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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원전 공론화 위원회와 탈원전에 관한 이야기, 신재생에너지 서두를 필요는 없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7. 11.

신고리 원전 공론화 위원회와 탈원전에 관한 이야기, 신재생에너지 서두를 필요는 없어



2017년 10월 20일, 신고리원전 공론화 위원회


                                                          [사진 1. 신고리 원전 공론화 위원회]

                                                                                                         출처:공론화 위원회 공식 홈페이지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대의 민주주의로써, 다수가 투표를 통해 정책결정자를 선출하고 선출된 정책 결정자가 국민들을 대신하여 정책을 수행한다. 이러한 민주주의에서 다수의 힘은 굉장히 강력하다. 다수가 자신들을 대신해 정책을 수행할 대표자를 직접 선출하기 때문이다. 다수들은 어떤 이슈나 정책에 대해 가지는 의견들을 서로 교환하면서 공통적인 의견을 도출해내는데, 이를 여론이라고 한다. 여론은 강력한 다수의 의견의 총합이기 때문에 전체 의사결정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정책 결정자들은 그들을 뽑는 사람이 국민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여론을 항상 주시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여론이 만약 항상 옳은 의견이라면 국민들은 항상 완벽한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고 사회도 긍정적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다수들의 목소리와 여론은 항상 완벽하지 않다. 가령 다수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미디어나 대표자들이 각색해서 주는 정보들을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여론은 쉽게 변질 될 수 있다. 이렇게 선동당하기 쉬운 다수의 의견이 주로 성행하게 되면 소수의 의견은 다수에 압력에 의해 표출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민주주의에서 우매한 다수에 의한 폭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특성상 11표로써 모두가 동등한 투표권을 가진다. 즉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의 1표나 정치에 관심이 깊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의 1표의 가치가 서로 동등함을 의미한다. 이는 국민들의 수준이 낮다면 그만큼 수준이 낮은 지도자가 선출될 수 있음을 뜻하고, 각종 정책에서 무지 몽매한 여론이 쉽게 선동당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게 된다.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높은 정치적 지식을 가진 지식인 의견이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지만 앞서 말했듯 단순 민주주의 시스템 하에서는 소수보다 다수의 의견이 강할 수밖에 없다. 다수가 전부 정치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미디어를 항상 접촉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적인 태도를 통해 자신의 주관을 형성하는 사회라면 무지몽매한 다수가 생겨나지 않겠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자신들과 관련된 아젠다가 아니라면 무관심해지는 성향이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다수에게 수많은 아젠다에 대해 전부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지한 다수의 폭력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퇴보를 막기 위한 시스템이 바로 공론화 시스템이다. 모든 사람들을 지식인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공론화 시스템은 이를 보완할 수 있다. 공론화란 특정 아젠다와 관련된 정책 결정 시 국민들의 의견을 보다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정책을 두고 국민들이 서로 의사를 교환할 수 있게끔 공론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을 의미한다. 공론화는 원래 아젠다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의 의견이 오갈 뿐 아니라 원래 관심이 없었던 사람에게도 아젠다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그 아젠다에 대해 잘 아는 시민들에 의한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지게 한다. 즉 원래는 다수에 의해 뽑힌 대표자의 공약 실천에 의해서, 혹은 잘 모르는 다수들이 무작정 동의함으로 인해 실행되었을 의사 결정 과정에 공론화 과정이 참여하여 다시 한 번 그 정책의 당위성에 대해 의논할 수 있게 한다.



   [표1. 한국 원자력 문화재단의 원자력 인식 조사]

                                                                                                                출처: 한국 원자력 문화 재단

 

 신고리원전 공론화 위원회 역시 그 정책의 당위성에 대해 논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었다. 시작은 탈원전 정책에서 부터 비롯되었다. 당시 일본의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경북 지역에 발생하기 시작한 지진은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원전은 우리나라의 지진 다발지역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시작된 불안감이었다. 2015년 한국 원자력 문화재단에서 실시한 원자력 인식 조사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시기인 2011년 이후 원전 안전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원자력은 한 번 사고가 발생할 시 돌이킬 수 없고, 오랜 기간 동안 지대한 피해를 끼친다. 따라서 이 시기 이후, 사람들은 원자력의 높은 효율성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원전 안전성에 대해선 신뢰를 잃은 아이러니한 인식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에 반영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것이 탈원전, 탈석탄, 신재생 에너지 확충 정책이었다. 신고리 원전을 포함한 원전 신규 건설 계획을 폐기하고, 노후 원전의 경우 수명 연장을 금지하는 등 단계적인 원전 감축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아젠다는 환경 단체, 불안감을 가지기 시작한 일반 여론, 언론, 교수 등 각기 계층에서 찬반이 나뉘게 되었다. 이는 원전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서 기인했다.


