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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리포트: 신재생에너지 100%로의 전환, 가능하다

by S.F. 단장 장익성 2012. 10. 21.








본 기사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Mark Z. Jacobson 교수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Mark A. Delucchi 교수가 Scientific American지에 2009 11월 기고한 <A Path to Sustainable Energy by 2030>의 번역본입니다. 원문 기사 등의 자세한 정보는 글 말미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대학생 태양에너지 기자단과Jacobson 교수의 인터뷰가 금년 12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보다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릴 계획이니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9 12, 전 세계 리더들이 코펜하겐에 모인다. 다가올 수 십 년간의 가스 감축량을 정하기 위함이다. 그 온실 가스 감축을 이뤄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이뤄내는 것이다. 만약 인류의 지도자들이 이런 전환이 가능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면, 이들은 아마 하나의 역사적인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2008, 미국의 전임 부통령이었던 엘 고어는 10년 안에 미국의 전력을 100% 청정에너지로 공급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였다. 이 글의 두 저자는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보다 더 큰 도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그것은 빠르면 2030년까지 어떻게 전 세계의 에너지를 100% 풍력, 수력, 그리고 태양력을 통해 공급할 수 있을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그 계획이 바로 이 글에 요약되어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과제의 여러 조각을 연구하며 오늘날까지 왔다. 그리고 2009, 스탠포드 대학교는 각 에너지원이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상수도, 토지 이용, 야생 생태계, 그리고 그 외 기타 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순서를 매겼다. 그 중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에너지 원이 바로 풍력, 태양력, 지력, 조력, 그리고 수력 발전이었다. 이들 모두가 바람(Wind), (Water), 그리고 태양(Sunlight)에 의해 생겨나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을 WWS라고 부른다. 핵발전, 에탄올, 석유, 천연가스, 그리고 탄소포집기술을 적용한 석탄발전은 모두다 우열한 옵션이었다. 또한 그 연구에 의하면, WWS에 의해 충전된 전기자동차와 수소연료 자동차가 인류의 운송 활동에 의한 환경 오염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계획, 즉 전 세계 에너지를 100% WWS 에너지 원으로 공급하는 계획은 수백만 기의 풍력발전기, 양수기, 그리고 태양력 발전기를 필요로 한다. 이 숫자가 엄청난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전에도 엄청난 전환들을 많이 이루어왔다. 2차 세계대전기간 동안 미국은 자동차 공장들을 개조하여 30만대의 항공기를 생산해 낼 수 있었고, 그 외 다른 나라들은 48,600대 이상을 생산해냈다. 또한 1956, 미국은 주()와 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시스템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35년 뒤, 그것은 4,700 마일로 확대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미국을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전 세계의 에너지 시스템을 개조한다는 것이 실현 가능한 일일까? 20년 안에 이런 계획을 달성해 낼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우리가 앞으로 채택하게 될 기술, 이에 필요한 재료들의 풍부함, 그리고 정치경제적 요소들에 달려있다.

 

청정에너지 만이 고려되었다.

우리의 계획에는 오늘날 대규모로 발전이 가능하거나, 그에 근접한 기술 만을 포함시켰다. 따라서 향후 20년이나 30년 후에나 가능할 기술은 제외되었다. 또한 우리가 구상하는 미래의 에너지 시스템이 친환경적인 시스템이 되어야 하기에, 우리는 유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기술만을 고려했다. 이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량이 전체 건설, 운영, 사후처리의 과정에 있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에탄올의 경우, 기관 내에서 연소될 때 배출되는 환경오염 물질의 치사량이 거의 가솔린에 맞먹는다. 핵발전의 경우 원자로의 건설과 우라늄 정제 및 운송을 고려할 경우 풍력 발전보다 25배나 많은 이산화 탄소를 배출시킨다. 또한 탄소 포집 및 격리 기술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는 있지만, 그 포집과 저장 과정에서 대기 오염을 증가시키고, 석탄의 채집·운송·가공 과정에서의 모든 해로운 요소들을 증대시킨다. 따라서 위에 언급된 모든 기술들은 제외되었으며, 그 외에 테러의 위험이나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기술들 역시 제외됐다.

