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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쓰레기로 만드는 기름의 탄생!

by R.E.F. 22기 홍세은 2022. 10. 31.

쓰레기로 만드는 기름의 탄생!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윤지민, 22기 홍세은

 

[폐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

   가속되는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국제사회의 탄소 배출량과 폐기물 감축 노력이 본격화됐다. 이에 세계 각국은 플라스틱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이렇게 발생한 폐플라스틱을 자국 내에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플라스틱 쓰레기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최대한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끊임없이 고민되고 있다.

[자료 1.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 통계]

출처: 배달/테이크아웃 재활용 현황 연구 결과보고서

[자료 2.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과 탄소발자국 수치]

출처: 경향신문

   폐플라스틱의 처리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심각한 문제였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출이 자제되면서 배달 및 포장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상승하여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 포장재 같은 폐기물 배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더욱이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처리 단계까지 전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매일 엄청난 양의 탄소 발자국이 지구에 새겨지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그 증가율 또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3억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땅과 바다에 버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플라스틱을 평평한 곳에 펼쳐놓았을 때 영국 면적의 무려 1.5 배에 달하는 양이다. 과거에는 폐플라스틱을 깊은 바닷속에 버리기도 했는데 국제사회가 맺은 런던 협약으로 현재는 금지되었다. 또한 국내외 매립도 점점 어려워짐에 따라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의 문제점]

[자료 3.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법]

출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존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은 폐플라스틱 자체를 원료로 사용해서 재활용하는 물질 회수(Material Recycle),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다시 원료 또는 유류로 환원하는 유화 환원, 즉 화학적 재활용 기술(Chemical Recycle) 그리고 연료화(Thermal Recycle)의 3가지가 있다. 물질 회수는 폐플라스틱의 분쇄, 용융 등 물리적인 가공을 통해 다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의 플라스틱을 선별하고 세척하는 과정을 거쳐 다른 제품을 만드는 원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탄화수소 등의 성분으로 분해하여 다시 재활용하는 방법이며, 폐플라스틱의 고분자 구조를 분해해 원료를 추출하고 새로운 화합물을 생산하는 방법이다. 연료화는 말 그대로 폐플라스틱을 녹여서 연료화하는 것이다. 플라스틱이 석유로 이루어져 있어 그 자체로 발열량이 크다는 것을 이용한 과학적인 방법이지만, 과정 중에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자료 4.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구분]

출처: 매일경제

[자료 5. 기계적 재활용의 과정 및 결과]

출처: 한국폐기물협회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쓰고 버린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전 세계적으로 9%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하면 독성물질과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해 기후 변화를 촉진한다는 문제가 있으며, 매립의 경우 폐플라스틱에서 나오는 독성물질 때문에 지하수와 토양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연간 40만 마리의 포유류가 폐플라스틱에 따른 해양오염으로 죽어가고 있고, 1~2만 톤의 미세 플라스틱이 어류의 뱃속에 들어가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이 폐플라스틱을 분쇄∙세척∙선별∙혼합하여 재생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계적 재활용에 주력했다. 이 방법은 비교적 적은 비용이 요구되지만, 심하게 오염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재활용을 반복할수록 품질이 떨어진다는 문제까지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기존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은 환경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 폐플라스틱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재활용이다. 따라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보다 고차원적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폐플라스틱의 연료 전환 기술]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연료로 전환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든 원료를 합성해 만든 것이다. 따라서 열분해 공정을 통해 고분자 화합물인 플라스틱을 저분자 화합물로 다시 분해하는 것이 폐플라스틱의 열분해 기술이다. 열분해할 때에는 무산소 조건에서 350~600 ℃의 열을 가하여 액상의 오일을 회수하며, 불순물을 제거하여 원료로 재활용한다. 이때, C5~C20 방향족 및 지방족 탄화수소의 액체 연료, 즉 휘발유와 경유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폐플라스틱 연료 전환 기술은 순환 경제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가장 현실적인 기술로 꼽힌다.

