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rgy Tech Insight 2016
기후변화와 에너지 신산업
[사진1. ETI2016]
지난 8월 30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Energy Tech Insight 2016이 개최되었다. 2010년부터 이어져 온 본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이 주관하는 것으로,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에너지기술의 주요 이슈들을 논의하는 자리다. 30, 31일 동안 진행된 Energy Tech Insight 2016(이하 ETI2016)에서는 新기후체제(Post 2020)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R&D 동향 등 에너지 신산업을 전망하고, 정부와 민간의 청정에너지 기술 투자 방향성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에 대한 관심 제고와 에너지 기술혁신을 통한 비전을 제시했다.
[국제 에너지기구 협력 포럼]
본 행사에서는 개막식에 앞서 국제에너지기구 협력 포럼이 진행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에너지 기구로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대체에너지 기술개발 협력에 목표를 두고 있다.
[사진2.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사진3. 국제 에너지기구 협력 포럼]
포럼은 방기성 본부장(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개회사로 시작되었고, 뒤이어 장-프랑소아 갸네 에너지기술 정책국장(Jean-Francois Gagne, 국제에너지기구)의 기조연설이 진행되었다. 기조연설에서 갸네 국장은, 청정에너지 개발현황이 아직 목표를 만족하진 못하지만 에너지 효율성 증가와 같은 긍정적인 지표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러한 성과가 국가 간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기차 시장과 태양광발전 시장을 예시로 들며 청정에너지 시장의 빠른 성장에 주목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더 많은 서비스를 요구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 소비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내비췄다. 냉장고는 에너지 효율성이 증가함에 따라 전력 소모량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TV의 경우 다양한 스마트 기술이 접목되면서 오히려 전력 소모량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더 다양한 고품질 서비스를 요구하는 시장 트렌드를 거스를 순 없는 만큼,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시킨 제로에너지 빌딩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지만, 빌딩의 개별적 전력소비 감소는 큰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문제를 제시했다. 따라서 개별적인 전력소비 감축보다 도시 단위의 에너지 소비 계획(Urban Energy System)을 구축하여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갸네 국장의 기조연설 후, 이번 포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섯 명의 전문가가 발표 시간을 가졌다. 활동 전문가 발표는 총 6개의 분야로 나뉘어, 각 분야와 국제에너지기구 간의 협력과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전달하였다.
[사진4. 한국 발표 주제]
- 건물에너지
제로에너지빌딩을 비전으로 삼은 건물에너지 분야 발표에선, 갸네 국장의 연설과 같이 사회 전체적인 에너지 감축이 부족함을 문제점으로 삼았다. 따라서 공동체 규모의 방안(Community scale methods)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제로에너지빌딩 구축에만 해도 30~60%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는 경제적 문제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제로에너지빌딩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것은 국내시장 위주인 우리나라 건설업이 해외 건설시장으로 진출하는 데에 큰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 수요관리
수요관리 분야는 에너지효율시장(Energy Efficiency Market)에 집중하여 기술적인 개발보다는 정책적,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에너지 시장을 바라봤다. 에너지효율시장은 크게 디스플레이, 가전제품 등의 제품시장과, 공급에 관련된 서비스 시장으로 나뉜다. 현재 가장 투자와 시장규모가 큰 것은 제품시장 중에서도 건물 시장이며, 모든 시장은 에너지의 현명한 운용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수요관리 분야는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산업과의 연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한국은 에너지 자립 체계(Independent Micro-Grid)와 청정에너지 도시(Green Energy Town)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산업은 특히 동남아와 중남미에서 수요가 많아 해외시장 진입과 펀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태양광
태양광 분야 발표는 유럽이 주도하던 태양광 시장이 점차 탈유럽화 되어간다는 설명에서부터 시작했다. 이미 설비 체계가 구현되어가는 유럽보다 개발도상국 시장의 수요가 커짐에 따라 다양한 지역에서 태양광에너지 발전이 실현되고 있다. 또한 꾸준히 개선되는 태양광 발전의 가격경쟁력 덕분에 2050년에는 전 세계 발전의 16%가 태양에너지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계속되는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발전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긍정적인 지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태양전지와 모듈 개발의 소재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 고급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간 기술개발 협력과 정보 공유를 보다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막식]
[사진5. ETI 2016 개막식]
오프닝 영상과 함께 시작된 개막식은 황진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장병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제 2차관의 개회사와 축사로 이어졌다. 세 인사 모두 에너지신산업을 통해 저탄소 사회와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연설했다.
