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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폭우, 지금은 이상 기후지만 미래엔…?

by R.E.F. 20기 이주선 2022. 9. 26.

폭우, 지금은 이상 기후지만 미래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이주선, 21기 박도현, 21기 오서영, 22기 박도원

 

8/8 서울 폭우 현황

올해 8월 8일, 80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서울을 강타했다. 서울 남부지방에 폭포처럼 쏟아진 집중호우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오후 8시 5분부터 1시간 동안 141.5mm의 비가 내렸다. 서울 시간당 강수량이 118.6mm였던 1942년 8월 5일 이후 관측사상 역대 최고치이다. 다만 시간당 강수량은 서울기상관측소가 있는 종로구 송월동을 기준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동작구의 강수량은 공식 기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비록 비공식 기록이지만 서울에 내린 폭우는 ‘물폭탄’, ‘역대급’ 등 여러 수식이 붙은 만큼 피해 또한 컸다. 

[자료 1. 8월 9일 새벽, 폭우로 인해 맨홀 뚜껑이 날라간 강남구 대치사거리 배수구 구멍 안으로 물이 소용돌이처럼 빨려들어가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동작구 이수역은 역사 안으로 빗물이 가득 차 열차 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열차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에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빗물을 스크린 도어로 방패막 삼아 이수역 승강장을 지나치는 무정차 운행을 시행했다. 강남과 서초 일대에는 폭우로 맨홀 내부가 압력을 이기지 못해 뚜껑이 열렸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서초구에서는 성인 남매가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재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치명적이었다.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는 집 안으로 물이 들어차 발달장애인을 1명을 포함한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자연재해로 볼 수 없는 이번 폭우는 8일 단 하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상 관측 이후의 강수량 및 폭우 피해

8월 초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였다. 이에 대하여 기상청장은 “슈퍼컴퓨터라도 예측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하였다. 기상청 슈퍼컴퓨터와 ‘유럽 증기 예측센터’모델 또한 8일 서울에 70~80mm의 수준의 강수량을 예측하였지만 100mm 이상의 비가 내리게 되었다. 8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서울(종로구 송월동 기준)엔 564.8mm의 비가 내려 평년 연 강수량의 40%에 육박하였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유독 비가 많이 내린 8월 경기 양평군 같은 경우 1년에 내릴 비 70%가 한 달 만에 쏟아지기도 하였다.

 

[자료 2. 7호선 이수역이 침수되고 있다.]

출처 : 부산일보

폭우 피해가 1개월 정도 지났지만 피해 지역의 복구 상황은 더딘 상태이다. 폭우가 심했던 서울 동작구는 7호선 이수역이 침수되었다. 서론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수역의 천장 일부가 붕괴되며 무정차 상태로 운행하였었다. 8월 초에 피해를 보았던 당시와 1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9월 초인 현재도 폭우 때 고장 난 승강설비가 고쳐지지 못하였다. 9호선 동작역도 침수로 인하여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이 나 지난달 23일부터 안내요원을 2~3명씩 배치하여 거동이 불편하거나 무거운 짐이 있는 승객들을 돕고 있다. 9호선의 승강설비 고장으로 역에서 내린 승객들은 최대 153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고 한다.

 

[자료 3.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의 침수 이후의 모습]

출처 : 쿠키뉴스

동작구의 남성사계시장 또한 침수 피해가 큰 곳 중 한 곳이다. 상인들은 침수된 물건을 재활용하지도 못하고 모두 폐기처분하거나, 값이 싸게 내놓아야만 하였다. 손님들이 다니는 통로를 제외하고 건물 뒷공간이나 보이지 않는 공간은 침수의 상흔이 아직도 역력하였다. 새 제품에 진흙이 달라붙어 있기도 하다. 특히 지하에 있는 가게들은 침수 피해가 심각하여, 노래방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경우 음향기기와 방음벽이 물에 젖으면 인테리어를 다시 해야 하므로 복구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실제로 복구를 포기하고 폐업을 결정하는 상인들도 있다.

 

 

8/8 폭우 이전부터 보여온 한반도의 이상기후들

8월 8일, 하루 동안 서울에 내린 강수량은 381.5mm로 기상 관측 이래 최대치였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7월 27일쯤 끝날 거라 예측을 했지만 완전히 빗겨갔고,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온다’라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번 폭우 이전부터 우리나라는 이상 기후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왔다. 매년 기상청에서 발간하는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5월의 평균 기온이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2019년 또한 2위를 기록하였다. 2018년 여름, 한국은 매서운 폭염에 시달렸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해 겨울, 71년 만에 한강물이 가장 먼저 얼고, SNS를 통해 ‘얼었어’라는 문구가 유행할 만큼 생각지도 않았던 많은 것들이 얼어붙을 만큼 추웠었다. 그런데 또, 2020년은 기상 관측 이래 1월의 온도가 가장 높아 역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로 기록되어있다. 그리고 또한, 이해 여름은 6월 평균기온(22.8℃)이 7월의 평균 기온(22.7℃)보다 높은 관측 이래 처음 보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해마다 관측 이래 최초, 최고의 기록을 세우는 이상한 기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이상한 기온 변화들과 함께 비 관련 이상기후들도 기록되어 있다. 2019년에는 근대 기상업무이래 7개로 가장 많은 태풍의 수를 기록하였고, 2020년에는 역대 최장기간(54일)의 장마를 기록하였다. 또한, 2022년 9월, 대한민국에 태풍으로 인한 피해 1, 2위인 매미와 루사보다 강력한 힌남노가 북상하였다.

