 않아 환경 물놀이터에서 물놀이할 수는 없다.

수질정화원 근처에는 온실이 있다. 온실은 2002년 공원 조성과 함께 건축됐으며, 2020년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의 모습이 됐다. 이 온실은 과거 침전지에 지어졌으며, 침전지의 스테인리스 수로를 그대로 사용해 만들었다. 온실에서도 수생식물을 통해 한강 물을 정화하고 있다. 하지만 식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사진 촬영은 금지돼 있다.

[공원 곳곳에 놓인 정수장의 흔적]

[자료 8. 기계실이 된 과거의 약품 저장고]

출처 : ©25기 김해원

건물 이외에도 선유도공원 곳곳에 과거 정수장에서 쓰이던 물건을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식물의 생장을 위한 물을 공급하는 기계를 담당하는 곳인 관수기계실은 과거 수산화 소듐을 약품을 저장하는 제1 NaOH약품저장탱크로 쓰였다. 과거 제2 NaOH약품저장탱크였던 곳은 현재 수경기계실로 쓰이고 있다.

공원 중간에는 빗물 방류 밸브를 볼 수 있다. 이 밸브는 선유정수장에서 실제로 쓰이던 밸브이며, 1978년 6월부터 선유정수장이 가동을 멈춘 2000년 12월까지 정수장을 책임졌다. 선유도공원에서 이를 전시하며 과거 쓰이던 장치를 버리지 않음과 동시에 예술적 가치도 더했다. 또한, 이야기관 앞에는 과거 정수장에 쓰이던 재료를 재활용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역시 완만한 오르막길에 있는 벽과 비슷한 느낌을 주어 재료 재활용과 동시에 심미적 가치도 추가할 수 있었다.

 

[서서울호수공원과 선유도공원에서 보이는 재활용 방식]

지금까지 기사 두 편에 걸쳐 폐정수장을 재활용한 공원인 서서울호수공원과 선유도공원을 살펴봤다. 두 공원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재활용 방식을 볼 수 있었다.

[자료 9. 두 공원 내 과거 물건을 재활용한 흔적]

출처 : ©23기 김태현, 25기 김해원

첫 번째는 과거 정수장에서 사용한 물건을 그대로 가져다 놓거나 변형해 사용하는 것이다. 신월정수장에서 쓰던 수도관이 그대로 조형물로 쓰이거나 약간의 변형을 거쳐 의자, 자전거 보관대 등이 되기도 했다. 옥상정원은 정수장에 있던 기둥을 그대로 사용했다. 선유정수장의 펌프와 밸브는 선유도공원에서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시되고 있다.

[자료 9. 두 공원 내 과거 공간을 재활용한 흔적]

출처 : ©23기 김태현, 25기 김해원

두 번째는 공간 일부나 전체를 변형해 사용하거나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서서울호수공원의 과거 모습이었던 신월정수장의 침전지는 기본적인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며 서서울호수공원의 몬드리안 정원으로 바뀌었다. 선유정수장의 제2 여과지와 제2 침전지는 선유도공원에서 수질정화원으로 바뀌었다. 과거 펌프장이었던 곳은 현재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됐다. 

서서울호수공원에서는 선유도공원보다 첫 번째로 언급했던 물건을 재활용한 비중이 컸다. 수도관은 있는 그대로 조형물로 쓰였고 자전거 보관대, 벤치, 등으로 형태가 바뀌어 쓰이기도 했다. 정수장의 특정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재활용한 곳은 몬드리안 정원, 중앙호수, 이야기관뿐이다.

유도공원은 서서울호수공원보다 두 번째로 언급했던 공간을 재활용한 비중이 컸다. 제2 여과지와 제2 침전지는 수질정화원이 돼 여러 수식물이 자라고 있다. 과거 펌프장이었던 곳은 공원을 지나가는 사람이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됐다. 이 외에도 선유도공원의 관리사무소, 수생식물원, 이야기관, 환경 물놀이터 등 큰 비중의 친환경 요소가 공간을 재활용해 형성됐다. 반면, 물건을 재활용한 것은 미끄럼틀과 터널로 탈바꿈한 송수관, 그대로 전시된 정수장의 펌프와 밸브, 과거 쓰이던 재료를 재활용한 이야기관 앞 벽 정도에 그친다. 이처럼 두 공원에서는 크게 두 가지 형태의 재활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쩌면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폐건물]

지금까지 폐정수장을 재활용한 두 공원을 살펴봤다. 실제로는 선유도공원이 서서울호수공원보다 먼저 조성됐다. 버려지는 공간을 살린 이 두 공원이 개장한 이후 난지도 하늘공원, 남양주 다산생태공원 등 버려진 공간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공원들이 계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버려지는 공간이 아니더라도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내년 개통 예정인 트램 형태의 수도권 전철 위례선은 차량 기지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공간 이용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처럼 두 공원을 시작으로 버려진 공간을 살리거나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등장했다.

선유도공원과 서서울호수공원은 사람들에게 인기 나들이 장소로 꼽히는 곳이다. 또한, 앞선 서서울호수공원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서울시만 해도 폐건물이 수십 채나 된다. 어쩌면 이 남은 폐건물은 그 자체를 없애는 것을 넘어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로 탈바꿈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선유도공원과 서서울호수공원에서는 함께 산책하러 오는 어린아이들과 부모들, 젊은 연인들, 운동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목적으로 많은 사람이 공원을 찾는다. 그러나 공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이 공원이 왜 친환경적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현재 공원 곳곳에 해당 물건이나 공간이 과거에 쓰이던 어느 물건이나 공간을 재활용했는지 표시되지 않은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에 대해 알고 있다면 도시 재생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더 많은 홍보가 이루어져 우리나라의 폐건물이 없어지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도시재생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 [녹색 나들이 시리즈] 폐정수장을 리모델링한 서서울호수공원", 23기 김태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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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취재]생태하천복원의 명(明)과 암(暗)",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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