 

우리의 계획상에서 WWS는 난방과 운송을 위한 전기를 공급할 것이다. 우리의 추정에 따르면, 오븐과 스토브 같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모든 열이용이 전기 시스템으로 교체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화석연료 기반의 운송수단 역시 전기와 수소 연료 자동차로 교체될 수 있다. WWS로 생산된 전기를 통해 생산된 수소는, 수소 연료로도 이용될 것이며 항공기와 다른 산업에서도 사용될 것이다.

 

청정에너지 자원은 풍부하다.

미국 에너지 정보 관리국(The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의 순간 최대 에너지 소비량은 12.5TW이다. 이 기관은 전 세계 인구가 늘어나고 생활 수준이 향상 됨에 따라, 2030년이면 전 세계가 16.9TW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이고 에너지 구성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화석 연료에 의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만큼의 에너지를 화석연료나 바이오매스 연소 없이 모두 WWS를 공급하게 된다면, 우리는 엄청난 양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겨우 11.5TW수준일 것이다. 이런 절감이 가능한 것은 전기화(Electrification), WWS를 통해 전기를 바로 생산해서 사용하는 것이 화석연료를 통해 열을 생산해내고 다시 전기로 바꾸거나 다른 동력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솔린에 함유된 전체 에너지 중 겨우 17~20%만이 자동차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에 사용된다. 그 나머지는 모두 열로 손실된다. 반면 전기차의 동력으로 사용되는 전기의 경우 75~86%가 실제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에 사용된다.

 

만일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16.9TW까지 증가한다 하더라도, WWS는 이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연구 팀을 비롯한 다른 팀들의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에 풍력 에너지 자원만 해도 1,700TW에 이른다. 물론 먼 바다, 높은 산, 그리고 보호된 지역에 존재하는 바람과 태양에너지 자원은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이용 불가능한 지역들과 에너지량이 사용하기에 비효율 적일 만큼 적은 지역들을 제외한다고 해도, 우리는 아직도 40TW에서 80TW 이르는 풍력 에너지 자원과 580TW에 이르는 태양에너지 원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미래 인류가 사용할 에너지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 풍력으로부터 겨우0.02TW, 그리고 태양에너지로부터 0.008TW의 에너지만을 이용하고 있다. , 이 에너지원들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풍력과 태양력을 제외한 다른 WWS 에너지들의 경우 조금씩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파력발전의 경우, 다른 WWS 에너지 원이 생산량을 극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것과 달리, 현실적으로 가까운 해안에 지역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 또 지열 에너지는 대부분의 에너지 자원들이 너무 깊은 곳에 존재하여 개발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다. 수력발전은 현재 다른 WWS 에너지 원들을 앞지른 상태이지만, 사용 가능한 지역들은 이미 대부분 사용 중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력과 태양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WWS에너지 원들은 보다 다양한 가능성들을 열어줄 것이다.

 

향후 계획: 발전소(Power Plants)가 필요하다.

충분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분명히 존재한다지만, 어떻게 우리가 이 에너지들을 통해 11.5TW에 이르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전환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우리 연구팀은 여러 WWS에너지 기술들을 조합해왔다. 이 기술들 중에서도 풍력과 태양력이 특히 중요하게 사용될 것이다. 그 외에 9% 가량의 에너지 수요는 이미 성숙된 수력발전관련 기술들이 충당할 수 있다.

 

풍력에너지는 전체 수요의 51%를 담당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5MW급의 대형 풍력 발전기가 380만대 더 설치되어야 한다. 엄청난 양 같지만, 인류의 제조업 능력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전 세계는 7300만대의 자동차와 트럭을 매년 생산해 내고 있다. 그 나머지 40%는 태양광과 태양열 에너지를 통해 공급된다. 이를 위해 300MW 급의 태양광 혹은 태양열 발전소가 89,000기 설치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중 30%의 태양광 에너지는 가정과 상업빌딩 지붕 위에 설치된 패널들로부터 공급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에너지 구성 계획은 전 세계적으로 900대의 수력발전소를 필요로 하며, 이 중 70%는 이미 가동 중에 있다.

