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년동안 지속 가능한 에너지, 핵융합에너지
15기 김민서, 16기 곽준우
지구 위에 뜬 태양을 바라보자. 너무나도 당연하게 빛을 발하고 있을 것이다. 환경과 에너지를 고민하던 학자들은 지구에서도 태양처럼 무한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면 에너지에 대한 환경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떤 에너지가 태양의 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핵융합에 있다.
[자료 1. 태양에너지의 근원인 핵융합]
출처: 국가핵융합연구소 페이스북
핵융합이 뭐야?
핵융합은 플라즈마 상태에서 가능하다. 플라즈마란, 물질의 네 번째 상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전자는 강력한 전자기력에 의해 원자핵에 붙잡혀 있다. 하지만 온도가 높아지거나 강한 에너지를 받게 되면 전자와 원자핵이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전자와 원자핵이 떨어져서 움직이는 상태를 플라즈마라고 부른다. 태양의 내부가 바로 이 플라즈마 상태이다.
그럼 태양에서 어떻게 핵융합이 일어날까? 핵융합이란, 원자핵이 모여서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하는 현상이다. 태양 내부에서는 수소와 헬륨 입자들이 서로 합쳐지면서 에너지를 낸다. 자세히 말하자면 태양 내부에 있는 수소 동위원소인 경수소, 중수소, 삼중수소가 융합하면서 다양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그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반응이 경수소 4개가 뭉쳐서 하나의 헬륨이 만들어지는 핵융합 반응이다. 이 때 경수소 4개의 질량과 핵융합 반응으로 생긴 헬륨의 질량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생기는데, 이 차이만큼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 태양 에너지이다. 이 에너지의 양은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E=mc2)에 의해 계산된다.
[자료 2. 핵융합 모식도]
출처: ITER 한국사업단
그럼 태양과 다른 환경인 지구에서 핵융합에너지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어야 하고, 이 플라즈마를 가두는 핵융합 장치와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바닷물로 공급)가 필요하다. 수억 ℃의 플라즈마 상태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융합해 태양에너지와 같은 핵융합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1억℃ 이상의 온도를 만들어서 유지할 수 있는 기술과 수 억℃의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소재 개발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핵융합 vs 핵분열, 차이가 뭐야?
우리는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경험하면서 핵분열에너지(원자력에너지)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핵융합에너지도 핵분열에너지처럼 폭발 위험이 있을까? 아니다. 핵분열에너지의 경우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불안정한 물질이 안정한 상태로 변하기 위해 원자핵 분열을 할 때 발생하는 열을 증기로 만들어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우라늄과 같이 무거운 원자핵이 중성자를 흡수하면 원자핵이 둘로 쪼개지면서 많은 에너지와 함께 2~3개의 중성자와 방사선이 나온다. 이 중성자가 다른 원자핵과 부딪치면 또다시 핵분열이 일어나고 계속해서 이런 연쇄반응이 일어나면서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된다.
하지만 핵융합 반응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와 같이 가벼운 원자핵 2개가 핵력이라는 거대한 힘에 의해 충돌해 하나의 다른 원자핵으로 합쳐지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즉, 핵융합에너지는 중성자의 운동에너지 형태로 나타난다. 이때 중성자의 운동에너지는 열에너지로 바뀌어 증기를 발생시키고, 발생된 증기를 이용하여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변환되는 물질이 헬륨인데다가 핵분열과 달리 반응 시에 방사선을 동반하지 않아 핵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핵분열에너지와 다르게 자발적인 반응이 아니기 때문에 조건이 맞지 않으면 저절로 꺼지게 된다. 따라서 핵융합에너지에서는 플라즈마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아주 중요하다.
[자료 3. 핵분열에너지의 발생]
출처: 국가핵융합연구소 블로그
핵융합에너지에 왜 주목하는 걸까?
