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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타

아낌없이 주는 나무, 탄소도 준다면

by R.E.F 21기 장세희 2023. 5. 1.

아낌없이 주는 나무, 탄소도 준다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장세희

 

우리 곁에 있는 가로수

도심을 걷다 보면 항상 옆에서 볼 수 있는 가로수는 도로나 인도에 맑은 공기와 그늘을 제공해준다. 가로수는 보통 인도에서 볼 수 있는데 차량으로부터 인도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로수는 기원전 10세기에 히말라야 산록에 조성된 ‘그랜드 도란그’ 도로의 나무로 전해진다. 유럽에서는 1552년에 프랑스 앙리 2세가 국내 주요 도로에 유럽 느릅나무를 심도록 법률을 제정한 이후 가로수가 제도적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조선왕조실록 단종 1년(1453년)에 가로수가 처음 등장한다.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는 전국 도로 108,129km 중 44,034km(40.7%)에 약 9백 40만 본이 조성되어 있다. 수종별 조성현황으로는 ▲벚나무류(16.6%) ▲은행나무(11.0%) ▲이팝나무(7.0%) ▲느티나무(5.8%)가 가장 많이 식재되어 있다. 은행나무는 공해에 강하고 병충해 걱정이 없어 가로수 종으로도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열매의 악취가 심하고 그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면서 점점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이팝나무가 공해와 병충해에 강하고 그늘 폭도 깊어 최근 도시의 가로수로 주목받고 있다.

[자료 1. 도심의 가로수]

출처 : 패션포스트

도시의 경관과 교통을 모두 잡다

도시 경관의 핵심 요소로 가로수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로수는 독창적인 가로공간을 창출하며 도시의 아름다운 가로경관을 만들고, 그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신사동 가로수길이다. 글자 그대로 가로수가 길게 늘어서 있는 가로수길은 또 하나의 선형공원을 형성하며 사람들에게 서늘한 그늘을 제공하기 때문에 걷기 좋은 길을 만든다.

가로수는 도시 도로교통의 안정성과 쾌적성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기능은 가로수가 노선의 굴곡이나 고저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 도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도록 한다. 또한 짙은 안개나 눈보라 같은 기상 조건에서는 규칙적으로 식재된 가로수가 운전자의 시선을 유도할 수 있다. 터널 주위의 가로수는 명암의 변화를 완화하여 운전자의 안전에 도움을 준다. 이외의 가로수의 기능으로 ▲차광 기능 ▲완충 기능 ▲지표 기능 ▲차폐 기능 등이 있다.

 

가로수가 기후를 개선할 수 있는  나무가 되려면

가로수는 우리에게 그늘뿐만 아니라 맑은 공기도 제공한다. 또한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도시공해의 주종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및 분진을 흡수·흡착하여 제거한다. 도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로수와 같은 도시 숲은 도시 내 냉난방에 의한 열, 자동차의 배기가스, 콘크리트 구조물, 아스팔트 도로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한 열섬현상을 방지한다. 또한 여름철에는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겨울철에는 방사냉각 현상에 의한 기온 저하를 완화하여 도시기후를 개선해 준다.

우리는 이런 가로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가로수는 2019년 30만7351그루에서 2021년 29만5852그루로 2년 만에 1만1499그루(3.7%)가 줄어들었다. 2015년에 처음 30만그루를 넘어선 이후 다시 20만그루대로 줄어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2년 정도 전부터 대규모 주택 건설공사 사업이 시작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4.5%가 산림이지만 생활권 도시 숲은 전체 도시숲의 4.3% 수준에 그친다. ‘1인당 생활권 도시 숲 면적(가로수 포함)’은 2021년 말 기준 전국 평균이 11.48㎡로, WHO 권고 기준인 9㎡를 겨우 넘는다.

가로수의 수모는 이뿐만이 아니다. 봄철마다 가로수는 가지치기를 당한다. 가게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가로수에 잠시 쉬러 온 새의 배설물이 자동차에 떨어진다는 이유로, 낙엽을 치우기 힘들다는 등의 이유로 우리 주변의 가로수들은 강제로 가지치기 당한다.

[자료 2. 3월 31일, 창원 상남동 가로수 은행나무 가지치기 모습]

출처 : 오마이뉴스

과도한 가지치기는 당연하게도 가로수의 대기오염 정화기능이 훼손된다. 충격적인 부분은 관리가 미흡한 가로수는 탄소흡수원이 아닌 탄소 순배출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50 탄소중립 전략은 흡수원 확보를 통해 탄소 배출을 만회하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연구와 정책은 산림 위주이고 도시지역 녹지에 관한 부분은 아직 미흡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식재기반 및 여건이 다른 도심 녹지와 가로수에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면 탄소 순배출량을 늘리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도심 내 주요 가로수는 수령이 50~60년 이상으로 기후 변화 및 도시 환경 스트레스, 토양 기반, 유지관리 문제 등으로 활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홍진규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숲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단위 면적당 약 5㎏이다. 하지만 토양 미생물 호흡 및 나무 자체 호흡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고려하면 서울숲은 이산화탄소 순배출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이 마련한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 방안은 가로수의 관리에 힘을 쏟는다. 앞으로 가로수를 가지치기 할 경우 나뭇잎이 달린 수목 부분을 75%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지속적인 가로수 관리는 도시 내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완화할 수 있다. 실제로 광주광역시는 가로수 수량 및 수종을 관리해 지난 2010년 이후 광주지역 온실가스 배출 증가량이 완화됐다. 국제기후환경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광주시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846만6700톤(CO2eq.)로 지난 2000년 586만800톤CO2eq보다 30.7%(2만6059톤)가 증가했다. 이후 2010년부터 807만1400톤CO2eq. 대비 4.90%, 2013년 845만2500톤CO2eq. 대비 0.17% 증가했다. 보고서는 녹지 온실가스 흡수량 중 가로수 흡수량 비중이 점진적 증가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참고문헌

[우리 곁에 있는 가로수]

1) 요망진뚜럼, 일상의 궁금함, "가로수의 역사", 2018.8.19, https://yottu.tistory.com/3 

2) 산림청, "가로수 조성·관리 추진계획", 2022.02 

[도시의 경관과 교통을 모두 잡다]

1) 요망진뚜럼, 일상의 궁금함, "가로수는 어떤 기능을 하나?", https://yottu.tistory.com/6

[가로수가 기후를 개선할 수 있는  나무가 되려면]

1) 요망진뚜럼, 일상의 궁금함, "가로수는 어떤 기능을 하나?", https://yottu.tistory.com/6

2) 박주홍, ""나무 보기 힘드네" ...가로수 1만그루 뽑혔다는 이 도시", 매일경제, 2023.04.04, https://www.mk.co.kr/news/society/10704407

3) 윤성효, "흉물인가 아닌가... '닭발 가로수', 어떻게 보시나요, 오마이뉴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14953&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4) 이준삼, "'닭발 가로수' 사라질까…"나뭇잎 75% 이상 유지"", 연합뉴스TV, 2023.04.01, https://www.yonhapnewstv.co.kr/news/MYH20230401003100641?input=1825m

5) 김성수, "광주 온실가스 배출량 다소 완화", 전남일보, 2016.12.28, http://www.jnilbo.com/51381538367

6) 이형주, ""도심 가로수, 산림 나무와 달" ...탄소중립 역핵 우려, 환경과조경, 2022.02.17, https://lak.co.kr/news/boardview.php?id=12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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