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이었던 ‘귀씽’
한때,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 중 하나였던 ‘귀씽’ 마을이 지구의 미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귀씽’ 마을의 약 2만 7천여 명의 주민들은 옥수수, 해바라기씨유와 더불어 목재 생산이 주 생계 수단이었고, 주변에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특별한 것들도 없었다. 이로 인해 마을은 매년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였고, 젊은이들은 도시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랬던 ‘귀씽’이 지금은 연 900만(약 120억 원)에 이르는 순수익을 기록하며 50개 이상의 기업의 유치를 통해 수많은 일자리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대체 시골 마을 ‘귀씽’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일자리가 없어 ‘귀씽’ 마을의 젊은이들이 타 도시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을 때, ‘귀씽’ 마을의 한 공무원은, 에너지 분야의 여러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화석연료로부터 100% 독립하여, 마을에서 필요한 에너지 모두를 마을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청사진을 작성하였고, 이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면서 현재의 ‘귀씽’ 마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진 1. 귀씽 마을의 풍경]
출처-http://www.ecointeligencia.com/2012/06/biomasa-colaborativa-en-gussing-austria
‘귀씽’ 마을에서 주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바이오 에너지다. 농촌이라는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업 자원을 이용한 바이오매스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과거에서부터 이어온 농업 활동 덕분에 원료 걱정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잉여 생산물을, 필요한 만큼만 이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무분별한 에너지 생산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는 그들의 원칙에 기반 된다.
[사진 2. 귀씽의 바이오 매스 생산 시설]
출처-http://www.repotec.at/index.php/ws-biomassekraftwerk-guessing.html
'귀씽' 마을의 변화는 정부의 주도하에서 변화되었다. 처음으로 마을에 설치된 에너지는, 목재를 이용한 원거리 지역난방 설비였다. 에너지 설비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사용을 줄여 예산을 절약하였고, 절약의 시작은 불필요한 가로등을 끄는 것과 같은 사소한 부분이었다. 이렇게 모인 시의 예산을 가지고 원거리 지역난방 설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마을에 재생 가능한 에너지 설비 시설들이 하나씩 설치되기 시작했고, 태양열을 활용하는 지역난방 시스템까지 완성되었다. 난방 시스템이 구축된 후에는 바이오디젤 설비를 제작하였는데, 바이오디젤 설비로 ‘귀씽’ 마을은 1995년 3MW에서 2008년 기준으로 총 40MW
현재 ‘귀씽’ 마을은 연간 에너지 구입을 위해 사용되던 3600만 유로(약 540억 원)의 지출을 지역 공동체 및 지역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지역적 에너지 생산구조를 통해 새로운 42개의 기업이 세워졌으며, 그에 따라 475개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였다. 초기에는 에너지 관련 일자리가 주로 있었다면, 현재는 목재, 식품, 호텔 등 다양한 범위의 일자리가 생기게 되었다. 이는 지역의 일자리가 주민들의 소비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서비스업 등의 새로운 일자리가 발생하는 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에코에너지 랜드(Eco-Energy Land)
‘귀씽’ 마을은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에코에너지 랜드(Eco-Energy Land) 지도를 따라 자전거를 타면 ‘귀씽’ 마을에서 어떻게 에너지를 생산해 지역주민들에게 공급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을마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귀씽’ 마을 사람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보다 쉽게 ‘귀씽’의 재생에너지에 대해 알 수 있다. 마치 보물 찾기를 하듯이 마을 어디에 상징물이 숨겨져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여행자들은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호텔에서 묵으며, ‘귀씽’ 마을에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화석연료를 거의 쓰지 않고 생활하게 된다.
‘귀씽’ 모델 확산을 위한 움직임
유럽 재생 가능 에너지센터는 ‘귀씽’ 모델 확산을 위해 설립된 센터이다. 이 센터는 유럽의 각 지자체 및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한다. 태양 학교를 통해 지역 에너지 자립 모델을 설계하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온실가스 없는 발전소 설계와 에너지 효율 개선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 재생 가능 에너지센터는 ‘귀씽’ 마을 시장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 온 에너지 전문가가 포진해 있어, 유럽 전역에서 ‘귀씽’ 마을의 성공사례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사진 3. 가난한 마을에서 이제는 미래사업의 중심,
오스트리아 귀씽마을에 위치한 유럽재생에너지센터의 전경]
출처-http://www.austriasites.com/guessing/energie.htm
에너지 고갈 위기에도,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에서도 자유로운 ‘귀씽’ 마을
‘귀씽’ 모델의 핵심은 지역에서 나는 에너지자원을 잘 활용했다는 점이다. 지역 에너지 자립을 이룩하기까지 지역 공무원, 교사, 과학자, 농민, 중앙정부 등 여러 사람들의 참여와 도움이 있었다. 시작 초기에는 지역 내 공공 에너지를 효율화하고 절약해서 생긴 예산과 중앙정부 지원 예산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 시설을 설치했지만, 지금은 이미 투자한 재생에너지 설비가 수익을 내고 있으며, 거기에 지자체, 중앙정부의 지원, 유럽연합 차원의 프로젝트를 결합해 매년 새로운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 실험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귀씽’ 모델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귀씽’ 마을의 사례를 분석해보면, 에너지 독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와 더불어 정의로운 전환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환경을 위한 일을 한다는 것이 현재의 사회구조에서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분명 언젠가는 이룩해야 할 에너지 독립. 하루빨리 전환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할 것이다.
[그림 1. '귀씽' 로고]
출처-http://gussingrenewable.com
‘귀씽’ 마을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http://gussingrenewable.com) 에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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