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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시간을 사는 초음속 여객기 부활 임박, 환경규제는 해결했을까?

by 스떵 2020. 5. 25.

시간을 사는 초음속 여객기 부활 임박, 환경규제는 해결했을까?

R.E.F 16기 곽준우

"시속 2450km/h, 런던~뉴욕 3시간 30분"

 

이것은 과거 한 여객기의 스펙이다. 지금 런던에서 뉴욕까지 가는데 7시간 30분이 걸리는데 과거에는 무려 4시간이나 빨리 갈 수 있었다니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과거 '콩코드'라 불리는 초음속 여객기가 존재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여객기로 1969년 3월 첫 비행을 하였다. 여객기로써 세계 최초로 마하 1(1224km/h), 음속을 뛰어넘었으며 최고 속도는 무려 마하 2(2448km/h)에 달했다. 일반 여객기가 시속 800~900km/h로 날고 있을 때 2배 이상의 속도로 날았으니 그야말로 꿈의 비행기였다. 하지만 현재 지구상에는 탈 것 중 음속보다 빠른 것은 로켓 그리고 전투기뿐이다.

자료1. 비행하는 콩코드

출처: Airliners, Ed Groenendijk


빠르기만 빨랐어, '콩코드 효과'를 남기고 역사 속으로

음속보다 2배 빠른 속도 하나만을 위해 콩코드는 여러 문제를 감안해야 했다. 일반 항공편의 퍼스트 클래스보다 3배 이상, 이코노미석 요금의 15배에 달하는 비싼 요금과 음속을 돌파하기 위해 시간당 25,629L를 소비하며 일반 여객기의 3배에 달하는 연료 소모 그리고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소닉붐으로 인한 굉음. 그 밖에 좁은 좌석으로 인한 불편함, 막대한 유지 보수 비용, 공기 마찰로 인한 기체의 온도 상승 등이 있다.

그럼에도 상류층의 수요로 콩코드는 꾸준히 운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원유 가격이 4배 가까이 치솟고, 2001년 9.11테러의 영향으로 항공수요가 줄자 항공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비싼 요금과 대량의 항공유를 요구하는 콩코드는 경제적 타격이 보다 컸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2000년 7월 한 건의 추락 사건이 전원 사망의 참혹한 결과를 불렀고,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콩코드를 기피하게 되자 더 이상 운영하기 힘든 수준까지 이른다. 그렇게 2003년 7월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27년간의 서비스를 종료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손실인 걸 알면서도 그동안 투자한게 아까워 그만두지 못하는 현상을 콩코드의 상황에 빗대며 '콩코드 효과'란 경제적 용어로 남기게 되었다.

자료2. 사고당시 화염에 휩싸인 콩코드

출처: 아이티동아


교통 혁명을 일으킬 초음속 여객기 다시 부활한다

5G와 같이 더 빠른 인터넷 속도를 바라듯이 더 빠른 이동수단의 개발은 과학기술 발전에 비례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콩코드가 은퇴한 지 17년, 그 동안 공학자들은 초음속 여객기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이제는 콩코드의 후예를 선보이려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세계를 위협하는 시점에 어떤 산업이든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 항공분야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 현재 소음규제 및 탄소배출규제를 고려해 볼 때 콩코드는 전 세계 민간 공항에서 운항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과연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는 기후변화 문제를 극복할만한 기술력을 갖추었을까 

자료3. 차세대 여객기 스타트업 Boom의 Overture 그래픽

출처: Boom Supersonic


ICCT(국제 청정 교통위원회) 주장 

2018년 7월 ICCT 비행 프로그램 감독과 연구진들은 초음속 여객기(SST) 모델링을 분석하여 초음속 여객기와 기존의 일반 여객기의 CO2 배출량을 비교하였다. 모델링에 대한 요소는 초음속 여객기 스타트업 Boom이 공개한 정보를 주로 사용하여 결정하였다. 모델링 분석 결과,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의 한계를 각각 40%, 70% 초과한 것으로 추정되며 초음속 여객기가 기존의 아음속 여객기에 대한 기존 표준을 준수할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하였다. 초음속 여객기는 대표적인 노선에서 일반 여객기보다 승객당 5~7배 많은 연료 소모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는 좌석 등급, 구성 및 경로에 따라 다른데, 최근 인증된 일반 여객기에 비해 비즈니스 클래스 기준으로 승객당 3배 많은 연료 연소, 최악의 경우 이코노미 기준으로 9배 많은 양을 연소하면서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4. 뉴욕-런던, 샌프란시스코-나리타, 로스앤젤로스-시드니 노선의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기준으로 나타낸 승객당 연료 소모량

