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몸살 앓는 전세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19기 김수정, 21기 길민석, 21기 이현서, 22기 이선민
'블로킹 고기압'에 갇힌 지구촌
[자료 1. 블로킹 고기압]
출처 : 국민일보
지난 8월 8일 우리나라에서는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지만, 지구 반대편인 유럽에서는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고 한다. 위와 같은 현상은 왜 일어난 걸까?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유라시아 대륙에 형성된 ‘블로킹 고기압’이라고 볼 수 있다. ‘블로킹 고기압’이란 시베리아 고기압이나 북태평양 고기압과 같이 중심의 위치가 크게 이동이 없는 고기압을 뜻한다. 원래대로라면 북서쪽에서 내려오던 찬 공기는 동쪽으로 일부 빠져나갔어야 했다. 그러나 오호츠크해 부근에 자리 잡은 블로킹 고기압에 막혀 그대로 남하하다가 남쪽의 온난 다습한 공기와 강하게 충돌하여 생성된 비구름과 함께 폭우가 내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적으로 해수면과 지표면 온도의 상승으로 평소보다 뜨거워진 공기가 부풀어 오르면서 강한 고기압이 형성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은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전 세계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부터 이에 대해 살펴보고, 각 나라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中, 최악의 가믐으로 올해 또 전력난...
[자료 2. 지난 16일 중국 남서부 쓰촨성에 있는 충칭시 원양현의 양쯔강 수위가 떨어진 후의 모습]
출처 : 머니투데이
양쯔강 상류 지역인 쓰촨은 지난 6월부터 무더위가 시작돼 올여름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최장기간 폭염을 겪었다.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장기간 지속됐다. 이 때문에 전력 생산의 80% 가까이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쓰촨성은 물 부족으로 수력 발전량이 예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냉방시설 가동 증가로 가정용 전력 소비가 많이 늘어나면서 전력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당국은 아예 셔터를 내리기로 했다.
쓰촨성은 15일부터 6일간 모든 산업시설 가동을 금지하고 있다. 애플의 위탁생산업체 폭스콘, 도요타, CATL 등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공장과 제철소 등 1만 6500여 곳이 생산을 멈췄다. 기업 외에 일반 가정용 전력도 공급이 제한됐고, 이는 쓰촨 등의 전력 공급 부족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반영했다.
쓰촨성 전력난은 중국 배터리 업계에도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 언론은 쓰촨성 당국이 정전 기간을 25일까지로 연장하면서 성내 모든 리튬염 공장과 관련 재료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리튬염은 전기차용 리튬 배터리의 핵심 재료다. 생산 급감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리튬 가격도 올랐다. 지난 22일 리튬 가격이 t당 48만 5000위안(약 9500만원)으로 전날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 15일 쓰촨성에 산업용 전력에 대한 정전 조처가 시행된 이후 1.6% 오른 것이다.
유럽의 3분의 2 말랐다...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
[자료 3. 2022년 8월 10일(현지시각)기준 유럽지역의 가뭄상태. 노란색이 ‘주의’, 주황색이 ‘경고’, 빨간색이 ‘경계’상태를 의미한다.]
출처 : 더나은미래
24일 영국 BBC가 보도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연구조직인 세계가뭄관측(GDO)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지역 3분의 2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GDO는 8월 10일 현재 유럽의 가뭄 상태는 47%가 '주의(warning)', 17%가 '경고(alert)'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전체 지역 중 64%가 가뭄 '주의' 또는 '경고' 상태인 것이다. GDO는 가뭄 상태를 '관심(watch)', '주의', '경고'의 3단계로 나눈다. 가뭄이 두 번째로 심한 '주의'는 땅이 말라붙은 상태, 가장 심한 '경고'는 식물에 악영향을 주는 상태다. EU 집행위는 보고서를 토대로 "현재 유럽 가뭄이 최소 500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진단했다.
유럽의 이런 건조한 날씨는 적당한 비를 동반하는 대서양 제트 기류가 기후변화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약해진 불안정한 제트 기류는 현재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유난히 뜨거운 공기를 가져오고 있으며, 폭염과 그에 따른 가뭄을 초래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히 취해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가뭄은 향후 몇 년 동안 점점 더 빈번해져서 다양한 생태계가 파괴되고 전 세계의 인간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파키스탄, 최악의 '홍수 재앙'
[자료 4.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자파라바드에서 홍수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도로변에서 생활하는 모습]
출처 : 한경국제
두 달이 넘도록 이어진 폭우로 사상자 수가 천 명이 넘어가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국제 사회에 도움 요청과 함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이번 물난리로 인하여 파키스탄 전국 곳곳의 의료시설이 파괴되었으며 2천 여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수가 최소 1만 5천 명 이상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해로 인한 설사와 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까지 확산되고 있어 홍수로 인한 타격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실제로 입은 경제적인 피해는 5조가 넘는 금액으로, 파키스탄 정부는 국제 사회에 절실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래 6월에서 9월까지 파키스탄에 내리던 비는 경제의 생명선으로 불릴 만큼, 이 시기에 내린 비는 농작물 수확에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올해는 기후 재앙으로 강수량이 5배 이상 늘어, 그 피해가 점점 심해가는 상황이다. 이번 홍수로 인해 다리와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에도 막대한 피해가 있어 구조가 힘들어진 지역도 상당수이며 구조 인력 및 장비가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파키스탄 정부는 밝혔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국제기구 WHO는 파키스탄의 홍수 사태를 최고 수준의 비상사태로 발표하여 대응하였고 UN은 긴급 자금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148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각국의 노력
그렇다면 세계 각국은 이러한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자료 5. 파리기후변화협정]
출처 : energyTRACKERASIA
