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잡는 탄소! 색깔로 보는 탄소의 구분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1기 한세민
색깔을 가진 탄소
국제사회는 지금 기후변화를 실감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의 ‘RE100’, ‘2050 탄소중립’ 등 ‘탄소’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배출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이 같게 해 탄소 순 배출이 0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이렇게 탄소에 대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우리가 다뤄야 할 탄소는 탄소라고 해서 다 같은 탄소가 아니다. 탄소는 발생 방식에 따라 블랙카본, 그린카본, 블루카본으로 그 종류를 구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각 탄소들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바로 알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자.
줄여야 할 탄소, 블랙카본
가장 먼저 소개할 탄소는 ‘블랙카본(Black Carbon)’이다. 블랙카본은 다른 탄소와 달리 배출되는 탄소로, 석유, 석탄 등의 화석연료나 나무 등이 불완전연소를 통해 생기는 그을음의 고형입자로 배출되는 탄소를 말한다.
[자료1. 블랙카본]
출처 : 위키피디아
블랙카본은 흔히 이야기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이산화탄소 대비 온실가스로의 영향이 1,500배 강력해 블랙카본을 완전히 제거하면 지구온난화가 40% 감소할 수 있다.
블랙카본을 줄이기 위해 기후 변화 협약에 따라 교토 의정서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제도’가 가장 먼저 도입되었다. 국가별로 경제 규모와 상황을 고려하여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할당받고, 허용량보다 적게 배출할 경우 남은 배출권을 팔아 이익을 누릴 수 있게 한 제도로, 해당 온실가스에 포함되는 탄소가 바로 블랙카본이다. 이를 비롯해 탄소의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탄소중립 정책과 제도로 블랙카본을 줄이기 위한 세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깨끗한 공기를 주는 그린카본
다음으로 소개할 탄소는 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그린카본(Green Carbon)’이다. 그린카본이란 나무, 숲, 열대우림 같은 육상생태계가 흡수한 탄소를 말한다. 지구의 숲과 나무들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한다. 흡수한 탄소를 산소로 배출해 대기를 정화하는 동시에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료2. 대표적인 그린카본 아마존]
출처 : 데일리시큐
가장 대표적인 그린카본은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이다. 아마존은 지구 열대우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지구 산소의 20%를 생성해 낸다.
하지만 이처럼 이로운 그린카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무분별한 벌채와 기후 위기에 따른 토양 황폐화 등으로 숲이 파괴되고 생물종의 다양성을 위협받아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가 심화된 이래로 꾸준히 문제 되어 오고 있는 것으로, 탄소를 저장하고 깨끗한 공기를 배출하는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따라 우리도 열대우림의 개발이 아닌 보존으로 가는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탄소 저장의 미래, 블루카본
마지막 탄소는 바닷가에 서식하는 생물, 바닷가 근처 숲 등의 해안생태계와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이다. 그린카본과 마찬가지로 탄소를 흡수하는 탄소에 해당하는 블루카본은 2009년 국제자연연맹(IUCN)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해양생태계의 블루카본은 육지생태계보다 탄소를 50배 더 빨리, 5배 더 많이 흡수할 수 있으며 공기 중으로 탄소를 방출하지 않고 수천 년에 이르는 장기간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은 바다 면적의 0.5%에 불과한 해안생태계가 바다의 70%에 해당하는 뛰어난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보유해 탄소순환에서 블루카본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블루카본은 이렇게 많은 양의 탄소를 어떻게 저장할 수 있는 것일까? 이유는 바로 숲과 달리 생태계가 물에 잠겨 있다는 특징에 있다. 산소가 부족한 물 속에서 박테리아는 호흡하지 못해 박테리아에 의한 분해 작용이 제한되어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하고 그대로 갯벌이나 바닷 속 토양에 저장되는 것이다.
해안생태계의 블루카본은 잘피림(해초류), 맹그로브(염생류)숲, 염습지 등이 있다.
[자료3. 잘피림]
출처 : 한국수산자원공단
잘피림이란 거머리말과 새우말 등의 현화식물이 모여 사는 군락지를 뜻한다. 이들 해초류는 나무와 같이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지만, 뿌리를 통해 물속 토양에 다량의 탄소를 저장한다.
