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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타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잡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담수화

by R.E.F. 22기 유현서 2022. 9. 26.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잡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담수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 정지영, 20 김지원, 21 장세희, 22 유현서, 정이진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상황, 괜찮을까?]

이번 여름 유럽은 극도의 장기 폭염과 고온건조한 대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3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와 도이치벨레는 유럽의 약 3분의 2가 가뭄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과학·지식 서비스 기관인 공동 연구 센터(Joint Research Centre)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대륙의 47%는 토양 수분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유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극심한 가뭄이 이달 초를 기점으로 더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영국 환경청은 강수량, 주요 하천·지하수 유량 등을 근거로 8월 12일 영국 일부 8개 지역을 공식 가뭄 지역으로 선포했다. 1935년 이후 최악의 가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영국은 3월 이후 5달 연속 월간 강수량이 예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7월은 강수량이 평년의 20% 수준에 그쳤다. 네덜란드는 자국민에게 샤워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여달라고 몇 개월째 당부하고 있다. 독일 라인강 등에서는 수위가 낮아져 바지선 운송이 제한되면서 경제 전반이 타격받을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자료 1. 영국의 극심한 가뭄 모습 ]

출처 : 연합뉴스

우리가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도 부족하다. 바닷물을 제외하고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3% 미만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약 10억 명의 인구가 식수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러한 인구는 2050년까지 14억 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해수를 담수화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수 담수화(seawater desalination)는 바닷물을 담수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염분과 용해물질을 제거하여 음용수 및 생활·공업용수 등을 얻어내는 수처리 과정을 의미한다.

 

[현재 사용중인 담수화 기술은?]

현재 상용화된 담수화 기술은 크게 역삼투법과 증발법,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증발법은 담수화 기술 중 가장 오래된 기술로, 해수를 증발시킨 뒤 얻은 수증기를 다시 냉각시켜 담수를 얻는 방식이다. 증발법은 증발 방식과 재활용 방식에 따라서 3가지 방식으로 나뉘며, 그중 다단증발법(Multi-Stage Flash Distillation)이 증발법을 이용하여 얻은 담수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다단증발법은 해수에 고온을 가하여 순간적으로 증기를 발생시키고, 압력이 다른 튜브를 통과시키면서 증기를 압축시켜 담수를 얻는 방법이다.

[자료2. 증발법 모식도]

출처 :  KISTEP

해수를 투입한 뒤 고온으로 처리하여, 낮은 압력을 가진 첫 번째 튜브로 보내면 해수로부터 발생한 증기의 일부가 낮은 압력으로 인하여 담수로 전환된다. 이후 두 번째 튜브는 앞선 튜브보다 더 낮은 압력을 가지고 있으며, 같은 원리로 담수를 생산한다. 즉 튜브의 진공도를 높이면서 여러 단계의 튜브를 거치면 해수로부터 담수를 추출할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한 담수화 기술이다.

그러나 고온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전력이 소모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역삼투법은 삼투현상을 역으로 진행하여 담수를 얻는 기술로, 해수와 담수를 삼투막으로 분리하여 위치시켰을 때 발생하는 삼투압보다 더 많은 압력을 해수에 가하여 담수를 얻는다.

[자료3. 역삼투법 모식도]

출처 : KISTEP

삼투막을 사이로 동일한 양의 해수와 담수를 위치시키면, 이온 농도가 낮은 담수와 이온의 농도가 높은 해수의 농도가 같아지기 위해 해수 쪽으로 용매의 이동이 발생한다. 일정 시간이 흘러 평형상태가 되었을 때, 해수와 담수의 높이 차가 발생하는데 이를 삼투압이라고 한다. 역삼투법은 고압 펌프를 이용하여 해수에 삼투압보다 더 높은 압력을 가하여, 삼투막을 통해 이온을 제외한 용매를 담수 쪽으로 이동시켜, 담수를 생산한다.

역삼투법은 증발법보다 전력 소모율이 낮지만, 삼투압과 해수로부터 얻어내고 싶은 담수의 양만큼의 추가적인 압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압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해수가 갖추어야 하는 일정 수질 조건이 있어 전처리를 필요로 하고, 삼투막을 3-5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앞서 소개한 두 가지 방법 이외에도 고압, 고온을 요구하지 않는 기술인 막증류법이 있는데, 이는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담수화 기술이다.

 

[막증류법이란?]

그렇다면 막증류란 무엇일까?

소수성 다공성 막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유입수와 처리수의 온도 차이에 의해 증기압이 발생되는데, 이 증기압 차이를 이용해 담수를 생산하는 공정이 막증류법이다.