[자료 6.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정]

출처: 대한민국정부 대표 블로그 정책공감

   흔히 플라스틱 필름으로 사용되는 PE로 열분해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폐 PE에 열을 가하면 열은 플라스틱에 흡수되어 350~600 ℃에서 개시 반응을 거친다. 이때 PE의 무작위 chain 파괴에 의해 긴 사슬 자유 라디칼이 생성되고, 수소 전달을 통해 파라핀과 디올레핀으로 전환된다. 플라스틱 분자 말단에 자유 라디칼과 양이온 및 음이온이 존재할 때, 이 위치의 결합 에너지는 이웃한 그룹의 결합 에너지와 구별되어 분해를 겪기 쉽다. 따라서 열분해는 말미에서 시작되며, 플라스틱의 분자량은 반응하는 동안 천천히 감소하여 많은 양의 단량체 물질이 된다. 여기에 촉매를 첨가하게 되면 열량이 높고 성능이 우수한 오일을 얻을 수 있어,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된다.

[자료 7. 폐PE의 열분해 과정]

출처: Conversion of plastic waste into fuels: A critical review

   이러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정을 통해 얻은 열 분해유는 기존 공정의 한계점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휘발유, 경유와 같은 원료를 얻을 수 있어, 석유화학 원료 대체물질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더불어 우리가 흔히 접하는 페트병도 뚜껑은 PP, 비닐은 PE, 병은 PET로 혼합 폐플라스틱이다. 이러한 혼합 폐플라스틱은 기계적 재활용이 어려웠지만,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정을 통해 처리 가능하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하게 되면 3,700 kg CO₂ eq./톤의 온실가스가 방출되지만, 열분해를 통해 원료를 얻는 과정은 2,100 kg CO₂ eq./톤으로 소각 대비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산업적 한계 및 방향성]

   ‘폐기물 업종’이라는 단어만 붙어도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폐플라스틱 열분해 관련 업종이 들어서려면 이러한 사회적 편견을 바꾸어야 한다. 생활 폐기물이 반입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의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열분해 플랜트가 폐기물 소각장과 달리 탈염소 공정을 거쳐 악성 폐수를 저감하고, 소음과 분진이 없는 등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운영된다고 한다.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 생산업종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폐플라스틱 열 분해유를 고온 및 고압 상태로 불완전 연소시키는 가스화 공정을 통해 H₂와 CO가 주성분인 합성 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환경오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재 폐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확보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큰 이점을 가진다. 이러한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면 기존의 해외 LNG 및 암모니아 생산과 원거리 운송에 대한 막대한 비용이 들지 않아 경쟁력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다.

[자료 8. 폐플라스틱 열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뉴스룸

   하지만, 가스화를 통한 수소 생산 방식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존재한다. 합성 가스 내의 CO를 CO₂로 전환함과 동시에 추가적인 H₂를 생산하려면 WGS(Water gas shift) 반응이 필수적이다. 폐기물로부터 생산된 합성 가스에서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촉매를 사용해야 고순도의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상업용 WGS 촉매의 경우 낮은 처리용량과 제한된 온도 영역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공정 조건의 변화에 민감해 촉매가 쉽게 변성되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현재 Cu 기반의 맞춤형 WGS 신촉매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소 생산 시스템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고부가가치의 오일 생산과 더불어 친환경 수소가스까지 얻게 되면, 폐기물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보다 친환경적인 오일과 수소 생산에 초점을 맞추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기술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기대효과 및 전망]

   이렇듯 산업계의 골칫거리이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폐플라스틱이 탄소중립,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최고의 미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버려진 페트병에서 기름을 추출하고 수소를 생산하면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자원순환 및 탄소중립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려와는 달리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환경규제와 함께 강화되는 ESG경영을 유지하면서 사업성도 좋아 일석이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여기에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매년 국내에서 8백만 톤 이상의 폐플라스틱이 배출되는데 이 중 매립, 소각 및 SRF(고형폐기물) 원료가 되는 약 4백만 톤의 폐플라스틱에 새로운 재활용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추후 연료전지, 수소 가스 터빈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해당 기술이 가격경쟁력은 물론 수소 산유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데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아가 해당 기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한다면 불안정한 석유 공급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으며, 도시유전의 현실적인 모델링을 마련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재활용을 바탕으로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순환경제 시대를 맞이한 지금, 폐플라스틱의 실질적인 자원화는 미래 환경문제의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이다.