 

풍력에너지의 경우 현재 겨우 0.8%만이 이용 중에 있다. 우리가 계획한 380만 대의 풍력발전기는 50km2의 면적을 필요로 한다. 이는 맨하튼보다도 작은 면적이다. 이 발전기들 사이에 필요한 면적까지 모두 계산 되어도, 이들은 전체 지구 면적의 1%만을 차지할 뿐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 발전기들 중간에 비는 면적은 농업이나 축산업에 사용될 수도 있고, 사용하지 않는 해역이나 육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지붕에 설치 되지 않은 나머지 태양광과 태양열 발전기의 경우도 전체 지구 면적의 0.33%만을 차지할 것이다. 이렇게 대규모로 발전기들을 설치하는 것은 기존의 발전 시스템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긴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화석연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2030년까지의 16.9TW의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13,000기의 신규 화석발전소가 건설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 발전소들이 더 많은 땅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이들에 화석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채굴에 사용 되야 하는 지역까지 고려한다면 그 규모는 훨씬 더 넓어질 것이다.

 

자재 공급의 문제

WWS 인프라의 규모 자체는 문제가 안 되지만, 이 발전 기술에 필요한 몇몇 자재들은 희귀성 문제와 가격 조작에 노출될 위험을 안고 있다. 수 백만기의 풍력 발전기 생산에 필요한 콘크리트와 강철은 충분할 뿐만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하다. 문제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재료는 아마도 풍력발전기 기어박스에 들어가는 네오디미움과 같은 희토류 금속일 것이다. 이 금속 재료들의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저가 원재료들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미국 같은 나라의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극동의 금속물질에 대한 의존으로 전환되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풍력발전 기술이 기어박스 없이 작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태양광 셀의 경우 비정질 이나 결정질 실리콘, 카드뮴 텔루르화합물, 혹은 구리인듐셀렌황화물과 같은 물질들에 의존한다. 텔루드황화물과 인듐의 제한적인 공급량이 특정 종류의 박막태양전지의 가능성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전체 태양광 발전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대규모 태양전지 제조는 셀 생산에 필요한 은의 공급량에 의해 제한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은 함유량을 줄이는 기술이 개발되어 감에 따라 해결될 것이다. 또한 오래된 태양전지의 부품들을 재활용 하는 것 역시 자재공급에서 오는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수백 만대의 전기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것에 있어서는 3가지 재료들이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전기 모터에 사용되는 희토류 금속, 리튬이온 전지에 들어가는 리튬, 그리고 연료 전지에 들어가는 백금이 그것이다. 전 세계 리튬 비축량의 절반 이상이 볼리비아와 칠레에 있다. 이런 지역 편중이 수요의 급격한 증가와 맞물릴 경우, 그 가격이 급속도로 오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Meridian International Research에 의해 제기된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채취할 만한 가치가 있는 리튬이 전 세계적으로 전기 자동차 경제를 일으키는 데에 필요한 만큼 존재하지 않는다. 전지의 재활용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지라도, 이를 위해서는 이 전지들이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만들어져야만 한다. 백금의 장기적인 사용 역시 재활용에 달려 있다. 현재의 연료 자동차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만큼의 백금이 계속 사용 되야 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이용 가능한 백금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은 약 100년간 연간 2000만 대 수준이다.

 

안정성(Reliability)을 확보하기 위한 에너지 구성(Smart Energy Mix)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는 최소한 기존 인프라 수준의 안정성을 갖추어 에너지를 수요에 맞게 공급해야 할 것이다. 이에 있어 고무적인 사실은, WWS 기술들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에너지 원들보다 고장시간이 더 적다는 점이다. 평균적인 미국의 석탄 발전소는 1년의 12.5%를 계획되었거나 혹은 그렇지 못한 유지보수 때문에 작동을 멈춘 체로 보낸다. 그에 비하여 최근의 풍력 발전기들은 육상의 경우 1년의 2% 이하, 그리고 해상의 경우 5% 이하의 고장 시간을 갖는다. 태양광 역시 2% 이하이다. 뿐만 아니라 풍력, 태양력, 그리고 파력 에너지 발전 장치가 고장 났을 경우, 그 문제는 보통 문제가 발생된 그 한 기의 발전장치나 그보다 좀 더 큰 규모에 그친다. 하지만 석탄, 천연가스, 그리고 원자력 발전 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발전량 손실이 막대하다.

