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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배터리 여권: 지속 가능한 배터리 산업을 위한 열쇠

by R.E.F. 27기 천혜원 2025. 3. 31.

배터리 여권: 지속 가능한 배터리 산업을 위한 열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천혜원

 
배터리 여권과 배터리 산업의 지속 가능성

전기차와 ESS의 확산으로 배터리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ESS에 대한 리튬이온배터리의 세계 시장 규모가 24년 235GWh로, 23년 대비 27% 성장한 400억달러며 향후 35년에는 618GWh, 8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배터리의 생산과 폐기는 수입 원자재 등의 공급망 불투명성과 환경적인 문제를 동반한다. 더불어 연이은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배터리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EU를 중심으로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배터리 여권’에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 여권의 개념과 도입 배경

배터리 여권은 QR코드를 통해 배터리의 원재료 조달, 사용, 기본적인 성능, 광물, 생산 시 배출된 탄소량, 생산지, 재활용할 수 있는 희소 금속의 사용량, 각종 소재의 제조사까지 기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자료 1. 배터리 여권 개요]

출처 : KOTRA 해외시장뉴스

이를 통해 공급업체의 에너지 요금, 재생 에너지 사용량을 계산해 배터리의 탄소 발자국, 재활용 가능성, 원재료의 윤리적 조달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U는 2020년 12월, 배터리의 순환 경제 촉진과 지속가능성 향상, 공급망 투명성 강화하기 위해 유럽 배터리 규제안을 제정했다. 이에 따르면 2027년 2월부터 용량이 2kWh 이상인 모든 산업용, 자동차용 배터리는 배터리 여권을 부착해야 하며, EU 회원국 내에서는 EU의 환경 규제에 부합하는 배터리만 거래되도록 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으로는 EU가 요구하는 안전사항 및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도 충족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EU 회원국 중 가장 먼저 배터리 여권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독일부터, 일본과 중국, 최근 한국까지 배터리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고 사용 후 배터리의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배터리 여권의 적용 사례

① 국내

정부와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가 언제 어디서 만들어져, 어떻게 쓰였는지, 떼어내고 나서 누구에게 팔렸는지, 검사 결과는 어땠는지 등의 정보를 담은 ‘배터리 여권’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 11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배터리 산업에 참여한 민간 기업·기관들의 협의체인 ‘배터리 얼라이언스’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용 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안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얼라이언스에는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 현대자동차 · 현대모비스 · 현대글로비스 · 민테크 · 포엔 · 성일하이텍 등 배터리 제조, 전기차 제작, 배터리 재활용, 유통·물류 분야에 이르는 24개 업체·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여권제도라 불리는 통합이력관리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정보는 건전한 거래시장 조성과 배터리 공급망 및 안전성 강화에 활용되고, 일부 정보는 배터리 제조사 등에 제공돼 배터리 성능향상과 기술개발을 위한 핵심정보로 쓰일 것”이라고 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 SK-on은 '인터배터리 2025' 에서 무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접목한 액침냉각 배터리 팩을 선보였다. 배터리 셀 탭에 무선 칩을 부착하고, 해당 칩이 수집한 정보를 모듈의 안테나가 BMS에 전송하는 구조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배터리의 정보를 저장 ·관리하기 용이해져 배터리 여권의 보급과 활성화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자료 2. SK-on의 BMS&액침냉각 기술]

출처 : 이데일리

② 국외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6년부터 「ACC(Advanced Clean Car)Ⅱ」 규정을 통해 배터리 제조사와 구성 물질, 전압, 용량 등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8년부터 '배터리 이력 추적 플랫폼'(EVMAM-TBRAT)을 구축해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국제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을 통해 배터리 원산지나 제조회사 출처를 숨기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하는 불공정한 표시로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본에서도 2024년 4월, 민간이 주도하는 배터리공급망협의회(BASC)가 EU 배터리 여권과의 호환성 및 확장성을 살린 일본식 배터리 공급망 디지털 플랫폼을 설계하면서 EU 배터리 여권 제도 도입에 대응하고 있다.

독일 전기전자산업협회(ZVEI)의 탄소발자국 컨트롤캐비닛은 2022년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쇼케이스 시연을 통해 배터리 여권의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탄소발자국 컨트롤 캐비닛’이란 ZVEI가 지멘스(SIEMENS), ABB 등 16개사에서 생산된 부품을 하나의 캐비닛에 넣고, 캐비닛 문을 닫아 하나의 완성품 QR코드를 생성한다. 이를 스캔하면 제품의 기본 정보(제품명, 제조업체, 일자, 국가 등)를 확인할 수 있으며, 여기에 훨씬 더 복잡한 방식으로 제시해야 하는 다양한 국가 및 기업의 탄소발자국 정보 및 탄소 배출량을 계산해 제품여권에 반영해 표시한다.