[사진 2. 신 고리원전]

                                                  출처: 신고리 2호기 발전 중단…5월 3일까지 계획예방정비 기사 사진(연합 뉴스)


 원전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말하는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최근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위치한 신 고리 원전이 후쿠시마 원전 대폭발 같은 원전 사고를 야기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로 인해 원전이 주변 지역에 가져다 줄 수 있는 원전 누출로 인한 기행아 출산, 자연 환경에 스며들어 먹거리를 통해 한국 전역이 원자력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등의 위험성을 경고하였다. 반대로 원전을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원전이 가져다주는 전기 생산의 효율성, 신재생 에너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 원전이 실제로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두 측 모두다 의견이 팽팽했기에, 문재인 정부는 일반 시민에게 원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그들의 의견을 듣는 공론화 위원회를 개최 하게 되었다. 의제는 다음과 같았다. '신고리 원전 5, 6호기의 공사는 계속 되어야 하는가, 중단되어야 하는가'

 그 결과는 의외로 공사 재개가 채택되었다. 탈원전을 내세우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시민들의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약 3달간의 위원회 합숙기간 동안 진행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 강조와 신뢰 회복의 노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공론화 위원회에서 도출된 공사 재개는 공론화 위원회가 개최되기 이전 원전을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서 극명하게 대립하던 그 의견들과는 달랐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공론화 위원회를 통해서 탈원전의 해답을 어느정도 도출했었다. 결과로 봤을 때는 원전 찬성 측의 의견이 채택되었지만 그 안의 세부내용에서 탈원전의 의견이 대다수 수용되었기 때문이었다. 건설 재개의 의견은 약 59.5%였지만 핵 발전 자체의 축소를 원하는 비율은 54.2%로 도출되었다. 그리고 원전은 재개하되 원전에 대한 철저한 내진 설계를 포함한 재개 시 보완 조치들의 마련, 핵 발전 시스템의 축소 및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계획 수립 등 두 가지 입장이 모두 수렴된 형태의 결론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공론화 과정 이후 산업 자원 통상부의 에너지 전환 로드맵에 따르면 2017년에 24기인 원전이 2022년까지 공사 재개로 인해 28기까지 늘어나지만, 2031년에 18기, 2038년에는 14기까지 줄이는 것으로 계획이 짜여져 있다. 즉 공론화 위원회를 통해 우리는 원전의 위험성과 효율성에 대해 잘 인지하면서, 언젠가는 탈원전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원전의 생산 효율성을 이용하면서 대체 에너지들의 개발에 힘쓰는 것으로 탈원전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 시민 참여단이 권고한 원전 기준 강화 대책과 대체 방안들은 이러했다.


1.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안정성 떨어지는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 원전 안전 관리 체계 강화

2.규모 7.0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 강화, 원전 비리 척결 및 원전 투명 관리(원전 관련 기구들에 대한 감사)

3.에너지 전환 정책, 재생 에너지 확대(재생 에너지 3020 이행 계획),폐기물 및 바이오 중심의 재생 에너지에서 태양광, 풍력 등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 계획 입지 제도를 통한 재생 에너지 난개발 방지, 국내 원전 산업의 보완을 위한 원전 수출

 

 이러한 대체 방안들을 통해 기존에 원전에 찬성하던 사람들도 받아들일 수 있고 원전에 반대하던 사람들도 아직까지 부족한 신재생에너지 측면에 대해 인정하고 기존의 원전의 유지는 인정하는 건강한 합의안에 도달했다. 사실 원전이 위험성에 대해 신뢰도를 가지지 못하고 있었기에 이러한 탈원전 아젠다가 발생한 것이지 모두가 원하는 이상은 같았다. 신재생 에너지가 높은 효율성과 충분한 보급률에 도달할 때까지 원전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발전량을 이용하고, 원전이 가지는 위험성을 없애고 신뢰도를 회복해 미래에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확보되는 시점까지 원전의 이점으로 서서히 연결하는 것, 탈원전 측과 원전 찬성 측의 심사 숙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숙의 민주주의로 만들어낸 꽃이었다.