출처: ICCT(The 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


2019년 ICCT(국제 청정 교통위원회)는 유명한 초음속 여객기 스타트업이 구상하는 시나리오로, 2035년 500개 도시에 초음속 여객기 2000대 도입 시 발생하는 CO2 결과를 분석하였다.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항공 스타트업이 개발하는 초음속 여객기가 도입될 때 2035년까지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00대의 초음속 여객기는 연간 9600만 톤 CO2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일반 여객기보다 승객당 5~7배 많은 연료 양이다. 세계 항공분야는 2015년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CO2를 6번째로 많이 배출했으며, 현재 상업용 항공기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오염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초음속 여객기의 추가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하기 위한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CCT는 25년 동안 초음속여객기의 CO2 배출량은 금세기 모든 국제 항공편이 방출하는 CO2의 1/5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선두하는 스타트업들의 주장


Boom Supersonic

Boom은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가장 앞장선 스타트업으로 2025~2027년에 초음속 여객기 Overture를 선보일 예정이다. Boom은 2019년 6월 지속가능한 대체연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인 Prometheus Fuels와 XB-1 시험 프로그램 중 탄소중립형 제트연료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Prometheus의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공기에서 제거하고 환경친화적인 전기를 사용하여 그것을 제트 연료로 바꾼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태양열이나 바람과 같은 재생 가능한 공급원에서 나오기 때문에 연료 사용으로 인한 순수 탄소 배출은 없다는 장점이 있다. Boom은 2019년 1월,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이용한 XB-1 엔진을 가동하는 등 일련의 지상 시험에 성공했다. 80% 이상의 지속 가능한 연료가 혼합된 이 테스트는 XB-1이 미래의 지상 및 시험 비행에서 안전하게 SAF를 사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회사에 주었다. 한편 현재 Boom은 Webby Award 수상 후보에 오르며 세계에 자사의 초음속 여객기를 알리는 등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놓여있다.

*XB-1은 XB-1은 boom의 최종 목표인 초음속 여객기 Overture를 위한 시승 비행기

 

자료5. 엔진 테스트 중인 Boom

출처: Boom Supersonic


Aerion Supersonic

Aerion은 인류에게 아무리 유익한 것이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보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친환경적인 상업용 초음속 제트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기 엔진 개발기업 GE와 협력하여 현대식 비연소형(non afterburning) 초음속 제트 엔진을 개발하였는데, 순수 합성 연료로 작동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소함을 확인했다. 또한 2036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상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1억 그루의 나무 공약은 AS2의 전체 수명에 걸친 총 시장 전망과 예상 이용률을 기반으로 하였고, 자사의 초음속 여객기가 방출하는 CO2 배출에 대해 책임지려는 모습을 비췄다.


Spike Aerospace

Spike는 2019년 ICCT가 발표한 초음속 비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근거 없는 가정이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상업용 초음속 제트기는 환경을 훼손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며, 자사의 제트기가 그들이 설명하는 시나리오를 야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pike Aerospace CEO인 빅 카초리아는 "환경이나 공동체의 피해를 입고 기술이나 교통을 발전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Spike Aerospace는 첨단 초음속 제트기(Spike S-512)를 설계하고 있으며, 배기가스 최소화, 연비 및 경제성 극대화, 공항 구역 주변의 소음 감소 등을 약속하고 있다.

