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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후변화-환경

엘니뇨 영향권에 들어선 아시아, 이대로 괜찮은가?

by R.E.F. 21기 홍서현 2023. 5. 29.

엘니뇨 영향권에 들어선 아시아, 이대로 괜찮은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홍서현

 

기후변화와 엘니뇨

엘니뇨는 1600년대 페루 해안가 어부들에 의해 처음 관찰된 현상으로,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경 아메리카 대륙 근처 온수층이 최고조로 두꺼워진다는 것을 알아챈 어부들이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를 뜻하는 ‘엘니뇨’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그 시작이었다.

적도 부근 열대 태평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태양 에너지가 유입되는 곳으로 평소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상대적으로 높고 동태평양은 낮은 해수면 온도 분포를 보인다. 무역풍이 약화됨에 따라 남미 연안에서는 평상시 바다 밑에서 올라오던 차가운 물이 상승하지 못하게 되어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 엘니뇨이다.

[자료 1. 엘니뇨 현상 설명]

출처: 기상청

엘니뇨는 단순히 바닷물의 온도 변화에 머무르지 않으며 바닷물의 온도 변화에 따라 대기와 해양의 흐름을 변화시킨다. 흐름이 변화된 대기와 해양은 기후변화를 불러오며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오게 하기도 하며 비가 적게 내리던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기도, 비가 많이 내리던 지역에 가뭄이 생기게도 한다.

 

엘니뇨에 의한 영향

엘니뇨는 해수와 대기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고 불규칙한 흐름이 발생한 해수와 대기는 이상 기후를 발생시킨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지구의 온도는 약 0.2℃ 상승한다. 온해수가 더 멀리 퍼지며 지표면에 더 가까이 머무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기가 고온 다습해지며 더 많은 열이 대기로 방출되게 된다.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16년도 엘니뇨의 영향이 매우 컸으며, 엘니뇨에 의한 피해 또한 심각했다. 2016년 동부와 남부 아프리카 사람들은 본 적 없는 기록적 가뭄으로 인해 고통받았다. 10개 이상의 국가에서 5,10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식량과 식수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자료 2. 2016년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아프리카 피해]

출처: UNICEF

동남부 주요 국가(에리트레아, 레소토, 소말리아, 스와질란드, 짐바브웨) 국민 중 식량과 식수가 부족한 사람 수는 전 국민의 1/5에 해당하였으며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는 비가 오지 않아 전체 작물의 80% 이상이 괴멸 상태였고, 남아프리카 인구의 1/3은 하루 식사를 2끼에서 1끼로 줄였어야 했다.

엘니뇨 현상은 강우량에도 변화를 준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따뜻한 바닷물이 태평양 제트 기류를 따라 남쪽 및 동쪽으로 이동한다. 이에 따라 미국 남부와 멕시코 지역은 강우량이 높아지는 반면, 미국 북부와 캐나다는 건조한 날씨를 보인다. 또한, 아시아, 호주, 중앙아프리카, 아프리카 남부에는 가뭄이 찾아온다.

엘니뇨에 의한 가뭄은 전 세계 식량, 경제 시스템 등에 영향을 미친다. 유엔(UN) 식량 농업 기구에 따르면 2014~2016년에 발생한 엘니뇨로 인해 캐나다와 아시아 지역에는 가뭄이 발생해 작황이 좋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6000만 명 이상이 식량 수급에 타격을 입었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차가운 해수가 아메리카 해안으로 충분히 용승하지 않아 물고기의 식량원이 되는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오징어나 연어 등 해양 생물종의 식량이 줄어들어 불안정한 어획량으로 이어지게 된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식량 생산의 감소는 식량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다. 주로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해 물가 수준이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1982년 콩 가격 폭등이 대표적 예이다.

엘니뇨는 기상 및 경제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엘니뇨 등의 기후변화는 콜레라, 티푸스, 뎅기열, 황열병과 같은 각종 전염병을 활성화다. 이런 병균을 옮기는 매개체들의 번식 조건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변종 바이러스의 창궐 가능성도 커져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 코로나 등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올여름, 우린 괜찮을까

[자료 3. 이상 기후에 신음하는 동남아]

