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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전력계통

[Energy Nexus]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해법은?

by R.E.F. 25기 맹주현 2025. 4. 28.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해법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25기 구윤서, 맹주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전기의 필요성

[자료 1.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출처 : 용인특례시

용인시에는 원삼면 일대 415만㎡ 규모로 조성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와 이동·남사읍 일대 728만㎡ 규모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계획돼 있다. 현재 두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자료 2. 반도체 업체 연간 전력 사용량]

출처 : 한국일보

반도체 산업은 상당한 전력을 소비한다. 2023년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DS) 사업에 사용한 전력량은 32.384TWh에 달하고, SK하이닉스는 12.011TWh를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전력 수급 애로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전력 의존도는 83%에 이른다. 게다가 반도체 미세공정이 심화될수록 사용하는 전력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회로 패턴을 새기는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는 이전 세대 제품인 심자외선(DUV) 장비보다 약 10배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생산 공정은 리소그래피 장비뿐만 아니라 플라스마 에칭 장비, 저온 고속 식각 에칭 장비 등 1,000~1,500대의 장비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잡한 과정"이라며 "보통 4, 5년 주기로 장비 교체가 이루어지며, 그때마다 전력 사용량은 약 20%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 또한 막대하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기업 투자가 마무리되는 2053년까지 전체 10GW(기가와트) 이상의 전력공급이 필요하다. 이는 수도권의 최대 전력수요(40GW)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러한 가운데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각종 인프라 인허가 규제를 완화하고, 비용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인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특히 R&D(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 규제 완화 조항을 포함하느냐를 두고 여야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방안

[자료 3.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협약식 및 간담회]

출처 : 전국매일신문

2024년 2월부터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전력공급 유관기관 태스크포스가 구성돼, 세부적인 전력 공급 방안 및 비용 분담에 대해 한국전력, 기업 등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경우, 우선 1단계로 2030년 초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동서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이 각각 1GW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하여 약 3GW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2단계로 호남 지역에서 용인 클러스터로 연결되는 장거리 송전선로를 건설하여 전력 공수에 나선다. 3단계로 2044년 이후 추가로 필요한 전력량에 대해서는 향후 보강되고 변화하는 전력 계통망 및 전력기술의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1단계로 2027년 팹 가동을 위해 신안성변전소에서부터 동용인변전소로 연결되는 송전선로를 구축하여 약 3G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2단계로 추가 공급을 위해 동해안 지역에서 용인으로 연결되는 송전선로를 건설하고, 산단 내 변전소를 신설하여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자료 4.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방식]

출처 : 전국매일신문

호남과 동해안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대규모 전력을 수송하는 공용망 송전선로의 구축 비용은 한국전력이 부담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3조7000억원 규모의 송전망 구축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다. 그러나 반도체 클러스터로 연결되는 전용 송전망의 비용은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막대한 전기요금에 송전망 구축 비용까지 부담할 수 없다며 난색을 보여왔다. 최근 정부와 기업 간 협상이 타결되면서 전력공급 문제가 해소됐다. 협의에 따라 공용망에서 클러스터까지 연결되는 송전선로 및 산업단지 내 변전소 건설에 국가산단(1단계)과 일반산단(1·2단계) 총사업비 2조4000억원 중 공공이 30%(약 7000억원), 민간이 70%(약 1조7000억원) 가량을 부담하기로 했다.

[자료 5. 전선 지중화 공사 현장]

출처 : 경인일보

또한 2023년 11월 27일 정부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였다. 이 방안에 따라 정부는 1조8000억원 규모의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을 상당 부분 지원하기로 했다. 송전선로는 전기를 전달하는 통신선으로, 지중화는 이를 공중에 연결하지 않고 땅속에 묻는 방식을 의미한다.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송전 인프라 사업비 3조원 중 지중화 비용이 1조8000억원으로, 약 60%를 차지한다. 그동안 공장 가동을 위해 설치되는 송전탑은 주거 환경 저해와 자연 경관 훼손 등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많이 받아왔으며, 송전선로 지중화 작업은 이러한 갈등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기대된다.

 

환경·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자료 6. 신규 저전력 펌프]

출처 : SK hynix NEWSROOM

온실가스 배출량은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이다. 반도체 산업은 전력 소비가 많아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10GW 규모의 전력이 필요한 상황으로,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의 예측에 따르면 용인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3,377만 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에 평가가 완료된 공정에 대해 신규 저전력 펌프를 도입할 계획이다. 2024년 3분기부터 진행되는 식각공정 신규 투자에는 저전력 펌프를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펌프 용량을 줄여 저전력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화를 목표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며, DX 부문은 2030년까지 Scope 1·2 배출 감축에 집중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전체 전환율은 93.4%에 달한다. 이처럼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는 여전히 매우 크다. 따라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화 전략과 저전력 공정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이 중요하다.