대표적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 195개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Paris Agreement)을 채택하여 공동 대응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장기 목표 하에 모든 국가가 2020년부터 기후 행동에 참여하며, 5년 주기 이행점검을 통해 점차 노력을 강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 국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위해 관련한 법령을 살펴보자.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 파리협정에서 탈퇴하였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후 다시 협정에 가입하였다. 2030년까지 달성할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05년 대비 50-52%로 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표방하였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2021년 11월에 「기반시설투자 및 일자리법」이 제정되어,「청정대기법」과「2005 에너지 정책법」 등 관계 법률이 개정되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자체 능력으로 29%, 국제적 지원을 활용하여 41%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60년까지 넷 제로(Net- zero emission)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탄소의 경제적 가치를 구현하고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국가 개발에 있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관리지침으로 「국가기여목표 달성을 위한 탄소의 경제적 가치 이행 및 국가 개발 차원의 온실가스 배출 통제에 관한 대통령령 2021년 제98호」를 제정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21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약칭: 탄소중립 기본법)」을 제정하였으며 올해 3월 25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 중기목표인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기존의 2017년 대비 24.4%에서 2018년 대비 40%로 대폭 상향한 바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정(Paris Agreement)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기후 재원이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신뢰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임을 인식하고, GCF(녹색기후기금)사무국 유치를 계기로 기후변화 협상의 주요쟁점인 기후재원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파리협정 1.5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정책을 지속 보완하면서 개도국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여 선진국-개도국 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같이 각 국가들의 지속적인 목표와 이행 계획을 점검하고 업데이트하면서 목표를 높이고 있다.
기후변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숙제
앞서 소개한 것처럼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상황은 최근 들어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1990년대에 정의된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2000년대가 되면서 ‘기후위기(Climate Crisis)’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는 기후변화라는 밋밋한 단어 대신에 전 세계적으로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한 표현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기후위기 라는 표현조차 이러한 현상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 현상들은 ‘기후위기’를 넘어선 ‘기후재앙(Climate Disaster)’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월 부터 9월까지 전세계에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들은 재산피해 뿐만 아니라 인명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특정 국가나 대륙에 한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촌에 걸쳐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기후재앙’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후 현상과 기후변화를 대처하기 위한 각 나라의 정책 및 협정을 살펴보았다. 현재 전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들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블로킹 고기압'에 갇힌 지구촌]
1) 전준우, “서울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 반지하 없애기 전 방수 대책은?”, news1뉴스, 2022.08.21, https://www.news1.kr/articles/4778346
2) 안명진, “날씨에 갇히다… ‘블로킹 고기압’에 전 세계 몸살”, 국민일보, 2022.08.27,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60648&code=11131500&cp=nv
3) 네이버 지식백과 , 정체고기압(블로킹),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71939&cid=43667&categoryId=43667
[中, 최악의 가믐으로 올해 또 전력난...]
1) 김리안, “中 대륙 ‘40도 폭염’에 공장 1만 6500곳 멈췄다”, 한경국제, 2022.08.20,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8194500i
2) 한종구, “중국 쓰촨, 전력난·코로나 이어 지진까지 삼중고”, 연합뉴스, 2022.09.06, https://m.yna.co.kr/amp/view/AKR20220906084800083
3) 정유정·우제윤, “폭염으로 문닫는 중공장…반도체 배터리 생산차질”, 매일경제, 2022.08.24,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2/08/745505/
4) 박효주, “양쯔강이 마르다니…60년만에 최악가뭄 中, ‘구름 씨’ 뿌려”, 머니투데이, 2022.08.1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81808334912909
[유럽의 3분의 2 말랐다...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
1) 강나윤, “유럽 지역 3분의2, 가뭄에 고통··· 500년 만에 최악”, 더나은미래, 2022.08.24, https://futurechosun.com/archives/67607
2) 이유진,권한울, “‘500년만 최악 유럽 3분의2 말랐다…中도 가을 쌀수확 직격탄”, 매일경제, 2022.08.24,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2/08/749763/
3) 김형근, “유럽에 찾아온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 라인강, 다뉴브강 등 바닥 드러내”, NewsQuest, 2022.08.19,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99782
[파키스탄 물난리 사태]
1) 이소민, “파키스탄 홍수 전례 없는 물난리…사망자 수 1천명 넘어”, 제주교통복지신문, 2022.08.29, https://www.jejutwn.com/news/article.html?no=143919
2) 조성신, “대홍수로 1000여 명 이상 사망한 파키스탄…이러다 국토의 3분의 1 잠길라”, 매일경제, 2022.08.29,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2/08/764108/
3) 안희, “WHO “파키스탄 물난리로 의료도 붕괴…전염병 수만명 발병””, 연합뉴스, 2022.09.05, https://www.yna.co.kr/view/AKR20220905174000088?input=1195m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각국의 노력]
1) 세계법제정보센터,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관련 법령”, 2022.04.21, https://world.moleg.go.kr/web/dta/lgslTrendReadPage.do?CTS_SEQ=50035&AST_SEQ=3891
2) UNFCCC, “파리협정채택.대통령의제안”, 2015.12.12, https://unfccc.int/documents/9064
3) 환경부 기후변화국제협력팀,“파리협정 함께보기”, 2022.03.31, http://me.go.kr/home/file/readDownloadFile2.do?fileId=236160&fileSeq=1&fileName=f9385cd642b1a043cd78243888378eaac441bc9dc03ac9a64126692e476397d8&open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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