재활용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빗물 저금통과 함꼐하는 빗물 재활용", 작성자(21기 김보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687?category=745297

2. "맥주의 변신, 수소 생산을 위하여!", 작성자(21기 김수현, 21기 김채윤, 21기 이태환, 22기 박주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800?category=608249


참고문헌

[폐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

1) 조해람, 김기범, ‘얼죽아’ 기자의 ‘플라스틱 프리’ 도전기… 시작부터 우당탕탕, 경향신문, 2021.01.29,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01290600001

2)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블로그, "2040년, 우리는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배출할까?", 2020.08.28, https://blog.naver.com/greenstartkr/222073276306

3)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배달/테이크아웃 재활용 현황 연구 결과보고서", 24쪽, 대한민국, 2022

[기존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의 문제점]

1) 박윤구, 기름 한 방울 안 나는데… ‘비닐봉지’서 석유 터졌다, 매일경제, 2022.05.06,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2/05/402079/

2)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플라스틱 재활용! 가능할까? 플라스틱 재활용의 현상부터 기술까지, 2019.05.16, https://jb.kist.re.kr:7443/portal/bbs/B0000014/view.do?nttId=2609&searchCnd=&searchWrd=&gubun=&delcode=&delCode=&useAt=&replyAt=&menuNo=&sdate=&edate=&viewType=&listType=&type=&siteId=&deptId=&option1=&option2=&option5=&option11=&option12=&category=&searchYear=&searchMonth=&pageIndex=

3) 한국폐기물협회, 폐기물처리 및 재활용 방법, http://www.kwaste.or.kr/bbs/content.php?co_id=sub040218

[폐플라스틱의 연료 전환 기술]

1) N. Li, H. Liu, Z. Cheng, B. Yan, G. Chen, S. Wang, “Conversion of plastic waste into fuels: A critical review”,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424, 127460, 2022.10.08.

2) 정책공감, 대한민국정부 대표 블로그 정책공감, “고유가! 폐플라스틱으로 석유 만든다”, 2008.12.10,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hellopolicy&logNo=150038956370, (2022.10.08.)

3) 김성은, “비닐봉지 녹였더니 기름이 쭉쭉…현실이 된 ‘현대판 연금술’”, 머니투데이, 2022.04.25,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42117591537188

[산업적 한계 및 방향성]

1) 이준희, “폐플라스틱 열분해 업계 “폐기물업종 꼬리표…순환경제 발목 잡아””, 전자신문, 2022.07.15, https://www.etnews.com/20220714000118

2) 현대자동차그룹 뉴스룸, “현대엔지니어링, 폐플라스틱에서 수소 생산, 수소 산유국의 길 개척한다”, 현대자동차그룹 뉴스룸, 2021.12.23, https://www.hyundai.co.kr/news/CONT0000000000005143

3) 공지현, 최현정, 전경원, 장원준, “폐기물 합성가스로부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성가스전이(WGS) 반응용 Cu 기반 촉매에서 담체(CeO₂, ZrO₂, MgO, Al₂O₃)에 따른 영향”,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춘계학술발표논문집, 2020, 0, 248, 2020.

[기대효과 및 전망]

1) 최양수,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뜬다… 성장하는 600조원 폐플라스틱 시장, 뉴스워치, 2021.12.01, http://www.newswatch.kr/news/articleView.html?idxno=57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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