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난감, 이제는 재활용 할 수 있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예진
폐장난감의 심각성
폐장난감은 매해 240만 톤 이상 발생하고 있다. 2022년에 폐플라스틱을 출입증으로 만드는 정책의 시범 운영 도시였던 인천에서 6개월간 폐장난감만 142톤이 발생한 것만 봐도 폐장난감 배출량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폐장난감은 혼합 소재로, 플라스틱, 쇠, 고무 등으로 혼합되어 있어 분리, 분해가 어렵다. 따라서, 수천 톤의 폐장난감은 소각되거나 매립되면서 심각한 대기오염과 토양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새로운 장난감을 꾸준히 구매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새 장난감을 찍어 내고 있어 장난감 생산량의 감소는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면, 폐장난감 재활용의 가능 여부를 알아보고, 폐장난감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세 곳의 단체를 알아보자.
폐장난감 재활용의 어려움
폐장난감은 앞서 언급했듯이, 여러 물질로 만들어진 혼합 소재이며 열경화성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열가소성 플라스틱, 열경화성 플라스틱이 있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고 굳어지고 나서 다시 열을 가하면 녹지만,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한번 굳어지고 나면 다시 열을 가해도 녹지 않는다.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기 이전에는 액체 상태나 모양 변형이 잘되는 수지이다. 여기에 열과 압력을 가하거나 촉매를 섞어 주면, 폴리머(polymer) 체인 사이에 교차 결합이 생기면서 딱딱하고 견고한 상태가 된다. 보통 완제품 모양으로 찍어내면서 이러한 변화가 오게 된다. 폴리머 체인 사이의 교차 결합을 통해 딱딱한 상태가 되면, 온도를 더 가해도 원래의 수지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원리이다.
[자료 1. 열가소성, 열경화성 플라스틱 ]
출처 : 세계일보
내구성이 높고 단단한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높은 온도에도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큰 비용이 든다. 기존의 재활용 공장에서는 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거대한 분쇄기를 이용해 기계적으로 분말 형태로 분해했다.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 분말을 가열하거나 박테리아 효소가 포함된 용액에 담가 녹인 후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해한다. 이 플라스틱 분말을 열처리하면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 플라스틱은 대략 2번 재활용에, 한계에 달한다.
열경화성 고분자를 재활용하기 위해 각국의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편, 부산대학교 응용화학공학부 김채빈 교수 연구팀이 열경화성 고분자를 재가공과 수리할 수 있는 비트리머(Vitrimers-고분자 사슬 간 제어 가능한 동적 결합으로 가교된 고분자)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작년에 밝힌 바가 있다.
‘그린무브공작소’에서 장난감을 수리, 분해하여 기부
‘그린무브공작소’는 버려지는 장난감의 순환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아이들을 돕는 비영리단체이다. 개인, 가정, 아동 기관 등에서 고장 나거나 버려지는 장난감들을 세척 혹은 재사용하여 국내외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이때, 재사용이 어려운 장난감은 분해, 분쇄 등의 작업을 거쳐 업사이클링을 통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 전달한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뜻한다. 새로운 가치를 더해(upgrade) 전혀 다른 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 것(recycling)이 업사이클링이다.
[자료 2. 그린무브공작소 장난감 순환]
출처 : 그린무브공작소
‘그린무브공작소’는 개인, 가정, 아동 기관 등에서 버려진 장난감을 수거하여 분해, 세척, 파쇄, 압출 등의 과정을 거쳐 원료를 만들어 낸다. 이 재생 원료로 새로운 장난감이나 조명 방열판, 건축 내외장재를 만들어 폐플라스틱을 재탄생 시킨다.
[자료 3. 재생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
출처 : 그린무브공작소
‘그린무브공작소’는 장난감을 수리, 순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장난감 순환 체험과 환경교육을 통해 환경보호 인식을 확대하고 장기적인 환경보호 효과를 이루고자 한다. 지난 3월에 안양시청소년재단 산하 만안청소년수련관 방과 후 아카데미가 그린무브공작소에서 폐품으로 작품을 만드는 ‘정크아트’ 행사를 진행했다. 이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직접 고장 난 장난감을 수리하고 재활용함으로써 환경오염 문제 인식과 재활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자료 4. 정크아트 작품]
출처 : 그린무브공작소
비영리 단체 ‘트루’에서 폐장난감의 재활용을 위한 노력
'사단법인 트루'는 '토이 리사이클 유니온'(Toy Recycle Union)의 약자로, 플라스틱 장난감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난감의 재활용, 업사이클, 환경교육과 캠페인을 하는 비영리민간단체이다. 20여 년간 장난감을 재활용 해온 사회적기업 금자동이와 10여 년간 업사이클 교육을 해온 장난감 학교 쓸모가 중심이 되어 만든 환경운동 단체이다.
