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과 청년은 떼 놓을 수 없으니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6기 김미림, 18기 김채연
뉴페이스의 등장, 탄소중립위원회
2021년 5월 29일 첫발을 내딘 탄소중립위원회는 국내 탄소중립 정책의 ‘최상위 컨트롤 타워’를 맡았다. 이 탄소중립위원회를 나타내는 또 한 가지 키워드는 바로 ‘대화의 장’인데, 각계각층이 참여할 수 있는 의견수렴 절차를 만들어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지지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청년협의체는 탄소중립위원회의 ‘대화의 장’ 중 하나로, 8개의 청년단체(고려대 환경보호기획단 KUSEP, 국회기후변화포럼 COP참관단, 대학생기후행동,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부산기후용사대, 연세대학교 에너지환경경제학회 YEEF, 카이스트 지속가능동아리 K-SUS)로 구성되었다. 청년협의체는 지난 8월 17일, 줌(ZOOM)을 통해 탄소중립위원회 위원과 비대면 간담회를 진행하여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해 피드백을 전달하였다. 본 기사에서는 청년협의체 간담회에서 논의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과 간담회 결과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간담회에서 청년협의체의 역할은 기후 위기를 더욱 실감할 ‘미래세대’의 시각을 담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일이었다. 탄소중립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윤순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래세대가 기후 위기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견지하고 있으며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이 있는 기성세대로서 부끄럽지 않고 싶다고 밝혔다. 미래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시대를 열어주고자 한다며 위원장으로서의 포부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 탄소중립 시대의 모습은 어떨까?
[자료 1.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하고 있는 탄소중립위원회 윤순진 위원장]
출처 : 경향신문
청년협의체가 탄소중립위원회에 전달한 피드백 내용에 앞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할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최상위 컨트롤 타워로서 제시하는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변화하게 될 사회의 미래 모습을 예측한 ‘시나리오’다. 지난 8월 5일 발표된 시나리오의 초안을 보고 각계각층에서 한 가지 안을 제외하고는 탄소중립을 이루지 못하는 안을 제시하였으며,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난이 위원회에게 쏟아졌는데, 이러한 시각은 탄소중립을 이행하고 달성하는데 지표가 될 ‘로드맵’과 ‘시나리오’를 혼동한 것이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한국이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를 예측한 미래상과 부문별 전환 과정을 전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나리오의 목적은 이를 바탕으로 각 부처들이 필요한 변화를 확인하고 이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 탄소중립위원회의 시나리오는 탄소중립 시대의 미래 그림을 제시하여 어떤 부분을 해결해야 할지 제시하며 부문별 전환 속도를 가늠하는 나침반으로서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탄소중립위원회는 각 부처가 발표할 탄소중립 이행 계획의 이행을 점검하는 실태조사 및 평가를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위원회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비전을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로 설정하고 책임성, 포용성, 공정성, 합리성, 혁신성 등 5가지 원칙에 입각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총 3가지 안 중 1안은 기존의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며 기술발전 및 원·연료의 전환을 고려하였으며, 2안은 1안에서 화석연료를 더 줄이고, 생활양식의 변화를 통해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하는 모습을 전망하였다. 3안은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고 수소공급을 전량 그린 수소로 전환하여 획기적으로 탄소를 감축하는 안이다.
1안과 2안은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못하는 시나리오인데, 이것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1안과 2안은 화석연료 중단에 대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산업계의 반대와 고용문제 등을 고려한 하나의 선택지이다. 특히 1안의 경우 석탄 연료를 지속한다는 것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는 화석연료를 다루는 노동자의 고용문제를 반영한 계획안이다. 이것이 내포하는 바는, 화석연료를 과감히 줄이는 3안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노동자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대책을 더 심도 있게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미래 탄소중립 사회의 변화를 그려보는 측면에서 실패하는 선택지를 제시한 것에 대한 모순은 분명하나 1안과 2안은 변화의 속도와 급작스러운 변화가 불러올 정의롭지 못한 전환의 문제를 고려한 또 다른 전망인 것이다.
미래세대의 의견을 들어줘!
지구의 미래세대인 청년들로 구성된 청년협의체가 간담회에서 시나리오에 대해 제시한 피드백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통적인 의견을 정리한 것이며, 각 단체별로 생각과 의견에 차이가 있다.