[사진6. ETI 2016 개막식 기조연설]
- 세 가지 질문
기조연설에서는 국제에너지기구 협력 포럼에서 연설했던 갸네 국장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2015년의 성과를 극찬했다. 2015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통해 국가와 기업의 수장들이 손을 잡았고, 경제성장과 탄소배출량은 비례한다는 중론에서 벗어나 탈동조화를 이뤄냈음을 강조했다. 그는 남은 목표를 위하여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들을 제시했다. 먼저 각 에너지산업마다 적절한 자원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에너지가 요구하는 지원의 규모와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지원은 지양하되, 기술성장에 맞는 자원을 분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에너지신산업에서 기술, 정책, 비즈니스 세 가지를 모두 이해하여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에너지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세 가지 질문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Where do we need to go (지향점)
2) where are we today (현재위치)
3) How do we get there (도달방안)
그는 이 세 질문들에 대한 답을 먼저 내리고 행동해야만 저탄소 시대에 다가설 수 있다고 연설했다.
- 미국 정부의 에너지신산업 투자 현황
이어서 산지브 맬호트라 센터장(Sangiv Malhotra, 美 DOE 청정에너지투자센터)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맬호트라 센터장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몬 Go’를 서두로 삼았다. 그는 포켓몬 Go라는 게임이 산업을 통째로 뒤집었음을 예시로 들면서, 에너지신산업에도 이러한 파괴적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에너지산업 주요 투자기관의 리더로서 다양한 에너지 전문가들을 만났는데, 그들에게는 공통적인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에너지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신재생에너지 수요와 꾸준히 발전하는 기술력을 근거로 하여 청정에너지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이상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인지, 일어나게 하려면 얼마나 많은 자본이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선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달했다.
그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현 투자금액의 두 배 정도가 투입되어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예측한다. 그러나 2007년에서 20014년 사이에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투자는 84%나 감소했다고 한다. 이는 에너지신산업에서 시장을 움직일만한 혁신적 모델이 없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에너지신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고 초기비용이 막대한 만큼, 벤처캐피탈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시장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미국은 에너지신산업의 초기단계에서 정부 자본이 크게 개입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약 400억 달러를 지원하였고, 이를 통해 5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한다. 미국은 세계적인 기업 테슬라에서부터 작은 신생기업까지 넓은 범위의 기업들을 지원하고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강화시켰다고 설명했다.
[패널 토론]
[사진7. ETI 2016 패널 토론]
패널 토론에서는 두 기조연설자, 황진택 원장과 더불어 제임스 밀러 수석연구원(James Miller, 美 아르곤국립연구소), 미켈레 드 니그리스 센터장(Michele De Nigris, 이탈리아 에너지시스템 연구센터), 김희집 교수(서울대학교)가 참석했다.
- 한국의 로드맵
김희집 교수는 앞선 맬호트라 센터장의 연설에 덧붙여 효율적인 자원 운용을 강조했다. 한국은 미국만큼의 투자액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4대 집중 산업은 마이크로 그리드, 2차 전지, 전기차, 재생가능 에너지로, 한국 상황에 맞는 정책 마련에 목소리를 더했다. 지역적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의 Carbon Free Island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고, 전력 수요의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한다는 제주도의 프로젝트는 다른 패널들의 관심을 사기 충분했다.
- 지중해의 이상기후
뒤이어 니그리스 센터장은 지중해의 기후변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상황 속에서, 지중해는 예측하기 어려운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큰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탈리아는 급격한 기후변화를 탐지, 예보, 경보할 수 있는 기후예측시스템, 얼음과 눈의 축적을 방지할 수 있는 대응시스템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 전기차 시장의 현황
마지막으로 밀러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에 집중했다. 아직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연간 30% 수준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중국이 전기차를 지원함으로써 초대형 시장이 만들어 졌다는 점에서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또한 전지생산을 아시아가 주도함으로써 한중일 세 국가의 중요성에 대해 상기시켰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충전 인프라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아쉬워 했다. 그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충전 인프라가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인력 양성사업]
[사진8. 에너지인력 양성사업 대학생 참가 전시]
ETI2016에서는 에너지신산업을 이끌 차기 인력들을 양성하기 위해 에너지인력양성사업 성과공유 워크숍과 학생 성과 경연대회를 함께 개최하여 대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수십 개의 대학교가 참여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 졸업 작품 등을 전시했고, 이를 개방하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한 인력양성사업 토론회와 멘토스쿨을 운영하여 학생들의 정보 공유와 자기계발 기회를 크게 확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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