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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이-팔 전쟁이 일으킨 LNG 보급 전쟁

by R.E.F.22기 김혜윤 2023. 12. 1.

이-팔 전쟁이 일으킨 LNG 보급 전쟁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김혜윤, 23기 박하연

 

LNG 시장을 흔드는 이-팔 전쟁

지난달 7,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침입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쟁 직후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예측이 전망되면서, 전 세계가 천연가스 확보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달 13,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지표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MWh) 55.065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직전인 6일의 36.65유로에 비하면 약 45%나 급등한 수치로,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것이다.

[자료 1.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 변화 ]

출처 : 글로벌경제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LNG의 가격은 안정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요동치고 있으며, 북반구의 겨울이 다가오면서 LNG 수요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팔 전쟁이 LNG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에 대해 각국은 어떠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을까?

 

-팔 전쟁이 LNG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팔 전쟁이 LNG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스라엘의 타마르 천연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가 이집트를 포함한 주변국과 유럽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팔 전쟁 발발과 함께 LNG 가격이 상승했지만, 본격적으로 국제 LNG 시장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건 지난달 10일 이스라엘이 타마르 천연 가스전을 폐쇄한 이후이다. 폐쇄된 타마르 천연 가스전은 이스라엘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3,000억 입방미터() 가스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연간 유럽 천연가스 수입량과 유사한 양이다. 또한, 천연가스 일일 생산량은 710~850만 입방미터에 달한다. 이렇게 생산된 천연가스는 이스라엘 국내 에너지 소비량의 70%를 감당하기도 하지만 약 3분의 1은 이집트를 거쳐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로 공급된다. 따라서 타마르 천연 가스전의 폐쇄를 장기화하면, 이집트로의 가스 수출이 감소하고, 그렇게 되면 결국 유럽의 가스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금보다 전쟁이 확대될 경우 이스라엘과 지중해 일대 최대 규모 해상 가스전인 레비아탄 가스전의 가동도 중단될 수 있다.

[자료 2. 이스라엘의 타마르 천연가스전 모습]

출처 : 매일경제

두 번째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중동의 주변 국가로 번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쟁이 중동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된다면 석유와 가스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천연가스는 공급이 타격을 받았을 때의 대안이 없어 유가 보다 공급 불안시 가격 변동 폭이 매우 크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500만 배럴의 잉여 생산 능력을 갖췄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주변 국가로 번지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즉각적으로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 반면 천연가스는 예비 공급원이 없어 문제가 커진다. 특히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으로 인해 공급이 이미 줄어든 상태이기에 더욱 문제가 된다. 두 전쟁이 겹쳐 공급 불안을 더욱 가중하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은 4 700억 ㎥인데, 공급량은 이와 유사한 4 800억㎥로 전망된다. 이처럼 소비량과 공급량이 딱 맞는 여유 없는 상황에서는 작은 불안 요소도 급격한 가격 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 또한, 가스 공급은 신규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주요 가스전이 차례로 폐쇄될 경우 그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해외국 주요 상황

그렇다면 이-팔 전쟁으로 인해 LNG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주변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이스라엘로부터 수입하던 천연가스가 끊긴 이집트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였던 정전이 두 시간으로 늘어나는 등 올해 여름부터 이어진 전력난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자국의 에너지난이 심해지는 상황에서도 이집트는 이달 중 유럽과 튀르키예로의 LNG 수출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타마르 천연 가스전 폐쇄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EU는 다음 달 회의를 통해 가격상한제와 같은 천연가스 관련 긴급조치의 연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연가스에 대한 가격상한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량이 감축되면서 올해 2월부터 1년 시한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네덜란드 TTF 선물시장 기준 가격이 메가와트시(h)180유로 이상이고 글로벌 시장 액화천연가스(LNG)보다 35유로 비싼 두 가지 요건을 사흘 연속 충족하면 즉각 상한제가 발동되어 가격을 억제하는 것이다.

 

국내 LNG 도입 이상 ?

-팔 전쟁으로 국제 LNG 가격이 약 3% 정도 급등하였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함께한 긴급회의에서 분쟁 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고, 현재 LNG 운반선 역시 모두 정상 운항 중이기 때문에 국내 LNG 도입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공급 중단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국제 유가가 상승한 이 시점에서 과연 국내 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을까?

 

[자료 3. JKM LNG 가격 급등]

출처 : 전기신문

동북아시아 LNG 시장 기준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현물 가격은 지난 27일 기준 백만 BTU당 약 17.8달러를 기록하며 급등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적 영향으로 겨울에 LNG 수요량이 증가하는데, 수입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소매 전기×가스 요금은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에 그치기 때문에 한전과 가스공사는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경우 부채에 해당하는 미수금이 약 15조원을 초과한 상태이며, 올해 안에 요금 인상이 되지 않는다면 전력 및 가스를 도매시장에서 구입한 자금 조달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료 4.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출처 : 노컷뉴스

이러한 까닭으로 올해 국정감사에서 김동철 한전,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보는 여론을 고려하여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다.

 

국내의 대응

우리나라의 경우 LNG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코로나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가격이 급등했던 2021년과 2022년 수입액과 무역수지 적자의 폭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렇듯 LNG 가격 급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반영하여, 정부 및 국내 가스공사는 국내 석유 및 가스 수급 현황 점검에 나섰다.

