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날개를 달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16기 이나영
태양전지(Solar Cell 또는 Photovoltaic Cell)는 신재생에너지의 조상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사가 꽤 오래되었다.
1839년 프랑스 물리학자 에드몬드 베크렐이 ‘광전효과’를 발견하였고, 이후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를 이론화하였으며, 1880년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태양전지가 개발되었다.
태양전지와 태양광 발전의 차이를 잠깐 설명하자면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직접 전기로 변환시키는 태양광 발전의 핵심소자이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에너지를 반도체로 구성된 태양전지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을 말한다.
태양전지는 어디에 사용되고 있을까?
라는 질문에 우리는 보통 인공위성 옆에 달려있는 태양전지를 떠올릴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태양전지는 지구에서보다 우주에서 더 환영받고 있다.
지상에서 에너지를 따로 공급하지 않아도 태양이라는 강력한 에너지원을 우주에서 이용할 수 있다니!
대기에 의한 에너지 손실도 없을 뿐 아니라 지구 뒤편의 그늘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태양전지판의 방향과 위치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하루 종일 최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우주에서 태양전지는 화학전지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태양전지 덕분에 우주탐사선은 지상과 통신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우주의 인공위성 모습]
출처:픽사베이
태양에너지는 무한한 자원이며, 신재생에너지라는 매우 큰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 사실 각광받는 소재는 아니다.
이유는 비용 대비 효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기 태양전지의 효율은 1880년대에 1%, 1954년 만하더라도 4%까지밖에 끌어올리지 못했다.
현재는 20%대까지 효율을 높였지만, 여전히 경제성은 떨어진다.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실리콘 재료를 생산하는데 화석연료가 필요하며, 실리콘 태양전지를 공정하는 데에 고온의 공정(고에너지)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태양전지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또한 존재한다.
태양이라는 거대하고, 영원한 에너지원을 사용하기 위해, 실제로 20일 동안 지구에 쏟아지는 태양에너지는 지구상의 전체 석탄, 석유, 천연가스가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모두 합한 것과 같다. 태양이 한 시간 동안 지표면에 보내주는 에너지의 양은 인류가 일 년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양과 맞먹을 정도로 많다고 한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전력량으로 환산하면 약 1억 2,500만 GW라고 한다. 이는 석유로 환산하면 약 100조 톤 가량인데, 이토록 가치 있는 에너지를 포기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현재는 태양전지의 효율을 얼마큼 높일 수 있는지, 이론상 한계효율인 30%의 벽에 도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태양전지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자.
간단히 말하면 태양의 빛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를 말하며, p형과 n형 반도체로 구성된다.
1세대 태양전지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표로 설명하려고 한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p형 반도체는 실리콘(Si)에 갈륨(Ga)이나 인듐(In)과 같은 물질을 합성하여 정공(Hole)이 많이 있는 물질이며, 전기전도성이 좋다.
정공(electron hole)은 원자에서 전자가 빠져나가 +전하를 가지는 구멍(hole)을 뜻한다. 양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단순한 구멍이 아닌 가상의 입자로 보기 때문에 전자처럼 이동할 수 있다고 보며, 전기전도성이 있다.
n형 반도체는 실리콘(Si)에 안티몬(Sb)이나 비소(As)와 같은 물질을 합성하여 전자(electron)가 많은 물질이다.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접합시키면 p-n 접합면이 생기는데, 이 면은 전기전도성이 없다.
태양전지에 빛을 비추면 광전효과에 의해 자유전자와 자유 정공이 모이는데, p형 반도체 내부에는 아래 사진처럼 정공에 의해 전자를 끌어들이려고 하고, n형 반도체 내부에서는 전자를 내보내려고 한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전자들이 반도체 내부에서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p-n형 접합면은 전기적으로 중성이 깨져버리게 된다.
[태양전지 작동원리]
출처:doopedia
이렇게 되면 p-n형 접합면에서 p형 접합면은 –전하를 띄고, n형 접합면은 +전하를 띄게 된다.
p형 반도체는 전자가 넘어왔기 때문에 – 전하를 띄게 되지만 전체 반도체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유지하고 있다.
태양전지는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졌다. 위의 그림처럼 pn접합보다 저항이 적은 외부 회로를 연결하면 전자는 저절로 +전하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전류는 전자의 이동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면서 전기에너지가 생산된다.
[태양전지]
출처:doopedia
지금까지 태양전지의 구조와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가 접합한 가장 기본적인 구조를 ‘셀’이라고 한다. 셀은 전기를 일으키는 최소 단위이다.
여러 셀을 조립하고, 유리와 프레임으로 보호하여 ‘모듈’을 만드는데, 모듈은 전기를 꺼내는 최소 단위이다.
여러 개의 모듈을 직렬 및 병렬로 연결하여 조립한 패널을 ‘어레이’라고 하며, 태양광 발전기를 구성한다.
