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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저널기사

한국은 '탈'원전, 일본은 '또'원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8. 10.

 최근 우리의 이웃 나라 일본 법원에서는, 에이메현 주민 11명이 낸 아카타 원전 가동 중단 요구를 기각하였다. 또한, 다카히마 3, 4 호기 또한 가동 중지 명령을 기각하면서 12년 일본이 선언한 원전제로 정책을 뒤엎고 다시 원전을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원전을 고집하고 있는 아베 정권의 에너지 정책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의 원전 가동 정책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무작정 원전을 없앨 시, 전기요금 인상, 물가 상승 등등 부수적인 이유가 종합되면서 국가 경쟁력까지 저해 될 것이라는 이유를 내놓으면서 당장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할 만한 자원은 없기 때문에 원전을 유지해나가면서 신재생 에너지원을 찾겠다는 이중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정책은 현재 우리나라 문재인 정권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과 정반대라고 볼 수도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원전 제로를 선언하였고 산업통상지원부는 2017년 6월 19일 고리 1호기를 영구 정지 시키면서, 원전제로 정책의 시작을 알렸다. 또한 신고리 5, 6호기에 건설 중단과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에 대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원전제로 정책에 대한 많은 찬반 여론이 생기고 있다. 그렇다면,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비교해보자.  

 우리 나라는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환경 정책에 따라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탈원전에 관한 주요 공약으로는 신규 원전 건설의 백지화,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가동 중지, 노후 원전 수명 연장금지 등이 있다.


[그림 1.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출처: 대학생 신재생에너지 기자단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가장 먼저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정지되었고, 다음으로는 7월 24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공식 출범하여 10월말까지 공사 영구 중단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7월 31일에는 탈원전 정책 당정 협의를 거쳐 그동안 탈원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국민들과 소통하고, 여러 가지 오해들을 해소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특히 탈원전 정책 당정 협의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전은 가장 비싼 에너지”라고 말하며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2020년 예측 전망치를 인용해 원전이 MWh당 99달러, 풍력이 64달러, 태양광은 85달러로 해체 비용이나 환경비용, 여러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도리어 원전이 가장 비싼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걱정거리인 전기요금 폭등에 관해서는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2022년까지 요금인상이 없으며 그 이후에도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하락으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에너지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파리기후 협약 등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를 확장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 확장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까? 전력 생산 부분에서 원전이 가지고 있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신재생에너지는 필수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발전사업자들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비율 (RPS)를 높이며, 소규모 신재생 설비에 대한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또한 원전과 석탄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발전에 대한 과세는 인하한다. 이로써 2030년까지 전체 전력생산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한다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이번엔 일본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자. 과거에 일본은 한 차례 원전사고를 겪은 적이 있었다. 2011년 도호쿠(東北) 대지진 충격으로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최악이라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기저 전원이었던 원전이 전면 가동 중지 되었다. 여기서 문제점이 발생했다. 원전 가동 전면 중단으로 2010년에 62%(LNG 29.3%, 석탄 25%, 석유 6.6%)였던 화석 연료 비중은 2014년에 88%(LNG 46.2%, 석탄 31.0%, 석유 10.6%)까지 증가하였다. 또한 전력요금은 2010년과 비교하여 가정용은 약 25%, 산업용은 약 39% 상승하였으며 화력발전이 증가하면서 전력분야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8,300만 톤(일본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 증가하였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은 2014년 4월에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구조 수립을 위한 ‘제4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였고 이에 기초하여 2030년 에너지 수급 전망과 이에 근거한 에너지 전원 구성 목표를 제시하였다. 

 

 제4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일본 에너지 정책 기초는 안전성(Safety)을 전제로 한 안정적 에너지공급(Energy Security), 경제적 효율 향상(Economic Efficiency)을 통한 낮은 비용으로 에너지공급 실현, 친환경(Environment) 고려이다. 앞글자를 따서 ‘3E+S’라고도 한다. 또한 일본 정부는 제4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기초하여 ‘에너지자원 안정 확보를 위한 종합정책추진’, ‘에너지절약 사회 추진’,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 ‘전력시스템 개혁’, ‘원자력정책 방향 재설정’ 등의 분과위를 구성하고 세부 정책방향 설정을 논의하여 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2030년 원전 비중 목표인 20~22%(2,168억~2,317억kWh)를 달성하기위해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신 규제기준을 통과한 원전을 중심으로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후 원전을 포함하여 약 30기에 해당하는 원전이 가동될 계획이다. 

[그림 2.일본 원자력 발전소 가동 현황]

출처: 한국 경제

 그러나 현재 재가동된 원전은 4기에 그치는 등 부진하며, 이처럼 일본 내 원전 신・증설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주력해왔던 해외 원전 사업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 9월 규슈전력의 센다이 원전 1·2호기를 시작으로 미하마 원전 3호기, 이카타 원전 3호기, 겐카이 원전 3·4호기 등이 안전심사를 통과했다. 재가동 합격 판정을 받은 원전 수가 총 12기로 늘었다. 이 중 이카타 원전(1기)과 센다이 원전(2기), 다카하마 원전(1기) 등 4기는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 지금까진 재가동 원전이 대부분 지진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간사이 지역에 편중됐지만 일본 동부와 북부지역 원전들도 재가동 목록에 추가될 전망이다.


 일본 주요 발전사업자들은 원전 재가동을 계기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나섰다. 도쿄전력은 지난 달 발표한 재건계획에서 현재 가동이 중단된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의 재가동을 전제로 한 경영 전망을 내어 놓았다. 주력 원자력발전소 재가동과 송배전 시설의 통합과 재편성을 통해 올해부터 10년간 연평균 1600억~2150억엔의 경상이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원전들이 속속 재가동되면서 잠정 중단됐던 신규 원전 건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일본 에너지청은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응하는 데 원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FIT제도 도입으로 신재생에너지발전 설비가 급속하게 증가하였으나 태양광발전 편중 도입 및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후 가동을 하지 않는 태양광발전사업자 증가 등의 문제 등이 발생하여 일본 정부는 FIT제도 개정을 추진하였다. 최근에는 원전 관련 연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 이로 보아 일본은 태양 에너지보다는 원전에 의한 전력 생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한 이유는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석탄, 화력 발전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발전 비율을 늘려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우리 나라 전력 생산에 있어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다. 밑의 통계를 보면 28%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프 1, 표 1. 발전 전력량 추이]

출처: 한국전력통계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력의 빈자리를 어떤 방법으로 메꾸는지에 탈원전 정책의 성공과 실패가 달려있다. 일본이 원전을 전면 중단했을 때, 원전의 빈자리를 화석 연료와 신재생에너지로 메꾸려 했지만 태양광을 제외한 풍력 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따라서 화석 연료의 사용이 자연스럽게 늘어남으로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일본의 '탈원전' 목적이 친환경적인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화석 연료보다는 신재생 에너지로 원자력을 대신해야했다. 이를 위해선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와 신재생 에너지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결국 일본은 원자력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여 전기 요금은 인상되고 물가도 증가하는 등 사회적 혼란을 일으켰다. 일본이 다시 원전을 재가동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국 일본은 원전을 재가동시켰고 다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이뤄낼 수 있었다. 일본처럼 원전을 재가동하지 않기 위해선, 우리 나라보다 일찍 원전을 중단했던 일본의 에너지 정책을 분석하며 우리 나라에 맞는 신재생 에너지 정책과 인프라를 구축해내야 한다. 즉, 원자력의 빈자리를 어떤 방법을 통해 효율적으로 메꿀지에 ‘탈원전’의 성공이 달려있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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