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로 둔갑한 바이오매스, 보조금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김승현, 남궁성, 27기 문준호, 천혜원
바이오매스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폐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란 발전사업자가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전기를 생산 및 공급하였음을 증명하는 공급인증서(REC)이다. 전력 생산량(MWh)에 발전원별 가중치를 곱한 값을 의미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를 지는 기업이나 RE100 참여 기업들은 REC을 구매하여 의무 공급량에 대한 의무이행 실적에 활용한다.
정부의 2025 바이오매스에 대한 REC 감축
정부가 그동안 버려지던 벌채 부산물 등 산림자원의 이용을 활성화하고 바이오매스와 관련된 원료 경합, 환경문제 등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부처 합동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단 9%에 불과했다. 세계 평균(30.3%)과 OECD 평균(33.5%)에 비해 매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세계 환경단체들이 “한국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의 재생에너지 보급률을 보이고, 그중 3분의 1은 가짜 재생에너지인 대규모 바이오에너지에 의존한다.”며 실망감을 드러내며, REC에서 바이오매스에 대한 가중치를 폐지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바이오매스는 ‘나무를 태우는 화력발전’이지만, RPS 상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이전에는 바이오매스의 REC가 태양광과 풍력에 비해 더 높은 공급인증서와 추가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산업부는 3년마다 REC 가중치를 개편하며, 지난 12월 18일에 4차 개편이 이뤄졌다. 산업부와 산림청, 환경부는 '제11차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온실가스감축 분과위원회에서 ‘바이오매스 연료·발전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 및 확정했다. 정부에서는 바이오매스 발전 감축을 위해 폐목재의 재활용을 늘렸으며 일부 바이오매스 발전 연료를 REC 발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더불어 바이오매스로 생산한 전력에 대한 재생에너지 지원 규모도 축소했다.
바이오매스는 신재생에너지인가
바이오매스는 태양에너지를 받아 유기물을 합성하는 식물과 이들을 먹이로 하는 동물, 미생물 등의 생물 유기체를 총칭하는 용어이다. 생태학적 측면에서는 생물 유기체에 속하는 모든 종 또는 동물과 식물들의 한 종을 서식지의 단위 면적 또는 단위 부피 내에서 생체량으로 나타낸 것이다. 바이오매스로 만드는 에너지는 대표적으로 바이오가스, 바이오알코올, 바이오디젤이 있다.
[자료 1.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의 한 종류인 왕겨]
출처 : 위키백과
바이오매스는 생물자원을 변환시켜 에너지자원으로 이용하는 것으로서, 2012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도입 이래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고자 도입돼 왔었다. 발전설비의 확대에 따라 연료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2023년의 목질계 바이오매스 사용량은 740만톤으로 2012년 대비 약 50배가량 증가했다. 이 중 원목으로 생산한 목재펠릿은 340만톤에 달하고 이 중 98%가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수입된다. 연간 수입금액은 약 7000억 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바이오매스는 외국산이 대부분이다
바이오매스의 장점은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할 때 크게 발휘된다. 벼의 껍질이나, 세포벽처럼 식물의 사체를 이용해 연료를 생산할 경우 자원순환의 입장에서 큰 이익이다.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나무를 전소시키는 것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과정이 복잡하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서 2023년에 사용된 740만톤의 바이오매스 중 국내산은 약 150만톤으로 20.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이오매스 연료의 상당수가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수입됐고, 이로 인해 환경성과 지속 가능성 논란이 계속됐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과 산림 훼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외에서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환경친화적인 바이오매스 에너지 생산을 하지 않고, 대규모 벌목을 이용해 에너지 생산을 하다 보니 가격 측면에서도 선호됐다.