[자료 3. 배터리 여권에서 확인할 수 있는 탄소 발자국]

출처 : 인더스트리뉴스

배터리 여권을 최초로 도입한 브랜드는 ‘볼보(Volvo)’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배터리 여권을 탑재한 전기 SUV인 EX90이 올해 하반기 북미와 유럽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는 운전석 도어 안쪽에 자리한 QR 코드를 통해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자료 4. 볼보 EX90]

출처 :  모터그프코리아

볼보는 이번 배터리 여권 도입을 위해 영국의 공급망 및 탄소 추적 스타트업 서큘러(Circulor)와 협력 개발을 진행해왔다. 서큘러의 시스템은 공급업체의 생산 시스템과 통합돼 광산에서 개별 자동차가 만들어지기까지 배터리 광물을 모두 추적한다. 뿐만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 걸친 광물 및 탄소 배출량 등을 모니터링한다. 이 배터리 여권은 소비자에게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규제 당국에 등록돼 함께 공유된다. 이를 바탕으로 신차 출시 후 15여 년간 배터리 상태도 추적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추가하기 위해 볼보의 제조 공정에도 변화가 있었다. 모든 부품의 원산지를 확인하기 위해 부품을 정밀하게 추적해야 했기 때문이다. 차량당 배터리 여권 발급 가격은 약 10달러(약 13,700원) 정도가 추가된다고 밝혔다. 볼보는 “소비자에 정보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정책 시행 시기보다 앞서 배터리 여권을 도입했다”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여권의 효과와 산업에 미칠 영향

배터리 여권은 기업, 정부, 소비자 입장에서 모두 효과적이다. 우선 기업 입장에서는 ESG 경영을 강화할 수 있으며 사용후 배터리의 재활용을 확대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또한 배터리의 수명을 예측하여 이에 맞는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폐배터리로 인한 환경 오염 심화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며 탄소 중립 목표에 달성하는 기여책이기도 하다. 또한 배터리 원료 재활용을 통한 재자원화로 희토류 역외 유출을 억제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터리의 상태와 원재료 및 생산까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공급망 불투명성이라는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으며,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초기 도입 비용과 기술적 과제라는 단점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각기 다른 제조업체에서 3만개의 부품을 생산해 H사에 납품하면 이것들을 조립해 1대의 자동차를 만든다. 그 자동차를 유럽에 수출할 때 ‘디지털 제품 여권’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때 H사는 3만개 부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은 하나의 QR코드를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배터리 여권의 도입은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들도 배터리 여권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야 하며, 그러지 못할 때 대기업에서는 해당 완성품의 온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즉, 배터리 여권 제도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업 간의 데이터 공유와 블록체인 및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배터리 여권은 배터리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기업과 소비자, 정부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제도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배터리 여권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국내 배터리 기업과 정부에서도 이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데이터 관리 문제나 비용적인 측면에서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큼 상호협력적인 자세를 가지고 효과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배터리 정책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완성차 기업의 배터리 개발, 배터리 기업 위협할까?", 23기 김태현, 신지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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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U 지속 가능한 배터리 법", 21기 곽서영, 22기 박주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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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배터리 여권과 배터리 산업의 지속 가능성]

1) 백현수, "배터리 여권 도입 등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 실현에 열을 올리는 일본", KOTRA 해외시장뉴스, 2024.10.31,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pageNo=1&pagePerCnt=10&SITE_NO=3&MENU_ID=90&CONTENTS_NO=1&bbsGbn=244&bbsSn=244&pNttSn=221318&recordCountPerPage=10&viewType=&pStartDt=&pEndDt=&sSearchVal=&pRegnCd=&pNatCd=&pKbcCd=&pIndustCd=&sSearchVal=

2) 황규호, "[기고] EU, 배터리 여권제 도입 ···우리도 관련 법 정비 시급 ", ZDNET KOREA, 2024.08.25, https://zdnet.co.kr/view/?no=20240826101756

3) SNE research, "글로벌 LIB ESS 시장규모, '24년 235GWh로 지난해 대비 27% 성장 전망", 2024.02.05, Press Release - Insight -SNE Research

[배터리 여권의 개념과 도입 배경]

1) 전혜윤, "배터리 여권으로 살펴본 이력추적 플랫폼의 필요성- 김희영(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KOTRA 해외시장뉴스, 2022.09.01, https://dream.kotra.or.kr/dream/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2&MENU_ID=3430&CONTENTS_NO=1&bbsGbn=518&bbsSn=518&pNttSn=208362

[배터리 여권의 적용 사례]

1) 공지유, "SK온, 배터리 액침냉각 기술 공개…"전기차 안전 확보"", 이데일리, 2025.03.03,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69366642099712&mediaCodeNo=257&OutLnkChk=Y

2) 김승교, "EU, 배터리 여권 도입…"디지털 이력 시스템 필요"", MTN 뉴스, 2022.08.24,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2082406180973962

3) 조재희, "정부·업계, 배터리 여권 만든다...생산·판매·검사이력 등 담겨", 조선일보, 2023.11.14,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3/11/14/GVJJITDCZFBWZDCTQVZ6MXP2XA/

4) 최종윤, "양의 탈을 쓴 이리 2, 'DDP 디지털 제품여권'", 인터스트리 뉴스, 2025.02.12,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991

[배터리 여권의 효과와 산업에 미칠 영향]

1) 최종윤, "양의 탈을 쓴 이리 2, 'DDP 디지털 제품여권'", 인터스트리 뉴스, 2025.02.12,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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