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대안으로 떠오른 배양육, 그 실체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조현욱
서론
우리 몸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3가지 영양소가 필요하다. 그중 단백질은 효소나 항체 등의 생체 기능을 원활하게 돕는 윤활제 역할을 하므로 건강한 몸에 필수적이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동물성 단백질을 함유하는 육류다. 육류는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특유의 맛과 질감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음식이다. 하지만 그 육류를 환경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어떠할까? 일반적으로 육류 위주의 식단은 지구온난화 가속화에 수많은 방면으로 관여한다. 가령, 육류를 얻기 위해 사육되는 가축은 상당한 양의 방귀와 트림을 배출한다. 방귀와 트림의 주요 구성성분은 메탄가스로,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효과가 21배나 높아 지구 표면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게다가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약 25% 정도가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며, 이 중 가축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의 40%를 차지한다고 밝혀졌다.
[자료 1. 온실가스별 지구온난화 지수 ]
출처 : 대한민국 기상청 블로그
육류 소비가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을 가속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의 육류 소비량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도 국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4.3kg로, 지난 2000년 이후 육류 소비량과 비교하여 1.12kg 정도 늘어난 수치다.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이 매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분명 1.12kg의 증가분은 무시할 수 없는 통계량이다.
환경적 관점에서 바라본 배양육
이러한 문제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배양육이다. 배양육은 줄기세포로부터 배양된 육류를 기존의 제품과 유사하게 가공하여 만든 식품이다. 우선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동물의 근육세포가 필요하다. 근육세포로부터 추출된 줄기세포를 혈청이 든 용기에 주입하면, 줄기세포들은 혈청을 영양분으로 삼아 새로운 근육세포로 분화한다. 푸드테크 기업은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줄기세포로부터 얻은 근육세포를 소비자가 먹기 좋은 형태로 가공한다. 배양육 생산 과정은 기존의 육류 생산 방식과 다르게 사료, 토지, 물 등 가축을 기르기 위한 자원을 추가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배양육을 통해 육류를 생산하는 방식이 기존의 방식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감소시키고, 담수 사용량을 96% 절감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자료2. 배양육 제조 과정 ]
출처 : 사이언스 타임즈
이러한 배양육의 친환경성에 주목한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배양육을 이용한 식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타트업 잇저스트(Eat Just)는 배양육을 이용한 메뉴(치킨 너겟)를 싱가포르 ‘1880’이라는 레스토랑에서 23달러의 가격으로 판매하였다. 이 배양육 치킨 너겟은 단백질, 불포화 지방산, 미네랄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동시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의 감염 위험성도 낮아 세계 사람들의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자료 3. 잇저스트(Eat Just)에서 출시한 배양육 치킨 너겟]
출처 : 이투데이
배양육, 그 실체는?
1. 생산 과정에서 투입되는 에너지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배양육 가공 방식이 친환경적이라는 생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연구기관인 ‘옥스마틴 스쿨’의 존 리치 박사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에너지가 기존의 가축 사육 방식과 비교했을 때 훨씬 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를 기를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효과가 높다. 하지만 실제로 메탄가스는 대기에서 12년 동안만 지속하기 때문에, 배양육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이산화탄소의 지속 기간이 1000년임을 생각해본다면 아주 짧은 편이다. 즉,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독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위 연구 결과가 미래에 개발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배양육 생산 방식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2. 낮은 생산효율과 비싼 가격으로 인한 소비자의 거부감
그렇다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배양육 생산 방식이 도입된다고 할 때, 배양육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다고 확언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 대답은 아니오다. 첫 번째로, 다른 식품에 비해 배양육을 제작하는 데 드는 시간이 다소 길다. 일반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할 만한 최신 기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적절한 공급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높은 생산효율'은 필수 불가결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는 가격의 상승과 수요의 하락을 일으킨다. 하지만 현 생산방식으로는 손바닥만한 육류 하나조차 2주라는 긴 기간을 거쳐 만들어야 하므로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없다.
또한,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도 문제가 된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연령층이 낮을수록 짙게 나타난다. 호주 커틴대 지속가능성 정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시드니에 사는 227명의 청소년 표본 중 72% 비율의 청소년이 배양육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Z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환경과 동물복지에 관심이 높은 세대임을 생각해보면 이는 주목할만한 결과다.
결론
환경오염의 대안으로 등장한 배양육 기술이 정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스며들기까지 여전히 장애물이 많다. 물론 연간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의 흐름을 고려하였을 때, 배양육 기술이 높은 가치를 지님은 틀림없다. 다만, 기술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높은 에너지 효율 생산 방식, 소비자의 거부감을 낮출 수 있는 아이디어 등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업의 마케팅에 넘어가 배양육이 항상 친환경적일 것이라는 믿음에 대해서도 경계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부분이 뒷받침된다면 배양육은 유일한 동물성 기반 육류 대체 소재로서 미래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배양육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축산업에 부는 녹색바람", 작성자(16기 이나영), 축산업에 부는 녹색바람, 바이오매스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서론]
1) 원재정,“밥보다 고기 더 많이 먹는 시대 … 국내 축산업, 소비시장 점유 ‘전쟁’”, 한국농정, 2021.08.29.,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5199
2) 기상청, 대한민국 기상청 대표 블로그: 생기발랄, “[배양육 논란] 세포로 만든 고기 ‘배양육’, 지구온난화의 대책이 될 수 있을까?”, 2019.05.15.,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kma_131&logNo=221537923042
[환경적 관점에서 바라본 배양육]
1) 이금나, “미래 식탁에 올라갈 ‘고기 없는 고기’…배양육 상용화 가능할까?”, KBS NEWS, 2021.06.20.,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3757
2) 김준래, “대체육vs 배양육, 새 단백질 먹거리의 승자는?”, TheScienceTimes, 2021.07.25.,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8C%80%EC%B2%B4%EC%9C%A1-vs-%EB%B0%B0%EC%96%91%EC%9C%A1-%EC%83%88-%EB%8B%A8%EB%B0%B1%EC%A7%88-%EB%A8%B9%EA%B1%B0%EB%A6%AC%EC%9D%98-%EC%8A%B9%EC%9E%90%EB%8A%9
3) 김도연, “미래 고기 '배양육', 2030년 대중화 원년된다”, LAMB, 2021.04.26.,http://www.lamb.international/news/articleView.html?idxno=1413
[배양육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1) 유용하, “[사이언스 브런치] Z세대, 환경은 걱정하지만 실험실서 만든 고기는 싫어”, 서울신문, 2020.09.12.,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911500128
2) “‘깨끗한’ 고기 배양육이 가축 사육보다 지구온난화 더 악화시켜”, 매일경제, 2019.02.20., https://www.mk.co.kr/news/home/view/2019/02/103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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