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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속 변화하는 석유 가스 회사

by R.E.F. 24기 김하은 2024. 7. 1.

탄소중립 속 변화하는 석유 가스 회사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김하은, 이지혜

 

[탄소중립 시대와 정유업계]

[그림 1. COP28]

출처: COP28 UAE 

기후변화 문제를 막기 위한 화석연료 사용량 감축은 전 세계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이다. ESG 경영이 기업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 만큼, 기업은 이익을 거두기 위해 환경 정책 및 규제에 따라 사업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2023년 12월 2일, COP28이 개최됐다. COP28은 제28차 UN 연례 기후 회의로, 각국 정부가 미래 기후 변화 제한을 위한 대비책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이번 COP28에서 처음으로 국가들은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또한 COP28 의장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OGDC(Oil and Gas Decarbonization Charter)를 발표해 기후 행동 가속화와 석유 및 가스 부문 전반에 걸친 영향력 행사를 약속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40% 이상을 대표하는 50개 기업이 OGDC에 서명했으며, 그중 60% 이상이 국영 석유 회사에 해당한다. 서명자들은 2050년까지 넷제로 운영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루틴 플레어링 종료와 상류 메탄 배출량을 0에 가깝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면 과연 정유 업계는 어떻게 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본 기사는 탄소중립 시대에서 정유업계의 생존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정유업계의 넷제로 달성 전략]

친환경 경영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긴 하나, 아직 우리는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서 있다. 따라서 정유 업계가 당장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며, 이른 시일 내에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유 업계는 다음 방안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데이터 기술의 활용이다. 올바르게 구현된 데이터 분석 시스템과 도구를 통해 석유·가스 운영의 복잡성을 극복해 수익 창출과 함께 낭비, 사고 및 병목 현상을 줄여 생태학적 영향을 경감시킨다. 또한 클라우드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유전을 통해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및 분석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이 밖에도 IIOT, 분석, 자동화, 새로운 인공 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비용 및 에너지 측면에서 효율적인 프로세스 운영을 할 수 있다.

수자원 관리 또한 정유업계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석유 생산 공정에서 매일 수억 배럴의 물이 활용되고 있으며, 전 세계 정유 업계는 이 중 80~95%를 재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더욱 효율적으로 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여과 산화 방법과 박테리아 오염 물질을 중화하기 위한 수처리 방법을 개선하고 있으며, 100% 비음 용수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첫 단계에서부터 담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공정의 개발이다. 또한 정유 업계는 석유와 가스를 생산할 때 누출되는 메탄을 주의 깊게 관리함으로써, 대기 중으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경감시킬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많은 기업이 폐유를 디젤 연료로 변환하는 소규모 폐유 미세 정제 시설을 활용 중이다. 이는 연료 생산과 함께, 전통적인 방식에 비해 보다 저렴하게 석유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화석연료의 반대 개념으로 여겨지던 재생에너지를 확보 및 활용 확대하려는 정유업계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정유 업계는 재생 에너지 시장으로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연료를 중심으로 대체 연료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밖에도 기존 정유업계가 가지고 있던 지식과 인프라를 활용한 CCUS 사업이 기대되는 추세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정유업계와 정부의 노력]

[그림 2. 정유업계 탄소중립 기술 요약]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korea.kr)

정유업계의 탄소중립 기술은 탄소중립의 기본 방향에 따라 기존의 공정에서 원료를 대체, 공정의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온실가스 제거를 위한 포집 과정 등을 포함한다. 2022년 산업부가 발표한 ‘정유 업계 2050 탄소중립 기술 개발 로드맵(2021)’에 따르면 에너지, 공정의 효율화 부문은 민간 정유기업들이 주도해 실현할 예정으로 밝혀졌다. 고효율 열교환기, 저온 폐열 회수, 고효율 전력기기, 스마트 플랜트, 고효율 정유 화학 전이 공정 기술 등이 포함되며, 현재 가장 빠르게 실행되고 있는 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민간 기업 차원에서 주도하는 또 다른 기술로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하는 합성 원유 제조 기술, 바이오 연료 생산 기술 등이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대표적인 부문은 무탄소 연료의 전환과 CO2 포집, 활용, 저장에 해당하는 CCUS 기술이다. 정부는 정유 공정에 암모니아의 연소와 분해 기술, 수소 연소와 같은 무탄소 연료 제조 기술을 적용하고자 계획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정유 공정 맞춤형 CO2 포집 기술 및 저장 기술과 정유 공정배출 CO2 활용 정유 제품 생산 기술 등 정유 공정에 맞는 CCUS 기술을 도입하고자 했다. 공정에서 CO2를 직접 포집해 제거하거나, 연료 자체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들이 주는 영향이 탄소중립의 실현에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유업계의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민간 정유 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역할도 중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정유업계의 바이오 연료 활용]