[자료4. 맹그로브 숲]
출처 : 키즈현대
맹그로브 숲은 열대에서 아열대에 걸친 지역의 해변이나 하구 습지에서 잘 발달한다. 조수에 따라 물속에 잠기기도 하고, 나오기도 하며 염분을 배출하는 특수한 호흡근을 가지고 있어 바닷물에서 서식할 수 있다. 또, 줄기가 여러 개로 갈라져 있어 파도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저지하고 적응하는 기능을 가져 지구 환경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바닷속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 저장하는 천연 필터의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하면서 맹그로브 숲의 무궁무진한 환경 정화 기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료5. 우리나라 대표 염습지 순천만]
출처 : 순천만습지
바닷물이 드나들어 염분 변화가 큰 습지인 염습지에는 염분 변화에 강한 생물들이 서식한다. 이 염생식물들의 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갯개미취, 나문재, 해홍나물, 퉁퉁마디 등이 있다.
[자료6. 우리나라 갯벌]
출처 : 문화재청 블로그
블루카본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갯벌에 서식하는 식물플랑크톤의 탄소 저장 능력도 높은 수준이다.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 작용으로 탄소를 흡수하고, 강과 바다에서 유입된 각종 유기물을 포함한 퇴적물이 갯벌에 퇴적되면서 공기 중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저장한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대기 중으로 배출된 전체 이산화탄소의 25%를 바다가 흡수하고 있으며, 국내 갯벌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약 48만 4,506톤에 달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잘 발달된 갯벌을 국제적인 블루카본으로 공인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블루카본은 사라질 위기에 있다. 무분별한 연안 개발과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습지, 맹그로브 숲, 산호초 군락 등이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블루카본이 사라지게 되면, 축적되어야 할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지구온난화가 가속될 것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서, 남해에 갯벌이 있어 블루카본으로 활용하기 좋은 환경에 있지만 매년 바다와 연안 생태계가 최대 98만 헥타르씩 파괴되고 있어 활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의 손에 달린 탄소의 미래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블랙카본을 줄여나가고, 그린카본과 블루카본의 보존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9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블루 카본을 공식 인정했다. 탄소 저장능력이 높은 블루카본 생태계 사업에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블루카본의 사업화를 위해 바다숲의 탄소흡수가치를 평가하고 수치화하고 있으며, 최근 현대차를 비롯한 기업에서 블루카본 사업화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탄소흡수원 발굴로 생태계 보호에 힘을 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린카본과 블루카본의 보존을 위해 우리도 일상생활 속에서 인식하고, 탄소발자국이 적은 제품을 소비하는 등의 실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블루카본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블루카본: 우리가 지향해야 할 푸른 솔루션”, 19기 조윤주,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36
2. “해조류? 해초류? 환경을 지키는 ‘바다숲’”, 21기 이태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878
참고문헌
[줄여야 할 탄소, 블랙카본]
1) “블랙카본”, 네이버지식백과, 2023.05.13 검색,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60631&cid=61234&categoryId=61234
[깨끗한 공기를 주는 그린카본]
1) 박현선, “맹그로브숲,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걸러낸다”, 사이언스조선, 2022.12.24,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2/12/24/RUUHHTEU6NGGFMTRF7LXWLFI6Y/
[탄소 저장의 미래, 블루카본]
1) “블루카본”, 네이버 지식백과, 2021.04.13,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408299&cid=43667&categoryId=43667
2) “블루카본”, 두산백과, 2023.05.13 검색,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547956&cid=40942&categoryId=32411
3) “염생식물”, 네이버 지식백과, 2023.05.13 검색,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52667&cid=42526&categoryId=58589
[우리의 손에 달린 탄소의 미래]
1) 윤수은, 해양생태계 살리기 나선 효성·현대차, 블루카본 사업 본격화, 이코리아, 2023.05.11, https://www.ekorea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896
2) 장정욱, [탄소 먹는 하마③] “블루카본 성공하려면 ‘바다숲’ 효과 평가 급선무”, 데일리안, 2022.08.26, https://www.dailian.co.kr/news/view/1146184/?sc=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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