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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공원 묘원에 놓인 예쁜 쓰레기

by R.E.F. 21기 곽서영 2023. 2. 20.

공원 묘원에 놓인 예쁜 쓰레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곽서영

 

[공원묘원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조화 쓰레기]

[자료 1. 공원묘원에 있는 플라스틱 조화들]

출처: 오마이뉴스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처음 맞은 설인 22일 전국적으로 많은 성묘 인파가 몰렸다. 이에 따라 헌화용 꽃 판매도 덩달아 반짝 특수를 누렸는데, 자세히 확인해보니 생화보다 조화의 판매량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생화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당일 판매를 못 할 경우 상품 치가 떨어져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수월한 조화를 더 선호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성묘에 판매된 헌화용 꽃은 생화보다 조화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만5천구를 운영하고 있는 용인의 한 추모 공원의 경우 헌화용 꽃의 대부분은 조화였으며, 의정부의 한 추모 공원은 생화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반입이 불가능했다. 또한 경기도 내 상당수의 추모 공원에서 판매되는 헌화용 꽃 중 조화와 생화의 비율은 평균 6 대 4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조화 사용 시 환경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화의 경우 플라스틱과 철심 등으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발생시킨다. 실제로 국립대전현충원에 따르면 한 달 평균 수거하는 플라스틱 조화 쓰레기는 약 2.5 톤으로, 트럭 5개 분량이라고 한다.

[자료 2. 국립묘원 조화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출처: 한국농어민신문

이에 지난 6~7월 전국 만 19~64세 미만의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국립 묘원 조화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조화에서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물질이 발생한다는 부분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화에서 미세 플라스틱 발생과 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응답이 47.0%, ‘모르고 있었다’가 53.0%로 나왔고, 중금속과 같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는 응답이 33.4%에 그친 반면, 응답자의 66.6%는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또한 조화 사용 여부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공원 묘원 조화 사용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세부 내용을 보면, ‘편의를 위해 조화를 사용해도 되는지 대한 물음에사용해서는 된다 응답이 71.5% 나왔고, ‘사용해도 된다 응답은 28.5% 조사됐다. ‘공원 묘원에서 편의상 생화 대신 조화를 사용해야 하는지여부에 대해서도사용해서는 된다 응답이 82.2% 달해사용해도 된다’(17.8%) 답변을 압도했다. 

 

[플라스틱 조화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앞서 언급한 ‘국립 묘원 조화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조화에서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물질이 발생하고, 미세 플라스틱 발생과 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조화 사용이 환경적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아보자.

① 재활용의 어려움과 미세 플라스틱 발생

조화란 합성섬유와 플라스틱, 철심 등을 이용해 천연 식물을 모방해 만든 제품을 지칭한다. 조화의 꽃잎 소재로는 PE, 나일론, PVC가 주로 사용되며 줄기에는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이렇게 여러 가지 소재가 사용되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는 상황인데, 태워서 처리할 경우 탄소 및 미세 플라스틱 먼지가 발생해 환경을 오염시킨다. 한국화훼 자조금협의회에 따르면 플라스틱 조화 풍화 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는 연간 약 133억3,0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②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조화 관련 유해 물질로는 대표적으로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 있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이하 ‘POPs’)이란 스톡홀름협약에서 ‘강한 독성을 지니며 광화학적, 생물학적, 화학적 분해가 되지 않아 환경 내에 오랫동안 축적되어 사람과 생태계를 위태롭게 하는 화학물질’로 지정된 물질을 의미한다. 이때, 스톡홀름협약은 유엔환경계획(UNEP) 주도로 POPs로부터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체결된 협약으로, 우리나라는 2001년에 가입했으며 전 지구 차원의 POPs 단계적 저감 및 근절 촉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POPs의 주요 특성으로는 독성, 잔류성, 장거리 이동성, 생물축적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우선 POPs는 미량의 농도에서도 암이나 내분비계 장애 등을 유발하며, 특히 태반이나 모유를 통해 후세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 생태계에 남아 피해를 유발하며, 반휘발성(semi-volatile)으로 물과 대기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어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지역의 토양, 대기, 수계 등에서도 발견된다. 수용성은 낮은 반면 지용성은 높아 살아 있는 생물의 지방에 농축되며,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먹이 단계 생물에게 고농도로 축적되어 큰 영향을 미친다.