탄소배출이 적다고? 오히려 반대
그러나 이런 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게 되면 바이오매스의 이점을 상실하고 도리어 역효과를 내게 된다. 나무를 태워서 가공해 운송해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만일 바이오매스 사업자가 지속 가능 원칙에 따라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토지이용 및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할 텐데, 그렇게 양심껏 발전을 진행하는 사업자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이번에 증명된 셈이다.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문제는 scope 3과 관련된 문제로 잘 알려졌다. scope 3은 scope 1, 2에 비해 측정도 어렵고 그 양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사 가디언에서는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발전이 화석연료 발전에 비해 4배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2년 석탄에서 바이오매스로 전환한 이후 보조금을 받아온 영국의 바이오매스 발전소 드랙스는 지난해 1150만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영국의 총 탄소 배출량의 약 3%에 해당하며, 작년 9월 폐쇄된 노팅엄셔의 래트클리프온소어에 있는 영국의 마지막 석탄발전소보다 4배 더 많은 배출량이다. 드랙스는 그다음으로 배출량이 큰 영국의 4개 발전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그런데도 2023년 드랙스는 보조금으로 5억3900만파운드를 받았다.
해당 보도는 국제 싱크탱크 '엠버'가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이뤄졌고, 프랭키 마요 엠버 애널리스트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드펠릿을 태우는 건 석탄을 태우는 것만큼이나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바이오매스 발전에 보조금을 계속 지급하는 것은 매우 비싼 실수"임을 강조했다.
바이오매스의 유해 보조금
한국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즉 REC 가중치는 바이오매스 산업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유해 보조금’으로 불린다. 정부는 바이오매스 발전을 신재생에너지의 일부로 규정해 점차 규모를 늘려오며 발전 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바이오매스 발전은 석탄 발전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나무를 대량 벌목하여 환경을 파괴한다는 논란이 가중되며 보조금에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이 바이오매스 발전을 통해 불태운 목재는 5000만톤으로, 이에 따른 탄소 배출량은 7000만톤에 달한다. 여기에 총 37억 달러 규모 보조금이 지급됐고, 목재 연소량 1톤당 79달러, 탄소 배출량 1톤당 59달러의 보조금이 주어진 셈이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 협동조합은 바이오매스에 부당하게 과도한 보조금이 지급됐다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바이오매스가 다른 재생에너지보다 낮은 투자비와 높은 가동률임에도 REC를 과다 발급받고 있으며, 이런 적절하지 않은 보조금 때문에 태양광이나 풍력같이 다른 재생에너지 사업이 악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자료 2. 기존 바이오매스 REC 가중치]
출처 : 한국경제
바이오매스 중 무분별한 산림파괴로 많은 비판을 받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1.5(혼소)~2.0(전소)의 REC 가중치를 받고 있다. 이는 0.8~1.6의 가중치를 받는 태양광과 1.2~2.5 정도의 육상 풍력발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REC는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보조금으로 더 높은 가중치의 REC를 많이 발급받을수록 같은 전력을 생산하더라도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바이오매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의 유입으로 인해 거래 시장 내 REC 공급량이 증가해 과당 경쟁이 발생하면서 RPS 제도 취지에 적합한 재생에너지에 발급되는 REC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퍼트 담당관은 “국제기구와 정부는 석탄발전소의 바이오매스 전환 보조를 멈추고, 투자자는 바이오매스 발전 자금 조달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전력 수요 기업과 소비자는 고탄소 에너지인 산림바이오매스를 풍력과 태양광 등 저배출 재생에너지와 구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달라진 보조금 제도
[자료 3. 기존 설비 목재펠릿·칩 REC 가중치 조정 방안]
출처 : 이코리아
상당히 높은 수준의 목재펠릿 시장의 수입 의존도, REC 정산 비용 증가, 원료 경합, 산림훼손 및 탄소배출에 관한 계속되는 지적에 산업부는 바이오매스 정책 개편을 예고했다. 앞으로, 바이오매스로 생산한 전력에 대한 재생에너지 정책 지원 규모를 축소하는 동시에 신규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 설비에 대해 REC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상업 운전 중인 설비는 단계적으로 REC 가중치를 조정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산림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재생에너지 시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며, 각계의 협력과 이해를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종전 개편이 이뤄진 지난 2021년 산업부는 바이오매스 발전원가가 높아 이를 보조해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 바이오매스 가중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3년 만에 다시 열린 개편에서 제도의 큰 변화가 나타난 것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현재 진행 중인 COP29에서 2030년 산림 손실 제로를 목표한 만큼, 정부의 이번 REC 가중치 개편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종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앞으로의 정책 효과가 자발적인 성장을 유도하길 기대해 볼 수 있다.
