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NEXUS] 미국으로의 반도체 공장 대이동, 물 공급 체계 흔들릴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25기 구윤서, 맹주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
미국은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와 보조금 지원을 추진했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을 가속화했다. 2022년 바이든 행정부는 'CHIPS and Science Act(반도체 및 과학법)'을 통해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에 132억달러를 배정했다. 이에 따라 TSMC, 삼성전자, 인텔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확대하며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자료 1. 주요 반도체 기업 투자 현황]
출처: 미라클아이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3개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총 165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 650억달러에서 1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며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3nm, 2nm)도 적용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4월 2일 반도체를 비롯한 자동차, 의약품 등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발표할 수 있다고 예고하자, 이에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달러를 투자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약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 반도체를 위한 첨단 패키징 제조·연구개발(R&D) 시설을 건설 중이다. 또한 인텔(Intel)은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최대 200억달러를 투자해 7nm 이하 공정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며, 마이크론(Micron)은 뉴욕주 클레이에 장기적으로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할 방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7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정한 '반도체법'에 대해 돈 낭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관세로 압박하면 기업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025년 3월 4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도 이런 주장을 펴면서 '반도체법' 폐기를 촉구했다.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보조금을 받기로 바이든 행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의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 투자액은 합산 408억달러이고, 미국 정부로부터 약속받은 보조금은 52억달러 안팎이다.
반도체 공장과 물 소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웨이퍼에 묻은 불순물을 세정하기 위해 대량의 물이 사용되며, 미립자, 박테리아, 무기질 등이 제거된 초순수가 필요하다. 초순수는 웨이퍼 식각(Etching) 및 연마(CMP) 공정에서 발생하는 잔여물과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주입 후 남은 이온 등을 씻어내는 데 사용된다. 반도체 공정 중 발생하는 유해 가스를 처리하는 스크러버(Scrubber) 장치 역시 상당한 양의 물을 사용한다. 때문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때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핵심 입지 조건으로 고려되며, 미국 반도체 공장들도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자료 2.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출처: 더파워뉴스
TSMC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은 완공 후 하루 약 475만갤런(약 1800만리터)의 물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피닉스에 위치한 약 14,250가구의 생활용수 사용량과 맞먹는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다른 기업들이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도 엄청난 양의 물을 사용할 것이다. 국내에서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에는 본격 가동되는 2030년대 중반 이후 하루 약 167만톤의 공업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기준 22억5백만갤런의 물을 구매했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같은 해 한파로 인한 물 부족으로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잇따른 반도체 공장 건설에 따라 지역 내의 물 부족 문제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공장 대규모 건설로 발생하는 물 부족 문제
[자료 3. 미국 내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현황]
출처: 뉴시스
실제 물 부족 문제는 기존에 수자원이 부족했던 지역에 반도체 공장이 건설되는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에서는 애리조나 주를 유심히 봐야하는데, Memorial University of Newfoundland and Labrador의 지리학과 연구진은 2040년까지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특히 대만과 미국 남서부 사막 지역이 물 스트레스 위험이 큰 지역임을 밝혔다. 미국 남서부 사막 지역에는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 4개의 주가 있다. 연평균 강수량이 매우 적어 연간 250mm 이하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물이 아주 귀한 지역으로, 특히 애리조나 지역은 1994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물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 이 지역에 위치한 TSMC와 Intel의 반도체 생산 공장은 극도의 물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돼 있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물을 집어삼키는 TSMC 반도체공장과 가뭄이 빈번한 애리조나는 어울리지 않는 한 쌍처럼 보인다”며 수자원 공급에 관련한 의문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의 물 부족 해결을 위한 노력
심각한 기후 변화가 나타나는 만큼, 반도체 공장의 물 대량 사용은 비판점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반도체 기업 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여러 움직임을 보고 있다.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건설하면서 대부분의 물을 재사용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약 65%를 다시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고, 2027년에 수자원 재활용 시설이 설치되었을 때 사용하는 물의 90%까지 재사용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설명이다. 미국 이외에 대만과 일본 공장에서도 현지 기관 및 정부와 협력해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텔(Intel)은 오리건과 애리조나 공장의 물을 80% 이상 재사용하고 있다. 정화한 물을 지하수나 생활용수로 다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기후 전환 액션플랜’ 보고서에 따르면 물 재사용 처리시설을 설립하고 2030년까지 물 순환율 100%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물 재활용 이외에도 지역 사회의 물 자원 보호를 위한 하천 복원, 습지 보호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외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과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도 생산 공정에서 물 사용량을 줄이고 물 재활용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여러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물을 재사용하는 것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며, 계속해서 대량의 수자원을 공급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반도체 생산이 확대될수록 사용되는 물의 양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우선, 물 공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업들은 물 재활용을 강화하고, 정부는 물 자원 관리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 경제적 이익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