③ 처리 과정 속 탄소 배출

또 다른 문제로는 조화들의 처리 방법이다. 이러한 조화는 결국 생활 쓰레기로 재활용이 어려워 주로 태우거나 땅에 묻어야 하는데,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 검출된 조화가 땅에 묻히면 유해 물질이 자연에서 동식물의 몸속에 축적되고 다시 사람에게 돌아올 수 있다. 이러한 쓰레기는 잔류성 유기 오염 외에도 합성섬유, 화학염료, 비닐 등으로 만들어진 중국산 조화로 인체 유해성과 환경오염이 끊임없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 김해시에 따르면 전국 470여 개의 공원묘지에서 연간 발생하는 플라스틱 조화 쓰레기는 무려 1,557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태우는 과정에서도 1,638여 톤의 탄소가 배출하는 것으로 산출됐다.

 

[김해시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사용 금지]

[자료 3. 김해시 공원묘원 플라스틱 근절 캠페인 홍보 이미지]

출처: 한국일보

경남 김해시는 지역 내 4개 공원 묘원 4만 7,000여 기 묘지에 놓여있던 플라스틱 조화가 설 명절 전부 사라졌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추진한 공원 묘원 플라스틱 조화 근절 시책이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민관의 자발적 협약과 시민들의 동참으로 1년 만에 이루어 낸 성과이다. 이에 따라 공원 묘원에서 연간 발생하던 플라스틱 조화 쓰레기 43톤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조화가 풍화되어 발생하던 미세 플라스틱 입자 3억 7,000만 개와 소각 시 발생하던 120톤가량의 탄소도 원천 차단하게 됐다.

 

[자료 4. 플라스틱 조화 사용금지 캠페인]

출처: 한국일보

시민 동참이 정착될 수 있도록 설 연휴 이후 29일까지 집중 홍보 기간을 운영했는데, 플라스틱 조화 대신 생화나 드라이플라워 등 친환경 대체품을 사용하도록 시민과 성묘객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섰다. 설 전날인 21일에는 관내 2개소(낙원, 김해) 공원 묘원에서 홍태용 시장과 시 공무원, 재향군인회, 여성 단체 협의회, 자연보호협의회 등 여러 시민단체와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참여해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플라스틱 조화 근절 집중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또한 성묘 시 친환경 대체품 구입에 불편이 없도록 영남화훼원예농협, 한국화훼 자조금 협의회 등에서 개발, 공급하는 드라이플라워와 생화를 관내 4개 공원 묘원에서 판매하였다.

 

[플라스틱 조화 대안]

[자료 5. 드라이플라워 자판기]

출처: 오마이뉴스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플라스틱 조화의 대안으로는 생화와 드라이플라워가 있다. 특히 드라이플라워는 ‘생화를 말린 꽃’을 말하며, 염료를 생화에 뿌리거나 줄기를 담가 말려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시드는 생화보다 훨씬 오래 꽃 모양을 유지하는 장점이 있어 플라스틱 조화의 대안으로 생화보다 드라이플라워가 각광을 받고 있다.

화훼 농가와 김해시는 평상시에도 꽃이 필요한 공원 묘원 등에 플라스틱 조화 대신, 드라이플라워를 공급하면 화훼산업도 살리면서 플라스틱까지 줄여 환경문제까지 해결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음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BNK 경남은행, NH농협은행 협조를 받아 생화 저장고와 함께 드라이플라워 자판기를 4개 공원 묘원에 1대씩 설치했다.

