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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기업들의 친환경 자금 조달, '녹색 채권'의 현재와 미래

by R.E.F 19기 김세진 2021. 10. 25.

  기업들의 친환경 자금 조달, '녹색 채권'의 현재와 미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김세진

 기후 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의 이행 가운데 금융 시장은 활기를 띄고 있다. ‘녹색 성장’을 위한 제반의 금융활동을 일컫는 ‘녹색 금융’ 시장의 대표적인 예시는 녹색 채권이다. 총 100조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채권 시장 속에서 녹색 채권은 누적 1조 달러를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SG 채권 146.5조 원 중에 녹색 채권은 13조 9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탄소 중립 의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에너지 전환 투자 비용의 자금 조달을 위해서 녹색 채권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사회책임투자채권 전용 세그먼트를 만들어 녹색 채권 시장의 지속을 돕고 있으며, 거래소 뿐 아니라 정부, 산업계에서도 녹색 채권 시장의 성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더해 본 기사는 녹색 채권의 상장 프로세스를 살펴보고 국내 시장의 '현재'를 통해 시장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제언점에 주목하려고 한다. 

 

[자료 1: 녹색 채권 시장 성장 추이]

출처 : 삼성 증권

[녹색 채권이 뭐길래? 정의와 발행 과정]

 녹색 채권은 ESG/SRI 채권의 일종으로 친환경 프로젝트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환경 친화적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자금은 주로 탄소감축,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전기 자동차 등과 관련된 기업 활동에 사용된다. 녹색 채권은 조달된 자금을 반드시 친환경 관련 사업에 사용해야 한다는 특이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에서는 일반 채권과는 별도로 구별하여 녹색 채권 전용 거래소를 만들어 운영 중에 있다.

 녹색 채권과 일반 채권의 차이점은 채권 발행 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녹색 채권은 조달된 자금을 활용할 기업 활동이 적절한지 확인하기 위한 발행 체계를 수립해야하며 그것을 공증해줄 준거원칙을 반드시 선택하고 명시해야 한다. 발행 체계가 수립된 이후, 녹색 채권이 거래소에 상장되기 위해서는 제 3자인 외부 기관의 검토 보고서를 통한 승인이 필요하다. 외부 평가 기관으로부터 녹색 채권에 적절한 기업 활동임에 대한 인증이 발급된 후에는 채권이 상장되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자금을 모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발행사는 자금 조달 후, 프로젝트 진행 내역과 결과에 대하여 자금 사용 현황과 그것의 환경적 효과에 대해서 공시할 의무가 있다. 사후 보고서는 거래소에 상장된 채권의 발행 체계와 함께 기록되어 모든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거래소의 녹색 프로젝트 준거원칙과 발행체계, 외부 평가와 사후 보고 요구는 녹색 채권 시장의 투명한 운영을 위한 장치로서 설계되어 녹색 성장을 위한 금융 활동을 지지하고 있다.

[녹색 채권 거래소의 그림자 ; 발행 과정 속 그린 워싱 위험 (1) - 외부 평가]

 그러나 녹색 채권 시장은 그 운영을 위한 장치들에 목적과는 다르게 그린 워싱의 위험이 존재한다. 먼저 외부 평가의 경우, 일부 보고서는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 검토에 대한 내용과 근거 없이 “준거원칙에 합하지 아니하는 점이 발견되지 아니하였습니다.” 정도의 형식적인 말들로만 대체하고 있다. 이는 107개로 상장된(2021년 상반기 기준) 전체 채권의 약 50% 정도에 해당한다. 이러한 외부 평가서에 프로젝트의 녹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와 정보의 부재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녹색’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는 원흉이 되어 그린 워싱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외 50%의 채권 외부 평가 보고서는 3대  신용평가사의 보고서로 자체적인 인증평가방법론을 제시하여 등급을 부여하고 상대적으로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 평가 방법론의 기준이 상세히 제시되어 있지 않다. 물론 거래소 인증이 있는 공식적인 등급제도가 아닌 외부 평가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그 기준을 공시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평가된 모든 채권들이 최고등급을 부여 받은 것을 보면, 등급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존재한다. 이에 더해 등급은 산업별로도 차이를 두지 않아 세부적인 구분이 어렵다는 한계점도 있다. 

 외부 평가 프로세스에서 보이는 한계는 신용평가사가 기업을 클라이언트로 두어 컨설팅과 외부 평가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해당 기관이 소속 프로젝트의 부정적인 요소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국내 외부 평가기관인 신용평가사, 컨설팅 법인 입장에서는 기업의 외부 평가가 하나의 수익 모델이기 때문에 기업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되고 '녹색'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여 그린워싱의 위험이 생기는 것이다. 글로벌 3대 신평사의 경우 평가 기업들에게 따로 돈을 받지 않는 시스템으로 이러한 폐해를 방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자료 2: 녹색 채권 자체 통계(18기 이시은, 19기 김세진]

[녹색 채권 거래소의 그림자 ; 발행 과정 속 그린 워싱 위험 (2) - 사후 보고]

