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포집의 새로운 시대, COF-999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배현지
탄소 먹는 노란 가루
2024년 10월 23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탄소 포집의 신소재 개발에 관한 논문이 발표됐다. UC 버클리의 오마르 야기(Omar Yaghi) 교수와 그의 연구팀이 개발한 노란 가루 형태의 COF-999은 대기 중 탄소 포집 기술 분야에서 높은 안정성과 효율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1년 동안 250g의 COF-999로 20kg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료 1. COF-999 모습 ]
공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하는 것은 기후 변화 해결과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현재 탄소 포집 기술은 발전소처럼 탄소가 집중적으로 배출되는 장소에서만 효율적이고, 대기 중과 같이 농도가 낮은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CO2 농도가 426ppm까지 높아진 현 상황에서, 대기 중에서 직접 탄소를 포집하는 DAC(Direct Air Capture) 기술이 필수적이다.
기존 DAC 소재 개발 연구는 액상 알칼리 용액, 금속-유기 구조의 MOF, 실리카에 부착된 아민 등에 집중했다. 하지만 액상 알칼리 용액은 탄소 포집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며, 독성 위험이 있다. MOF와 아민이 부착된 실리카의 경우 탄소 포집 주기가 반복될수록 가수분해로 인해 아민 손실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아민 기반의 COF(Covalent Organic Frameworks)는 가스 혼합물로부터 CO2를 분리할 때 CO2의 물리적 흡착을 높이기 위해 합성됐다. 하지만 대기 중에서 탄소 포집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으로 더 안정적인 흡착이 가능한 화학적 흡착이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COF-999를 개발했다.
COF-999란?
[자료 2. 이산화탄소 (파란색과 주황색 공)를 기공 안으로 포집하는 COF-999 구조]
출처 : UC Berkeley News
COF-999(Crystalline Covalent Organic Framework)은 다공성 결정 구조로, MOF의 내부 구조와 비슷하지만, 강력한 올레핀의 공유결합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폴리아민이 기공 안에 부착된 구조로, CO2 분자와 쉽게 상호작용을 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구조는 기공 안에 폴리아민의 공유결합을 허용하여 탄소가 흡착-탈착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폴리아민의 손실을 방지한다. 또한 COF-999의 소수성 다공성 구조는 수분 흡착을 최소화하여 낮은 CO2 재생 온도를 유지한다. COF-999를 구성하는 공유결합 분자들 사이의 올레핀 연결은 전체 구조의 열적, 화학적 안정성을 제공한다.
COF-999 합성 과정
[자료 3. COF-999 합성 과정]
출처 : Nature
COF-999는 BPDA-N3와 TCPB의 Knoevenagel 축합 반응을 통해 COF-999-N3 합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COF-999-N3 는 다공성, 결정질 구조이며 올레핀 결합으로 이루어진 COF 전구체이다. SEM 이미지를 통해 평균 입자 크기가 약 5μm인 구형 형태임을 확인했다. 이후 COF-999-N3의 아자이드 작용기를 상온에서 Staudinger 반응으로 아민으로 환원하면 COF-999-NH2가 생성된다. 생성된 COF-999-NH2에 아지리딘을 처리하여 기공 내에서 폴리아민을 형성하면 COF-999를 얻을 수 있다.
COF-999 특징
DAC를 위해서는 약 400ppm 정도의 낮은 CO2 농도에서 반응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다른 대기 성분이 존재해도 CO2에 대한 포집 용량이 높아야 하고, 재생 온도는 낮아야 한다. 특히 산소와 물은 대기의 주요 구성 성분이므로 습하고 산화 조건에서 안정성 평가가 DAC 성능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COF-999은 습도가 높을 때 흡착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흡착-탈착 주기가 반복되어도 성능이 유지되므로 대기 중 CO2 포집에 탁월한 소재로 보인다.
1. CO2에 대한 높은 선택도
COF-999의 공기 중 성분의 흡착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25℃ 조건에서 가스 흡착 등온선을 측정했다.
[자료 4. 절대압력에 따른 흡착도를 나타낸 그래프]
출처 : Nature
위 그래프는 절대압력에 따라 CO2, N2, O2, Ar에 대해 흡착 정도를 나타내는 그래프이다. 압력이 낮을 때 CO2에 대한 곡선만 가파르게 증가한다. 또한 흡착 및 탈착 여부에 상관없이 초깃값과 최종값은 같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COF-999가 CO2에 대한 강한 친화성을 가짐을 나타낸다. 반면 N2, O2 및 Ar은 선형 형태의 흡착-탈착 등온선을 보이며, 거의 흡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즉 COF-999는 대기 중 다른 성분에 비해 CO2에 대해 높은 선택도를 가진다.
2. CO2 흡착에 미치는 물의 영향
CO2 흡착에 물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서 상대 습도를 0~75% 범위에서 변경하며 COF-999의 CO2 흡착을 측정했다.
