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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타

햇반의 배반

by R.E.F. 22기 박주은 2023. 4. 30.

햇반의 배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류나연, 박주은

 

햇반의 배반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 그 제품군 전체를 아우르는 보통명사처럼 쓰이는 사례들이 있다. 접착용 셀로판테이프인 스카치테이프, 스테이플러인 호치키스가 그 예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시는, CJ제일제당의 즉석밥 브랜드 ‘햇반’이다. 오뚜기나 동원, 하림 등도 즉석밥을 내놓고 있지만 모두가 햇반이라고 불리는 것은 햇반이 즉석밥의 원조이자 압도적 시장 1위 브랜드인 덕이다. 하지만 이 효자 상품 햇반이 재활용이 안된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햇반은 1년에 5억 5000만 개가 팔린다. 이때, 햇반 용기 1개가 약 10g이다. 이것을 곱하면 총 5000톤이 넘는 무게로, 적지 않은 무게이다. 

[자료1. 플라스틱 OTHER]

출처: CJ제일제당

[자료2. 햇반 산소차단층]

출처: CJ제일제당

햇반이 재활용이 안 되는 이유는 복합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햇반 용기의 95%는 우리가 플라스틱으로 분류해 재활용하는 폴리프로필렌(PP)이다. 하지만, 용기 안쪽과 바깥쪽 사이 5%는 제품의 변질을 막아주는 산소차단층으로 이루어진 복합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분리수거 시 OTHER로 분류된다. 이러한 복합 플라스틱들은 플라스틱으로 재활용 되는 것이 아닌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나도 사실 재활용이 안돼

플라스틱은 원료에 따라 7가지(△PET △HDPE △PVC △LDPE △PP △PS △OTHER)로 분류되는데, 앞서 말한 햇반과 같이 두 가지 이상의 원료가 섞인 복합 플라스틱은 OTHER로 분류된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동일 원료 제품을 따로 모아 가공하는 것이 원칙인지 OTHER 플라스틱은 애초에 다양한 원료가 섞여 있고 그 비율과 섞인 재료도 각각 달라 재활용이 어렵다. Lock & Lock(락앤락)과 같은 일부 다회용 플라스틱 밀폐 용기도 OTHER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비닐이 붙어 있는 페트병도, 요구르트 등 알루미늄이 부착된 플라스틱도, 원래 색이 있는 맥주 PET나 색이 있지 않았지만 색이 들어버린 컵라면 용기도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자료3. 유형별 재활용 불가 폐품]

출처: 동아일보

또 칫솔이나 볼펜, 인공눈물, 고무장갑 ,비닐 랩 등의 소형 플라스틱은 선별장에서 선별할 인력이 없어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생각지 못했지만 재활용이 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조금 나열해 보자면 과자 봉지, 라면 봉지, 카페 일회용 컵, 주방 식기, 감자칩 통, 전단지, 나무젓가락, 종이 빨대, 헤어드라이기, 비디오테이프 등 매우 많다. 

 

나는 햇반으로 응원해

[자료4. 햇반 용기를 재활용한 공식 응원봉]

출처: CJ제일제당

햇반을 분리수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라스틱 사이에서 햇반 용기만 일일이 분리하고 별도의 재활용 공정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CJ제일제당에서는 공식몰인 CJ 더 마켓을 비롯해 이마트, 롯데마트 등 수도권 대형마트에 수거함을 설치해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렇게 수거한 3000개 햇반 용기를 재가공한 플라스틱 원료를 손잡이에 활용해 ‘2022 MAMA AWARDS' 공식 응원봉을 제작했다. 사용 후 손잡이만 떼어내 플라스틱 수거함에 분리배출이 가능하고, 수익금 전액은 CJ ENM에서 ESG 경영의 일환인 나무 심기 자연보전활동에 쓰인다.

이 공식 응원봉 제작이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용된 햇반 용기의 분리 및 세척을 맡은 지역자활센터가 수익을 얻게 되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수거된 햇반 용기는 지역자활센터에서 분리 및 세척 과정을 거친 뒤 원료화 작업을 통해 깨끗한 플라스틱 원재료로 재탄생되는데, 이 과정에서 지역자활센터는 고용을 늘리고 CJ제일제당과 계약한 업체에 원료로 납품에 수익을 얻는다.

 

가습기에 봉사에 기부까지

CJ제일제당은 ‘지구의 날’을 맞아 수거된 햇반 용기를 활용해 친환경 가습기를 만드는 임직원 봉사활동을 한다. 임직원이 만드는 친환경 가습기는 전자파 없이 건강하고 안전한 실내환경을 제공하는 천연 가습 방식으로, 수거된 햇반 용기를 분리ㆍ세척한 후 재가공한 플라스틱 원료로 만든 본체와 부직포로 손쉽게 만들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임직원들이 봉사활동에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친환경 가습기 제작 키트를 만들어 직원에게 제공하고, 만들어진 가습기는 기부처를 통해 기부가 된다.

