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기술-산업-정책

폭염의 해, 선거의 해: 기후유권자가 선택한 미래는?

by R.E.F. 23기 김경훈 2025. 3. 28.

폭염의 해, 선거의 해: 기후유권자가 선택한 미래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27기 문준호, 박희원

 

선거와 기후 위기의 교차점

[자료 1. 2024년은 슈퍼 선거의 해]

출처 : 시선뉴스

2024년은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약 40억 명이 참여한 ‘슈퍼 선거의 해’로, 많은 국가에서 집권 세력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30년 만에 최초의 연립정부가 구성됐고,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3연임에 성공했으나 소속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란에서는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예상과 달리 당선됐고, 프랑스에서는 극우 정당이 패배하며 반전을 이뤘다. 반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선거를 이용해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멕시코에서는 사상 첫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당선되고, 세네갈은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이루며 민주주의의 희망을 보여줬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도 요동치고 있다.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선거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있으며, 정치인들은 표심을 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표심은 한 곳에 집중돼 있지 않다. 넓게 퍼져있는 표심을 모두 공략해야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

 

기후유권자의 등장

표심의 한 영역으로 떠오른 새로운 개념이 바로 기후유권자이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기후유권자에 많은 정치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기후유권자'는 기후 위기 관련 정보를 인지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투표에 반영할 의지를 가진 유권자들이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은 '기후정치바람'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1만7000명을 대상으로 기후 위기 국민 인식조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전체 유권자의 33.5%가 '기후유권자'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이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다양한 제도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준비하고 있으며, 탄소세 신설(37.8% 지지)과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63.8% 찬성) 등 진보적인 정책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4월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한 정당과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게 두드려졌다. 기후 의제를 중시하며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큰 ‘기후 유권자’가 3명 중 1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각 정당은 기후 위기 전문가를 영입하고 10대 정책에 기후 공약을 포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탄소 감축과 RE100 실현을 목표로 하고, 국민의힘은 기후대응기금 확대와 저탄소 경제 전환을 내세웠다. 녹색정의당은 기후 위기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기후경제부 신설과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상설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는 국내에서뿐만이 아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환경미래센터의 연구 결과, 미국에서 또한 기후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권자가 67%로 그렇지 않은 유권자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 의제에서 전체의 39%가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신뢰한다고 응답하며 반대의 경우보다 26%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기후 관련 의제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영국의 시민들 역시 그린피스의 연구를 통해 환경과 기후변화 의제를 8가지 의제 중 4번째로 중요한 의제로 꼽았으며, 64%의 유권자가 후보자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우선시하길 희망한다는 사실이 조사됐다. 이에 따라 그린피스는 보수당이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반대할 경우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기후의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에서도 기후위기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제22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자 254명 중 총 64명이 기후공약을 제시했다. 2050 탄소중립의 실현, 탄소세 도입 검토, 미세먼지 대책 및 기후위기 대응법 제정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미국, 독일,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기후 공약이 떠오르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2020년 대선에서 에너지 개발 및 생산 확대와 온실가스 규제 완화를 내세운 공화당을 꺾고 탄소중립 달성 목표와 국제적 협력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 관련 공약을 선보인 민주당이 승리했다. 독일의 2021년 제20대 연방하원의회 선거에서는 녹색당이 창당 이래 가장 많은 의석수를 확보했는데, 이 때문에 해당 선거는 기후위기가 최우선 의제였던 선거로 평가되기도 했다. 호주에서도 마찬가지로 2022년 치러진 연방 선거에서 녹색당이 창당 이래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기후유권자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친환경 정책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까?