 

 

세계 각국의 폭우 피해 현황

[자료 5. 유럽우주국(ESA)은 코페르니쿠스 위성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촬영한 파키스탄 국토 사진을 1일 공개했다. 인더스강 줄기를 따라 침수된 지역이 파란색으로 표시됐다.]

출처 :서울경제

현재 전 세계에서 폭우 피해가 들려오고 있는 와중에 파키스탄의 피해가 유독 심하다. 파키스탄에서는 6월 이후 계속된 폭우가 국가적 재앙 수준으로 치달았다. 현재까지 이재민은 3,300만 명 이상이며 누적 사망자는 어린이 380여 명을 포함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기준 1,136명에 달한다. 또 가옥 100만여 채가 부서져 이재민 약 50만 명이 구호캠프에 수용됐지만, 대부분이 노천의 열악한 임시 주거시설에서 생활해 설사병, 콜레라, 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파키스탄의 홍수 상황을 최고 수준의 비상사태로 분류한 상태다. 파키스탄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댐의 수용량도 한계치에 임박했다. 댐이 붕괴할 경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셰리 라만 파키스탄 기후장관은 이날 BBC에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이 완전히 물에 잠겼다”라며 “국토가 마치 거대한 바다처럼 변했다"라고 밝혔다.

 

[자료 6. 1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주도인 잭슨시 주민들이 식수를 얻기 위해 생수 배급 트럭 앞에 모여 있다.]

출처 :서울경제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시에서도 폭우 및 홍수의 여파로 주민 15만 명 이상이 제대로 씻거나 마시지 못한 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달 인근 펄강이 범람해 도시를 덮쳐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시설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도시 일대가 침수된 당시 수압 관리에 문제가 생긴 결과 지난달 29일부터 식수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폭우 피해가 전 세계에서 들려오고 있다.

 

기후 문제의 인식 재고 및 관심 촉구

올여름 유럽을 덮친 폭염 사태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영국이나 독일 같은 선진국의 가정 에어컨 보급률이 5% 미만이었다는 점이다. 반면 한반도는 전 세계에서 연교차(가장 더운 달과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 차이)가 가장 큰 지역에 속한다. 한국인이 기후위기에 둔감한 이유를 설명할 때 종종 언급되는 이야기다. 이처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온실가스 농도와 해수면 높이가 지난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릭 스핀래드 NOAA 국장은 “기후변화가 지구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둔화될 조짐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설득력 있는 과학적 증거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여러 지역에서 1000년 만의 홍수,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이 닥쳤다”면서 “기후 위기가 미래 위협이 아니라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기후 위기. 우리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기후 위기와 불평등 - 기후 위기와 인권은 뗴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작성자(20기 윤진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84 

2. "집 앞에 산이 하루아침에 벌거숭이로? 산림벌채 기후변화에 독일까? 약일까?", 작성자(19기 권도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368

 


참고문헌

[ 8/8 서울 폭우 현황]

1)김채현 기자, “80년 만의 폭우에 속수무책…서울 지하철 멈추고 도로 잠겨(종합)”, 서울신문, 2022.08.09,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809500004&wlog_tag3=naver

2)김준태 기자, “80년만의 기록적 폭우, 서울 지하철이 멈춰 섰다(종합)”, 연합뉴스, 2022.08.09, https://www.yna.co.kr/view/AKR20220808155851004?input=1195m

3)윤보람 기자, “서울 맨홀 62만개…폭우때는 잠금장치도 소용없는 지뢰밭”, 연합뉴스, 2022.08.10, https://www.yna.co.kr/view/AKR20220810154100004?section=search

 

[기상 관측 이후의 강수량 및 폭우 피해]

1)김소영 기자, “ 기상청장 “8월초 폭우는 슈퍼컴퓨터라도 예측 불가능””,동아일보,22.08.30,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30/115218075/2

2)이재영 기자, “8월 비 정말 많이 내렸다…경기 양평엔 연강수량 70% 쏟아져”,연합뉴스,22.08.31,https://www.yna.co.kr/view/AKR20220831153800530?input=1195m

3)[르포] 폭우가 남긴 '상흔'…"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가"”,뉴스핌,22.09.02,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20902000132

4)류선지 기자, “[속보] 서울 지하철 9호선 동작역 폐쇄…이수역 천장 붕괴”,  부산일보, 22.08.08,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2080822402320999

 

[8/8 폭우 이전부터 보여온 한반도의 이상기후들]

1)관계부서합동, “이상기후보고서”, 기상청, http://www.climate.go.kr/home/bbs/list.php?code=93&bname=abnormal

2)이오성, “‘변덕스런 날씨’에서 ‘기후재난’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시사인, 2022.09.02,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331



[세계 각국의 폭우 피해 현황]

1)장형임, 전세계 물난리…"약자 먼저 때렸지만, 다음엔 부자도 예외없다", 서울경제, 2022.09.04

https://www.sedaily.com/NewsView/26AXY3NSSH

2)정원식,치솟는 온실가스 농도·해수면 높이가 말한다 “기후위기는 ‘지금’ 문제”,경향신문,2022.09.01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09012222025#c2b

 

[ 기후 문제의 인식 재고 및 관심 촉구]

1)이오성, “‘변덕스런 날씨’에서 ‘기후재난’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시사인, 2022.09.02,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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