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위해 그림자 속으로, 돌아보는 2022 이상기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장세희
지구의 어제는 어땠을까
2022년은 세계사에 한 획을 그은 해이다. 작년 2월 24일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에너지 대란, 식량 위기가 시작되고 전 세계가 고물가와 사투를 벌였다. 전쟁으로 인해 유럽은 단기적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탈원전 시계를 멈췄고 중국은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 지난해 10월 16일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 연임을 확정했다. 가장 가까운 나라지만 가장 먼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작년 7월 8일 거리 유세 과정에서 총격을 당해 숨을 거뒀다. 12월 16일에는 일본 정부가 북한·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을 보유하기로 결정해 동아시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외에도 중남미의 핑크 타이드의 부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 이란 반정부 시위, 우리나라의 이태원 참사 등 전국 각지에서 굵직굵직한 상황이 발생했다.
[자료 1.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출처 : 한겨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지구의 상황도 긴박하게 흘러갔다. 2022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1.15℃ 높아졌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2년이 역사상 5~6번째로 더운 해였다고 밝혔다.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지구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자는 2016년 파리 기후회의의 역사적 합의는 위기에 놓여 있다. 11월 초 이집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피해 대응을 돕는 기금 마련에 합의했다. 하지만 온난화의 주범인 석유·천연가스 등의 단계적 감축 일정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분열로 지구온난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지구는 끊임없이 인류에게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페테리 탈라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올해 우리는 극적인 기상재해로 너무 많은 생명을 잃었고, 사람들은 생계의 터전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기사에서 유엔 세계기상기구(WMO)에서 발표한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상태’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온난화의 징후에 대해 살펴보자.
파키스탄 3분의 1 침수
작년 여름 몬순 기간 파키스탄 북부 산악지역에서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파키스탄 국토 3분의 1일이 물에 잠겼다. 타격을 입은 신드와 발루치스탄 지방은 몬순 시즌 동안 평균 강우량의 500%가 내렸다. 전국 도로와 가옥, 농작물이 떠내려가고 약 1,700명이 사망했고 3,300만 명이 수재를 입었다. 전례 없던 폭우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올해 파키스탄의 빙하호에서 분출된 빙하수 규모가 예년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탄소 배출국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8번째로 취약한 기후변화 위험 국가이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나라가 이 같은 피해를 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자료 2. 작년 8월 초(왼쪽)와 8월 말 파키스탄 국토 모습]
출처 : 중앙일보
그린란드 정상에 내린 비와 해빙
2021년 8월 14일 해발 약 3,200m 높이인 그린란드 정상에서 비가 내렸다. 미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는 이곳에서 눈이 아닌 비로 강수량이 측정된 것은 예전에 한 번도 없었던 현상이라고 밝혔다. 마크 세레즈 미국 국립 빙설데이터센터(NSIDC) 국장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온난화의 신호”라고 말했다. 2022년에는 7월에 가장 기온이 높았고 9월에도 기온이 높았다. 9월 초에 광범위한 해빙과 함께 이상 기온이 발생했다. 그린란드에서 가장 높은 지점(3,200m)에서 1991년 이후 가장 따뜻한 9월을 기록했다. NSIDC에 따르면 그린란드 최고점에서 기온이 영상으로 상승한 것은 지난 10년 내 세 번 뿐이었다.
그린란드 빙상은 26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UN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그린란드의 해빙이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는 영향은 이전 추정치보다 1.5배 클 것으로 관측됐다.
[자료 3. 그린란드 서부 빙산 꼭대기에 물이 고여있다.]
출처 : 중앙일보
처음으로 기온 40도를 경험한 영국
올해가 지구의 7월 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 ‘톱 3’로 기록됐다. 클레어 눌리스 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은 2022년 8월 9일(현지 시각)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16년, 2019년과 함께 올해가 7월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다며 “지난달 지구의 기온은 평균보다 0.5도 가까이 높았다”라고 밝혔다. 작년 7월 16일 영국 기온은 처음으로 40도를 넘은 40.3도를 기록했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에 따르면 폭염 기간 영국 전역의 109개 관측소 가운데 56곳에서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 기상청 과학자들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 변화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관측됐다.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에 따르면 올 한 해 유럽은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과 가장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했다. 포르투갈,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산불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자료 4. 작년 8월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130km 떨어진 테트포드 지역 외곽의 모습.]
출처 : 중앙일보
속도 붙는 해수면 상승
2022년에는 전 지구 평균 해수면(GMSL)이 계속해서 상승했다. 나사(NASA)에 따르면 위성 관측이 이뤄진 지난 30년 동안 해수면은 연간 3.4mm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값은 1990년대 초반 2.5mm에서 현재 3.4mm로 올랐다. 해수면 상승은 30년 동안 0.12 ± 0.05 mm·yr로 추정한다. 해수면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약 5mm 상승했다. 2020년 1월 이후 해수면 상승은 약 10mm에 달한다.