자료. Spike Aerospace의 초음속 제트기 S-512  구상도

출처: Spike Aerospace


과학 발전에 대한 공학윤리적 관점이 필요한 때

초음속 여객기가 가져다주는 매력적인 부분은 분명 갖고 있다. 이동시간을 절반으로 감축, 지구 자전보다 빠른 속도, 높은 고도에서의 비행으로 위는 우주와 아래는 지구를 볼 수 있는 절경.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포인트를 감수했던 예전과 달리, 현재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매년 피부로 와닿으며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항공 부문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4 %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도로 교통, 발소, 해운 교통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항공 운송의 확장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매년 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금은 무조건적인 과학의 발전에 환호할게 아닌 공학윤리적 관점이 필요한 때며 한 쪽 방향으로 치우친 태도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초음속 여객기의 등장을 앞두고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스러운 시선이 많이 담겨있다. 그리고 우리는 초음속 여객기 개발로 인해서 소수 부자들의 만족을 위해 우리가 합법적이고 효율적인, 새로운 오염 방법을 주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진 자와 없는 자들 사이에 많은 짐을 짊어지는 것은 결국 없는 자들의 몫이다.


참고문헌

[서론]

1) 한종진, "꿈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왜 실패했나", Tech Holic, 2017.03.19, http://www.techholic.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686#rs

2) 곽노필, "콩코드 탄생 50년…‘조용한’ 초음속 여객기가 온다", 미래&과학, 2019.02.25, http://www.hani.co.kr/arti/PRINT/883464.htmlhttp://www.hani.co.kr/arti/PRINT/883464.html

[빠르기만 빨랐어, '콩코드 효과'를 남기고 역사 속으로]

1) 조훈, "소닉붐 없는 초음속 비행에 도전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2019.03.27, https://blog.naver.com/koreaaerospace2030/221498632246

2) Craig Freudenrich, Ph.D, "How Concordes Work", howstuffwork, https://science.howstuffworks.com/transport/flight/modern/concorde.htm

3) 김상진, "띄울수록 손해 '콩코드 굴욕'···초음속기 후배들, 타깃은 갑부", 중앙일보, 2020.02.21, https://news.joins.com/article/23711757

[교통 혁명을 일으킬 초음속 여객기 부활한다]

[ICCT(국제 청정 교통 위원회) 주장]

1) Anastasia Kharina, Tim MacDonald, Dan Rutherford, "Environmental performance of emerging supersonic transport aircraft", ICCT, 2018.07.17, https://theicct.org/publications/environmental-performance-emerging-commercial-supersonic-aircraft

2) Dan Rutherford, Brandon Graver, and Chen Chen, "The environmental and health impacts of a new generation of supersonic aircraft could be immense", ICCT, 2019.01.30, https://theicct.org/news/environmental-and-health-impacts-new-generation-supersonic-aircraft-could-be-immense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선두하는 스타트업들의 주장]

- Boom Supersonic

1) Boom supersonic 공식 사이트, https://boomsupersonic.com/contact#faq-section

2) Boom supersonic 공식 사이트, https://boomsupersonic.com/sustainability

3) John Stavinga, "Boom Supersonic Announces First Fully Carbon-Neutral Aircraft Program, XB-1", GlobeNewswire, 2020.02.24, https://www.globenewswire.com/news-release/2020/02/24/1989354/0/en/Boom-Supersonic-Announces-First-Fully-Carbon-Neutral-Aircraft-Program-XB-1.html

4) Greg Waldron, "​PARIS: Boom XB-1 schedule slips, while JAL eyes Overture", Flight Global, 2019.06.19, https://www.flightglobal.com/strategy/paris-boom-xb-1-schedule-slips-while-jal-eyes-overture/133222.article

5) Webby Award 공식 사이트, https://vote.webbyawards.com/PublicVoting#/2020/websites/general-websites/corporate-communications

- Aerion Supersonic

Aerion Supersonic 공식 사이트, 2020.04.22, https://www.aerionsupersonic.com/post/how-aerion-is-creating-a-sustainable-supersonic-future/

- Spike Aerospace

Spike Aerospace 공식 사이트, https://www.spikeaerospace.com/environmental-reports-on-supersonic-flight-based-on-unfounded-assumptions/

Spike Aerospace 공식 사이트, https://www.spikeaerospace.com/supersonic-flight-and-the-environment/

[과학 발전에 대한 공학윤리적 관점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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