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을 위한 밑바탕, “EERS제도”
14기 이한주 15기 김성렬 15기 김혜림 16기 변은경 16기 임상현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에서의 중요성 강조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관심 집중도가 낮은 에너지 효율
수요보다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미국/유럽의 경우 전력 및 가스 사업자에 대한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 시행 비중 높아
최근 정부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 이후, 에너지효율 혁신, 재생에너지산업 육성 등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에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도 수요 감축 자원의 지속적인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효율 향상 중심의 에너지 수요관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에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전력수급 균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력 효율 향상을 향한 기술 및 서비스 관련 인프라 조성 노력이 절실하다.
이제는 전력산업도 전통적인 산업 육성 틀에서 벗어나 ‘에너지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Energy Efficiency Resource Standard, 이하 EERS)’, ‘수요 반응(Demand Response, 이하 DR)’, ‘분산 에너지 자원(Distributed Energy Resources, 이하 DER)’ 등을 본격적으로 가동함으로써 공급자원과 수요자원 간 경계를 허물어 나가는 새로운 전원정책의 구현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EERS 제도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국내 및 해외의 현황을 바탕으로 국내 에너지 효율 개선방안 및 시사점을 다루었다.
[그림 1. EERS 운영 체계도]
출처 : E2뉴스
“에너지효율과 EERS제도”
‘에너지 효율’은 에너지 전환과 함께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써 제시되는 방법으로, 세계 에너지기구인 IEA, IPEEC의 국제 에너지 전문가들이 첫 번째 연료(First Fuel)로 새롭게 정의하고 있을 만큼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EERS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수요관리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로써, 전기·가스·열 공급자 에너지 판매량과 비례해 에너지 절감 목표를 정부로부터 부여받고 다양한 효율 향상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약 48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또한 EERS는 에너지 공급자에게 에너지 소비 절약 목표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소비자에게 에너지 절약을 유도했던 종전의 에너지 효율 정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너지 공급자들이 에너지 절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신용 거래시장에서 인증서를 확보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부여하는 특징상 배출권 거래제와 RPS제도와 유사하다. 또한, 목표달성을 위해 에너지공급자들은 고효율 기기 및 설비투자를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EERS는 강력한 수요관리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EERS 도입 시, 기대되는 효과로는 △효율 향상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편익 창출 △국가안보 및 에너지 안보 기여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 영향 최소화로 인한 삶의 질 개선 등이 있다.
“국내 에너지 효율 향상의 새로운 전환점 “
정부는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수요관리 핵심수단의 하나로 EERS를 제시하였다.
에너지공급자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효율 향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법률적 책무가 있으나 판매량 감소를 이유로 효율 향상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에너지공급자의 효율 향상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에너지공급자에게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량을 부과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주는 제도인 EERS가 시범 도입되었다. 현재 정부, 공단, 공급사 중심으로 제도 도입을 위한 정책연구 및 기술 분석 연구가 추진 중이며 시범운영 기간에 이에 따른 정책 설계 및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2018년도 한전의 절감량 목표 비율은 2016년도 전력 판매량을 기준으로 0.15%(746 GWh)를 부여받았으며 에너지 절약 전문기업사업(ESCO) 투자 대행(137 GWh), 스마트 가전 보급사업(130 GWh), 프리미엄 전동기 등 고효율 기기 지원(23 GWh)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에는 한전의 에너지 절감량 목표 비율을 0.2%로 부여하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대상으로 EERS 사업 대상자를 확대하면서 세 기업은 고효율 기기 교체 사업을 중점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인버터 교체사업을 언급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각각 에너지 절감 비율을 0.02%, 0.15%로 부여하여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표 1. 2019년도 공급자별 EERS 지원사업]
출처 : 제 2회 전력정책 포럼 자료집
[표 2. 2019년도 공급자별 의무 목표 내용]
출처 : 제 2회 전력정책 포럼 자료집
정부는 이러한 시범사업의 효과를 검토한 후 중장기 절감 목표, 성과계량체계, 목표미달 시 조치 방법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여 ‘에너지공급자의 수요관리 투자사업 운영 규정’과 ‘에너지공급자 수요관리 투자사업 평가 관련 관리지침’ 개정과 같은 ‘에너지 이용 합리화법’ 개정으로 2020년 이후부터 EERS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공기업 외에 민간 도시가스사와 민간 집단에너지 사업자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EERS를 에너지 효율 혁신 수단으로써 제도 정착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기본계획에서의 중요성 강조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관심 집중도가 낮으며, 수요보다는 공급에 맞춰진 전력정책 때문에 효과적으로 에너지 효율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에너지 효율의 에너지 정책에서의 우선순위를 상위에 놓고, 인프라 구축, 시행체계 확립 및 시장 평가를 통해 보상체계를 합리적으로 반영시키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발전해야 할 것이다.
“16년 기준 전 세계 48개 지역에서 효율 향상 의무제도 시행 중”
미국은 2017년 1월 기준 26개 주에서 EERS를 시행 중이다. 그 중 6개 주는 자발적인 목표를 수립했으며, 많은 주에서 EERS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그림 2. 미국 주별 EERS 운영현황(2017년 7월 기준)]
출처: EIA
미국은 에너지공급자 판매량의 일정 비율을 절감 목표로 설정하고, ‘이익공유방식’의 인센티브 적용 방식을 도입했다. ‘이익공유방식’은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인한 잉여이익이 발생한 경우 이익을 고객과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연방정부는 주 정부의 EERS 목표 이행을 보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력량의 20% 및 천연가스의 13% 절감하는 국가 에너지 절감 목표를 수립했다.