[자료 4.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망]
출처: INVEST KOREA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IT 기기 발달과 함께 시장규모도 지속 성장했으며, AIㆍIoTㆍ자율주행차 등의 발달로 시장 성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OMDIA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은 향후 연평균 5.4% 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 공장이 더욱 많아지고, 이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용수가 더 많이 공급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물 공급 안정성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어,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료 5. 반도체 용수의 공급 경로]
출처: ©23기 김경훈
반도체 용수는 주로 하천수나 댐의 표면수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천수나 댐의 표면수는 강우 패턴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는 기후변화의 물리적 리스크(Risk) 중 장기적인 리스크인데, 이미 리스크가 현실에서 영향을 주고 있고,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가뭄이 발생하고, 댐 수위로 저하되어 수력 발전량 감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첨단산업에서 물 공급 리스크는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물을 공급하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반도체 기업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자원과 반도체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국회물포럼 제28차 토론회 '대체수자원 현안과 미래 발전 방안",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721
[취재][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국회물포럼 제28차 토론회 ‘대체수자원 현안과 미래 발전 방안’
[취재][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국회물포럼 제28차 토론회 ‘대체수자원 현안과 미래 발전 방안’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국회물포럼[자료 1. 국회물포럼 로고]출처: (사)국회물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AI와 지속가능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 24기 변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620
AI와 지속가능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
AI와 지속가능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변지원 오늘날 빠르게 발전하는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은 미래 사회의 키(key)이며, 이미 산업을 재편하고 일상생활에 영향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
1) 김원철, “트럼프, 한국 몰아치기…“반도체법 폐지” 보조금 없던 일 되나”, 한겨레, 2025.03.05,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185402.html
2) 심재현, “트럼프 "대만이 미국 반도체 훔쳐가…한국은 약간””, 머니투데이, 2025.03.0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5030803442125969
3) 최승진, ““돈 쓰려면 기억에 남게”…TSMC 1천억달러 美투자에 트럼프 “게임에서 앞섰다””, 미라클아이, 2025.03.04, https://www.mk.co.kr/news/world/11255537
[반도체 공장과 물 소비]
1) 김용원, “TSMC 미국 반도체공장 '워터 리스크' 완화, 물 사용량 3천 가구 수준으로 감축”, Business Post, 2024.06.13,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5448&utm_source=chatgpt.com
2) 김용원, “TSMC 미국 애리조나에 반도체공장 더 짓는다, ‘물 부족’ 리스크 다시 떠올라”, Business Post, 2024.04.09,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566
3) 이근호, “삼성전자 TSMC 인텔 '물 확보' 비상, 자칫하면 반도체 경쟁력 깎인다”, Business Post, 2024.03.10,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5003
4) “Samsung Austin Semiconductor facilities director talks water sustainability efforts”, SAMSUNG, 2023.03.22, https://semiconductor.samsung.com/us/sas/local-news/samsung-austin-semiconductor-facilities-director-talks-water-sustainability-efforts/
[미국 반도체 기업의 물부족 해결을 위한 노력]
1) 김용원, “대만 ‘실리콘 방패’ 워터리스크에 달렸다, TSMC “물 한 방울도 3.5회 사용”, Business post, 2023.10.11,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5
2) 김용원, “TSMC 미국 반도체공장 ‘워터 리스크’ 완화, 물 사용량 3천 가구 수준으로 감축, Business Post, 2024.06.13,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5448
3) 김용원, “TSMC 미국 애리조나에 반도체공장 더 짓는다, ‘물 부족’ 리스크 다시 떠올라”, Business Post, 2024.04.09,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566
[반도체 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1) 박신우, “[반도체]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 INVEST KOREA, 2021.09.03, https://www.investkorea.org/ik-kr/bbs/i-112/detail.do?ntt_sn=491183
2) “Water Resources as important factors in the Energy Transition at local and global scale”, WANDEL, 2021, Flörke, M., Onigkeit, J., Oppel, H. (Eds.), https://bmbf-grow.de/system/files/documents/20210921_wandel_final_report_booklet_web.pdf
'News > 기술-산업-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기를 스스로 생산하는 도시, 에너지 자립도시의 미래 (4) | 2025.03.31 |
---|---|
[Remake] 에너지 전환 정책의 이면: 정말로 '지구'를 위한 정책일까? (5) | 2025.03.31 |
에너지 민주주의, 21세기의 시민 혁명 (4) | 2025.03.31 |
바다 오염, 돌고래 생태법인이 필수적인 이유 (4) | 2025.03.31 |
[ENERGY NEXUS]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물 공급 해법은? (0) | 2025.03.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