[자료4. 막증류법의 원리]

출처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태양열을 이용해 바닷물을 가열하여 물을 데우고, 따듯한 물이 막증류 모듈로 흘러 들어가 차가운 물과 만나게 된다. 그러면 두 물의 온도 차이에 의해 수증기가 생기게 된다. 이 수증기만 통과할 수 있는 소수성 다공성 막을 이용해 수증기를 모으고, 이 수증기를 응축시키면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이 생산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열을 열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규모에 대비해 필요한 열에너지의 양도 증가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이 개발되었다.

 

[DCMD와 AGMD]

첫 번째로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에서 개발된 것은 운전자의 목적에 맞게 막증류 구성을 선택할 수 있는 모듈이다. 막증류법은 물질전달과 열전달이 동시에 일어난다. 즉, 막 증류법의 구동력은 증기압 차이인데, 이 차이를 발생시키는 방법을 두 가지로 나누었다. 에너지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는 ‘직접 접촉식 막증류 방식(DCMD)’를 사용하여 고온의 원수와 저온의 처리수가 막 표면에 직접 접촉하여 물을 생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반대로 에너지 공급이 적은 상황에서는 ‘공기 간극형 막증류 방식(AGMD)’를 사용해 직접 접촉하기보다는 공기의 간극을 통해 열을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해 효율을 높인다. DCMD 방식을 사용하면 에너지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많은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고, AGMD 방식을 사용하면 냉각수 위에 응축면을 형성하고 분리막과 응축면 사이에 공기의 간극을 유지할 수 있다.

[자료5. 막증류 구성별 생산량과 효율 비교]

출처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자료6. 막증류 구성별 태양에너지 유무에 따른 담수 생산량 비교]

출처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자료 5를 보면 그래프의 가로축은 생산되는 물의 양이고, 세로축은 열효율을 나타낸다. DCMD 모듈을 사용하면 생산되는 물의 양은 많지만 열효율이 적고, AGMD 모듈은 그 반대의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을 통해 태양열이 많은 날 즉, 에너지 공급이 많은 상황에는 DCMD 모듈로 구동하여 식수 생산량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에너지 공급이 적은 날에는 AGMD 모듈로 구동하여 열효율을 높여 최적의 식수 생산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료 3을 보게 되면 공정 구성상 DCMD 형식에서는 많은 물을 생산할 수 있고, AGMD 형식에서는 공정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막증류법에 태양에너지와 수열 히트펌프를 결합한다면]

막증류법 분야의 최근 연구들은 단일 공정과 태양에너지의 조합에만 초점을 맞춰왔었다. 그러나 8월 초, 한국에서 막증류법에 태양에너지와 수열 히트펌프를 결합하여 현존하는 막증류법 기술의 에너지 소비 단점을 개선한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이 개발되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물자원순환연구단 송경근 박사팀과 연구진은 한 달 간 현장 테스트로 태양열 에너지 유무와 수열 히트펌프 사용에 따른 시스템 성능과 경제성을 비교함으로써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서울에 있는 정수 공장에 태양광 막증류 시험 공장을 설치했으며, 다양한 작동 조건에서 공정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수행하였다. 설치된 막증류 모듈은 DCMD 와 AGMD 모듈의 구성을 변경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 라인에 설치된 밸브를 통해 모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물의 흐름은 각 모듈의 유효 막 영역에 의해 생성된 물의 양을 측정하여 계산되었으며, 생산된 물의 품질은 전도도계를 사용하여 측정되었다. 태양열 수집기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운영되었고, (6:00-20:00) 수집된 에너지는 열교환기에서 교환되어 순환 펌프를 통해 태양 보일러 탱크에 저장되었다.

[자료7. (a) 대한민국 서울의 평균 기온, (b) 각 기상조건에서 태양복사와 공급 온도]

출처 : 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

[자료8. 각 기상조건에서 특정 에너지 소비와 출력 비율의 변화]

출처 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

실험 결과, 태양에너지를 병행해 시스템을 운용할 경우 기존의 수열 히트펌프를 이용한 막증류 방식보다 공급 온도가 45oC 로 증가했고, 생산량은 최대 9.6%까지 증가하였다. 기상 조건에 따른 에너지 효율 비교 과정에서는 태양열 에너지가 존재했을 때 특정 전기 에너지 흡수(SEEC)는 80% 감소되었고, 에너지 사용량은 30%가 절감됐다. 또 태양에너지 유무에 따라 소비되는 열에너지의 양을 비교했을 때 태양에너지를 추가 열원으로 이용했을 경우 막증류 플랜트 공정 효율이 17.5%까지 상승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성 평가의 경우, 태양 에너지만을 열원으로 사용하여 10톤의 물이 생산되었을 때, LCOW는 56.50 달러로 계산되었으며, 이는 열펌프를 추가 열원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경제적이다. LCOW는 지역 및 환경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이전에 설계된 태양광 막증류 시스템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막증류 모듈과 태양열 수집기의 개발은 연간 자본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의 미래]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은 효율 상승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의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가진다. 태양에너지와 병행 시 에너지 사용량 절감과 효율 상승을 동시에 이룩할 수 있으며 이는 에너지 불균등으로 인해 소외된 국가 및 지역도 적용 가능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더 나아가 태양 담수화 채광창에 대한 연구도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과 바닷물을 이용해 빛과 담수를 동시에 일어나는 채광창이다.