출처: 연합뉴스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이상 기후가 감지되고 있다. 202356일 베트남 북부 뚜엉 즈엉에서는 베트남 최고 온도인 44.2도까지 기온이 상승하였으며 라오스 루앙 프라방세너는 43.5도가 기록되었다. 태국 수도 방콕에서는 41도가 넘었으며 앞서 북서부 타크에서 4월 중순에 최초로 45도가 기록되기도 했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가 올해 하반기 엘니뇨 발생을 전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아시아가 엘니뇨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또한 엘니뇨로 인한 식량 안보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말하며, 극단적인 강우, 가뭄, 더위 등에 전 세계가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이미 기근을 겪고 있는 남아프리카, 중미, 카리브해 및 아시아 일부 지역의 위기를 우려하고, 주요 곡물 생산 및 수출국인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등 국가도 엘니뇨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료 4. 가뭄으로 인해 고통 받는 아르헨티나의 한 옥수수 농장

출처: 여성경제신문

미국 농무부(USDA)는 2022~23년도 아르헨티나 대두 생산량을 2700만 t 규모로 예상했다. 이는 1999~2000년도 2120만 t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옥수수 수확량 추정치도 3700만 t으로 2017~18년도 이후 최저치이다. 엘니뇨로 인한 가뭄이 작황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이에 따 세계 대두 시장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우리는...

아시아가 엘니뇨 영향권으로 들어온 만큼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이상기후, 강우량 패턴 변화, 식량 문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 정부는 수도 마닐라의 주요 저수지 수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물 위기를 직면했으며 국가수자원위원회가 비상 계획을 가동해 지하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태국은 엘니뇨로 인한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수자원청이 국민들에게 물 절약을 촉구하는 경고를 발령했다. 이는 물 절약을 통해 수원을 확보해 가뭄으로 인한 불안정한 물 공급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왕립 공군은 기상청과 협력해 페낭 지역 상공에 인공 구름을 형성해 댐에 물을 보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은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개간하는 데 사용되는 화전 방식을 금지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건조한 기후에 의해 산불 위험이 커지는데, 화전 방식을 금지함으로써 화재 발생을 주의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엘니뇨로 인한 이상 기후 대책과 함께 농산물 공급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요인 중 하나로, 특히 식탁 물가는 소비자에게 고물가를 체감하게 한다. 먹거리 가격이 오르면 피부에 와닿기 때문에 휘발유 오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서민들을 더 압박할 것이고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임금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는 또 금리 인상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라고 지적하며 엘니뇨로 인한 식량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강구했다.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020년 기준 20.2%에 불과하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옥수수의 경우 자급률이 10%를 넘지 못하며 대두의 경우 1%도 채 되지 않는다.

엘니뇨로 인해 감소하는 식량 생산량에 대비하여 공급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엘니뇨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방지할 대책은 없기에 선제적으로 재고를 넉넉히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엘니뇨와 식량 위기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20년 만에 불어닥친 최강한파, 또 다른 기후위기의 증상인가?", 작성자(18기 서현영, 18기 김도희, 19기 염지원, 19기 정승준, 19기 김승호),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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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빛을 위해 그림자 속으로, 돌아보는 2022 이상기후", 작성자(21기 장세희),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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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기후변화와 엘니뇨]

1) 기상청, “엘니뇨”, https://www.kma.go.kr/kids/233.jsp

2) 에스메 스텔라드, “기후변화: ‘엘니뇨’와 ‘라니냐’는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BBC NEWS 코리아, 2023.01.12., https://www.bbc.com/korean/features-64245268

[엘니뇨에 의한 영향]

1) 유니세프, “[아프리카 엘니뇨 현상] 8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2016.06.17., https://www.unicef.or.kr/what-we-do/news/58028

2) 반기성, KDI 경제정보센터, “엘니뇨가 애그플레이션 주범?”, 2015.08.31., https://eiec.kdi.re.kr/material/clickView.do?click_yymm=201509&cidx=2460

[올여름, 우린 괜찮을까]

1) 김재영, “베트남 44.2도, 라오스 43.5도... 태국은 4월에 45도”, 뉴시스, 2023.05.08.,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508_0002295037

2) 최주연, “봄부터 드러난 엘니뇨 ‘뜨거운 얼굴’... 사망자 속출, 곡물값 폭등”, 여성경제신문, 2023.05.14.,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637

3) 최주연, “‘식량 자원의 공습’.. 가을 엘니뇨에 곡물 값 폭등→수급亂 코 앞”, 여성경제신문, 2023.03.05.,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861

[앞으로 우리는...]

1) 최주연, “‘식량 자원의 공습’.. 가을 엘니뇨에 곡물 값 폭등수급亂 코 앞”, 여성경제신문, 2023.03.05.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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