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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우리는 아직도 환경 감수성이 무디다

by R.E.F. 20기 윤진수 2023. 5. 24.

우리는 아직도 환경 감수성이 무디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0기 윤진수

 

[환경의 날과 환경 감수성을 아시나요]

매년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0년 급속한 산업화로 환경오염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되자 UN은 1972년 6월 5일 스웨덴에서 ‘UN인간환경회의’를 개최했다. 'UN인간환경회의'는 인류최초의 세계적인 환경회의로서, 113개 국가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UN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고 '세계환경의 날' 제정 및 유엔환경계획(UNEP) 창설 등을 건의함으로써 환경보전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환경보전과 관련된 기념행사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자.

1987년까지 당시 환경청의 자체행사로 개최되는 것이 1988년부터 정부행사로 확대되었으며, 1992년에는 '환경보전을 위한 국가선언문'이 채택되는 등 국가적인 행사로 개최되었다. 1993년부터는 민간환경단체 주도로 행사가 개최되다가 1995년 민간단체와 정부의 공동 주최로 개최되었다. 1996년에 와서 '환경의 날'이 공식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자료 1. 환경의 날]

출처 : 픽사베이

환경 감수성이란 환경에 대해 공감하는 태도이다. 단순히 자연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끼거나 그 자체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닌, 보다 적극적인 측면에서 개인이 자연환경과의 지속적 상호작용을 통해 가지게 되는 자연환경에 대한 공감적 정서를 의미한다. 환경 감수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주변의 자연환경을 느끼고 체험하는 것을 통해 스스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지난해 49년 만의 남부지역 최악의 폭염과 80년 만의 기록적인 수도권 폭우]

[자료 2. 2022년 연강수량(좌) 및 평년비 분포도(우)]

출처 : 기상청 보도자료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남부지역은 역대급 가뭄이 닥쳤다.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이 1년여 동안 지속되었다. 남부지역 가뭄은 지난해 2월 전남과 경남부터 시작해 4월 경북까지 확대됐다. 지난겨울과 봄 강수량이 적었던 탓에 작년 5월 초순엔 전국이 기상 가뭄이었다. 남부지방은 연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여름에도 비가 오지 않아 가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8월 지속된 폭우로 수도권에서는 물난리가 났다. 서울에 폭포처럼 쏟아진 집중호우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 시간당 강수량이 118.6mm였던 1942년 8월 5일 이후 관측사상 역대 최고치이다. 작년 서울에 내린 폭우는 말 그대로 역대급이었다.

기후과학자 김백민 교수는 ‘비가 많이 내리던 지역에는 비가 더 많이 오고, 가뭄이었던 지역은 가뭄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 초반까지만 해도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5월에는 평년 강수량의 6%인 5.8㎜가 내리는 데 그쳤다. 전국 곳곳은 이미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가뭄으로 인한 대형 산불도 잇따랐다. 수도권에 물난리로 떠들썩했을 때도 남부지방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위의 두 사례를 보았는가?

한 국가 내에서 이상기후가 1년도 안 되어 극단적으로 나타났다. 땅덩어리가 크지 않은 대한민국에서도 1년 사이에 최악의 폭우와 가뭄이 함께 발생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일시적인 장마와 가뭄이라는 수식어에서, 기후위기라는 재난 상황이 우리 곁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체감온도 50도, 곧 우리도 마주할 현실]

[자료 3. 인도네시아에서 한 주민이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논 위를 걷고 있다]

출처 : 한국일보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는 ‘괴물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섭씨 40도 안팎의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온 이후 한 달째 기온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상기후가 인간의 생존을 점점 더 강하게 위협하고 있다. 여름을 맞이할 우리나라도 올해가 걱정이다.

가디언 등 외신은 최근 아시아 국가들이 사상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괴물 폭염’을 겪고 있는 현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5월 6일 베트남 호이안 일대는 섭씨 44.1도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날 라오스 역시 43.5도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방글라데시도 지난달 16일 섭씨 40.6도로 치솟으며 1965년 이래 최고 기온을 찍었다.

