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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타

너무 쿨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체

by R.E.F. 20기 이주선 2022. 5. 30.

너무 쿨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이주선, 20기 황지영, 21기 곽서영, 21기 홍서현

 

본 단원들이 참여했던 2022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 탄소중립에 관한 의견을 받아본 결과, 절반에 가까운 에너지 분야 종사자들이 그 모호성에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반면, 현재 계속되는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으로 오염과 자원 고갈, 기후 위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미래세대의 가능성을 파괴하지 않고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UN총회에서는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하고, 정부에서는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에 힘쓰고 있으며, 각 기업들은 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을 준수하는 ESG경영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는 왜 계속해서 들리며, 무엇이 지속가능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있는 걸까. 본 기사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방해하는 요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모호한 탄소중립, 녹색성장의 개념과 양립할 수 있을지?

지속가능한 발전’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가? 많은 사람들은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2050탄소중립을 떠올릴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은 국회에서 통과되어 현재 제정된 상태이다. 이는 2050 탄소중립과 관련되며 그를 위한 법안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의 녹색성장과 탄소중립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녹색성장'이란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기후변화와 환경훼손을 줄이고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는 등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성장을 말한다. '탄소중립'이란 대기 중에 배출ㆍ방출 또는 누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에서 온실가스 흡수의 양을 상쇄한 순배출량이 영(零)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녹색성장’이라는 개념에는 환경과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발전을 국가 비전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녹색성장과 탄소중립이 양립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여러 가지 논쟁이 되고 있다.

[자료 1. '기후위기 외면하는 제2의 녹색성장법' 심의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출처 : 한겨레신문

녹색성장 개념이 대거 포함된 정부안을 두고 몇몇 정당들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기후위기 외면하는 제2의 녹색성장법을 반대한다” 고 밝혔다. 법안 발의에 관여한 여당 관계자는 “녹색성장이 나쁜 개념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그린워싱(녹색분칠)된 과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초유의 기후재난에 맞서려면 경제성장이 아닌 기후위기 대응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이른바 “‘녹색성장’이 기후 위기 대응의 발목을 붙잡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경제 성장의 다른 이름인 ‘녹색성장’과 탄소중립 전략이 동일시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는 그 개념과 용어의 정의 자체가 환경을 위한 것인지 경제적 성장을 위한 것인지 의구심을 들게 하며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모호한 개념에 따른 모호한 교육

[자료 2.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 실천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의 요인]

출처 :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을 위한 국가/사회적 요구조사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기에 지속가능발전교육에도 혼란이 있을 수 있다. 2021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위한 국가/사회적 요구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고등학교 교사들조차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모호하게 느끼며, 교육방식 또한 지식 전달 위주라는 한계가 있었다. 지속가능발전교육 실천 과정에서 교사들이 겪는 주된 요인에는 ‘관련 교수 학습 프로그램과 자료 부족’, ’지속가능발전교육 위한 시간 할애 어려운 현실’이 있다. 현실은 교수 학습자료의 개발 및 보급이 불충분해 아직도 교사들이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자료 3. 우리나라 지속가능교육의 문제점]

출처 : SDGs플랫폼

광주교대 사회과교육과 김다원 교수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은 UN, 유네스코에서 시작한 글로벌 차원의 교육이지만, 실천의 장은 지역사회임을 지적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한국의 상황, 각 지역 사회의 현장에 맞는 지속가능발전교육으로 재정비해가는 과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은 해당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실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학교 내(학교)와 학교 밖(시민단체 등)으로 구분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자, 지역사회 교육센터의 관계자들이 유기적으로 성과를 공유하고 방향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민 대다수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지속적인 사회의 관심, 지속가능 발전의 시급성 및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탄소배출권 정책, 그 사이에 가려진 기업의 경제적 부담

정부는 탄소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배출권거래제란 탄소 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에 할당량을 준 뒤 기업들이 과부족분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며, 할당량 대비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한국거래소에서 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다.

정부는 2015년부터 2년 단위로 1차(2015~2017), 2차(2018~2020년) 계획기간을 설정했으며, 작년부터 시행된 3차 계획은 2025년까지 유지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3차 계획에 탄소중립기본법이 일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르면 한국은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달했던 2018년 배출한 7억 2760만t의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4억 3660만t으로 40% 줄여야 한다. 즉, 2030년까지 8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매년 4.17%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각 기업에 제공된 온실가스 무상 할당량도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료4. 탄소배출권 가격 추이]

출처: 중앙일보 (joongang.co.kr)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탄소배출 규제 정책이 본격화되며 재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규제를 면해주는 무상할당량은 대폭 줄어들 상황이지만, 탄소배출권 가격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은 1년 새 36% 올랐다. 지난해 4월 t당 1만5400원이었던 KAU21(2021년 배출권) 가격은 올해 초 3만5100원까지 올랐으며 지난 8일엔 t당 2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당국이 무리한 목표를 설정해 기업의 부담을 키웠다는 불만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한 경제계 관계자는 “배출권 수요가 급증하면서 t당 가격이 10만원이 넘는 EU 수준에 도달하면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연간 비용은 수십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자료5.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업의 재무부담]

출처: 중앙일보 (joongang.co.kr)