핵융합의 원료가 되는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을 수 있는데, 바닷물 1L를 전기분해하면 약 0.03g의 중수소가 나온다. 매우 적은 양인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중수소 1.35g과 노트북에 장착된 리튬 배터리 1개만 있으면, 석탄 40 톤에 맞먹는 전기량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일반 가정집이 약 80년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다. 이처럼 엄청난 효율을 자랑하는 핵융합에너지의 원료인 중수소는 바다에 무려 22조 톤이나 녹아 있는데 이는 인류가 수억 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또 다른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는 얻을 수 없지만, 핵융합로에서 리튬과 중성자의 반응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다. 리튬 또한 바닷물에서도 얻을 수 있는데, 현재 약 2300억 톤 가량이 바다에 녹아 있으며 인류가 1500만 년은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특히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더욱 경제적으로 핵융합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료 4. 핵융합로 내부]
출처: 국가 핵융합 연구소
우리나라의 핵융합 발전은 어떤 상황일까?
우리나라의 핵융합에너지 개발 목표는 핵융합에너지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여 지속가능한 신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핵융합에너지 개발 계획은 2007년부터 시작되어 2011년까지 핵융합에너지 개발 추진기반 확립 단계였다가 현재는 2단계인 DEMO 플랜트 기반기술개발 단계에 진입해있다.
이는 2005년 수립된 "국가 핵융합에너지 개발 기본계획"에 자세히 나와있다. 이는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핵융합에너지를 상용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개발 로드맵과 추진전략이 포함된 국가 기본계획을 확정하기 위해 수립한 국가 기본계획으로, 이에 따라 2007년 9월에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완공되었고 세계 과학선진국과 공동참여 중인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였다. 우리나라는 1995년 "국가핵융합연구개발 기본계획"에 의거하여 중간진입전략을 채택하여 KSTAR를 개발하고 동시에 이를 ITER 장치의 Pilot Plant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ITER 공동개발사업 참여 및 ITER 장치 운영에 선진국과 동일한 자격으로 참여했다.
[자료 5. 국가 핵융합에너지 개발 기본 계획]
출처: 국가핵융합연구소
그렇다면 현재 KSTAR의 기술과 ITER 사업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을까?
- 2010년 플라즈마 생성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초전도 토카막장치로는 처음으로 플라즈마 이온 온도 1억℃를 1.5초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
- 2020년 3월, 1억℃를 8초 동안 유지
-현재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모드(H-모드) 지속 시간을 현재의 89초에서 100초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
* H-모드란 특정 조건에서 플라스마를 토카막 안에 가두는 성능이 두 배 증가하는 현상으로, 핵융합 장치의 운전 성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KSTAR는 초전도 토카막 장치로는 최초로 2010년 H-모드 달성에 성공한 뒤 2016년 지속 시간을 연속 70초로 연장하며 세계 기록을 달성했고, 이후 지속 시간을 꾸준히 연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핵융합 발전은 어떤 상황일까? - ITER 프로젝트
핵융합 발전소 건설을 위한 핵심 원천기술 확보하고 핵융합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참여한 국제공동개발사업인 ITER는 공정률이 2019년 7월 기준 63%를 돌파하였고 2020년 7월에 본격적인 조립을 시작했다. ITER은 간단히 말해 핵융합을 이용해 열출력(단위시간당 방출 열에너지) 500㎿급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ITER가 생산할 전력은 2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상용화 후 만들어질 핵융합로는 1기당 200만 가구가 사용할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100만개 이상의 부품의 조립을 시작해 2025년 12월 완공, 가동 실험에 들어갈 계획이고 이후 2040년까지 운영된다. 한국은 이 프로젝트에서 사업비 투자와 함께 부품을 조달해주고 이를 통해 ITER 관련 지식재산 실시권을 확보하면서 기술을 공유받을 수 있다. 또한 건설과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자료 6. 건설 중에 있는 국제 핵융합 실험로(ITER)]
출처: 국가 핵융합연구소 블로그