또한 시간이 지나 시든 꽃들을 수거해 주변 나무에 퇴비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원묘원의 조화 사용을 근절하는 대책 마련 필요]

[자료 6. 생화 사용을 권장하는 경남도 카드뉴스]

출처: 국제신문

경남도는 이번 설 연휴 동안 플라스틱 조화 사용 근절 대책을 홍보하고 생화 헌화를 독려하고자 도내 공원 묘원 6곳에서 생화 무료 나눔 행사를 실시했다. 경남도는 공원 묘원 플라스틱 조화 사용 근절을 통한 추모문화 인식 개선을 위해 16~20일을 집중 홍보 기간으로 정해 현금 자동입출금기와 유선방송사 자막방송 표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다. 또한, 설 연휴인 오는 21, 22일에는 창원시 천자봉공원묘원에서, 22일에는 양산시 석계공원묘원과 솥발산공원묘원, 남해군 남해추모누리공설종합묘원, 고성군 이화공원묘원과 장기공설공원묘지에서 성묘객을 대상으로 생화 무료 나눔 행사를 하였다.

이러한 플라스틱 조화 근절 시책은 김해에서 시작해 탄소중립 실천 선도 우수사례로 인정받아 경남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도 올해부터 플라스틱 조화 근절과 관련한 제도와 정책 수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만큼 많은 홍보와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전국 최초로 플라스틱 조화 근절 시책을 발굴해 환경 개선과 지역 화훼산업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법적 제재가 없다 보니 민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시민 인식을 전환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라며 플라스틱 조화 근절 관련 법령 개정 등 제도 법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한 해 수입하는 플라스틱 조화는 약 2천 톤으로, 전국 470개 공원 묘원에서 플라스틱 조화 사용을 줄인다면 쓰레기 발생 천5백 톤과 탄소 배출 4천3백 톤 이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 공원 묘원의 조화 사용을 근절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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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눅눅한 종이 빨대, 이제는 안녕!”, 21기 곽서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894

2. “폐플라스틱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2기 박재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844

3. “친환경 플라스틱, 어디까지가 친환경일까?”, 20기 황지영,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670


참고문헌

[공원묘원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조화 쓰레기]

1) 김도균, “’조화 성묘’ 확산에 환경오염 피해 우려”, 중부일보, 2023.01.24, http://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575654

2) 고성진, “소비자 82%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사용 반대””, 한국농어민신문, 2022.07.29,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263

3) 전진영, “아름다운 조화의 불편한 진실”, PLANET TIMES, 2022.04.18, http://www.planet-times.com/View.aspx?No=2607958

[플라스틱 조화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1) 농수축산신문, “[사설] 환경오염 야기하는 플라스틱 조화 퇴출시켜야”, 농수축산신문, 2022.09.27, http://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3788

2) 안전감시국 제품안전팀, “조화 안전실태조사”, 2021.12.

3) 연합뉴스, “플라스틱 조화 대신 말린 꽃… 화훼산업 구원투수 나섰다”, 한경닷컴, 2022.10.30,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210303664Y

4) 전진영, “아름다운 조화의 불편한 진실”, PLANET TIMES, 2022.04.18, http://www.planet-times.com/View.aspx?No=2607958

[김해시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사용 금지]

1) 김상우, “김해 4개 공원묘원 플라스틱조화 사라져… 탄소발생 차단”, NEWSIS, 2023.01.23,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123_0002167658&cID=10812&pID=10800

2) 이동렬, “김해시 공원묘원 플라스틱조화 사라졌다”, 한국일보, 2023.01.24,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12320580001920?did=NA

[플라스틱 조화 대안]

1) 연합뉴스, “플라스틱 조화 대신 말린 꽃… 화훼산업 구원투수 나섰다”, 한경닷컴, 2022.10.30,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210303664Y

2) 정민규, “종상묘에 쓰레기를?... “플라스틱 조화 그만””, KBS NEWS, 2023.01.23,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585301&ref=A

[공원묘원의 조화 사용을 근절하는 대책 마련 필요]

1) 김상우, “김해 4개 공원묘원 플라스틱조화 사라져… 탄소발생 차단”, NEWSIS, 2023.01.23,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123_0002167658&cID=10812&pID=10800

2) 농수축산신문, “[사설] 환경오염 야기하는 플라스틱 조화 퇴출시켜야”, 농수축산신문, 2022.09.27, http://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3788

3) 이진규, “’성묘에 조화 대신 생화’ 경남 전역 확산한다”, 국제신문, 2023.01.18,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230118.99099005712

4) 황재락, “이번 설, ‘플라스틱 꽃’ 쓰지 마세요”, KBS NEWS, 2023.01.1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583554&r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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