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리튬의 시대가 가고 마그네슘의 시대가 올 것인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6기 강민석
[리튬이온의 한계, 그 대안은?]
[자료 1. 리튬이온배터리]
출처: ETEKWARE
현재 전기차에 사용되는 이차전지 시장은 리튬이온배터리가 석권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서 주로 활용하는 3원계(NCM) 배터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많이 사용되는 LFP 배터리까지 모두 리튬이온배터리에 해당한다. 그러나 리튬이온배터리에는 명확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먼저,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작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다. 리튬이온배터리에 있는 리튬은 매장량이 적은 희귀한 광물이므로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튬이온배터리는 안전성이 낮으며 화재의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리튬은 물과 산소에 높은 반응성을 가지기 때문에, 배터리가 훼손될 시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 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리튬에 대한 공포가 커지며 배터리의 ‘탈(脫) 리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탈(脫) 리튬’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새로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방안으로 나트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마그네슘 배터리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며, 본 기사에서는 마그네슘 배터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왜 마그네슘인가?]
[자료 2. 마그네슘 배터리의 음극재에 활용되는 마그네슘]
출처: 뉴스튜브
마그네슘(Mg)은 지각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원소이다. 리튬은 매장량이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싸지만, 마그네슘은 매장량이 리튬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리튬 소재 대비 약 30배 정도로 저렴하다. 따라서 마그네슘을 활용하여 배터리를 제조하면 배터리의 원가를 낮출 수 있다. 그리고 마그네슘은 리튬과 달리 물과 산소와의 반응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은 물질이다. 배터리의 저장 용량도 마그네슘 배터리가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높다. 마그네슘 이온은 +2가 양이온이기 때문에 배터리의 음극과 양극 사이에서 이동하는 이온 하나당 전자가 두 개씩 움직이지만, 리튬 이온은 +1가 양이온이기 때문에 이온 하나당 전자가 하나씩 움직인다. 따라서 마그네슘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부피당 용량이 1.9배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마그네슘을 음극에 활용한 배터리가 바로 마그네슘 배터리다. 마그네슘 배터리는 높은 안정성과 용량, 저렴한 생산비용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마그네슘 배터리에도 단점이 존재한다.
[마그네슘 배터리의 단점]
① 덴드라이트(Dendrite)의 발생
[자료 3. 분리막을 손상시키며 배터리의 안정성을 낮추는 덴드라이트]
출처: BATTERY INSIDE
덴드라이트(Dendrite)란 배터리의 충전 과정에서 금속 음극의 표면에 쌓이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을 의미한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음극의 표면에서 덴드라이트가 성장한다. 덴드라이트가 계속 자라면서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분리막을 손상시키고, 결국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게 된다. 따라서 덴드라이트의 형성은 배터리의 성능을 저하시키고,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게 되면 쇼트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배터리 화재를 유발한다. 기존에는 덴드라이트의 발생이 마그네슘 배터리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소속 임희대 박사팀과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팀의 공동 연구에서 마그네슘 금속에 덴드라이트가 실시간 자라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며 마그네슘 배터리에서도 덴드라이트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② 낮은 충·방전
마그네슘은 기존 전해질과의 반응성으로 인해 효율적인 충·방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마그네슘 배터리의 음극에 사용되는 마그네슘 금속은 일반적인 전해질에서는 쉽게 표면이 망가지기 때문에 효율적인 충·방전 반응 유도가 까다롭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그네슘 배터리에서는 할로겐 원소가 과량 함유된 부식성이 높은 전해질을 활용한다. 마그네슘 배터리는 부식성이 높은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에서 양극과 전지 부품의 활용에 제한이 있다. 그리고 전해질의 부식성이 높기 때문에 충전할 수 있는 전압이 제한되어 고에너지 전지를 얻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마그네슘 배터리는 위와 같은 원인으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여러 연구팀에서 마그네슘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면서, 마그네슘 배터리 상용화의 실현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마그네슘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
① 덴드라이트 발생에 대한 해결 방안
마그네슘 배터리에서 덴드라이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로, 마그네슘의 덴드라이트 성장 조건에 대해 입증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개발하는 것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소속 임희대 박사팀과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연구팀의 공동 연구 끝에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에 성공했다.
