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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태양광-태양열

도로 옆 공간을 에너지로, 방음벽 태양광

by R.E.F. 26기 김대건 2025. 5. 26.

도로 옆 공간을 에너지로, 방음벽 태양광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6기 김대건, 27기 홍민서

 

차세대 태양광 솔루션, 방음벽 태양광

[자료 1. 한화큐셀 방음벽 태양광 모듈]

출처 : ⓒ26기 김대건

지난 2025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는 다양한 고효율 태양광 솔루션에 힘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은 고속도로와 철도 옆에 세워진 방음벽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사례였다.

부지가 협소하고 도로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방음벽을 태양광으로 활용하는 발상은 흥미를 자아냈다. 한화큐셀, 한솔테크닉스, 신성이엔지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방음벽 태양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걸 확인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조만간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었다. 

 

방음벽 태양광이 필요한 이유

그동안 전국 곳곳에 설치된 방음벽 중 상당수는 설치된 지 20년 이상이 지나 노후화 문제가 점차 심화가 되고 있다. 일부 방음벽은 방음 기능이 저하되었을 뿐만 아니라, 투명 소재를 활용한 방음벽에서는 조류 충돌 사고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처럼 기능이 저하되거나 환경적 논란을 일으키는 방음벽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는 없을까?

[자료 2. 태양광 방음벽 사진]

출처 : 메리츠컴퍼니

방음벽 태양광은 도로, 철도,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설치하는 방음벽에 태양광 모듈을 결합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소음 저감과 신재생에너지 생산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특히 별도의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 기존 도로망을 따라 수직으로 설치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과 경제성 면에서 뛰어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방음벽 태양광의 구조적 특징

방음벽 태양광은 고속도로 및 일반도로의 방음벽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방음 기능까지 잃지 않는다. 이를 어떻게 구현해 수 있을까?

[자료 3. 방음벽 태양광 구조도]

출처 : 인더스트리뉴스

기존 방음벽은 소리를 흡수하는 '흡음재'와 소리를 차단하는 '차음재' 둘 중 하나만 사용했다. 방음벽이 투명하거나 울퉁불퉁한 재질로 된 방음벽의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각각 차음재와 흡음재를 사용한 방음벽이다.

이와 달리 태양광 방음벽은 차음재 역할을 하는 PV(Photovoltaic) 패널과 그 안에 단열재 역할을 하는 흡음재가 들어있다. 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기존 대비 방음이 오히려 약 15% 향상된다.

 

효율 걱정은 기우일까

 

[자료 4. 태양광 패널의 양면수광과 단면수광 차이]

자료 : 메리츠컴퍼니

방음벽 태양광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수직에 가까운 설치 각도에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태양광 설비는 남향으로 약 30도 기울여 설치되고, 이는 하루 중 일사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방식이다. 반면 방음벽은 구조상 대부분 수직에 가깝게 설치되기 때문에, "과연 발전 효율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방음벽 태양광에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기술이 적용돼 있다. 바로 '양면수광'이 가능한 태양광 패널이다. 양면수광 패널은 앞면뿐만 아니라 뒷면에서도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이다. 이는 단면수광 패널에 비해 다양한 각도에서 들어오는 빛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단면수광 패널은 햇빛이 정면에서 들어올 때만 높은 발전 효율을 보이는 반면, 양면수광 패널은 어느 방향에서 빛이 들어와도 발전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도로의 아스팔트나 방음벽 자체에서 반사되는 햇빛까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직 설치 조건에서도 높은 발전량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실험에서는 동일 조건에서 양면수광 패널이 단면 패널보다 약 30% 이상 높은 발전량을 기록한 바 있다. 가격은 다소 비쌀 수 있으나 공간 제약이 큰 도심지나 방음벽처럼 수직 설치가 불가피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가성비 높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방음벽 태양광 설치 사례 및 관련 정책 현황

방음벽 태양광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도입된 사례가 있다. 스위스에서는 1989년 세계 최초로 고속도로 방음벽에 태양광을 설치했고, 100KW 용량의 방음벽 태양광을 운영하며 연간 100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도 바이에른 지역의 지방도로, 고속도로 등에 방음벽 태양광을 설치했으며,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 철도에도 태양광 방음벽 설치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다.