1)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적극성 부족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첫 번째 원칙은 책임성이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파리협정 목표인 1.5도 상승 제한의 달성을 위한 강력한 행동을 추진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세대로서 청년협의체는 더 강력하고 책임 있는 시나리오를 원하고 있다. 고려대 환경보호기획단 KUSEP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완전한 폐지와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 한 시나리오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회기후변화포럼 COP참관단은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 및 속도에 대한 논의를 위한 청사진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배출원과 흡수원의 순배출량이 '0'이 되는 목표를 다양화하여 탄소중립의 목표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2) 기술주의 사고를 탈피하고 사회 체제의 대전환 필요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다섯 번째 원칙으로 혁신성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기후 위기 회복력을 제고하기 위해 기후 위기 대응을 최적할 수 있는 정책과 기술의 선제적인 개발, 생활양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기술, 새 정책에만 의존하며 총 에너지 수요를 줄이기 위한 생활양식의 대전환에 대한 비중이 다소 작다는 의견이다. 대학생기후행동은 "기존의 경제사회 시스템(생산관계와 성장체제)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식의 기술적 접근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위원회가 말하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탄소 감축'과 '1.5도 상승 억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기후용사대는 "지나치게 기술과 시장에 의존한 민간 인센티브, 시장중심주의보다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라고 제안했다. 또한 시나리오가 미래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전제하고 있는 몇 가지 기술의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우려되고 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합리성의 원칙과 혁신성의 원칙을 모두 제시하고 있는데 이 두 가지 원칙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탄소 포집 등 상용화 시점이 불확실한 기술을 전망하기 보다 탄소에 대한 수요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사회 구조로의 전환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3) 지속적인 국민 참여 확대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책임성의 원칙과 포용성의 원칙에서 시민 참여가 중요함을 내포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주체로서 정부뿐만 아니라 산업계, 국민을 포함한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하며, 미래세대의 생존권 및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선언하고 있다. 시나리오 의견 청취 작업이 위원회의 민주적인 모습을 부각하는 일회성 이벤트로 소비되지 않으려면 국민과의 사회적 대화, 교육, 소통의 방안을 강화하고 구체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에너지전환포럼의 청년 프런티어에서는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필요성, 에너지의 전력화 등 탄소중립을 위한 과제에 대해 전반적인 인식이 낮은 것이 현장에서의 정책 성공을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전환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의 인식 제고를 위한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라고 말했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에서도 "체험으로 끝나는 국민 참여형 프로그램 대신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탄소중립위원회의 위원들은 청년협의체의 의견을 듣고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와 물가 상승, 고용 전환의 문제가 생길 것이 두렵기도 하다며 한정된 자원을 정의 전환의 원칙을 잘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년들도 미래세대로서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시민을 설득하는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미래상을 전망하는 시나리오도 필요성이 있지만 시민사회에서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시나리오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의 신뢰성을 위해서도 시나리오에서 사용한 수요 전망치를 공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기술 무시와 기술 맹신 사이에서 잘 중재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더해 앞으로 탄소중립위원회의 활동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를 지속해서 마련할 것이며 청년들도 전달해야 할 의견이 있다면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중복되는 이야기일지라도 그만큼 강조하여 여러 번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탄소중립과 청년들의 이야기
탄소중립안에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청년협의체 실행 등 노력하는 한 사람이 있다. 탄소중립위원회 국민참여분과 청년 정체성 부문에서 일하시는 김민 님의 인터뷰를 담아왔다.
민 님께서는 어떻게 탄소중립 청년협의체를 실시할 생각을 하게 되신 걸까?
그는 미래에 더욱 심각해질 기후 위기에 따라 많은 피해를 받을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탄소중립위원회는 의견수렴의 장을 “협의체”라는 공식적인 채널을 이용하여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다른 탄중위 위원들과 함께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청년협의체를 꾸리게 되었다. 이러한 국민 참여분과에서는 실제로 탄중위 사무처의 공무원과 직원분들이 실제 업무를 행하며 민 님께 함께 청년 정체성으로 참여하고 있는 탄소중립안의 청년들이 있다.
