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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차별하는 기후위기? 저소득층의 현실

by R.E.F. 18기 오연지 2021. 3. 1.

차별하는 기후위기? 저소득층의 현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5기 김민서, 18기 오연지, 19기 도형준, 19기 양은우, 19기 최혜연

 

2015~2019년은 지구 평균 온도 5년 단위 기록상 가장 따뜻한 기간에 해당한다. 산업혁명 이후로는 1.1℃ 상승하였으며, 앞선 5년보다는 0.2℃ 더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지속적이고 가속되는 추세는 여타 주요 기후 지표들 사이에서도 지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에도 기후위기는 강도 높은 자연재해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측면에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그중 본 기사에서는 기후위기의 영향이 사회적으로 불평등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에 이어 탄소 불평등까지?

 옥스팜(국제구호개발 기구)과 스톡홀름 환경연구소(국제 환경정책 연구기관)는 2020년 9월 21일 보고서 [탄소 불평등에 직면하다]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부유층 1%의 탄소 배출량이 하위 50%의 탄소 배출량의 2배가 넘었다.’고 한다. 

 

 

 

[자료 1. 1990-2015 누적 탄소 배출 및 전 세계 소득집단 소비와 관련된 1.5도 세계탄소예산]

출처 : 옥스팜

 

 부(富)와 탄소배출량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호 관계가 있다. 부유할수록 비행기, 자동차, 선박을 더 많이 이용함으로써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의 소비행태를 연구한 어느 논문은 소득 최상위 계층이 즐기는 여행은 최하위층이 즐기는 여행보다 기후에 2.5배나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COVID-19 사태에서도 입증되었다. 바이러스의 범 지구적인 확산 사태에 따라 각국이 봉쇄정책을 지속하면서 항공 및 교통수단의 사용량이 줄었다. 그에 따라 지난 4월 초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17%까지 급감했다. 여기서 부유층(상위 10%)이 항공 관련 에너지의 75%를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그들의 탄소배출량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상위 10%가 25년 동안 *탄소예산의 1/3 (31%) 을 사용하였고 이에 반해 하위 50%는 단 4%만을 사용해왔다. 이렇게 소득 차이에 따른 탄소배출량 차이가 극심하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기후위기의 취약계층은 부유층과 비교해 얼마나 큰 피해를 보고 있을까?

*탄소예산 :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세계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남은 양

 

 

 

자연재해에 따른 저소득층의 피해 

 기후위기 취약계층은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계층을 말한다. 하지만 취약계층에 대한 분류 기준은 연구 자료마다 차이가 있고 이들이 겪는 피해는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취약계층의 명확한 분류는 불필요하다. 따라서 이 기사에서는 취약계층을 저소득층으로 정의하며  ‘자연재해의 종류에 따른 저소득층의 피해’에 집중하여 서술하였다.

  1)  풍수해

 이상 기후가 발생시킨 풍수해는 광범위한 피해를 주지만, 그 정도는 개인의 환경요건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풍수해의 경우, 피해 규모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는 ‘주거 환경’이다. 비바람과 홍수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줄 집이 있다면 피해가 적겠지만, 집이 수해에 취약한 곳에 위치했거나 집의 안전성이 떨어진다면 풍수해로부터 입는 피해는 커지게 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읍·면·동 지역에서 풍수해 발생 빈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해위험지구와 상습 수해 지역의 주거유형 중 단독주택이 70.4%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서울시 침수지역의 수해 피해 현황 조사에서는, 단독주택의 비율은 전체 수해 건축물의 86%, 수해 지하주택의 89%를 차지했으며, 이러한 결과는 단독주택 및 지하시설이 풍수해에 취약함을 말해주고 있다. 해당 거주 시설은 전·월세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을 비롯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주로 거주하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저소득층은 풍수해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이 큰 지역에 밀집해 있으며, 풍수해에 취약한 시설에 거주하고 있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2)  폭염

 2020년 한국 환경정책 평가연구원의 폭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973년에서 2019년까지 일 최고기온 극값은 1.5℃, 폭염일 수는 6.9일이 증가했다. 2019년 8월 1일에는 홍천에서 관측 사상 최고기온(41℃)을 경신했고 서울, 춘천, 수원, 대전 등에서 지역 내 최고기온이 발생했다. 물론 그에 따른 폭염 피해자는 증가했다. 폭염의 피해로는 온열 질환이 있는데 열탈진,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을 통칭한다.

 특히 소득 계층별로 온열질환 발생률에 큰 차이를 보인다. 과거에는 만 명당 저소득층(의료급여 수급자) 13.8명, 고소득층(상위 5분위) 4.8명으로 나타났다. 이후 2018년, 저소득층 만 명당 21.2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였고, 고소득층에서는 7.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자료 2. 소득에 따른 온열질환자 발생률(2013-2018)]

출처 :   2020 폭염영향 보고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경우 일상생활 공간의 온도를 견디기 어렵다는 응답은 절반 가까운 49.1%였다. 이는 일반 인구 집단 응답 비율(35.2%)보다 높은 비율이었다. 수면 공간 온도를 견디기 어렵다(저소득층 52.8%, 일반 44.2%), 주거공간 환기가 어렵다(저소득층 15.2%, 일반 8.6%)는 응답도 마찬가지였다. 에어컨이 없는 저소득층은 14.1%(일반 2.5%)였는데,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 요금 때문에 충분히 이용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68.6%(일반 44.9%)에 이르렀다.