 

WWS 기술의 주된 문제는 일정한 지역에 바람이 언제나 불지 않으며 해가 언제나 비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간헐성의 문제는 에너지 원들을 적절히 조합함으로써 완화가 가능하다. 지열이나 파력 에너지의 경우 꾸준히 에너지가 생산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기저 부하를 확보할 수 있으며, 바람이 많이 부는 밤에는 풍력에 의존하고, 바람이 잦아든 낮에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수요는 빠른 시간 안에 작동을 개시하거나 멈출 수 있는 수력발전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발전 설비를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서 서로 연결하는 것(Interconnecting)이 중요하다. 이 경우, 160~300km 떨어진 풍력발전 단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현재 바람이 불지 않아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풍력단지로 송전함으로써 이 곳의 전기 수요를 상쇄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서 서로 분산되어 있는 발전 설비들이 서로를 보완해주고 뒷받침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 설치 된 전기 계량기를 통해 전기 자동차의 낮은 배터리 용량을 자동으로 채워주는 등, 전기의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해 질 것이다. 또한 에너지를 저장해 놓을 수 있는 설비들을 갖추어 놓는 것 역시 유용할 것이다.

 

특히 바람은 폭풍우처럼 보통 해가 들지 않는 날씨에 많이 불고, 해는 바람이 불지 않는 맑은 날 많이 비치기 때문에, 두 에너지 원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은 에너지 수요를 맞추는 것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열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기저 전력을, 그리고 수력은 그 외에 수요를 채우는 데에 이용될 수 있다.

 

석탄발전만큼 저렴한 WWS 에너지

지금까지 우리는 WWS 에너지 조합이 주거용, 상업용, 공업용 그리고 운송 분야의 에너지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그 다음 질문은 과연 이 에너지 원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현실성이 있는지가 될 것이다. 우리 연구팀은 각각의 에너지 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를 곳곳으로 전송하는 비용을 계산해내었다. 이 비용에는 연간 단위로 환산한 자본, 대지, 운영, 유지 보수, 에너지 저장 및 전송 설비에 대한 비용이 포함된다. 오늘날(2009 10월 기준) 풍력, 지열, 수력 발전의 비용은 모두 kWh 77(7센트, 2012 10 19일 환율 기준)이하이고 파력과 태양력 에너지는 이보다 더 비싸다. 하지만 2020년 이후면 풍력, 파력, 수력 발전의 비용이 kWh 44 (4센트)나 그 이하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기준으로 기존의 에너지 원을 이용한 미국의 평균적인 발전 및 송전 비용은 kWh 77(7센트)정도이다. 그리고 이것이 2020년이 되면 kWh 88(8센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풍력 발전의 경우 그 비용이 이미 석탄이나 천연가스 발전과 같거나 더 낮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는 풍력 발전의 비용이 그 어떤 에너지 원 보다 더 저렴할 것으로 전망 된다. 이러한 풍력 발전의 가격 경쟁력은 미국에서 지난 30년 간 새롭게 건설된 발전원 중 풍력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원이 될 수 있게끔 하였다. 이는 천연 가스와 석탄을 앞지르는 성적이다.

 

태양에너지는 현재 비교적 비싼 편에 속한다. 하지만 2020년대 초반이 되면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Vasilis Fthenakis of 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의 연구에 따르면, 10년안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단가는 kWh 110(10센트)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 비용에는 장거리 송전 비용과 야간 전기 이용을 위한 전기 저장 설비 비용까지도 포함된다. 또한 이 연구는 봄·여름·가을 동안 24시간 전기를 생산해 낼 만큼의 열 저장 설비를 갖춘 태양열발전의 단가 역시 kWh 110(10센트)나 그 이하로 예측하였다.

 

WWS 에너지 원에 의한 운송은 연료 전지와 전기 자동차가 담당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연구팀은 이 전기 자동차들과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제성과 비교하였다. 우리 연구팀의 Delucchi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Tim Lipman이 수행한 세부적인 연구에 따르면, 향상된 리튬이온이나 리켈 수소전지를 갖춘 전기 자동차를 대량생산할 경우 이 자동차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마일당 들어가는 비용은 배터리 교체 비용을 감안 하더라도 가솔린 자동차와 비슷하다. 이는 가솔린 3.79리터(1갤런) 2200(2달러)일 때를 기준으로 한다.