[자료 7. 주요 전력망 건설 지연 사례]

출처 : 매일경제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주민의 반대와 인허가 지체 등으로 인한 송전망 건설 지연이다. 송전망 건설은 예상보다 미뤄지는 경우가 많아 산업단지 건설 상황에 맞춰 전력을 공급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023년 11월 기준으로 송변전설비 건설 사업 총 31건 중 정상 진행된 것은 단 5건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여주 가남읍·점동면 주민들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용으로 추진 중인 신원주~동용인 송전선로 건설에 대해 환경 훼손과 전자파 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회는 2024년 2월 2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에너지 3법(전력망 확충법, 고준위 방폐장법, 해상풍력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에너지 3법의 시행에 맞춰 관계부처 협의,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하위법령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력망 확충법이 시행되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전력 사용량이 큰 국가 첨단 산업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가 개선된다. 법안에 따르면 사업 단위별 송전 설비 입지 결정 시한이 2년으로 제한돼 신속한 투자와 집행이 요구된다. 예산과 기금을 건설 비용과 지역 주민 보상에 활용하는 내용도 담겨,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전력 인프라 구축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화, 지역 사회와의 상생 방안을 아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은 고도화될수록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는 만큼, 저전력 공정 기술과 고효율 장비 도입을 통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전력 사용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해 저탄소 전력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 본 클러스터는 10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 만큼, 태양광, 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원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도입해야 한다. 

더불어,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미국에선 비영리기관인 Citizens Energy Corporation이 유틸리티와 협력해 송전망을 건설하고 송전망 운영 수익을 지역 내 저소득층 지원금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영국의 National Grid는 전자파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해 전자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송전망 건설로 인한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보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통해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앞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제적 성장을 넘어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모두 고려한 지속가능한 국가시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민관의 긴밀한 협력과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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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전기의 필요성

1) 김지성,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 10GW·용수 133만 톤 공급”, SBSNEWS, 2024.11.27,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888900&plink=ORI&cooper=NAVER

2) 김형욱,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대책 밑그림 완성…송전망 등 난제 풀까”, 이데일리, 2023.09.13,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30006635739792&mediaCodeNo=257&OutLnkChk=Y

3) 삼성전자, "A Journey Towards a Sustainable Future",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4

4) 이성관, “용인특례시, '반도체클러스터+국가산단' 거대 반도체 생태계 밑그림”, 중부일보, 2025.02.26, https://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685734

5) 이윤주, “데이터센터가 전기먹는 하마? 한국서는 반도체 공장이 더 많이 빨아들인다”, 한국일보, 2024.09.20,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80620180000838?did=NA

6) 이윤주, “K칩스법 통과에 재계 "산업계 숨통...반도체특별법도 조속 논의해야"”, 한국일보, 2025.02.27,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717470005573?did=NA

7) SK hynix, Sustainability Report, 2024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방안

1) 김지성,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 10GW·용수 133만 톤 공급”, SBSNEWS, 2024.11.27,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888900&plink=ORI&cooper=NAVER

2) 백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암초'...송전선 지중화 예산 9000억 '구멍'”, 뉴스핌, 2024.12.05,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41205000704

3) 윤상호, “'정부, K-반도체 위기 탈출 돕는다…용인 클러스터 전력망 지중화 지원”, 테크M, 2024.11.27, 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132810

4) 이신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용수 공급 속도낸다”, 전국매일신문, 2024.11.27, https://www.jeonma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6369

환경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1) 강현창, “[메가클러스터의 明과 暗]② TSMC 생태계 넘어서야 하는데…공급망 자립률 낙제점”, 에너지경제, 2024.11.21, https://www.ekn.kr/web/view.php?key=20241121020074427

2) 안소현, “AI·반도체 전력공급 `숨통`… 전력망확충법 `9부능선`”, 디지털타임스, 2025.02.17, https://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5021802100358074001&ref=naver

3) 유진동, “여주 주민들, 신원주~동용인 ‘송전탑 반대’”, 경기일보, 2025.02.26,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226580241

4) 유현지, “반도체의 핵심은 전력”,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24.07.01,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93

5) 이혜민, “[살맛나는 세상 이야기] 삼성전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다”, 메트로신문, 2025.02.17,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50217500611

6) 최유빈, “국회 본회의 문턱 넘은 '에너지 3법'… '첨단산업 전력난' 해결 첫 발”, MoneyS, 2025.02.27, https://www.moneys.co.kr/article/2025022715393580837

7) “[넷제로 2050] SK하이닉스, 저전력 펌프 도입해 탄소배출 저감 나선다…“넷제로 위해 또 한 번 도약할 것””, SK hynix NEWSROOM, 2024.12.18,
https://news.skhynix.co.kr/post/low-power-pump-2024

지속가능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해

1) 이성재, “해외 전력 인프라의 갈등관리 관련 주요 사례 조사”, 전기저널, 2023.05.16, http://www.keaj.kr/news/articleView.html?idxno=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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