공론화 위원회 이후 지금, 과연 건강하게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걸까?


   [사진 3. 산에 지어진 태양광 패널]

                                                                                                                  출처: 에너지 경제, 메가솔라


 그러나 지금, 과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건강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요즘 심심찮게 태양광 발전의 부작용에 대한 기사들을 접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당국의 허가만 이뤄진다면 누구나 전기를 생산해 팔 수 있는 구조다. 그로 인해서 심각한 난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또 태양광 발전을 한다는 명목 아래 산을 깎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딱히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발전 효율을 높인다는 명목 아래 나무들을 다 잘라내었고 태양광 관련 법이 아닌 산지 관리법에 의해 벌금 500만원이 부과 되었고, 그 이후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태양광 발전도 안하는데 산만 민둥산이 되어버린 사례도 있었다. 또 7월 장마로 인해 산사태가 곳곳에서 발발했는데, 그 원인이 무리하게 산을 깎아만든 태양광 시설때문인 지역도 있었다. 경북 청도에서 태양광 패널로 뒤덮인 산자락이 무너지면서 토사물이 도로를 덮친 것이다. 올해 말에 준공 예정이라는 이유로 현장 점검도 받지 않았으며 개발 한다는 이유로 나무를 잘라내면서 이러한 인재가 발생했다. 이런식으로 재생 에너지의 보급을 늘리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아직까지 재생 에너지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무리하게 추진되는 태양광 산업은 심각한 산림훼손을 야기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30㏊에 그쳤던 산림 태양광 허가 면적이 작년 9월 기준 22배인 681㏊로 늘었다. 여의도 면적(2.9㎢)의 2.35배에 달하는 산림이 9개월만이 사라진 것이다. 나무만 조금 제거하는 조건으로 태양광 허가를 내주지만 그 이후 현장 점검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과도하게 산을 깎는다. 적발을 해도 민둥산으로 남아서 문제고, 적발이 안되어도 산사태로 인한 2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서두르는 신재생 에너지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태양광 에너지의 발전 효율은 12%가량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을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발전 효율을 위해 환경을 해치고, 그렇게 만들어낸 시설이 발전효율마저 낮다면 이것에 미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한 번 이미 탈원전을 두고 3개월 간의 기나긴 공론화 위원회를 통해 적절한 방안을 내세운 적이 있다. 신고리 원전의 탈원전 아젠다에서 주고 받았던 의견들을 다시 한 번 돌이킬 필요가 있다. 숙의 민주주의의 강력한 힘이라며 성공적인 공론화 위원회라고 평가 받았던 신고리 원전 공론화 위원회의 도출 방안은 원전을 둘러싼 수많은 입장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다. 그 방안을 떠올려 보면,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를 서둘러서 보급할 필요는 없다. 충분한 원전 관리를 하고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하면서, 신재생 에너지가 발전할 때 까지 서서히 대체해나가면 될 일이다. 수치상 보급률을 늘리기 위한 환경 파괴는 이제 그만 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재생에너지의 난개발 방지는 분명 약속된 방안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신재생 에너지의 환경 파괴 부분은 정부 측에게만 의존해서도 안될 것이다. 정부가 현장에 유효하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일반 시민이나, 현장에서 건축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도 인식 제고는 필요하다. 욕심부리지 않고 천천히 탈원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위해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꿈꾸는 것이지 단지 태양광 시설을 늘리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는 가히 최악이다.  



참고자료

1.대한민국 정책 정보지 공감.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원전 건설 재개 결정 그 이후는?

2.박성재 기자.'태양광 발전의 그늘…난개발에 편법까지 기승'

3.안준호 기자.'친환경 태양광 만든다고… 작년 여의도 2배 넘는 숲이 사라졌다'

4.오인화.원자력 정책에 대한 신뢰와 수용성에 대한 연구-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중심으로.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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