 그린 워싱 위험은 발행 후 사후 보고에도 존재한다. 녹색 채권의 모든 준거원칙들은 주기적으로 프로젝트 진행사항을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사후 보고’를 요구한다. 사후보고는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에만 하는 것이 아닌, 매년 혹은 매 반기 등의 일정한 주기로 하게 되어 있음에도 현재 107개의 채권 중 약 30%만이 사후 보고서를 발행했다. 이에 더해 이미 발행된 사후 보고서들에도 미흡한 부분들이 다수 존재한다.  프로젝트가 어떤 지표로 환경에 기여했는지에 대한 언급 없이, 발행 내역과 모호한 기대 효과를 제시하여 투자자들에게 애매하고 불확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사후보고에 대한 기업들의 부주의는 외부 평가 기관인 신용평가사의 ESG 평가 방법론에서도 드러난다. 외부공시와 정부 제공에 대한 평가 범주 가중치가 5%에 머물러 있어 기업들이 큰 힘을 쏟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평사에게 외부의견을 받은 채권들은 사후 보고서가 없는 것을 보아, 기업들의 투자 유치 후에도 녹색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자금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겨를이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탄소 중립 실현과 녹색 채권의 지속을 위하여]

 녹색 금융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녹색 채권 시장은 현재까지 정책적 유인이나 직접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이다. 그러기 때문에 추가적인 규제는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친환경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조달이라는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채권 특성상, 그것이 의도한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서 정부, 학계, 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주목해야할 이는 바로 투자자들이다. 자금 조달의 주체인 투자자들의 확인만이 시장의 투명한 운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녹색 채권 시장이 그린 워싱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들인 외부 평가와 사후 보고에 대한 시민들의 엄격한 감시가 선행되어, 기업들의 녹색 활동의 박차를 가하는 것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참고 문헌

1) 박정수 기자, "[그린본드 열풍]ESG 중 단연 'E'…기업들 앞다퉈 발행", 이데일리, 2021.03.04,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77526628980040&mediaCodeNo=257    

2) 김태호 기자, "녹색채권, 신·재생에너지 확대 열쇠 될까", 이코노믹리뷰, 2019.02.20,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56894 

3) 박신진 기자, "인기몰이 녹색채권, 은행권 숨은코드는?", FETV, 2021.05.18,

https://fetv.co.kr/mobile/article.html?no=85187 

4) 삼성증권 포트폴리오 전략팀, "떠오르는 성장 자산, 녹색채권(Green Bond)", 삼성증권, 2021.06.10,

https://www.samsungpop.com/mobile/invest/poptv.do?cmd=fileDown&FileNm=uma_200612.html

5) 한희진, 정영희 매니저, "떠오르는 녹색 채권",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 2018.08.01,

https://www.eastspringinvestments.co.kr/insights/the-rise-of-green-bonds 

6) 백과 사전, "녹색 채권",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60867&cid=40942&categoryId=31830 

7) 김세진, 이시은, "녹색 금융 시장의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정책 제언 - 한국 거래소와 정부의 역할을 중심으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21.07

댓글4

  • 녹색 채권의 정의와 우리가 관심있게 지켜봐야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기사였습니다. '친환경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조달이라는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채권 특성상, 그것이 의도된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특히나 마지막 결론부분의 이 문장이 굉장히 와닿는 것 같습니다. 비단 녹색채권뿐아니라 친환경을 외치는 많은 정책과 행동들이 올바른 역할을 하고 있는 지 꾸준한 관리와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부평가와 사후보고과정이 조금 더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장치가 마련되길 기대해봅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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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지속가능연계채권을 포함하여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이 많아졌습니다. ESG경영 전반에 걸쳐 자금조달이 많이 필요한 현재, 녹색채권을 단순히 그린워싱이 아닌 실질적 지속가능성 증대을 위한 자금조달원천으로써 잘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실무적으로 모니터링 및 측정을 위한 명확한 지표가 통일되진 않았지만, 명확한 표준이 있다면 더욱 효과적인 벨류에이션이 가능할 것 같네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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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스터디 주제로 먼저 접했어서 녹색 채권 주제가 더 반갑네요! 구체적인 이유 언급 없이 단지 "준거원칙에 합하지 않는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행 승인을 내주는 실정이 정말 형식적인 것 같아요.. 형식적인 승인 과정을 보니 '녹색 채권'이라는 제도가 진정 기업 활동이 환경에도 기여하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어요. 녹색 채권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실질적인 투명성을 확보해 원래의 취지를 실현하는 제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평사의 평가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평가가 곧 클라이언트로부터 얻는 수익모델'이 되기 때문인데, 어떻게 글로별 신평사는 기업들에게 따로 돈을 받지 않고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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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채권에 대해 이름만 듣고는 마냥 긍정적인 면만을 생각할 수 있는데, 역시나 그린워싱의 위험이 껴있음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기사네요! 우리나라에서 이제 막 도입되고 있는 과정이라 아무래도 삐걱대는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점점 수정 및 보완을 거쳐가면 제대로 정착하겠....죠? 그래야 하고요ㅎㅎ 전에 녹색금융 관련해서 인력 풀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었는데, 세진님같은 전문가가 있음 아주 든든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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