[자료9. 태양 담수화 채광창 모식도]

출처 : EcoInventos

소금 배터리와 태양광 발전으로 빛을 내는 하이브리드형 램프를 천장에 장착한다. 낮에는 태양전지가 태양빛을 받아 충전되어 빛을 생산한다. 동시에 램프에 담겨있는 바닷물은 태양빛에 의해 가열되며 증발하는데 이 과정에서 깨끗한 물을 소량 얻을 수 있다. 태양빛이 없는 밤에는 아연과 구리 금속으로 채워진 배터리 튜브가 바닷물과 화학반응하여 전기를 만들고 이를 조명전력으로 활용한다. 발생하는 물과 전력의 양이 충분하다고 할 순 없으나, 물과 빛의 부족으로 생존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지역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완벽한 친환경 발명품이다.

작은 규모와 큰 규모 모두에서 이번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은 생존 수단 및 에너지 절약 수단으로 주목받을 예정이다. 증류된 수질도 양호해 원수의 수질이 악화한 지역과 중금속 검출이 잦은 지역의 식수 공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다양한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국의 기술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으로 인해 주춤하던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이번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이 그 판도를 바꿔주기를 기대해 본다.


담수화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바닷물에서 전기와 식수가 만들어진다? 염분 차 담수화 융합기술!", 작성자(21기 박지원),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716

2. "비상 걸린 요소수... 직접해수전해요소수!!", 작성자(18기 이지수, 19기 김정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540

 

참고문헌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상황, 괜찮을까?]

1. 박소현 기자, 2022.08.24, 파이낸셜 뉴스, 유럽, 500년만 최악의 가뭄, https://www.fnnews.com/news/202208240049282299

2. 세계일보, 2020.08.23, 태양광으로 물부족 해결! 해수 담수화 기술[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154), https://www.segye.com/newsView/20200820501018?OutUrl=naver

3. 전명훈 기자, 2022.08.14, 연합뉴스, 유럽 가시밭길…목타는 여름 버텨도 춥고 비싼 겨울, https://www.yna.co.kr/view/AKR20220814024200009?input=1195m 

 

[현재 사용중인 담수화 기술은?]

1. 이상호, 2016.01.15, 수원다변화를 위한 해수담수화 기술, https://koreascience.kr/article/JAKO201610661372051.pdf

2. 이지영, 2021.05.26, [KISTEP 기술동향브리프] 해수담수화(2021-07), https://www.kistep.re.kr/board.es?mid=a10306040000&bid=0031&act=view&list_no=42053

3. Sarat Kumar Sahoo, “Renewable and sustainable energy reviews solar photovoltaic energy progress in India: A review”, Renewable and Sustainable Energy Reviews, 2016.01.27

 

[막증류법이란?]

1. 물자원순환연구단 송경근 박사팀, 2022.08.04,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로 물부족 문제 대비,

https://www.kist.re.kr/ko/news/latest-research-results.do?mode=view&articleNo=8548

2. 한국과학기술연구원, 2020.07.10,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햇빛으로 먹는 물 만든다. 물 생산량 2배 이상 늘릴 수 있는 고효율 태양열 막증류 기술 개발, https://blog.naver.com/kist_public/222026699015

 

[막증류법에 태양에너지와 수열 히트펌프를 결합한다면]

1. 구본혁, 2022.08.04, 헤럴드 경제, “‘태양+수온’ 하이브리드 해수담수화…생산효율 17% 높였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20804000511

 2. Jihyeok Choi, Jinsoo Cho, Jaewon Shin, Hoyoung Cha, Jinho Jung, Kyung Guen Song, Performance and economic analysis of a solar membrane distillation pilot plant under various operating conditions,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Volume 268, 2022, 115991, ISSN 0196-8904, https://doi.org/10.1016/j.enconman.2022.115991

 

[하이브리드 담수화 기술의 미래]

1. 박주현, 2022.04.11, Chemical news, “물과 빛을 함께 얻는 ‘태양 담수화 채광창”, http://www.chemic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28

2. 최승연, 2022.06.08, Aving, “명지대 산학협력단, ENVEX 2022서 하이브리드 집진장치 및 태양광 발전용 집광장치 소개해”, http://kr.aving.net/news/articleView.html?idxno=1717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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