IPCC에 따르면 지난 2년 반 동안 상승한 해수면이 30년 전체 기간의 10%를 차지했다. 또한 이번 세기말(2100년)까지 해수면은 1.1m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2억~6억 3,000만 명의 인구가 영향을 받는 수준이다.
[자료 5. 작년 6월 이집트 알렉산드라 지역. 이 지역은 해수면 상승 위협으로 해안선을 따라 콘크리트 방파제를 쌓았다.]
출처 : 중앙일보
지구의 오늘을 위해
세계기상기구(WMO)는 작년 12월 2일(현지시각) 2023 기상달력사진전을 진행, 세계기상달력에 실리게 되는 14장의 사진을 선정해 발표했다. WMO는 전 세계에서 응모한 1,500여 장의 사진 중에서 표지 사진 2장과 각 달을 대표하는 한 장씩을 골랐다. 표지 사진으로는 탄자니아 아루샤 지역의 메마른 땅 위에 서 있는 한 원주민을 촬영한 사진이 선정됐다. 이 지역은 현재 기록적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WMO는 “이 사진들은 설립 150주년을 기념한 2023년 달력에 실릴 것이며, 유엔 파트너들도 극단적인 날씨, 기후 변화 및 지속가능한 개발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6. 세계기상기구의 2023 달력사진전에서 선정된 표지사진]
출처 : 중앙일보
2023년 초반도 2022년과 비슷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각국은 불안한 국제정세와 자국 문제를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보다 중점적으로 처리할 것이고 환경문제는 국제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세계는 2022년에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를 공통으로 받았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지구 안에서 공통 처리 과제인 기후 위기를 소외해서는 안 된다. 올해는 위기 속에서 더 강렬하게 피는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진, 이상한 나라가 많아져 그림자 속에서 빛을 보게 해 주길 바란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네가 예술가야?", 22 류나연, 22기 박재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63
2. "기후변화로 몸살 앓는 전세계", 19기 김수정, 21기 길민석, 21기 이현서, 22기 이선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797
참고문헌
[지구의 어제는 어땠을까]
1) 신기섭, "푸틴의 침공 열달, 세계를 신냉전·인플레 늪에 빠뜨리다 [국제 10대 뉴스]", 한겨례,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73263.html
2) 정은혜, "파키스탄 침수, 40도 넘은 영국…2022년 전세계 덮친 이상기후", 중앙일보, 2022.12.3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0041#home
[파키스탄 3분의 1 침수]
1) 이승주, "[뉴시스 선정 2022년 국제 10대 뉴스]⑧기후변화로 재해 계속…홍수부터 지진, 허리케인까지", 뉴시스, 2022.12.22, https://newsis.com/view/?id=NISX20221214_0002122206&cID=10101&pID=10100
2) 정은혜, "파키스탄 침수, 40도 넘은 영국…2022년 전세계 덮친 이상기후", 중앙일보, 2022.12.3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0041#home
3)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상태", 세계기상기구(WMO), https://library.wmo.int/doc_num.php?explnum_id=11359
[그린란드 정상에 내린 비와 해빙]
1) 손진석, 김은경, "그린란드 꼭대기에 눈 대신 비 왔다... 관측사상 처음", 조선일보, 2021.08.21,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1/08/21/N4H4MSKFWBBBDO4HTVKOHIFC64/?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2)정은혜, "파키스탄 침수, 40도 넘은 영국…2022년 전세계 덮친 이상기후", 중앙일보, 2022.12.3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0041#home
3)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상태", 세계기상기구(WMO), https://library.wmo.int/doc_num.php?explnum_id=11359
[처음으로 기온 40도를 경험한 영국]
1) 이병훈, "'40.3도' 英, 기상 관측 사상 최고… “탄소 중립 안 하면 3년마다 폭염”", 세계일보, 2022.07.20, https://www.segye.com/newsView/20220720517741?OutUrl=naver
2)정은혜, "파키스탄 침수, 40도 넘은 영국…2022년 전세계 덮친 이상기후", 중앙일보, 2022.12.3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0041#home
3) 정채빈, "40도 폭염에 가뭄… 올 7월, 역대 두번째로 뜨거웠다", 조선일보, 2022.08.10,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2/08/10/GYHW4OIIYJFD5CBGF57VBYL4M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4)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상태", 세계기상기구(WMO), https://library.wmo.int/doc_num.php?explnum_id=11359
[속도 붙는 해수면 상승]
1) 정은혜, "파키스탄 침수, 40도 넘은 영국…2022년 전세계 덮친 이상기후", 중앙일보, 2022.12.3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0041#home
2) "2022년 지구 기후 잠정 상태", 세계기상기구(WMO), https://library.wmo.int/doc_num.php?explnum_id=11359
[지구의 오늘을 위해]
1) 천권필, "경주 앞바다 집채만한 파도…내년 세계기상달력 사진에 포함", 중앙일보, 2022.12.05,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3135#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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