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월 청구요금 : 80,000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류나연
[ 전기 요금 8만원 시대 ]
[자료 1. 전기요금인상과 관련기사들]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 번쯤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먼저, SMP(System Marginal Price, 계통한계가격, 전력도매가격)는 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 전기가 거래되는 가격이다. 한전이 발전회사들에게 1kWh(킬로와트시)당 구매하는 전력가격을 SMP(계통한계가격)라고 말한다.
한전의 누적된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킬로와트시(kWh)당 261원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 4인 가구가 사용하는 월평균 전력사용량(307kWh)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가구당 8만127원의 전기요금이 인상돼야 한다.
한전 적자에 대해 알기 전에, 우리는 먼저 현재 국내의 전력시장 구조에 대해 알아야 한다.
[ 현재 전력시장에서 한국 전력이 하는 일 ]
[자료 2. 현재 전력시장에서 한국 전력이 하는 일 ]
출처 : SK E&S 미디어룸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발전소로부터 직접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전이 전력거래소(이하 KPX)를 통해 전국의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모두 구매하여 한전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구조이다.
다시 말하자면 전력도매시장은 발전경쟁, 소매시장은 한전이 독점하는 구조이다.
[ 자료 3. 시간대별 SMP 결정 에너지원 ]
출처 : SK E&S 미디어룸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실시간으로 전력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필요한 전력량을 미리 예측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전력을 하루 전에 거래한다.
KPX는 다음날 필요한 전력량을 시간단위로 예측하고, 발전회사들에게 다음날 얼마만큼의 전력을 발전할 수 있을지 확인한다.
다음날 시간대별로 필요한 전력량과 발전가능량을 보면서 각 시간대마다 발전비용이 낮은 발전소부터 전력을 생산하도록 지시한다.
발전비용이 낮은 발전소부터 전력을 생산하도록 지시하다보면, 그 시간대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시점이 있고, 이때 마지막으로 지시받은 발전소의 발전비용이 바로 SMP가 된다.
다시 말해, SMP는 해당 시간대에 발전하는 발전소들 중에서 가장 비싸게 발전하는 발전소의 발전비용이다.
통상적으로 원자력-석탄-천연가스(LNG)-중유 순으로 발전비용이 낮은데, 평균적으로 볼 때 대부분 LNG발전소의 발전비용이 SMP를 결정한다.
[ 자료 4. 국제 유가에 따른 SMP 추이 ]
출처 : SK E&S 미디어룸
아시아로 수입되는 LNG의 가격은 대부분 유가에 연동되어 책정되기 때문에 SMP 또한 유가에 따라 등락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 한전 적자의 원인 ]
한전 적자의 원인은 늘어난 인력비도 있지만, 국제 유가상승으로 인한 전력구입비 증가라는 정부와 한전의 주장이 있다.
[ 자료 5. 국제 유가와 한전 영업실적 추이 ]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국제 유가상승이 한전 적자의 원인이라는 것은 맞는 말이다. 대한민국은 발전으로 천연가스(LNG)와 석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둘의 가격이 3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
그렇다면 탈원전 정책은 상관없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2017년 5월부터 22년 5월까지 나라를 이끌었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문재인 정권 이전 2016년도 한국전력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자료 6. 2016년 한국전력공사 구입 전력 내역 ]
출처 :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서 약 158,700 GWh의 전력을 구입한 것을 볼 수 있다.
구입량이 현재 전기 발전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양이라고 본다면, 원자력의 비중은 점점 감소하다가 2019년에는 한수원 전력구입량이 약 142,900 GWh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료5 에서 볼 수 있는 한전의 2019년 적자에는 탈원전 정책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했을 것이다.
[ 자료 7. 2020년 한국전력공사 구입 전력 내역 ]
출처 : 한국전력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원전은 발전량도 압도적으로 많고 발전 단가도 저렴하다. 자료 5를 보면 2020년은 저유가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급 저유가였던 자료 7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만 보더라도 한수원과 기타 회사에서 구입한 전력량은 비슷하다. 하지만 구입전력비는 한수원에 비해 기타 회사가 두 배 정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자료 8. 에너지원별 발전 원가 ]
출처 : 연합뉴스
자료 8 그래프를 보면, 신재생에너지가 많이 비싼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원가는 규모의 경제와 기술발전에 따라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020년 태양광발전 발전원가는 kWh당 118.2원 수준이라고 주장했고, 에너지 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균등화 발전원가 분석에 따른 태양광발전 발전 원가는 118.2/kWh원, 풍력발전은 131.9/kWh원으로 자료 8의 264.6원과 크게 다르다. 분석하는 곳마다 천차만별이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한전에서 제공한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 추이는 다음과 같다.
[ 자료 9.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 추이 ]
출처 : 뉴스타파
위 자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첫 번째, 석탄 발전 의존도 감소와 두 번째, 가스와 신재생 에너지 의존도 증가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꾸준히 증가해왔고 가스 발전 증가와 석탄 발전 감소는 특히 21년도에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이 들어본 바와 같이, 2050 탄소중립과 ESG 경영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고,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뜻하는 말이다.
사실 국제 유가가 상승한 이유도 탄소중립과 ESG 경영정책 때문에 정유시설이 줄어서라고 볼 수 있다.