 주요 제조업체들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부담을 감소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개 제조기업의 배출부채는 총 2941억원 규모인데, 배출부채란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구매하기 위해 쌓아두는 충당금이다. 기업별로는 기아의 배출부채가 11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포스코(843억원), 삼성전자(450억원)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아직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감축 목표가 경영난에 가중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제조업체들은 ESG 경영을 앞세우며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문제는 탄소중립 기술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탄소중립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연간 생산량을 크게 줄여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정부에서 2050탄소중립정책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 속에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아 기간 내에 실현하기 조금 어려운 것들이 존재한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배출권 정책을 내놓았지만 기업들에게 있어서는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안겨주게 된 상황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정부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좋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의 입장이나 사회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바라봄으로써 현실적인 정책 실현 가능성을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현행 탄소배출권 제도를 일종의 ‘세금’이라고 표현하며, 어느 정도까지 못 줄이면 돈을 내라고 하는 부분이 납세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탄소 저감을 하는 것보다 돈을 벌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면 기업이 동참하고 시장은 점차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탄소를 줄이는데 돈을 더 벌 수 있다면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탄소를 줄이는 데 큰 노력을 가할 것이고, 이에 산업 성장 동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마나 속고 있는가?

스타벅스는 종이빨대 전면 도입 및 일회용 컵 줄이기 캠페인과 함께 ‘Better Together’이라는 지속가능성 중장기 전략을 세웠으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는 ‘기후 혁신 펀드(Climate Innovation Fund)’를 조성해 탄소 제거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탄소 배출량 이상으로 흡수량을 늘리자는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주주의 이익만을 강조했던 주주 자본주의에서 소비자를 고려하는 이해 관계자 자본주의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기업들의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그렇다면 ESG와 자본주의가 공존하는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한국금융연구원 이시연 연구원은 ‘투자 위험의 증가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ESG 투자 관심과 그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그 위험도 커지고 있다. ESG라는 네이밍과 홍보만으로 친환경 기업이나 상품으로 포장해 투자자를 속일 수 있는 ‘ESG 워싱’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하며 기업 이미지를 위한 ESG 마케팅으로 투자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결국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ESG를 가장한 기업들의 이익 추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장형 ESG에서 벗어나 진정한 ESG와 함께 자본주의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ESG를 기업 경영에 어떻게 반영하였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 그리고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에 대해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ESG의 정량적 평가, 인증, 공시 제도 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ESG에 대한 정확한 평가 기준을 세우고 정량적으로 기업의 ESG 활동을 평가하고 감시하는 시도들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앞서 말했듯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 자체의 모호성,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 선언적 정책, 그린 워싱 등의 문제가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여러 정책들의 개념을 확실히 하여 각 경영 방침에 따른 정확한 평가 기준 구축 및 감시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 및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무조건적인 필요성과 중요성 강조는 앞서 언급한 선언적 정책, 그린워싱 등을 초래하여 더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 이러한 허점들을 경계하며 지속가능발전의 필요성만을 강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여 보다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제도나 정책이 구축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지속 가능한 교육환경,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작성자(20기 권혜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72

2. "ESG에 드리운 유리천장, 그 내면의 진실은?", 작성자(19기 이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27

 


참고문헌

[모호한 탄소중립, 녹색성장의 개념과 양립할 수 있을지?]

1)박영호 기자, "국회 통과 ‘탄소중립기본법’ 무엇이 문제인가", 가톨릭신문,  21.09.12,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60177 

2) 장준호 기자, "[장준호의 개념시선] 尹정부, 탄소중립법 제대로 시행해야 하는 이유", 아주경제, 22.04.25, https://www.ajunews.com/view/20220424080654011

3) 최우리 기자, "탈탄소에 ‘오염된 녹색성장’ … 탄소중립기본법의 이상한 콜라보, 한겨레, 21.06.28,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01255.html 

4) 환경부,"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W/lsInfoP.do?efYd=20220325&lsiSeq=241485#0000

 

[모호한 개념에 따른 모호한 교육]

1)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위한 국가/사회적 요구 조사, 2021.09.06, https://www.google.co.kr/url?sa=t&rct=j&q=&esrc=s&source=web&cd=&ved=2ahUKEwi57ouj8Lv3AhXbfXAKHcEIBHwQFnoECAUQAQ&url=https%3A%2F%2Fwww.kice.re.kr%2Ffiledown8.do%3FfileNM%3DRRC202100100.pdf%26filePath%3D%2FresrchBoard%2F2021%2F09%2F1632983717264_5894776093937968.pdf&usg=AOvVaw2ogn4ESwCvHapMHE07u5Bx

2) SDGs플랫폼, [SDGs 함께 생각하기 시리즈 6탄-3편]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이 지속가능하려면??, 2020.09.22. https://www.youtube.com/watch?v=IwVPTj6sgEA&t=735s

 

[탄소배출권 정책, 그 사이에 가려진 기업의 경제적 부담]

1)  강경민, “”韓 탄소감축 목표, 유럽의 2배…"기업들 年 2.5조 추가 부담해야"”, 한경경제, 2022.04.05.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40428251

2)  김경미, “탄소배출권값 1년새 36% 급등, 기업 ‘탄소부채’ 벌써 3000억”, 중앙일보, 2022.04.11.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2327#home

3) 문채석, 최태원 “’세금’ 아닌 ‘돈버는’ 탄소절감 메커니즘 만들어야”, 아시아경제, 2022.04.28.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081318

 

[우리는 얼마나 속고 있는가?]

1) 양현석. 2021. 5.18. "[ESG 경영] 스타벅스, 2025년 일회용 컵 제로화 선언... 지구를 지켜라" , https://www.greened.kr/news/articleView.html?idxno=289510 

2)이영환. 2021.10.04. "[매경시평] ESG투자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10/938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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