[자료 5. 한국가스공사 LNG 기지]

출처 : 국토매일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수급 안정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비상대응반을 설립하였다. 2011년 이란은 미국의 원유 제재를 이유로 전 세계 석유 및 천연가스 선박의 20%가 지나다니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한 적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현물 금은 온스당 1,852.63달러로 1.1% 상승하기도 했었다

따라서 한국가스공사는 비상대응반을 필두로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LNG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사태 전개 상황을 5단계로 세분화해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산업부 주재 민××공 가스 수급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동절기 수급 대책팀 회의를  통해 동절기 공급 시설 및 물량을 점검하며 도시가스 수요 절감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수급 안정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자료 6. 산업통상자원부]

출처 : PAX 경제 TV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함께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석유×가스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하였다. 산업부는 국내 석유와 가스 비축량 현황을 확인하며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방안을 모색하였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중동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67%와 가스의 37%를 공급하는 지역이며 중동의 정세가 우리의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향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국내 수급 차질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유관 기관, 업계가 합동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LNG 공급 안정을 위하여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최근 발생한 여러 번의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 국내 및 국제 LNG 공급 안정성 확보 방안을 참고한다면, -팔 전쟁으로 인해 침체한 LNG 공급 안정성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LNG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2022LNG 공급 여건이 가장 어려웠을 때 정부를 중심으로 러시아 사업 유지, 활발한 자원외교 및 비상수급대책 마련 등의 방안을 마련하였다.

 

[자료 7. 일본의 사할린 에너지 프로젝트]

출처 : 조선일보

일본은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만, 러시아 석유 가스 프로젝트에 대해 철수 결정을 미루고 사할린 1&2 프로젝트 지분 유지, 사할린 2 LNG 도입계약 재체결, 사할린 2 생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적용 제외 요청 등 러시아 사업을 유지하며 LNG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20232월 녹색 전환(GX)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을 논의하고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주력 전원화, 원자력 활용 제고, 자원 확보를 위한 정부의 개입이 강화되었으며 국제적 경제침체에 영향을 최소화하여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설정했다.  

에너지 안보 향상을 위해 국내에서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로 수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에너지 수입액 급증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소폭이라도 가격을 인상하여 소비 절약원가주의 회복을 달성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총선의 영향으로 국내 에너지 요금 인상 필요성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해결책이 아닌 가격 인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국내외 국가 및 에너지 기업의 적극적 협력이 이루어져야 이-팔 전쟁을 비롯한 경제 위기에도 국내에 안정적인 LNG 보급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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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LNG 시장을 흔드는 이팔 전쟁]

1) 이우중, “중동 전쟁에 中 수요급증 여파… 유럽 LNG값 30% 폭등 [뉴스 인사이드-올겨울 글로벌 에너지 위기]”, 세계일보, 2023.11.12.

https://www.segye.com/newsView/20231106524661?OutUrl=naver

[ 이-팔 전쟁이 LNG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1) 이우중, “중동 전쟁에 中 수요급증 여파… 유럽 LNG값 30% 폭등 [뉴스 인사이드-올겨울 글로벌 에너지 위기]”, 세계일보, 2023.11.12., https://www.segye.com/newsView/20231106524661?OutUrl=naver

2) 안갑성, “유럽 천연가스 중동전쟁 일주일새 45% 급등…8개월만에 최고치[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매일경제, 2023.10.13., https://www.mk.co.kr/news/world/10849323

3) 변효선, “이·팔 전쟁, 유가보다 천연가스 가격에 직격탄”, 이투데이 2023.10.16., https://www.etoday.co.kr/news/view/2292633

[해외국 주요 반응 및 대응]

1) 김인엽, “40%  천연가스 가격  오를라... EU 가격상한제 연장 검토[원자재 포커스]”, 한국경제, 2023.10.23.,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10237476i

2) 양인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유럽 가스가격 지속 상승”, 가스신문, 2023.10.23., http://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2441

3) 송은미, “이-팔 전쟁 장기화에 주변 나라들도 고통”, OBS뉴스, 2023.11.09., https://www.ob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20245

 

[국내 LNG 도입 이상 ?]

1) 이정주, “·팔 사태 장기화 조짐에 석유·LNG ‘들썩···한전·가스公 눈덩이 적자 우려”, 노컷뉴스, 2023.10.31, https://www.nocutnews.co.kr/news/6037216

2) 윤병호, “전쟁 후 LNG 현물가 30% 급등···에너지 충격파 미리 준비해야””, 전기신문, 2023.10.16,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7195

[국내 대응]

1) 노승길, “·팔 전쟁에 에너지 시장 출렁··· 가스공사, ‘LNG 수급 비상대응반가동”, 이투데이, 2023.10.23, https://www.etoday.co.kr/news/view/2294976

2) 배석원, “산업부, 석유공사·가스공사와 긴급 유가 영향 점검…”국내 원유·LNG 도입 차질 없어”, PAX 경제 TV, 2023.10.10, http://www.paxetv.com/news/articleView.html?idxno=187247

3) 조성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유가 4% 급등···정부, 석유·가스 수급 상황 긴급 점검”, 조선일보, 2023.10.09, https://m.kwnews.co.kr/page/view/2023100914105172441

4) 최인수, “올해도 천연가스 무역적자 심화···2021년보다 2.4배 증가”, 에너지신문, 2023.04.17, https://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358

5) 채수현, “가스공사, LNG 생산기지 내진성능평가 시행”, 국토매일, 2017.02.10, http://m.pmnews.co.kr/18904

[LNG 공급 안정을 위하여]

1) 권경복, “사할린 에너지 개발 스톱’”, 조선일보, 2006.09.26,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6/09/26/2006092660007.html

2) 이슬비, “[기고] 일본의 LNG 공급안정성 확보 방안”, 에너지신문, 2023.05.30, https://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021

3) 이정주, “·팔 사태 장기화 조짐에 석유·LNG ‘들썩···한전·가스公 눈덩이 적자 우려”, 노컷뉴스, 2023.10.31, https://www.nocutnews.co.kr/news/6037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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