설치되는 형태에 따라 고정형 어레이, 반고정형 어레이, 추적식 어레이 등으로 불린다.
결정질 실리콘을 주재료로 하는 태양전지는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와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가 있는데, 이 둘의 차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려고 한다.
종류 |
제조방법 |
실리콘 순도 |
효율 |
한계 효율 |
비용 |
단결정 |
복잡하다. |
높다. |
높다. (24%~28%) |
높다.(35%) |
고가 |
다결정 |
단순하다. |
낮다. |
낮다.(18%) |
낮다.(23%) |
저렴 |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와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 간의 차이점ⓒ16기 이나영]
태양전지의 효율은 같은 용량에서 얼마나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가가 아닌 면적 대비 생산량으로 효율을 결정한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단점을 위의 내용에 덧붙이자면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생산단가가 비싸 대량 보급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실리콘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태양전지가 바로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류를 만들어 내는 층을 나노구조로 만들어 전하의 수송에 용이하도록 만든 3세대 태양전지이다.
세계는 왜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생소한 물질에 주목하고 있는 걸까?
페로브스카이트는 AMX3(A는 양이온, M은 금속 양이온, X는 음이온) 형 큐빅 구조를 갖는 물질로, 19세기 러시아 광물학자 레프 페로브스키(Lev Perovsky)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태양전지로 응용 시 이론적으로 효율이 최대 28%까지 가능하며, 연구개발을 시작한 지 불과 5년 만에 3.8%에서 약 20%로 5배 가까이 효율이 상승하여 태양전지 소재로 촉망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100도씨 정도의 온도에서 공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단가가 낮다.
CaTiO3(Perovskite)산화물은 아래 그림과 같은 구조로 구성되는데, 이 특별한 구조는 전기전도성이 우수하여 발견된 당시부터 지금까지 많은 연구를 거쳐왔다.
액체상태에서도 공정을 할 수 있어 얇은 필름 형태로도 만들 수 있으며,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태양전지의 효율성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09년 일본에서 과거에 비해 뚜렷한 발전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나 최대 효율 3.81%밖에 되지 않는 데다가 안정성 또한 보장되지 않아 실용될 수 없었다.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노란색.회색이 양이온, 빨간색이 음이온]
출처:wikimedia
이후 성균관대학교의 박남규 교수팀이 지속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연구하여 효율 최고 효율 9.7%까지 끌어올렸다.
이 연구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고체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하면서 안정성을 보장하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효율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현재 시장을 장악 중인 실리콘 태양전지의 생산단가의 1/5 밖에 되지 않으며, 오늘날 연구결과 효율 역시 비슷하게 끌어올린 상태이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바로 ‘습도’이다.
페로브스카이트에 물이 닿으면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최근 울산과학기술원의 김광수 교수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겉표면에 방수막을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이 역시도 해결되었다.
그럼 페로브스카이트가 아직까지도 상용화 전 단계에 머물러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페로브스카이트의 장점 중에 하나인 낮은 온도에서 빠른 결정화는 원하는 형태로 제조하는 부분에서 결정화 속도 제어가 어려워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구조상 고효율을 구현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박막 형성 기술 발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초기에는 MAPbI3같은 할로겐화물을 단일 스핀 코팅하는 방식으로 페로브스카이트 위에 도포하였다.
이 방법으로는 페로브스카이트 막을 형성할 경우, 균일하고 치밀한 박막 형태를 얻지 못하고, 제어되지 않은 형태의 구조체가 생성된다. 뿐만 아니라 다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비해 낮은 효율을 보인다.
이후 여러 가지 박막 형성 기술(순차적 도포 기술, 용매 공학법) 등이 개발되었고, 18.4%의 높은 효율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공정 과정에서 Pb(납)이 사용되기 때문에 안정성에서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에 뒤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위의 이유로 시장에서 상용화되고 있지 못하지만 태양전지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분야이기 때문에 Pb가 제거된 공정 과정도 머지않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참고자료
[1] "태양전지, 우주로 날아간 까닭",KISTI의 과학향기, 2013.10.23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09648&cid=60335&categoryId=60335
[2] kemco, 주간에너지이슈브리핑, 2015.2.6
http://www.kemco.or.kr/web/kem_home_new/energy_issue/mail_vol11/pdf/issue_70_04.pdf
[3] 류태웅, "한국, 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초격차 다진다",전자신문,2019.12.25
http://www.etnews.com/20191224000123
[4] 박영래, "한전, 세계 최고 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뉴스1,2019.10.21
http://news1.kr/articles/?3748115
[5] 윤경철,"태양열 발전",대단한 하늘여행,푸른길,2011.4.8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529169&cid=47340&categoryId=47340
[6] "페로브스카이트",물리학백과,2006.4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741273&cid=60217&categoryId=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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