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공해의 심각성, 알고 계신가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박지원
빛공해란?
'빛공해'는 '빛'과 '공해'의 합성어로 빛으로 인해 생긴 공해를 이야기한다. 이때 공해란 산업이나 교통의 발달에 따라 사람이나 생물이 입게 되는 여러 가지 피해를 말하며, 현대에 들어서 기술의 발달로 인해 증가한 빛으로 인해 사회에 심각한 공해를 일으키고 있다.
밤에 고속도로 혹은 도시 외곽으로 조금만 나가보아도 우리가 평소에 도시에서 보는 모습과는 차이를 느낀다. 도시의 빛이 지나치게 밝기 때문에 빛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님에도 우리는 상대적으로 어둡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가로등, 건물의 간판, 차량의 전조등 등 주변만 둘러보아도 인공 불빛이 지나치게 많고 이 때문에 매우 밝아 야간에도 낮처럼 밝은 상태가 유지된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의 종류는 크게 산란광(Sky glow), 침입광(Light Trespass), 글레어(Glare)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산란광은 제어되지 못한 옥외조명의 90도 이상 방향으로 누출되는 빛(상향광)에 의해 발생되는 악영향으로 밤하늘을 낮과 같이 환하게 만들어 천체관측을 방해한다. 침입광은 옥외조명으로부터 실내로 들어오는 불필요한 빛으로 사생활 침해와 숙면을 방해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글레어는 보행자나 운전자에게 눈부심을 일으켜 야간에 안전운전이나 보행에 방해를 일으키는 것으로 불능글레어와 불쾌글레어로 구분한다.
[자료 1. 비행기에서 바라본 도시의 불빛 ⓒ박지원]
위 사진은 필자가 실제로 비행기 탑승 중 찍은 도시의 불빛이다. 시간이 밤 9시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세세한 건물, 차량, 가로등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만큼 밝았다. 또한 도시 중심부와 외곽부의 밝기 차이가 확연히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 이 불빛들은 흔히 야경으로 불리며 아름다운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빛공해로 인한 피해를 인식하고 깨우쳐야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빛공해는 어떤 상태일까?
대한민국의 빛공해 현황은?
[자료 2. 우주정거장에서 찍은 한반도의 밤사진]
출처 : 그린포스트코리아
위 사진은 2014년 1월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정거장에서 찍은 한반도 밤사진이다. 사진에서 대한민국은 마치 섬처럼 보인다. 바로 전력과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이 거의 '암흑 상태' 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빛공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의 발표에 의하면, 세계 인구 3분의 1 이상이 밤하늘의 은하수를 볼 수 없는 곳에서 살고 있으며 지구 면적의 23%가 빛공해로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오염이 가장 적은 나라는 캐나다·호주로 국토의 3% 미만 지역만이 빛공해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빛공해에 있어서 한국은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빛 공해 지역이 전체 국토의 89.4%를 차지해 이탈리아(90.4%)에 이어 주요 20국(G20) 중 2위로 나타났다.
빛공해가 생태계 및 인체에 미치는 영향
빛공해는 일상 곳곳에서 우리를 위협한다. 실제로 길을 걷다가 차량의 전조등, 상가의 간판 등으로 인해 신경이 쓰이거나 불쾌했던 경험, 집으로 새어 들어오는 외부 조명으로 인해 커튼을 친 적이 있다면 빛공해로 인한 피해를 받은 것이다.
인체의 생체 리듬은 낮과 밤의 밝기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아침이 되어 밝아지면 잠에서 깨고, 밤이 되어 어두워지면 잠에 드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생체 리듬이다. 하지만 빛공해로 인해 밝아진 밤의 모습은 '멜라토닌' 호르몬에 영향을 주어 사람들의 정상적인 생체 리듬을 방해한다. '멜라토닌'은 밤의 어두운 환경조건에서 만들어지고, 낮이나 과도한 빛에 노출되면 합성을 중단한다. 하지만 빛공해로 인해 이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항산화물질 생산이 중단된다. 심하면 암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빛공해는 결막충혈이나 안구 건조 등을 유발해 눈의 피로도를 높이고 수면을 방해하며 뇌의 인지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빛공해는 사람 이외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름밤 매미의 울음소리로 인해 뒤척여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다. 매미는 주로 낮에 활동함에도 밤의 인공조명으로 인해 밤에도 운다고 한다. 보름달의 밝기는 0.27룩스에 불과하지만 인공조명의 밝기는 무려 153~212룩스라고 한다. 이 때문에 곤충들이 인공조명을 달빛이라고 충분히 착각하게 만든다.
