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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한전,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발을 담그다.

by R.E.F. 17기 강하은 2020. 9. 26.

한전,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발을 담그다.

17기 강하은, 백도학 18기 서현영, 김민주

 

재생에너지 3020,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이룰까?

 


[자료 1. 현 정부 그린 뉴딜 재생에너지 목표]

출처 : 매일경제

 

  녹색 전환을 위한 정부의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2017년부터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써 추진 중이다. 현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정책으로 2034년까지 신재생 발전설비 78.1GW(발전설비 비중 40%)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가진다. 실제로 2020년 4조 5천억 원에서 2025년까지 11조 3천억 원 사업비를 추진할 예정이나 다만 지금까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생산으로 보았을 때 더욱 확장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의 확대 필요성을 느껴 국내 전력산업의 중심인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사업 진출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1년 전력산업구조 개편 이후 현행 전기사업법은 `동일인에게 두 종류 이상의 전기사업을 허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판매 시장을 독점하는 한국전력공사의 독점을 막기 위한 정부의 발전 분리 체제를 깨트리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계와 한전은 직접 발전을 허가받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적으로 보였다. 구체적인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허용하기 위한 의원 입법은 현재까지 총 세 차례 이뤄졌다. 2015년 19대 국회 당시 노영민 의원이 신재생 발전 사업에 한전이 직접 참여 가능하다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초기 투자비용 등의 문제로 민간 기업의 재생에너지 발전 기피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 한전의 발전 산업을 활성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의 반대로 1차 제안은 실패했다. 이후 20대 국회에서 2016년 홍익표 의원과 2017년 손금주 의원이 같은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두 번째로 발의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독과점과 불공정한 전력 시장을 우려하여 허가하지 않았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전의 직접 발전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21대 국회 송갑석 의원이 3번째 같은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정부는 온전히 반대 의견이 아닌 조건부 찬성의 관점을 내놓았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와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대형 에너지 공기업의 참여가 필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재 한전의 직접 발전 3번째 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참여, 에너지 전환에 필수 불가결한 것

 

   현재 대부분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소규모 사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으며 인프라 부족의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2030년까지 12GW의 전력 설비를 구축하겠다고 내건 해상풍력의 경우,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전력 계통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자금이 들어 민간 기업들이 소극적 자세를 취해왔다.

[자료 2.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출처 : 한국 해상풍력

 

  하지만 투자 여력이 있는 한전이 나서서 비용을 공동 부담한다면 민간 기업의 부담을 덜어 참여가 많아질 것이며, 한전이 보유한 기술로 공동 접속설비, 발전사업단지 등 인프라를 조성하고 민간 기업들이 동참하는 구조로 발전 사업성이 안정화될 것이다. 실제로 한전이 2018년에 내부적으로 수립한 해상풍력 발전 목표는 7.2GW로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의 목표량인 12GW의 약 60%를 차지하는데, 한전과 민간 사업체와의 협력 구조로 사업 규모를 키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전의 참여로 인해 해상풍력이 활성화되었을 때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013년 영국에서 육상풍력 대비 해상풍력의 1MW당 일자리 창출 효과는 2배 이상을 기록하였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해상풍력의 규모가 커질 시 주변 항구 시설 확충, 육상처리 등 기반 시설 건설, 유지 보수,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고용 창출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여 한전은 “한전의 기술력 및 자금조달로 인한 발전 원가 절감은 한전의 재무상태를 개선하고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흡수하여 주주, 전기소비자 등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생 발전 사업 실적 확보를 통해 국내 연관 중소기업들과 함께 글로벌 시장 동반진출을 기대한다”라는 의견이다.

또한 한전의 참여는 자국 사업을 외국 자본으로부터 보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소규모 사업을 하는 민간 사업체들은 비싼 국내 발전설비보다 기술, 비용면으로 경쟁력 있는 외국 설비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국내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 있어서 대다수가 외국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전과 민간 기업이 힘을 합쳐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발전 단지를 조성함과 동시에 국산 부품의 사용을 늘린다면 외국 기업과의 견제가 가능해질 것이다.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신재생에너지 발전업계 입장은?

 

   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업계는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가 8월 11일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참여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212명 가운데 무려 207명이 반대했다. 특히 한전이 대규모 발전사업에만 참여하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는 제한한다 해도 반대한다는 사람이 160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발전업계는 공급 과잉으로 REC 가격이 폭락하면서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전력량에 대해 전력거래 시간대별로 적용되는 가격인 SMP(계통한계 가격)와 REC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자료 3. 태양광 부문 REC 가격(원) 추이 ⓒ김민주]

출처 : 전력거래소

 

   우선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태양광 부문 REC 가격은 2017년 8월 12만 6976원이었으나, 2018년 8월 9만 7766원으로 하락했고, 지난해 4월에는 6만 9074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7월에는 4만 4581원으로 폭락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증가하면서 발급된 REC는 늘고 있는 반면, REC 수요는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 에너지공단과 전력거래소 등은 지난해 발급된 REC 물량 3196만 6789 REC 가운데 실제 거래된 REC는 1957만 2546 REC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2017년 11 기가와트(GW)에서 2018년 13.4GW, 지난해 15.8GW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18.5GW로 늘었다.