[자료 4. 기판에 금 도핑을 활용한 덴드라이트 성장 억제]
출처: KIST
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소속 임희대 박사팀과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연구팀에서 실시간 이미징 분석법을 통해 마그네슘 금속의 덴드라이트 성장 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소량의 금 원자를 집전체에 코팅해 마그네슘 금속의 덴드라이트 성장을 억제하는 것에 성공했다. 해당 연구에서 금 코팅 전략을 제시함으로 인해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고에너지 밀도의 마그네슘 배터리의 활용 가능성이 제시됐다. 또한, 정밀하고 체계적인 분석법 및 수지상 억제 전략은 마그네슘 배터리뿐 아니라, 다양한 차세대 금속 이차전지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마그네슘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며 마그네슘 배터리의 상용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덴드라이트 형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실마리를 주며 배터리 산업의 발전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임희대 박사는 금을 코팅하려면 금 스퍼터(Au sputtering) 장비를 써야 하고, 스퍼터 장비로 인해 제작 단가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금보다 더 저렴한 원소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희대 박사는 금보다 더 저렴한 원소를 찾기 위해 계산과학팀과 협업하며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아연과 주석이 금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을 찾아냈고, 현재는 증착 장비 없이 용액에 담그기만 해도 코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 연구가 계속된다면, 마그네슘 배터리의 제작 단가를 낮춰서 마그네슘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② 마그네슘 배터리의 충·방전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자료 5. 활성화된 마그네슘 금속의 충·방전 성능]
출처: 인더스트리 뉴스
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소속 이민아 박사 연구팀에서 부식성 첨가제가 없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일반 전해질에서 마그네슘 전지의 고효율 구동을 가능하게 하는 마그네슘 금속 화학적 활성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상용 전해질과 유사한 성분의 일반적인 전해질을 활용함으로써 고전압 전극을 활용하고, 전지 부품의 부식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에서는 전지를 조립하기 전에 음극으로 활용할 마그네슘 금속을 반응성 알킬 할라이드(Reactive Alkyl Halide) 용액에 담그는 공정 방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조성을 갖는 인공 보호막을 합성했다. 그리고 인공 보호막에 특정 반응 용매를 선택하면 마그네슘 표면에 나노구조가 함께 형성되면서 마그네슘 충·방전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기술을 적용했을 때, 부식성 첨가제가 없는 일반적인 전해질에서 마그네슘 금속을 충·방전 할 때 2.0V 이상이던 과전압을 0.2V 미만으로 줄이는 것에 성공했으며, 10% 미만에 그친 쿨롱 효율을 9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연구팀에서는 990회 이상 안정적인 마그네슘 금속의 충·방전을 구현하는 것에 성공하며, 대량생산이 가능한 일반적인 전해질에서도 마그네슘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구동됨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ESS에 적합한 일반 전해질 기반의 저비용, 고에너지 밀도 마그네슘 배터리의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지금까지 마그네슘 배터리의 장단점과 마그네슘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에 대해 알아봤다. 마그네슘 배터리는 마그네슘의 풍부한 매장량으로 인한 저렴한 생산 비용, 높은 용량과 안정성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마그네슘 배터리에는 덴드라이트 형성과 낮은 충·방전 효율이라는 단점이 있고,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위처럼 많은 연구팀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며, 마그네슘 배터리의 상용화에 다가가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에 ‘탈(脫) 리튬’화 바람이 불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마그네슘 배터리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개선하는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마그네슘 배터리가 이차전지 시장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차세대 배터리(마그네슘 배터리)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Next Generation 배터리는?", 11기 백승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2203
2. "[취재] 이차전지, 그것이 알고싶다!", 22기 류나연, 23기 김용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069
참고문헌
[리튬이온의 한계, 그 대안은?]
1) 조행만, "탈(脫) 리튬 전지 연구 활발...고효율 마그네슘 전지 등장", 뉴스튜브, 2023.07.03, https://www.newstube.kr/news/articleView.html?idxno=2137
[왜 마그네슘인가?]
1) 김지영, "'차세대 마그네슘 이차전지' 학계 논란 종식시킨 과학자들", 헬로디디, 2022.01.27,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95403
[마그네슘 배터리의 단점]
1) KIST, "실용화부터 미래연구까지···‘찌르고 터뜨리고’ 차세대 이차전지 한계 넘는다", 2023.09.27, https://www.kist.re.kr/ko/news/research-interview.do?mode=view&articleNo=9432
2) KIST, "출연연 유일 ‘차세대 마그네슘 이차전지’연구하는 사람들, 학계 논란 종지부 찍었다", 2021.12.28, https://www.kist.re.kr/ko/news/research-interview.do?mode=view&articleNo=1151
[마그네슘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
1) 이건오, KIST, "마그네슘 금속 화학적 활성화 기술 개발… 이차전지 상용화 기대", 인더스트리 뉴스, 2023.06.08,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043
2) 이민우, "고려대 연구팀, 마그네슘 전지 안정성·성능 높인 코팅 기술 개발", 아이티조선, 2021.12.10, https://it.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1121000787
3) 최태우, "KIST, 일반 전해질서 구동하는 마그네슘 이차전지 기술 개발", ITBizNews, 2023.06.05, https://www.itbiz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225
4) KIST, "출연연 유일 ‘차세대 마그네슘 이차전지’연구하는 사람들, 학계 논란 종지부 찍었다", 2021.12.28, https://www.kist.re.kr/ko/news/research-interview.do?mode=view&articleNo=1151
'News > 전기차-연료전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make)[배터:Reader] ESS로 향하는 레독스 흐름, RFB읽기 (3) | 2024.11.25 |
---|---|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길 (3) | 2024.10.28 |
헝가리, 유럽 배터리의 핵심 기지 (8) | 2024.10.28 |
전기차 배터리도 핸드폰처럼? 탈부착 가능한 전기차 (13) | 2024.10.28 |
[Remake] 진짜 친환경 차 맞아요? (10) | 2024.10.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