청년협의체는 8월 17일 의견 수렴만 받고 끝난 것이 아닌, 협의체라는 의사소통의 장의 명목을 이어가기 위해 지금까지도 여러 일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청년 협의체 간담회를 진행하며 자발적으로 청년들이 작성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_청년안을 제출하였고 이것을 탄중위에서 검토해 줄 것을 제안하였다. 현재 탄중위에서는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러한 시나리오를 어떻게 반영할지 지켜보는 과정 중에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청년 협의체는 이번에 진행된 청년 시나리오처럼 다양한 청년 단체들뿐만이 아닌 관심 있는 개인들의 의견까지도 폭넓게 수렴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혀주었다. 또한 이것이 실제로 탄중위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는 의사를 밝혀주었다.
[자료. 기후변화 청년모임 BigWave의 김민]
출처 : 개인
이렇게 청년들의 목소리를 위해 힘써주는 민 님께 그가 생각하는 탄소중립의 방향을 들어보았다. 그는 현재 시나리오의 목표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와 함께 아쉬운 점을 들려주었다. IPCC 1.5도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내로 억제하기 위해서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의 목표와 함께 이를 위해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까지 줄여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위 보고서의 발표 이후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을 세우게 되었으며 이는 탄소중립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꼭 필요한 중간 목표라는 이야기라고 들려주었다. 그는 온실가스의 기술적인 감축, 현재의 온도 상승에 대한 적응, 감축과 적응 정책으로 발생하게 될 사회 경제적인 파장에 대한 대책 위 3가지가 모두 고려되어야 하나 현재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수립 중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기술 중심적이며 감축에 대해서만 논의되고 있는 점이 아쉽다며 의견을 밝혀주었다. 적응뿐만 아니라 환경교육, 재난재해, 생물 다양성 등 다양한 이슈가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연결되기를 바란다며 탄소중립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주었다.
그는 우리 청년들이 원하는 미래를 기성사회에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행해 갈 정부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실행이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청년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 역시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행동들이 청년들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어른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탄소중립의 방향과 그리고 우리 청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었다.
청년협의체와 대학생신재생에너지 기자단 : 목소리를 내는 청년 단체들
이번 청년협의체에 대학생신재생에너지 기자단과 여러 청년 단체들이 참가하게 되며 단체들, 그 개인들의 의견과 탄중위 위원장들의 이야기 모두 뜻 넓게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참여 단체 중 하나였던 에너지 전환 포럼 에너지 전환 청년 프린티어의 참가자 현유정님과 나눈 대화 중 일부이다.
유정님은 청년협의체가 탄중위에 청년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에너지 전환 청년 프런티어로 활동하면서 탄소중립 정책을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 정책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 이를 위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에너지 전환과 정책 현장에서의 충돌 문제점들, 탈석탄으로 인한 실업, 재생에너지 발전소 설치 관련 주민수용성 문제 등 위에 대한 고려가 탄소중립 정책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가 생각한 후 청년협의체라는 공식적인 기회를 통해 탄중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참여하였다. 청년협의체에 참가하며 공식적인 간담회 자리에서 의견을 전달할 기회가 한정적이라고 느껴 그 이후에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탄중위의 행보를 더욱 지켜보고 싶다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반인들이 정보를 확인하고 소통하는 데는 어려운 일로 보여 아쉽게 느꼈으며 청년협의체가 소통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던 만큼 이러한 소통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특히 탄소중립에서 대표적인 수단으로 에너지 전환이 발 빠르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러한 수단들이 초반에 열심히 달리며 또한 혁신을 이룰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고 그녀가 생각하는 탄소중립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해주었다. 다가올 개편과 혁신에서 발생될 갈등을 회피하지 말고 목표를 위해 노력해나갈 필요에 대해 언급해 주었다.
여러 단체와 이해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의견은 다를지언정 모두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는 통일된다고 생각이 든다. 이러한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탄중위는 계속해서 소통의 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며 특히 우리 대신기를 포함한 여러 청년 단체가 청년들의 시나리오 재구성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와 미래를 살아갈 청년들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울릴 수 있도록 탄중위와의 소통의 장을 더욱 기대해보겠다.
탄소중립위원회 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2050 탄소중립 컨르롤 타워 탄소중립위원회, 개설 배경은?", 18기 오지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474
참고문헌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 탄소중립 시대의 모습은 어떨까? ]
1) 탄소중립위원회,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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