올바른 보조금 정책을 위해
바이오매스는 화석 연료에 비해 탄소 배출이 적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하지만 바이오매스와 관련된 보조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과정에서 ‘가짜 재생에너지’ 보조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바이오매스 산업이 계속해서 이러한 논란에 부딪히자 산업부는 구체적인 정책 개편을 예고했고, 결국 지난 12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산림청, 환경부가 부처 합동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바이오매스 산업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과 현재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정책에 변화를 줬다. 산업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개선 방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정, 건설 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목재의 분류체계를 개선, ‘재활용 우선원칙’에 따라 이용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
둘째, 목재의 부가가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우선순위와 사용 범위를 설정하고, 위법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셋째, 바이오매스로 생산한 전력에 대한 재생에너지 정책 지원 규모를 축소한다.
산업부는 이번 개선 방안에 대해 추진 성과와 정책 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3년 후 재검토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 외에도 바이오매스 발전의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자원의 활용을 증대시키는 방향의 정책들이 계속해서 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정책들이 잘 시행된다면,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자립도가 높아짐과 동시에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생산이 수월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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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바이오매스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폐지]
1) 노승길, “바이오매스 발전 줄인다…폐목재 재활용 늘리고 RPS 지원 축소”, 이투데이, 2024.12.18, https://www.etoday.co.kr/news/view/2430247
2) 대한민국 전자정부, 바이오매스 발전의 수입의존도 완화한다., 2024.12.18,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666192
3) 이율립, “세계 환경단체 "바이오매스에 신재생 전력인증 가중치 폐지해야", 연합뉴스, 2024.04.04,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4610317?sid=102
4) 한국에너지공단 신ꞏ재생에너지센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발급 및 발급수수료 납부, https://www.knrec.or.kr/biz/introduce/new_rps/intro_cert_submit.do?gubun=A
[바이오매스는 신재생에너지인가]
1) 김나윤, “英 바이오매스 발전소 탄소배출량 '석탄발전소의 4배'”, 뉴스트리, 2024.08.09,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408090014
2) 손영호, “바이오매스 석탄 대비 온실가스 배출 4배, 퇴출 향한 국제적 목소리 높아져”, business post, 2024.08.12,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1999
3) 이동재, “나무 태우는 바이오매스, REC 인정해선 안돼”, 뉴스팽귄, 2024.04.05,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6512
[바이오매스의 유해보조금]
1) 변국영, “태양광보다 많은 바이오매스 보조금 ‘문제 많다’”, 에너지데일리, 2021.10.26, https://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2651
2) 이정은, “태양광보다 많은 바이오매스 보조금 논란”, 환경일보, 2021.10.26, https://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2702
3) 장재진, "한국, 바이오매스 이대로면 2030년까지 2배 증가", 투데이에너지, 2024.11.23,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76929
[달라진 보조금 제도]
1) 윤수은, "산림파괴 탄소배출 가속하는 바이오매스 발전, 해결책은?", 이코리아, 24.12.18, https://www.ekore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982
2) 이재은, ""바이오매스 지원 중단하라"...18개국 환경단체 韓정부에 촉구", 뉴스트리, 24.04.04,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404040003
3) 이재은, "韓 바이오매스발전에 불태운 목재 5000만톤...보조금까지 줬다", 뉴스트리, 24.11.20,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411200021
4) 장재진, "한국, 바이오매스 이대로면 2030년까지 2배 증가", 투데이에너지, 2024.11.23,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76929
[올바른 보조금 정책을 위해]
1) 대한민국 전자정부, 바이오매스 발전의 수입의존도 완화한다., 2024.12.18,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666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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