[자료 5.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 설치된 태양광 방음벽]

출처 : AI타임즈

한국에서도 지난 2017년, 영등포 자원순환센터에 방음벽 형태로 143m 구간에 54장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양면 패널을 적용한 사례로, 연간 1만6600KWh의 전력을 생산해 연간 전기 사용료를 약 150만원 절감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지하철 방음벽(상록수역), 학교 옆 고속도로의 방음터널(영동 고속도로 광동구간)과 같은 형태의 방음벽 태양광도 존재한다.

[자료 6. 영등포 자원순환센터의 방음벽 태양광]

출처 : 녹색연합

방음벽 태양광 설치를 제약하는 특별한 정책적 요인이 없다는 점은 이와 같은 도로 유휴부지 활용 가능성과 기대를 크게 높이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공공 주체의 경우 공공도로 등 공공 소유 유휴부지에, 민간 주체의 경우 민간 소유 공간 등 입체적 도로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 점용허가를 받아 태양광 시설을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다.

 

차세대 미래 태양광으로서의 방음벽 태양광

태양광 설치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은 바로 부지 확보 문제이다. 특히 태양광 설치 역시 에너지 ‘개발’ 사업으로 개발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런데 방음벽 태양광의 경우, 이미 한 차례 개발된 도로 등의 부지를 활용함으로써 추가적인 환경 훼손을 줄이며 효과적으로 부지를 확보하고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 설치 과정에서 주민의 반대 등 사회적 갈등도 최소화하며 기존 태양광 설치 사례들에 비해 주민수용성 문제 또한 원활하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2025년까지 고속도로 전략을 태양광과 연료전지로 충당해  ‘에너지 자립 도로’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 고속도로 상황 분석에 의하면, 전체 고속도로 구간 4,848km(2023년 기준) 중 터널과 교량 연장(총 54% 구간), 음영 구간 등을 제외하고 1km당 방음벽 태양광을 2단 형태로 약 260KW의 설비를 구축하면, 이러한 목표를 훨씬 상회하는 태양광 사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7. 태양광 설비]

출처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방음벽 태양광은 주변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부지확보 용이성과 주민수용성까지 높여 ‘차세대 미래 태양광’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녹색연합 등은 현재까지 방음벽 태양광과 같이 도로와 철도의 유휴부지 활용 사업을 촉진하는 제도가 부재하다는 제도적 공백을 한계로 지적하기도 한다. 

태양광 발전 사업자와 국가의 협력을 통한 방음벽 태양광 설치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를 위한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휴부지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태양에너지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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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방음벽 태양광이 필요한 이유] 

1) 박한나, 배윤신, "서울시 도로소음 저감대책 개선방안", 서울연구원, 8, 2017.12.31

[방음벽 태양광의 구조적 특징]

1) 권선형,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전기와 열 동시에 만드는 다기능성 PVT 기술 개발 ", 인더스트리뉴스, 2022.01.18,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968

[효율 걱정은 기우일까]

1) 메리츠컴퍼니, "태양광 방음시설', https://www.merits.co.kr/default/mp3/mp3_sub1.php?sub=01

2) 문광주, "수직형 동서 양면 태양광 모듈의 효율",  더사이언스플러스, 2022.07.25, https://m.thescienceplus.com/news/newsview.php?ncode=1065580938082564

3) 정찬호, 이진운, 장용준, 김주현, 유홍선, 이성혁, "철도 방음벽의 형상에 따른 태양복사 에너지 흡수 특성 연구", 한국액체미립화학회지, 18, 4, 209-214, 2013

[국내 방음벽 태양광 설치 사례 및 관련 정채 현황]

1) 김태용, "리투아니아, 태양광 방음벽 시범 프로젝트 진행", AI타임스, 2024.07.03,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1243 

2) 임성희, "가장 쉬운 에너지 전환... 도로를 친환경 발전소로". 프레시안, 2022.03.25,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32510171613517 

[차세대 미래 태양광으로서의 방음벽 태양광]

1) 강한들, "전국 고속도로·철도에 태양광 설치시 서울 주택 전력사용량의 45% 생산 가능", 경향신문, 2022.06.23, https://www.khan.co.kr/article/202206231435001 

2) 국토교통부, 고속도로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 ‘에너지 자립 고속도로’ 로 탄소중립 실현 선도한다, 2021.04.08,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445464 

3) 임성희, "가장 쉬운 에너지 전환... 도로를 친환경 발전소로". 프레시안, 2022.03.25,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3251017161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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