 

[자료 4. 최근 3년간 8월 평균 SMP(kWh/원)와 8월 전력피크일 전력예비율(%).(붉은 선은 전력예비율, 파란 선은 SMP)]

출처 : 에너지 경제

 

  다음으로 27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전력 판매 가격인 SMP(계통한계 가격) 평균은 킬로와트 아워(kWh) 당 61.98원을 기록했다. 월별 평균 SMP가 kWh당 6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6년 7월 66.79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이달 하루 평균 SMP가 kWh당 50원대로 추락한 날도 8일이나 됐다. 반면 공급예비율은 남아돌고 있는 실정이다.

  전력 단가 하락은 화력, 원자력은 물론 재생에너지 발전회사들의 경영실적 악화의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업계에서는 “REC와 SMP 동반 하락으로 수익 악화를 겪고 있는 와중에 한전마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뛰어들면 영세 발전사는 고사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많은 토의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

 

  앞서 살펴봤듯이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직접 발전에 참여할 경우, 인프라가 조성되어 민간기업들의 부담이 줄고 그에 따라 발전  사업성이 안정화될 수 있다. 그리고 일자리 창출 효과와 자국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전력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에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직접 발전 참여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코로나 19 등 경제위기로 인해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공급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현실화, 연료비 연동제 등 근본적으로 재무구조를 정상화할 방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전력시장 내 경쟁 체제가 자리 잡은 상황 속에서 한전의 참여는 더 큰 비효율을 발생시킬 것이므로 오히려 전력시장 내의 경쟁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발전 자회사의 민영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은 “민간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등이 우려하는 REC가격의 하락, 전력망 중립성 훼손 등의 문제에 있어서 입법과정에서 해소방안을 마련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직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 아닌 많은 토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한전의 발전 참여가 이루어질 때까지 많은 절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정책, 사업 등은 기본적인 틀이 마련되고 난 후에 비로소 탄탄한 기반을 토대로 나아갈 수 있다. 한전의 직접 발전 참여는 궁극적으로 국민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현재와 같이 REC와 SMP 폭락의 시점에서는 아직 섣부른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문헌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한전 발전사업으로 이루나?]

1) 백상경, 오찬종, “한전, 탈원전 이어 그린 뉴딜 ‘총대’… 중소 발전사 “민물에 고래 넣나””, 매일경제 MBN, 2020.08.06,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0/08/808452/

2) 윤보람, “한전 '신재생 직접 발전' 세 번째 시도… 이번엔 길 열릴까”, 연합뉴스, 2020.08.17

3) 이창훈, “‘그린 뉴딜’ 총대 멘 한전 탈원전 비용 보전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까지”, 중앙시사매거진, 2020.08.31,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31075

4)  정상균, 한전 "대규모 신재생 발전 제한적 참여.. 국민 모두에 혜택", 파이낸셜뉴스, 2020.08.10, https://www.fnnews.com/news/202008101043473440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8174376Y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참여, 에너지 전환에 필수 불가결한 것]

1) 김영수, 문승관, [갈길 먼 해상풍력]'그린 뉴딜'로 띄운 장밋빛 청사진.. 기대 반 우려반, 이데일리, 2020.08.20,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08726625866008&mediaCodeNo=257&OutLnkChk=Y

2) 박경민, 위기의 한전... 신재생에너지 발전 참여로 돌파구 찾나?, MTN 머니투데이 방송, 2018.06.05, https://news.mtn.co.kr/v/2018060514442187957

3) (보도자료) 국내 최초 대용량 원거리 해상풍력인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발전개시, 한국 해상풍력, 2019.06.12, http://www.kowp.co.kr/data/news.asp

4) 송명규, [신년기획] 해상풍력, 국내서 성공하려면, 투데이에너지, 2018.01.02,

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129307

5) [설명자료] 한전, 탈원전 이어 그린 뉴딜 '총대'.. 중소 발전사 '민물에 고래 넣나' 보도 관련 설명, 한국전력공사, 2020.08.10,

http://home.kepco.co.kr/kepco/PR/ntcob/ntcobView.do?pageIndex=2&boardSeq=21048138&boardCd=BRD_000117&menuCd=FN060306&parnScrpSeq=0&searchCondition=total&searchKeyword=

6) 이창훈, [‘그린 뉴딜’ 총대 멘 한전] 탈원전 비용 보전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까지 , 이코노미스트, 2020.08.31,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31075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신재생에너지 발전업계 입장은?]

1) 이창훈, “[그린 뉴딜 총대 멘 한전] 탈원전 비용 보전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까지”, 중앙시사매거진, 2020.08.31,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31075

2) 전지성, “전력이 남아도니 거래 가격도 추락… 재생에너지업계 ‘한숨’”, 에너지 경제, 2020.08.27,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519691

3) 정상균, “한전 “대규모 신재생 발전 제한적 참여… 국민 모두에 혜택””, 파이낸셜뉴스, 2020.08.10,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4474474

[많은 토의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

1) 연선옥, 신재생에너지 발전 늘리려고… DJ가 추진한 전력산업 구조개편도 뒤엎나, 조선비즈, 2020. 08. 12,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11/20200811030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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