8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대다수 도시가 섭씨 40도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악의 폭염이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습도를 감안한 체감온도가 최근 50도까지 올랐다. 태국 기상청은 “7일 동부 촌부리와 방콕 체감온도가 각각 섭씨 53도, 52.7도, 대표 휴양지 푸껫은 51.1도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폭염에 쓰러지는 사람도 속출했다. 인도에서는 공공행사에 참여했던 13명이 더위에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다. 뭄바이에선 한 행사에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가 50~60명이 더위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태국의 50대 남성은 음료를 사러 나갔다가 열사병으로 숨졌고, 방콕의 총선 사전투표소 두 곳에서는 유권자와 선거 관리자 17명이 실신했다.

보통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의 4월 기온은 30도 중·후반이고, 5월 우기가 찾아오면 한풀 꺾인다. 올해는 기후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엘니뇨(적도 지역의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까지 겹치면서 강우량이 줄고 기온은 오르면서 최악의 '봄 폭염'이 닥친 것다.

기후학자이자 기상학자인 막시밀리아노 에레라(Maximiliano Herrera) 박사는 이번 무더위를 가리켜 '유례없는 괴물 폭염'이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괴물 폭염 여파는 한국과 일본까지 퍼지고 있다. 봄철 30℃에 육박하는 비정상적인 기온을 경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서울은 19일 한낮 기온이 섭씨 28.4까지 오르면서 역대 2번째로 뜨거운 4월을 기록했고, 대구는 20일 섭씨 29.4도까지 오르면서 사실상 6월 중순에 해당하는 더위가 4월에 찾아왔다. 매년 역대급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래도 환경은 멀쩡하다고 보시나요?]

2018년에는 최악의 여름철 폭염이 닥쳤다. 2020년에는 역대급이라던 최장 기간의 장마와 폭우를 겪었다. 2022년은 폭우와 가뭄이 공존하는 한 해였다. 안타깝게도 이제는 매년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모든 기후재난에 붙여야 할 것이다. ‘그저 지금만 버티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겠지’하며 기후재난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환경오염으로 기후변화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언제부턴가 매년 봄에 벚꽃의 개화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며, 건조한 봄에 산불 발생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환경문제는 우리의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것이 결국 ‘환경감수성’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이다. 환경감수성이 높은 사람은 자연환경을 느끼면서 스스로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학교 교육으로만 환경감수성을 길러야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환경감수성을 배우며 자란 어린이들은 미래에 우리보다 적극적인 환경을 대하는 자세가 될 것이다. 문제는 기후재난의 현실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우리세대이다. 우리는 환경감수성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환경에 관심만 두고 있다. 그 어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듯 환경감수성이 있다는 말보다 이를 실천하는 행동이 중요하다. 사실 우리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그저 바라만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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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환경의 날과 환경 감수성의 정의]

1) 네이버지식백과, “환경감수성”,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177976&cid=40942&categoryId=31532

2) 박상철, “환경의 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4964

[지난해 49년 만의 남부지역 최악의 폭염과 80년 만의 기록적인 수도권 폭우]

1) 이오성, “‘변덕스런 날씨’에서 ‘기후재난’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시사인, 2022.09.02.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331

[체감온도 50도, 곧 우리도 마주할 현실]

1) “체감 50도 ‘亞프리카’…태국·베트남·라오스 44도 폭염 ‘몸살’”, 동아일보, 2023.05.09.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30509/119212435/1

2) 박병수, “4월부터 45도 폭염…심장마비 13명 ‘불타는 아시아’”, 한겨레, 2023.04.20.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siapacific/1088683.html

3) 이후림, “아시아 덮친 4월 '괴물폭염'…한국도 위험지역”, 뉴스펭귄. 2023.04.21.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945

4) 허경주, “"체감온도 50도니까 외출 금지"...'괴물 폭염'에 실신한 아시아”, 한국일보, 2023.05.09.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50816100003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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