그동안 우리는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인 석유, 석탄에 의존해왔다. 이것들을 통해 우리는 분명 눈부신 발전을 이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법이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동시에 우리는 환경을 조금씩 잃어왔다. 그 대가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등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화석연료는 한정된 에너지원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술의 발달로 채굴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언젠가는 고갈될 수 밖에 없고 점점 늘어나는 에너지양에 더 빠르게 고갈될 것이다. 이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풍력, 태양력, 수력 등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늘날 상당 수준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지만, 낮은 효율과 건설 환경 확보 등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을뿐더러 늘어가는 인류의 에너지 소비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핵융합 연구는 최근에 시행된 것이 아닌 80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인류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태양의 온도인 1억℃를 유지하며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은 8초 뿐이다. 이와 같이 여전히 ‘핵융합에너지를 24시간 동안 발전·가동할 수 있는 기술’의 여부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막고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핵융합에너지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참여국들의 뜻을 모아 핵융합 관련 전 세계 연구자들이 모여 ITER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나날이 늘어만 가는 인류의 에너지 소비량을 충족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핵융합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적은 연로로도 높은 효율을 자랑할 뿐 아니라, 온실가스와 같은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은 기후변화나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문헌
<핵융합이 뭐야?>
1) ITER 한국사업단 (https://www.iterkorea.org/020601)
2) 국가핵융합연구소 (https://www.nfri.re.kr/kor/pageView/14)
3) 국가핵융합연구소 페이스북, [쉽게 보는 핵융합]태양은 어떻게 큰 에너지를 낼까? (https://www.facebook.com/notes/%EA%B5%AD%EA%B0%80%ED%95%B5%EC%9C%B5%ED%95%A9%EC%97%B0%EA%B5%AC%EC%86%8C-nfri/%EC%89%BD%EA%B2%8C-%EB%B3%B4%EB%8A%94-%ED%95%B5%EC%9C%B5%ED%95%A9-%ED%83%9C%EC%96%91%EC%9D%80-%EC%96%B4%EB%96%BB%EA%B2%8C-%ED%81%B0-%EC%97%90%EB%84%88%EC%A7%80%EB%A5%BC-%EB%82%BC%EA%B9%8C/156765624382936/)
<핵융합 vs 핵분열, 차이가 뭐야?>
1) ZUM 학습백과, 핵분열과 핵융합 (http://study.zum.com/book/15179)
2) 국가핵융합연구소 블로그 (https://m.blog.naver.com/nfripr/220089905650)
<핵융합에너지에 왜 주목하는 걸까?>
1. 1000만년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고?, 국가핵융합연구소 블로그, 2020.06.02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1117)
<우리나라 핵융합 발전은 어떤 상황일까?>
1) 국가핵융합연구소 (https://www.nfri.re.kr/kor/pageView/19)
2) 김병욱, 인공태양 KSTAR,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8초간 운전 성공, 투데이에너지, 2020.03.18. (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23309)
3) 윤신영, 핵융합 실험로 'KSTAR' 올해 실험 목표는 "1억 도 10초 유지", 동아사이언스, 2020.05.24.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6900)
<우리나라 핵융합 발전은 어떤 상황일까? - ITER 프로젝트>
1) ITER 한국사업단 (https://www.iterkorea.org/020604)
2) 김윤수, 韓 개발 참여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 100만개 부품 조립 시작, 조선비즈, 2020.07.28.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8/2020072802986.html)
3) 이해성, 韓 주도 국제핵융합실험로 공정률 63%…인공태양 꿈 '빛이 보인다', 한국경제, 2019.08.02.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19080298301)
맺음말
1) 1000만 년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고?, 국가 핵융합 연구소 블로그, 2020.06.02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1117)
2) 인류가 힘을 모아 추진하는 거대과학 프로젝트 Top 3, 국가 핵융합 연구소 블로그, 2020.08.14 (https://fusionnow.nfri.re.kr/post/nuclear-fusion/1150)
'News > 기술-산업-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 19의 또 다른 영향, ‘화평법’ 한시적 완화 (8) | 2020.10.26 |
---|---|
한전,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발을 담그다. (15) | 2020.09.26 |
콩값보다 싼 두부값? 전기 요금 체계, 과연 적합한가-한전의 전기요금 개편, 연료비 연동제- (21) | 2020.09.06 |
그린뉴딜 수혜기업, 일희일비해선 안된다 (9) | 2020.09.06 |
수열 에너지가 불러온 나비효과 : 춘천 수열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17) | 2020.09.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