[자료 5. 상대 습도 0, 25, 50, 75%에 따른 CO2 흡착도를 나타낸 그래프]
출처 : Nature
COF-999의 기공 내 탄산염과 중탄산염의 형성은 상대 습도가 증가함에 따라 CO2 흡착이 잘 일어나도록 돕는다. 위 그래프는 상대 습도를 0%, 25%, 50%, 75%에 따라 CO2 흡착도를 나타내는 그래프이다. 상대 습도가 증가할수록 CO2 흡착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상대 습도가 50%까지 증가했을 때 흡착 용량이 2.05±0.03mmol/g으로 건조 조건 대비 2.14배 증가한 용량이다. 또한 상대 습도 75%에서 최대 용량 2.09±0.03mmol/g이 측정됐다.
3. CO2 흡착 속도
[자료 6. 시간 변화에 따른 CO2 흡착 속도 그래프]
출처 : Nature
COF-999의 CO2 흡착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CO2 농도 400ppm, 25℃, 상대 습도 50%의 모의 공기 조건 하에서 흡착 속도를 측정했다. 18.8분 이내에 50% 용량(1.01mmol/g)에 도달했고, 61.7분 이내에 80% 용량(1.62mmol/g)에 도달했다. 흡착 과정 동안 최대 흡착 속도는 0.11 mmol/g·min였다. 즉 1시간 정도의 시간으로 공기 중 80%의 CO2를 포집할 수 있다. 이 속도는 건조 조건에서 측정된 현재까지 연구 중에서 기록된 최고 속도이다. COF-999의 반복되는 기공 구조와 기공 내 소량의 물 덕분에 빠른 속도가 측정됐다고 야기 팀은 보고 있다.
4. 안정성 및 효율성
COF-999의 실용적인 조건에서의 성능 평가를 위해 야기 팀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실외 대기에서 20일 이상 100회 이상의 흡착-탈착 주기 실험을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실외 CO2 농도는 410~517ppm, 상대 습도는 27~51% 변동했지만 COF-999는 성능을 완전히 유지했다.
[자료 7. 2024년 1월 18일부터 2월 6일까지 CO2 흡착-탈착 주기 실험을 진행한 결과]
출처 : Nature
평균 CO2 생산성은 100번 연속 사이클 동안 사이클당 1.28mmol/g이고, 최대 생산성은 1.48mmol/g, 최소 생산성은 1.03mmol/g이었다. 실외 습도가 변함에 따라 CO2 흡착의 증가율도 변동되는 것이 관찰되었는데, 물 분자가 아민에 결합된 CO2와 상호작용을 하므로 습도에 따라 CO2 흡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탄소 포집의 미래
COF-999는 CO2 탈착에도 큰 이점을 가진다. 온도가 60℃에서 0.06mmol/g·min의 속도로 흡착된 CO2가 분리되기 시작하고, 100회 이상의 흡착-탈착 주기 이후에도 초기와 같은 성능을 유지했으므로 분리된 CO2를 재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앞으로 연구팀은 COF-999의 기공 구조 최적화, 화학적 조성 변경 등을 통해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의 탄소 포집 기술은 높은 농도에서만 효율적이었지만, COF-999는 낮은 농도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용해 대기 중 탄소 포집의 한계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조 과정 중 고가이거나 특수한 재료가 사용되지 않아 저렴한 생산 비용이 예상되므로 DAC 시장에서의 경제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COF-999를 통한 대규모 DAC 상용화를 통해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환경친화적인 CCUS 시장이 기대된다. 또한 대기 중 탄소 포집 기술을 중심의 기술 발전은 탄소 중립 목표에 큰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다.
CCUS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탄소와의 전쟁", 22기 김혜윤, 23기 진희윤,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51
2. "CCS, 대한민국의 탄소 중립은 어디까지 왔나", 23기 박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83
참고문헌
[탄소 먹는 노란 가루]
1) Zhou, Z., Ma, T., Zhang, H. et al, “Carbon dioxide capture from open air using covalent organic frameworks”, Nature 635, pp.96–101, 2024.10.
2) 지혁민, “대기 중 CO2 획기적 제거 신물질 'COF-999' 개발 "눈길", 넷제로news, 2024.10.30., https://www.netzer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623
[COF-999란?]
1) Zhou, Z., Ma, T., Zhang, H. et al, “Carbon dioxide capture from open air using covalent organic frameworks”, Nature 635, pp.96–101, 2024.10.
[COF-999 합성 과정]
1) Zhou, Z., Ma, T., Zhang, H. et al, “Carbon dioxide capture from open air using covalent organic frameworks”, Nature 635, pp.96–101, 2024.10.
[COF-999 특징]
1) Zhou, Z., Ma, T., Zhang, H. et al, “Carbon dioxide capture from open air using covalent organic frameworks”, Nature 635, pp.96–101, 2024.10.
[탄소 포집의 미래]
1) Zhou, Z., Ma, T., Zhang, H. et al, “Carbon dioxide capture from open air using covalent organic frameworks”, Nature 635, pp.96–101, 2024.10.
2) 최봉, “[미네르바의 눈] 신물질 발견으로 공기 중 대량 탄소 포집 실현될 것인가?”, 뉴스투데이, 2024.11.04., https://www.news2day.co.kr/article/202411035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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