‘트루’는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인해 야기되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한다. 쓸모를 다한 장난감을 기부받아 재판매/기부하고 있으며, 망가져서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는 장난감은 분해 후 업사이클링 한다. 더불어 환경부에서 우수환경교육으로 인정받은 장난감 학교 쓸모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플라스틱 장난감이 야기하는 문제와 그 해결 방안을 교육하고 있다. 쓸모 교육은 수많은 어린이집, 학교, 아동 기관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자료 5. 재활용 된 체스판]
출처 : 트루 페이스북
위의 체스판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서 ‘트루’에서 모기업으로 납품한 것이다.
'장난감 분해 -> 플라스틱 분류 및 분쇄 -> 시트프레싱(열압축)을 통한 판재 생산 -> 레이저 커팅기를 이용한 판재 가공 -> 접착제를 이용한 조립 -> 표면처리'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고 난 새로운 장난감은 다른 기업으로 납품되거나 기부 혹은, 트루 스토어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재판매되는 장난감들은 대부분 저렴하여 판매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 6. 트루 스토어]
출처 : 트루 스토어
‘트루’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장난감과 플라스틱 물건들을 기부받아 분해 과정을 거쳐 새로운 장난감 또는, 재생 플라스틱 원료를 끊임없이 만들고 있다. 자원봉사, 장난감 기부, 혹은 캠페인 참여를 원한다면, 트루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코끼리공장과 ㈜네모엘텍의 협업으로 폐장난감을 조명으로 탈바꿈
코끼리공장은 작은 장난감 수리 봉사동아리에서 시작하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지구와 환경을 보호하고 지키는’ 사회적 기업 코끼리 공장으로 성장했다. 고장 난 장난감들을 수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재활용하여 환경을 보호하는 데 힘쓰고 있다.
[자료 7. 코끼리공장의 장난감 순환 체계]
출처 : 코끼리공장
코끼리공장은 ‘㈜네모엘텍’과 협업하여 폐플라스틱을 분리·분해하고, 소재를 가공해 조명기구의 부품 중 하나인 방열판을 만들었다. 네모엘텍은 실내 LED 조명 제조 기업으로, 청색광 필터링을 통해 파장 조절로 빛의 세기를 줄이지 자연광 형태의 파장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자료 8. 코끼리공장에서 제작한 조명]
출처 : 코끼리공장
코끼리 공장과 ‘㈜네모엘텍’은 장난감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하여 휘도 10,000W/sr·m3 이하의 고효율 IoT 조명을 개발하였다. 저소득, 다문화 30가구의 조명을 60개 교체하였으며, 본 기술을 통해 전국의 어린이집, 유치원, 아동복지 기관, 아동 제품 유통 업체에 조명 제품을 공급할 기회를 마련하였다.
결론
폐장난감은 열경화성 플라스틱으로, 공장에서 한 번 찍어 낸 후에는 다시 녹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열경화성 플라스틱을 재가공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는 있지만, 아직 기술이 적립되지 않았고 여전히 매립·소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근처에 폐플라스틱을 수거하여 재활용하고 있는 단체를 알아보고, 플라스틱 제품을 기부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에 동참하는 것을 적극 권유한다. 가정에서 혹은 기업에서 나오는 수천 톤의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단체들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폐플라스틱의 발생을 줄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플라스틱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21기 이태환, 22기 류나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85
2. "폐플라스틱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2기 박재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44
참고문헌
[폐장난감의 심각성]
1) 전재호, "버려지는 장난감 수천 톤‥출입증으로 변신", MBC뉴스, 2022.02.14,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341234_35752.html
[폐장난감 재활용의 어려움]
1) 김진영,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가능성", 글로벌이코노믹, 2022.10.04, https://news.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210041710409663658ae4d6a0_1/article.html?md=20221004172010_U
2) 박찬균, "재활용 안 되던 플라스틱, 재활용 가능해진다". 토탈미디어그룹, 2022.04.20, http://www.plastic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817
[‘그린무브공작소’에서 장난감을 수리, 분해하여 기부]
1) 이정탁, "안양 만안청소년수련관, 그린무브공작소서 ‘정크아트’ 행사 진행", 기후일보, 2023.03.30, http://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3406
[비영리 단체 ‘트루’에서 폐장난감의 재활용을 위한 노력]
1) 차민지, "장난감 쓰레기 한해 240만톤...누군가는 재활용해야죠", 뉴스트리, 2022.04.22,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204200003
[코끼리공장과 ㈜네모엘텍의 협업으로 폐장난감을 조명으로 탈바꿈]
1) 박유진, "조명으로 변신한 폐장난감...환경오염 줄이고 일자리 창출도", 이로운넷, 2022.11.25,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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