이로써 저소득층의 거주 환경은 폭염에 취약한 환경이며, 에어컨이 없는 집이 많고 에어컨이 있더라도 전기세 때문에 마음대로 켜지 못하는 집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더위를 피하고자 공공장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년부터는 COVID-19 영향으로 그것마저도 허용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3)  한파

 작년 12월 9일,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여성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사인은 간 경화에 의한 간 손상이었다. 보건 전문가들은 간 건강이 좋지 않았던 노동자에게 추위에 취약한 주거 환경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렇듯 한파는 추위에 취약한 기후변화 취약계층에게 있어 겨울철 큰 걱정거리 중 하나이다.

 

 

 

 

[자료 3. 국내 이주노동자의 숙소. 조립식 건축자재를 비닐하우스로 덮었다.]

출처 : 한겨레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2019년~2020년 절기 겨울은 전국 평균기온은 3.1℃로 평년보다 2.5℃ 높았다. 그런데도 피해자는 무려 303명이었다.

 한파의 피해로는 한랭질환이 있다. 이 한랭질환의 종류에는 저체온증, 동상, 동창이 대표적이며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19~20절기 직업별 한랭질환자는 무직이 42.4%(1,024명)로 가장 많고, 기타 24.8%(599명), 학생 6.5%(157명), 주부 6.3%(153명), 노숙인 6.0%(145명) 순이며 사망자의 경우 역시 무직이 58.7%(37명)로 가장 많았다.  즉, 일정한 수입이 없는 사람들이 한랭질환에 대해 특히 취약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한랭질환에 취약한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주택 가격이 높아지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거처가 집으로는 볼 수 없는 고시원,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같은 곳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주거시설들은 제대로 된 난방도 공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도시설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더욱더 힘들게 만든다. 이런 환경이 추위에 의한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불평등을 조장하는 기후위기     

 전 세계 중에서도 특히 저소득층이 많은 국가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막심했다. 인구의 23.75%가 저소득층에 속하는 이란의 경우 작년 3월 중순부터 2주간 발생한 폭우로 1,000만 명이 사망 및 부상, 거주지 파손 등의 피해를 보았다. 또한 5차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강수량 변화와 생물 멸종 등으로 인하여 2030년부터 식량 생산이 줄어들고 곡물 가격이 폭등할 수 있으며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가뭄에 따른 물·식량 부족 문제와 홍수로 인한 사회기반 시설 파괴, 폭염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위기는 결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피해의 불평등함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세계는 기후위기 피해에 대한 ‘차등적’ 지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차등적 지원이란, 소득 계층에 따라 지원 강도가 달라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저소득층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시행에서 마저도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류는 다양한 보완 수단을 통해 고소득층에 혜택이 집중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이중적인 기후불의 발생을 막아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지구기후보고서(2015-2019)",WHO, https://library.wmo.int/doc_num.php?explnum_id=10382

[소득 불평등에 이어 탄소 불평등까지?]

1) 옥스팜,  "탄소 불평등에 직면하다 : 기후정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핵심", 2020.09.21, www.oxfam.or.kr/wp-content/uploads/2020/09/%ED%95%9C%EA%B8%80-%ED%83%84%EC%86%8C-%EB%B6%88%ED%8F%89%EB%93%B1%EC%97%90-%EC%A7%81%EB%A9%B4%ED%95%98%EB%8B%A4-1.pdf

2) 이근영, "탄소배출량, 1% 부자가 하위 50%의 2배", 한겨례, 2020.09.21, m.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62993.html#cb

[자연재해에 따른 저소득층의 피해]

1) 이나영, 조용성, 임재영, “폭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취약계층의 사망률 변화 분석: 서울을 중심으로”, 보건사회연구, 34권, 1호, 456-484, 2014.

2) 추장민, 공성용, 백승아, “저소득계층의 기후변화 적응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 Ⅰ”, 기본연구보고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1-195, 2010-12.

3) 기후변화리스크연구단, 2020 폭염영향 보고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6-14, 2020.06.15

4) 김민제, 최우리, 저소득층 49% “일상공간 온도 견디기 힘들어”, 한겨레, 2021.01.11
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78151.html

5) 김민제, 최우리, “겨울밤, 화장실 가기 겁나”…기후민감계층의 집은 어디인가, 한겨레, 2021.01.11
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78152.html

6) 유희준, 겨울철 한랭질환 주의…저소득층·노숙인 위험, SBS뉴스, 2014.01.08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172788&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7) 김선미, 박성우, [보도참고자료] 12월말~1월초 한랭질환 발생 증가, 주의 필요!, 질병관리본부, 2019.12.20

8) 김세진, 한랭질환자 절반 65세 이상 노년층...77%가 실외에서 발생, 데이터솜, 2020.11.16
www.dataso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045

[세계적인 불평등을 조장하는 기후위기]

1) 윤남희, “2℃가 가져온 위험 : 기후변화, 이제는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로”, 임팩트 비즈니스 리뷰, 2014.04.07, http://ibr.kr/2985

2) 조유라, 이윤태, “기후변화, 貧國-빈곤층에 직격탄… “貧者에 대한 비양심적 공격” , 동아일보 , 2019.07.13,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190713/96453920/1

3) 한상운 외,”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정책 개선방안 연구 (Ⅰ)”,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2019.12.31

http://210.101.116.18/kiss10/download_viewer.asp  

4) 하프리 카우르 폴 , “빈부격차는 기후변화에도 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기후 정의의 실현” , 그린피스, 2020.04.06, https://www.greenpeace.org/korea/update/12788/blog-ce-climate-emergency-climate-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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