다음은 미국 Big3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텍사스주)의 의무대상, 절감 목표, 절감수단 등 EERS 시행현황이다.
[표 3. 미국 Big 3 EERS 시행현황]
출처 : KERI
유럽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럽연합 차원의 에너지 절감 목표 및 실행계획 수립을 위해 EED (Energy Efficiency Directive)를 제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덴마크 등에서 시행 중이다. EU 회원국은 지침에서 정하는 일정한 목표를 달성할 의무가 있으며 세부 실행 방안은 회원국이 자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받았다. 유럽의 ‘2020 Climate & energy package’, ‘2030 climate and energy policy framework’ 정책에 따라 에너지 효율성 ‘20-20-20’ (1990년 대비 2020년 20% 향상)을 목표로 하여 제도를 운용 중이다.
2014년 도입된 2030 기후 에너지 일괄 정책은 ‘20-20-20’ 전략을 발전시킨 것으로, 2050 로드맵과 연결되어 에너지 효율 최소 27% 개선을 목표로 하였다. (2050 로드맵은 유럽 경제를 비용 효율적, 기후 친화적, 에너지원 단위가 낮은 경제로 전환할 목적으로 수립한 것을 말한다.)
영국은 에너지 공급자 의무제(ECO)를 시행함과 동시에 가정 부분의 에너지 절약 투자도 적극 장려 중이며, 프랑스는 에너지 절약 인증제도(CEE)를 통해 에너지 공급자 효율 향상 의무를 시행 중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에너지 효율 인증제도(TEE)를 통해 에너지 효율에 대해 지속적인 정책을 실행 중이며 덴마크는 강력한 탄소세를 부과함과 동시에 에너지 라벨링 제도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있다.
다음은 유럽 주요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의무대상, 절감목표절감 목표, 절감수단 등 EERS 시행현황이다.
[표 4. 유럽 주요국 EERS 시행현황]
출처 : KERI
“EERS 제도 실효를 위해 정부, 에너지공급자, 에너지수요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어느 때보다 기존 수요관리 정책/제도의 내실화, 실효성 제고와 함께 에너지 효율 혁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EERS가 요구된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은 EERS를 핵심 에너지 효율 향상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 EERS가 도입 시행되면 우리나라 수요관리 측면에서 질적, 양적의 새로운 혁신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EERS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제도 및 프로그램 설계가 중요하다. 고려해야 할 제도적 설계요소로는 △의무화 대상기관을 명확히 설정 △달성해야 할 에너지 절감에 대한 정량적 목표 설정 △비용 보전 △평가, 측정 및 검증에 대한 상세한 기준 및 프로세스 △제도 활성화를 위한 비용 제한, 인센티브, 페널티 가 있다.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해외 운영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고 국내 실정에 맞게 설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에너지 다소비 국가이다. 에너지 부존자원 최빈국으로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94%에 이른다. 석유, 석탄 전력 소비는 세계 7위 다소비 국가이며 주요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는 감소 추세를 보이지만, 국내 에너지 소비는 증가 추세를 보인다.
그런데도, 한국의 에너지 효율은 선진국들보다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원 단위는 2017년 기준 OECD 35개국 중 33위로 꼴찌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에너지원 단위 개선 실적마저 OECD 35개국 중 32위로 매우 저조하다.
우리나라는 국가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과 에너지 효율 혁신이 필요하며, 이는 모든 국민과 경제주체가 참여하여 함께 노력하여 달성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효율향상, 한전 등 에너지공급자가 앞장선다, 2018.05.14 (https://www.gov.kr/portal/ntnadmNews/1457331)
2. 최인식, 에너지 효율, IEA 인정한 First Fuel, 칸(kharn), 2019.07.25 (https://www.kharn.kr/news/article.html?no=10294)
3. 이상복, 한전·가스公·한난, 수요관리 못하면 벌금, 이투뉴스, 2014.04.28 (http://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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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성환 국회의원실, 제2회 전력정책포럼 자료집
6. 부경진, 한국자원경제학회, 주요국의 에너지 정책 및 시사점 연구, 2017.06.30
7. 에너지 경제연구원, 에너지공급자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EERS)개념 및 해외사례, 2010.10
8. 에너지 관리공단 글로벌 전략실, 주간 에너지 이슈브리핑, 2015.07.03
9. 이순정(한전 경영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국내외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EERS)추진 동향 (https://blog.naver.com/keit_newtech/221351637247), 2018.09.03
10.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에너지 효율 향상 한전 등 에너지공급자가 앞장선다, 2018.05.11
11. 김예지 기자, 에너지공급사 EERS 도입 ‘눈앞’, 전기신문, 2019.01.25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548306428172785002)
12.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EERS)관련 국내외 동향 및 시사점, 한국에너지공단
13. 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
(https://blog.naver.com/pickjh/221525685175)
14. 자원경제학회, 주요국의 에너지 정책 사례 및 시사점 연구, 2017.06
15. 강남훈,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EERS) 지금이 적기다, 2017.11.29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568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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