[자료5. 햇반을 활용한 친환경 가습기]

출처: 머니투데이

CJ제일제당은 ‘플라스틱 자원순환 및 취약계층 일자리·나눔 문화 활성화를 위한 햇반 용기 회수·업사이클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자활센터 2곳이 수거된 용기의 분리와 세척을, 아이투엠은 임직원에게 전달할 키트 제작을 맡고, 체인지메이커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기부처를 모색한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자원순환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의 일자리 만들기, 나눔 문화 활성화 등의 목적까지 달성했다.

 

햇반이 나아갈 방향은?

다시 말하지만, OTHER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물들지 않게 깨끗하게 씻어 햇반 용기만을 따로 수거해야 한다. CJ제일제당은 사용한 햇반 용기를 수거 박스에 20개 이상 담아 돌려보내면 포인트를 주는 ‘지구를 위한 우리의 용기’ 캠페인을 펼쳤고 대형마트에 햇반 용기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둘 다 큰 성과는 없었는데, 접근성이 낮았던 점과 소비자들의 참여도가 낮은 점들이 이유로 꼽힌다. 아예 햇반 용기를 100%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들면 안 될까 생각이 들겠지만, 플라스틱 사이에 산소차단층이 없어지면 제품의 보관성에 문제가 생겨 상온 9개월 소비기한을 보장할 수 없다.

[자료6. 햇반]

출처: CJ제일제당

 햇반을 포함한 여러 브랜드의 즉석밥 용기는 모두 같은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즉석밥 용기로 쓰이는 플라스틱의 양은 연간 약 9000t이다. 9000t의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를 재활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었다. 수거한 용기를 지역자활센터에서 재생 플라스틱 소재를 만드는 원료인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만들어 납품하면, 이 플레이크를 이용해 스팸 선물세트 트레이를 만든다. 햇반 용기가 스팸 트레이로 업사이클링된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대형마트에 수거함을 설치하고 반납 시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제도도 존재한다. 이미 시스템은 존재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적극적인 호응이 관건이다. 

기존에 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되던 것들을 단번에 다른 것으로 대체하긴 쉽지 않다. 플라스틱이라 함은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새로운 플라스틱을 계속 생산하는 것이 아닌 기존 플라스틱을 재생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 재활용한다면 플라스틱의 장점도 살리고 생산량도 줄일 수 있다. 모두의 동참으로 햇반 용기만을 수거하는 노력과, 재생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할 것이다.


플라스틱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작성자(21기 이태환, 22기 류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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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이태환, 22기 류나연 스스로 불러온 재앙 [자료 1. 북태평양의 쓰레기섬] 출처 : 오마이뉴스 우리는 편리함을 이유로 값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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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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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묘원에 놓인 예쁜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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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햇반의 배반]

1) 팩트체크, “다 먹은 햇반 용기, 재활용 가능? 불가능?”, CJ제일제당, 2022.07.06., https://cjnews.cj.net/%EB%8B%A4-%EB%A8%B9%EC%9D%80-%ED%96%87%EB%B0%98-%EC%9A%A9%EA%B8%B0-%EC%9E%AC%ED%99%9C%EC%9A%A9-%EA%B0%80%EB%8A%A5-%EB%B6%88%EA%B0%80%EB%8A%A5/

2) OSISWING, “햇반이 재활용이 안된다구?”, OSISWING 오시스윙, 2021.01.18.,
https://osiswing.com/2021/01/18/%ED%96%87%EB%B0%98%EC%9D%B4-%EC%9E%AC%ED%99%9C%EC%9A%A9%EC%9D%B4-%EC%95%88%EB%90%9C%EB%8B%A4%EA%B5%AC/

[나도 사실 재활용이 안돼]

1) 박세준, “씻어서 배출해도 재활용 안 되는 플라스틱이 더 많다”, 동아일보, 2020.12.14., https://shindonga.donga.com/3/all/13/2283748/1

2) OSISWING, “햇반이 재활용이 안된다구?”, OSISWING 오시스윙, 2021.01.18.,
https://osiswing.com/2021/01/18/%ED%96%87%EB%B0%98%EC%9D%B4-%EC%9E%AC%ED%99%9C%EC%9A%A9%EC%9D%B4-%EC%95%88%EB%90%9C%EB%8B%A4%EA%B5%AC/

[난 햇반으로 응원해]

1) 전수영, “CJ제일제당, 햇반 용기 재활용해 ‘MAMA 어워즈’ 응원봉 제작”, NEWSCAPE, 2022.11.29., http://www.newscape.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924

[가습기에 봉사에 기부까지]

1) 김윤경, “햇반 용기로 ‘친환경 가습기’ 만들고…비스킷 용기 ‘플라스틱 용기’ 없애고”, 식품저널, 2022.04.22., http://www.food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537

2) 지영호, “버려진 햇반 용기로 가습기 만드는 식품회사”, 머니투데이, 2022.04.22.,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42211383786887

[햇반이 나아갈 방향은?]

1) 김아름, “[인사이드 스토리]즉석밥 1위 햇반의 ‘남모를’ 고민”, 비즈워치, 2023.01.12., http://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3/01/11/0029

2) 문수정, “[굿굿즈] 5억5000개 ‘햇반’ 용기, 플라스틱 재활용 길이 열렸다”, 국민일보, 2022.05.07.,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7047160&code=611416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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