정유업계에서는 탄소중립 및 ESG 경영의 환경 부문에서의 실현을 위해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항공유 시장에서 사용량이 빠르게 확대 중인 지속 가능 항공유(SAF)는 석유가 아닌 동식물성 바이오 기름 또는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원유에서 추출해 기존 화석연료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을 80~90% 줄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비행기 연료는 고밀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전기 배터리의 대체가 어려워 항공유의 사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지속 가능 항공유의 사용이 유일한 방법이 된다. 지난 4월 에쓰오일은 최근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 인증을 받은 SAF를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에 SAF 생산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으로 국내의 정유 업계는 SAF를 통해 친환경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SAF와 같이 바이오 연료인 바이오 디젤은 국내에서 현재 4%의 의무 혼합 비율을 가졌지만, 2030년에는 8% 수준까지 높아질 예정으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4월 HD현대오일뱅크는 연간 13만 톤 규모의 바이오 디젤 전용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의 바이오 디젤은 동, 식물성 기름 등을 원료를 통해 석유 기반 연료와 같은 성상을 가지면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정유업계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GS칼텍스는 수소 첨가, 촉매 활용 등 화학적 전환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연료 및 석유화학 기초 원료 등 화학물질로 바꾸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앞에서 언급된 바이오 연료와 SAF 등 다양한 저탄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는 이산화탄소의 포집과 활용 방법에 있어서 한국과학연구원과 함께 사업 협력을 통해 정유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포집하고, 활용해 정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림 3.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에너지 투자 계획]

출처 : SK이노베이션 (skinnovation.com)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에너지 산업을 친환경 기반의 전기화와 재활용을 중심으로 추진할 전망이며, 2026년까지의 미래 에너지 투자 계획에서는 수소, 암모니아나 생활폐기물을 가스화해 이용하는 바이오에너지와 탄소를 포집, 저장하는 CCS 기술을 갖춘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인 2023년, 미국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 기업인 아모지에 대규모 지분투자를 하는 모습과 CCS 기술 확보를 위한 분리막 가스 기업인 에어레인에 투자한 것으로 보아 계획을 꾸준히 실행 중임을 알 수 있다.

 

[정유업계와 탄소중립의 공존과 발전]

정유업계는 탄소중립과 가장 거리가 먼 산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탄소중립을 달성하고자 하는 세계의 흐름에 따라 많은 부분에서 노력하고 도전하고 있다. 환경 부문에서는 기존의 공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거나, 없애는 기술뿐만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 산업에 투자해 친환경적인 정유산업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기업도 많으며, ESG 분야에 있어서 여러 재단 및 후원 활동을 통해 사회 공헌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정유업계가 미래에 진정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과 정부 모두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정유업계와 탄소중립이 공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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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탄소중립 시대와 정유업계]

1) COP28 UAE, “Oil & Gas Decarbonization Charter launched to accelerate climate action”, https://www.cop28.com/en/news/2023/12/Oil-Gas-Decarbonization-Charter-launched-to--accelerate-climate-action

2) Mark Poynting, “What is COP28 in Dubai and why is it important?”, BBC, 2023.12.14, https://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67143989

[정유업계의 넷제로 달성 전략]

1) world future energy summit, “8 ways the Oil and Gas Industry is making better use of sustainable technologies”, https://www.worldfutureenergysummit.com/en-gb/future-insights-blog/8-ways-the-oil-and-gas-industry-is-making-better-use-of-sustainable-technologies.html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정유업계와 정부의 노력]

1) 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 정유업계와 온실가스 감축 기술개발 방향 제시”, 대한민국정책브리핑, 2022.4.28,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01155

[정유업계의 바이오 연료 활용]

1) 김정후, “ ‘친환경’ 전략 드러낸 정유 4社 '色'다르네”, CWN, 2024.4.19, https://cwn.kr/article/1065581319991271

2) 오승혁, “정유업계 누가누가잘하나…ESG공략전”, 아시아타임즈, 2024.4.16,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40405500340#_enliple#_mobwcvr

[정유업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1) 김정후, “‘친환경’ 전략 드러낸 정유 4社 '色'다르네”, CWN, 2024.4.19, https://cwn.kr/article/1065581319991271

2) 박순엽, “SK이노, 신재생에너지 기술 확보 나선다…4년간 1조 투자”, 이데일리, 2023.7.19,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499366635676160&mediaCodeNo=257&OutLnkChk=Y

[정유업계와 탄소중립의 공존과 발전]

1) 오승혁, “정유업계 누가누가잘하나…ESG공략전”, 아시아타임즈, 2024.4.16,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40405500340#_enliple#_mobwc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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