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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만 하는 중국發 배터리

by R.E.F. 25기 백선우 2025. 5. 26.

넘어야만 하는 중국發 배터리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백선우

 

중국과 한국의 격차

세계 배터리 시장의 저울추는 중국 쪽으로 기울어 있다. SNE리서치가 집계한 2025년 1∼3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221.8 GWh 가운데 CATL이 84.9 GWh(38.3 %), BYD가 37.0 GWh(16.7 %)를 차지해 두 업체만으로 과반을 넘겼다. 같은 기간 한국 3사의 합계 점유율은 18.7 %에 불과했다. 규모와 속도, 그리고 터무니없이 낮은 단가 중국산 LFP 팩은 kWh 당 100달러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 격차를 벌린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CATL·BYD가 광산부터 완성차까지 묶은 수직통합 체제를 갖춘 반면 한국 기업은 여전히 ‘소재 의존‑셀 전문’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격차의 실체를 보여 준다.

[자료 1. 연간 중국發 배터리 생산량 및 예측량]

출처 : SNE 리서치

 

중국 품질 리스크

중국 배터리의 빠른 질주는 동시에 ‘리스크’라는 그늘을 드리운다. 2024년 하반기 이후 중국 지방정부가 지하주차장 내 EV 주차를 제한하고 90% 이상 충전 차량의 진입을 금지한 사례가 확산하면서, 안전성 논란은 중국산 배터리 전체로 번졌다. 같은 해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베이징 AQR 시상식에서 품질 1위를 기록한 것은 ‘고가이지만 안전한 한국 배터리’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품질 우려와 더불어 지정학 리스크도 크다. 2025년 5월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를 포함한 자동차 부품에 25 % 관세를 부과했고, 트럼프 2.0 행정부는 관세율 추가 인상과 IRA 세제 혜택 축소까지 시사했다. 완성차 업계가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한국 배터리를 ‘보험’처럼 확보하려는 이유다.

 

배터리계 게임 체인저

국내 산업계는 정부와 함께 ‘K‑배터리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2030년까지 R&D 19조 5,000억 원, 설비투자 30조 5,000억 원 등 총 50조 원 이상을 쏟아붓는 로드맵을 가동 중이다.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핵심 광물 비축과 조기경보 체계를 법제화했고, 민관 합작으로 1만 6,000명의 전문 인력도 길러내기로 했다. 업스트림 확장은 이미 시작됐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살데비다 염호 2단계 설비를 가동해 연 10만 톤 체제에 근접했고, 광양에는 리튬·니켈 정제 허브를 구축해 ‘국적 광물’ 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술 혁신도 속도를 낸다. 삼성SDI는 울산 공장에 전고체 배터리 준양산 라인을 착공해 2027년 상용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NCM 양극과 황화물계 전해질을 결합해 리터당 900Wh 수준의 에너지밀도와 10분 내 급속충전을 구현할 수 있다. 같은 회사는 4680·4695 ‘46시리즈’ 원통형 셀을 시험 생산하며 테슬라·리비안과 공급 협상을 진행한다. SK온은 단층 양극 구조를 재설계한 ‘SF+’ 플랫폼으로 15분 내 80% 충전을 실증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LFP·LMFP 계열을 북미 합작공장에서 본격 양산해 가격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후방 가치사슬에서도 변화가 이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재활용 1위 기업 Derichebourg와 손잡고 2027년 연 2만 톤 규모 폐배터리 전처리 시설을 가동한다. 정부‑지자체‑업계가 함께 착공한 ‘BaaS 시험검증센터’는 사용 후 배터리의 상태 평가와 재사용(ESS) 인증을 담당해 배터리를 ‘제품’에서 ‘서비스’로 전환하려는 산업 생태계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중국 배터리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

결국 한국 배터리 산업이 넘어야 할 다섯 개의 고개는 뚜렷하다. ▲가격·규모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품질·안전 프리미엄 구축 ▲미·EU 통상환경 변화에 맞춘 현지 생산·자원 내재화 ▲전고체·46시리즈 등 차세대 폼팩터의 조기 상용화 ▲광산‑정제‑셀을 잇는 수직 계열화 ▲재사용‑재활용 기반의 서비스 모델 확보가 그것이다. 속도가 관건이다. 기술 상용화와 공급망 다변화가 2027년 안에 안착한다면, 한국은 ‘저가 중국산 vs. 고부가 한국산’이라는 새 게임의 규칙을 설계할 수 있다. 반대로 지연된다면 저가‑LFP 홍수 속에 프리미엄 시장마저 잠식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거대한 격차를 인정하되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적 실행이야말로, K‑배터리가 중국發 장벽을 넘어설 유일한 해법이다.


배터리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압도적 세계 1위 배터리, CATL", 25기 백선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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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터리 여권: 지속가능한 배터리 산업을 위한 열쇠", 27기 천혜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741

 

배터리 여권: 지속 가능한 배터리 산업을 위한 열쇠

배터리 여권: 지속 가능한 배터리 산업을 위한 열쇠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천혜원  배터리 여권과 배터리 산업의 지속 가능성 전기차와 ESS의 확산으로 배터리 산업이 급격히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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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중국과 한국의 격차]

1) 김보경, "美, 車부품에도 25% 관세 부과…"타격 있겠지만 최악은 아냐", 연합뉴스, 2025.05.03, https://www.yna.co.kr/view/AKR20250503029500003

2) SNE리서치, "2025년 1~3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221.8GWh, 전년 동기 대비 38.8% 성장", 2025.05.07, https://www.sneresearch.com/kr/insight/release_view/419

[중국 품질 리스크]

1) 강미선, "90% 충전율 제한…전기차 포비아 만드는 과도한 규제", 한국경제TV, 2024.08.22,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408220148

2) 오현우, "LG엔솔, 中서 배터리 품질 1위", 한국경제TV, 2024.09.27,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92731671

[배터리계 게임 체인저 ]

1) 김지웅, "SK온, 인터배터리서 급속충전 신기술 전시", 전자신문, 2024‑03‑03, https://m.etnews.com/20240303000036?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OO3M6NzoiZm9yd2FyZCI7czoxMzoid2ViIHRvIG1vYmlsZSI7fQ%3D%3D

2) 박성현, "산처럼 쌓인 리튬원광...포스코 추출기술 만나 빛 발하다", 서울경제, 2018.03.29, https://www.sedaily.com/NewsView/1S7DMNAOJA

3) 박태준, "삼성SDI, 울산에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 추진", 전자신문, 2025.03.18, https://www.etnews.com/20250318000281

[한국이 중국 배터리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

1) 손경식, "2030 이차전지 시장 세계 1위 목표…민관 배터리 동맹 출범", 연합뉴스, 2022.11.01, https://www.yna.co.kr/view/AKR202211011145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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