[자료 2. 기후 선거]

출처 : chat gpt 4.0

하지만 전 세계에서 진행된 선거 결과를 보면, 유권자는 기후변화 대응보다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했다. 2024년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기후변화 대응보다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한 유권자들의 선택이 당선의 배경이 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 재탈퇴와 화석연료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를 ‘사기극’으로 치부하며 경제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최근 정치적 우경화로 인해 기후변화 대응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녹색당의 득표율이 하락하고, 경제 및 이민 문제를 내세운 극우정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뉴질랜드 역시 중도우파 국민당이 집권하면서 전임 정부의 신규 석유 및 가스 탐사 금지 결정을 뒤집으며 기후정책이 후퇴했다.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며 2070년 탄소중립 목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석탄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고 있어 에너지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만에서는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어 경제 발전과 기후 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하는 방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보면 기후변화 대응보다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한 유권자들의 선택이 당선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더 중요해지는 친환경 정책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다양한 이유와 동기로 후보를 선택한다. 영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이슈로 경제, 건강, 이민 문제, 환경 문제가 순서대로 꼽혔다. 이처럼 환경 문제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으며, 기후 정책을 내세운 정당이 경제나 건강 등 핵심 현안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기후 유권자들도 다른 정당이나 후보에게 표를 행사한다. 이번 2024년 슈퍼 선거 결과를 보면, 기후 정책을 내건 정당이 유권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유권자들이 원하는 기후 정책 자체가 아직 정치권에서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근본적인 문제로 보인다.

이는 기후 정책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다가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따라서 기후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환경 문제를 독립적인 이슈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의료 복지 등의 주요 의제와 결합해 실질적인 대안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권자들이 기후 정책에 대해 신뢰를 갖도록 하려면, 단순한 공약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실적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기후 공약이 추상적이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진다면, 유권자들은 기후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을 찾으려 하거나 우선순위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기후 정책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기후 정책의 성패는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그것이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인식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기후 정책이 단순한 도덕적 호소가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기후와 선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다가오는 美 대선, 앞으로의 미국 탄소 정책은? ", 23기 진희윤,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00

 

다가오는 美 대선, 앞으로의 미국 탄소 정책은?

다가오는 美 대선, 앞으로의 미국 탄소 정책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진희윤 [다가오는 미국 대선]미국 대선이 4개월 남칫 남았다. 대선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미국의 환경 정책이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기후난민과 유럽의회 선거: 불안한 미래", 25기 손동찬,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504

 

기후난민과 유럽의회 선거: 불안한 미래

기후난민과 유럽의회 선거: 불안한 미래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손동찬 생존을 위해 이주하는 사람들지난 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한 일차전지 제조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인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기후유권자의 등장]

1) 기후사회연구소, “미국, 영국, 독일, 한국의 ‘기후공약’”, 2020.04.01, http://rics.re.kr/archives/3708

2) 녹색전환연구소, <2023 기후위기 국민인식조사 전국 보고서>, 2024.02.19

3) 로컬에너지랩, [보도자료] 제22대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자 254명 기후공약 전수 조사 발표, 2024.04.18, https://www.localenergy.or.kr/forum/view/1032676

4) 신소윤, “Q. 기후위기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한겨레, 2024.02.22,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29332.html

5) 정상훈, “정치를 바꾸고 있는 한국 기후시민들의 힘”, 그린피스, 2024.03.26,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29995/blog-ce-climate-victory-carbonbudget/

6) Burgess, Matthew G. 외 4인, Climate change opinion and recent presidential elections, 2024.01.17, Zenodo. doi: 10.5281/zenodo.10494414.

[친환경 정책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까?]

1) 신소윤, “Q. 기후위기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한겨레, 2024.02.22,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29332.html

2) 엄은희, “[기후X지구] 기후위기와 글로벌 선거: 2023년 결산과 2024년 전망”, 피렌체의 식탁, 2024.01.02, http://www.firenzedt.com/news/articleView.html?idxno=30541

3) 이민경, “무너진 투표소, 줄어든 유권자… 기후위기는 ‘선거 위기’ [세계는 지금]”, 세계일보, 2024.11.16, https://www.segye.com/newsView/20241113520333

4) 이상호, “2024년은 세계가 선거로 후끈, 전환점 앞둔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 Business Post, 2024.01.02,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35

5) 정우현, “[글로벌이슈브리프]글로벌 선거와 기후환경의 미래”, 국회뉴스ON, 2024.05.23, https://www.naon.go.kr/naon/articleList/contents.do?menuNo=2400021&storyId=c6e0c0dd-0a3c-4f11-842d-d4df20222ee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