 

또한 화석연료의 외부 효과 비용(The externality costs), 즉 환경, 기후 그리고 인류의 건강에 끼치는 피해의 금전적인 가치를 고려할 경우, WWS 기술은 더욱 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전체적으로 20년간 WWS 시스템의 건설에 들어갈 비용은 송전 비용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11,030조원($100 trillion)이다. 하지만 이 비용은 정부나 소비자가 단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아니다. 이 비용은 바로 전기와 에너지를 팔아 다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금이다. 또한 다시 언급하자면, 기존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것 역시 수천 기의 신규 발전소들을 필요로 하며 이 비용 역시 1,103조원($10 trillion)에 이른다. 이때에 보건, 환경, 그리고 안보 문제 때문에 추가적으로 지출 될 수천 조원의 비용은 말할 것도 없다. WWS 계획은 인류가 낡고, 더럽고, 비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이 아닌 깨끗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갖출 수 잇도록 할 것이다.

 

결국은 의지의 차이

지금까지 분석에 근거하여, 우리 연구팀은 WWS에너지 원의 발전 비용이 기성 에너지 원과 경쟁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그 전까지 몇 몇 종류의 WWS 에너지 원의 발전 비용은 화석 발전보다 훨씬 비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WWS 에너지 원을 위한 보조금 정책과 탄소세의 도입이 당분간 필요할 것이다. WWS에너지 원의 발전 비용과 판매 비용의 차이를 상쇄시켜 주는 발전차액제도(FIT)는 이 새로운 기술들을 확산시킬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수단이다. Declining Clock Auction제도와 FIT제도의 연계 또한 동반 되어야 한다. 이 제도는 WWS 에너지 생산자 중 가장 낮은 값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람들에게 전력을 팔 권한을 주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발전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FIT제도는 여러 유럽국가들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시행되어 왔으며 독일에서는 태양에너지 발전량을 성공적으로 확대시켜왔다.

 

화석연료와 이 연료의 이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 역시 합당한 일이다. 최소한 현재 화석연료 에너지 원에 지원되고 있는 보조금들, 예를 들면 화석연료원 탐사와 추출에 대한 세금 혜택 같은 것은 분명히 철회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에너지원 간의 공정한 경쟁의 장이 조성될 것이다. 또한, 바이오 연료처럼 WWS 기술 보다 덜 바람직한 에너지 원의 이용을 촉진시키는 일 역시 중단 되어야만 한다. 이런 잘못된 정책들이 더 친환경적인 기술들의 도입을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정책을 입안하는 이들이 기성 에너지 산업으로부터의 로비를 뿌리쳐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송전 시스템에 대한 각 국가의 투자 의지가 필요하다. 풍력 자원이 풍부한The Great Plains나 태양력 자원이 풍부한 미국 남서쪽 사막지대로부터 에너지 소비가 집중되어 있는 도시들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뿐 만 아니라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서 에너지 수요가 절정에 달할 시점에 발전사업자와 소비자들이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규모 풍력, 수력, 태양력 발전 시스템은 전 세계의 에너지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당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후 문제와 대기 및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 해왔던 것처럼, 이를 위한 최대의 장애물은 기술이 아니라 정치이다. WWS 기술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주되, 발전 사업자들이 발전 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추어 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서 동시에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줄여야만 한다. 또한 스마트 그리드의 확산을 통해 에너지 생산 및 소비를 효율화 해야 한다. 각 국은 현명한 정책을 도입하여 앞으로 10년에서 15년 이내에 전체 에너지 수요의 25% 가량을, 향후 20년에서 30년 후에는 100% WWS 에너지 원으로 공급하는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강력한 정책적 추진이 뒷받침 된다면 이론적으로 이 기간 안에 모든 화석연료 발전 시설을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좀 더 점진적인 속도로 진행된다고 해도 40년에서 50년정도면 실현 가능할 것이다. 둘 중에 어떤 쪽으로 나아가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한 각국은 과학자들이 아닌 각 산업을 통해 WWS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나가야 할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전 세계 WWS 시스템이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능할 지가 불분명 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해 왔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리더들이 이 계획의 정치적 가능성을 확인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의미 있는 기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아마도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스탠포드 대학 Mark Z. Jacobson 교수 소개 페이지

http://www.stanford.edu/group/efmh/jacobson/

관련 자료 페이지:

http://www.stanford.edu/group/efmh/jacobson/Articles/I/susenergy2030.html

원 기사인 <A path to sustainable energy by 2030 (Scientific American, November 2009)>를 pdf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으며, 보다 상세한 내용이 담긴 보고서인 <Providing all global energy with wind, water and solar power Part I·II>도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2011년 10월 Energy Policy지에 실렸습니다.


S.F. 장익성 (iksung.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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