곤충은 빛을 쫓는 습성으로 인해 밤에 가로등을 관찰하면 많은 곤충들이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곤충들이 위협에 올바른 대응을 하지 못하게 하며,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래의 곤충은 달빛을 따라 움직인다. 우리가 시계와 달력에 따라 움직이듯이 곤충도 달빛에 따라 적절한 시기를 선정하고 생태계를 꾸려나간다. 하지만 인공조명으로 인해 곤충들이 영향을 받게 되고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 실제로 한 논문에서는 2018년 기준 전 세계 100만 종의 곤충이 아마 수십 년 내에 40% 이상이 멸종할 것이라고 하였다. 서식지 파괴, 빛공해 등이 주원인이 될 것이라고 한다.
[자료 3. 육지를 헤매고 있는 바다거북 ]
출처 : 뉴스펭귄
빛공해는 다른 동물의 영역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바다거북은 해안가 모래사장 10km 이내에 알을 낳는 습성을 지녔다. 새끼 바다거북들은 육지 동물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주로 밤에 알을 깨고 반짝이는 빛을 따라 바다로 이동한다. 하지만 대형 전광판과 가로등을 비롯한 조명이 늘어나면서 육지를 헤매는 일이 늘었다고 한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에 따르면 빛공해 때문에 새끼 바다거북 무리의 절반 가량이 방향감각을 상실할 정도라고 한다.
이 외에도 식물의 광합성과 성장 등 영양 생리와 생물계절에 영향, 단일식물과 장일식물의 꽃눈 형성에 미치는 영향, 수분을 위한 방화 곤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벼는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밤의 길이가 길어질 때 개화하는 단일식물인데, 야간조명에 의해 출수 지연이 발생한다.
빛공해 해결을 위해서..
빛공해는 사람과 동물 그리고 식물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빠른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빛공해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후 8시 이후의 사무실 빌딩 창문을 가려 외부로 나가는 빛을 줄이거나, 최소한의 실내 조명만을 남기고 소등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새벽 1시 ~ 새벽 7시 사이에 상점들의 조명 사용을 전부 금지하고 근무자가 퇴근한 사무실은 한 시간 이내로 소등시켜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적용 중이다. 이러한 정책들 덕분에 빛공해의 완화뿐만 아니라 전기를 절약하여 연간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얻고 있다고 한다.
물론 대한민국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 제5조(시ㆍ도 빛공해방지계획의 수립 등)에 따라 환경부가 매년 17개 시ㆍ도의 빛공해 저감실적을 총 10개의 세부지표에 따라 자치단체별로 우수, 보통, 미흡의 3개 등급을 매기는 형식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 4. 서울시의 주택가 빛환경 개선사업 시행 전과 후 비교 사진 ]
출처 : 대한경제
위 사진처럼 서울시는 주택가 빛환경 개선사업 등을 통해 빛공해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도 '빛공해'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국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빛공해가 예상되는 조명을 국민들이 직접 카메라로 측정하여 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좋은빛 정보센터(https://www.goodlight.or.kr/main.do)"에 업로드 하면, 사진을 분석하여 휘도 결과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빛공해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한번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빛공해 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자연을 분석하다. (주)에코브레인", 13기 윤지혜 14기 이한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2768
2. "예술로 환경을 치유하다, 2016 환경토크콘서트", 9기 김종선 왕지은 10기 김보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1876
참고문헌
[빛공해란]
1) "공해", 표준국어대사전, https://ko.dict.naver.com/#/entry/koko/326f87053a374013ab11a49db6b532bb
2) 기고, "과도한 빛 사용, 우리는 안전한가?", 전북일보, 2017-12-22, http://www.jjan.kr/1145468
[빛공해의 영향]
1) 박현영, "밤이면 '섬'이 되는 대한민국?! '빛공해' 암까지 유발", 그린포스트코리아, 2016-01-05,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027
2) 이후림, "야간 인공조명이 야생동물에게 끼치는 영향", 뉴스펭귄, 2022-08-01,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09
[빛공해의 해결책]
1) 서용원, "서울시, 빛공해 방지업무 추진실적 평가 1위", 2022-11-20,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21120143853201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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