탈원전을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비율을 늘리던 독일도 가스 부족으로 인해 석탄발전 가동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불가피한 요금 인상 ]
전기요금은 한전이 인상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인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자료 10. 전기요금 인상 과정 ]
출처: 한국전력
전기요금은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장관끼리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한전이 총괄원가를 산정한 다음에 필요한 경우 산업부에 전기요금 인상을 건의하고, 산업부는 기재부와 협의 후 전기요금 가격을 인상한다. 각 장관들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반영해서 인상 여부를 결정하고, 대통령은 국민 지지도를 신경 쓴다.
도매는 발전경쟁이고 소매는 한전이 독점하는 구조 때문에 전기요금은 전력 도매가격이 상승한 다음에 인상된다. 유가 변동에 전력 도매가격은 탄력적으로 반영되는 반면에, 전기요금은 정책적인 의사 결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차이가 발생해서 아래와 같은 패턴이 발생한다.
[ 자료 11. 전력 도매가격 상승 이후의 전기요금 인상 ]
출처: 한국전력
전력 도매가격은 급격하게 상승하는 반면, 한전 판매단가 상승률은 0 주위를 웃도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구를 생각하는 탄소중립과 ESG정책은 미래세대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를 위해서도 계속ㅇ되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다시피 이 정책들이 계속되는 한 유가는 상승할 것이고, 그에 따른 전력 도매가격은 증가해 한전은 비싸게 전력을 구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이용한 전력 가격은 애초에 비싸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전이 전력을 저렴하게 구입할 방법은 갑자기 유가가 폭락하거나 전기요금을 인상하거나 이 두 가지밖에 없다.
도매가가 소매가보다 값비싸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중간 거래업자는 당연히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사실 전기요금 인상은 진작에 필요했다. 원가연동형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
[ 의견 제시와 그 미래 ]
대한민국도 원전 가동률을 다시 높이고 있다. 그에 따라 자료 6, 자료 7에서 보았다시피 한수원에서 구입하는 전력량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을 시행하기 이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것은 사실이다.
원전을 짓는 것은 위험성도 크고 시간도 꽤나 소요된다. 당장 원전을 짓는다고 해도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다.
원자력 발전이 장기적으로 탄소배출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무조건적으로 0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기차가 처음 보급될 때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보조금 지원 정책 등 여러 가지 정책들을 지원했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가격에 대해서도 하나로 통일되어 있는 것이 아닌, 모두가 다른 말을 주장한다. 그리고 가격은 한전이 구매하여 판매하기에는 다소 많이 비싸다. 현재 전력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늘이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전력발전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0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에 대한 단기적 의존이 필요하다. 탈원전을 주장하기보다는 원자력 발전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원가연동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을 막을 수는 없다. 사실 원가가 상승하는데 요금을 인상하지 말아 달라는 건 양심에 어긋난다.
[ 자료 12. 생활요금 변천사 ]
출처 : 이코노미스트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기 전인 2015년까지의 물가 상승을 보면, 자장면은 2,742원에서 4,500원으로 약 1,800원 정도 인상되었고, 삼겹살은 3,800원에서 9,000원으로 5,200원이나 인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기요금은 어떨까? 15년 동안 약 20원이 상승했다. 다른 금액에 비해 전기요금은 거의 오르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우리는 전기요금 인상에 분노할 것이 아니라 감사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현재 불안정한 전력수급을 위한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정책을 기다리고 전기요금 인상에 조금은 분노하되, 또 조금은 이해해주는 국민이 된다면 어떨까 제시하는 바이다.
전력정책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탈원전vs친원전? 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 20기 윤진수, 20기 이주선,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819?category=745296
2. "추가된 기후환경 요금을 알아보자!", 21기 안연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701
3. "Renewable Energy 100,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20기 최예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684
참고문헌
[ 전기 요금 8만원 시대 ]
1) 김동욱, "가구당 전기료 8만원 인상해야 적자 해소… 한전 상황 어떻길래", 머니S, 2022.09.22, https://moneys.mt.co.kr/news/mwView.php?no=2022092113371479156
2) 백동현, "한국전력 적자 해소하려면 가구당 전기 요금 8만원 이상 올려야", 뉴시스, 2022.09.21, https://newsis.com/view/?id=NISI20220921_0019271996
[ 현재 전력시장에서 한국 전력이 하는 일 ]
1) SK E&S, SK E&S 미디어룸, "[에너지백과] SMP(계통한계가격)", 2022.08.04, https://media.skens.com/2304
[ 한전 적자의 원인 ]
1) 라그시, "한국전력 기업분석 : 한전 적자의 이유는 탈원전 때문일까?", 2022.07.01, https://blog.naver.com/zhdpdh7051/222796404116
[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
1) 김토일, "[그래픽] 에너지원별 발전 원가", 연합뉴스, 2021.09.20, https://www.yna.co.kr/view/GYH20210920000700044
2) 신동윤, "한전 적자가 문재인 정부 탈원전 탓이라고?", ㅠ스타파, 2022.06.16, https://newstapa.org/article/cT0NN
[ 의견제시와 그 미래 ]
1) 라예진, "“옛 자장면값, 기억하나요”…2000 vs 2022 물가 비교해보니", 이코노미스트, 2022.02.26, https://economist.co.kr/2022/02/26/industry/distribution/202202261422539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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