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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난방비와 에너지, 둘 다 지킬 수 없을까?

by R.E.F. 22기 최정우 2023. 3. 27.

난방비와 에너지, 둘 다 지킬 수 없을까?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최정우

 

추운 겨울 더 춥게 만든 ‘난방비 폭탄’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뒤로하고 겨울철 난방비 대란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고지서 속 이전보다 확연히 인상된 난방비를 보며 ‘난방비 폭탄’이라는 말이 수없이 등장했다.

도시가스 요금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시가스의 원료인 LNG 수입 원가와 국내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해 도시가스 도매가격을 책정하면 지자체 물가심의위원회는 이 도매가격에 지역별 공급 비용을 더해 소매가격을 매기는 방식이다.

[자료 1. 도시가스 계량기]

출처 : 뉴스펭귄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1 메가줄(MJ) 당 14.2원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5월, 7월, 10월 네 차례에 걸쳐 요금을 인상해, 지금은 1MJ 당 19.7원으로 38.7% 올랐다. 추워지기 전까지는 전 국민이 체감할 정도의 인상 폭은 아니었으나, 겨울을 맞아 본격 보일러를 가동하면서 급격히 체감했다.

 

LNG 수입단가 상승 원인

난방비 대란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LNG의 수입단가 상승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미국, 러시아, 중동 등지에 주로 묻혀 있는 천연가스는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이동한다. 첫 번째는 ‘PNG(Pipeline Natural Gas)’로, 기체 상태 그대로 관을 통해 이동하는 방식이다. 천연가스가 바다를 건너려면 기체 상태로는 불가능하므로 PNG는 내륙에서 내륙으로 보낼 때 이용한다. 이를 보완한 방법이 ‘LNG(Liquefied Natural Gas)’, 즉 액화 천연가스이다. 영하 162℃로 냉각하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 저장이나 운반이 비교적 쉽다. LNG의 최대 수입국은 일본과 한국으로, 우리나라는 해외 천연가스 산지의 LNG 공장에서 액화시킨 것을 LNG 선으로 도입해, 이를 기체화한 후에 파이프를 통해 발전소나 수용가에 공급하고 있다.

국제 천연가스 시장에서의 가격지표는 미국 단가(Henry Hub), 유럽 현물 단가(TTF), 일본·한국 현물단가(JKM) 등 여럿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주로 장기계약 물량은 미국 단가, 그때그때 필요한 물량은 JKM 가격으로 LNG를 수입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TTF가 크게 오르면서 JKM 가격도 따라 요동쳤다.

[자료 2. 국제 천연가스 요금]

출처 : 시사in

그렇다면 TTF와 JKM 상승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은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유럽 각국에서 화력발전도 줄여나가고 있었다. 전력 수출국이던 프랑스가 전력 수입국으로 전락함과 동시에 독일에서는 여름철 폭염과 가뭄으로 전체 발전 비중 16%를 차지하던 수력 발전량이 급감했다.

결정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PNG 파이프라인을 잠갔다. 에너지 위기에 처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LNG를 대거 수입하기 시작했고, 일본과 한국 등 기존 LNG 수입국들은 가금을 주고 LNG 물량을 긁어가는 유럽 국가들과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JKM 가격도 따라 상승한 것이다.

 

난방비 절약과 에너지 절약, 그 핵심은?

이러한 에너지 위기를 돌파할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수요관리'와 ‘공급 전환’ 언급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동시에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에너지 수요관리’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이끄는 방법으로, 에너지 절약과 더불어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에너지 사용 절감 방법은 '단열'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난방비 문제와 주거 상태의 관련성을 언급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1980년대 전에 지어진 주택의 단열재는 50㎜ 정도인데 지금 짓는 집들은 220㎜짜리를 넣는다”라며 노후 주택 거주자 대상 적극적인 단열 지원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료 3. 용도별 노후 건축물 현황]

출처 : 뉴스펭귄

한편, 에너지 절감 방법에 재생에너지 확대는 빠지지 않는다. ‘에너지 공급 전환’은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공급 전환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는 ‘히트 펌프’가 있다. 이미 외국에서 난방비 해결사로 불리는 히트 펌프는 난방에 쓰이는 화석연료 퇴출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히트 펌프는 전기를 사용해 외부의 열을 압축해 실내에 전달하는 냉난방 장치이다.

[자료 4. 히트펌프 원리]

출처 : 가스신문

난방 시스템은 대부분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반면, 히트 펌프는 연소 과정이 아닌 대기의 공기열, 수열, 지열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한다. 실제로 히트 펌프는 같은 난방부하 조건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한 난방 기기보다 최대 68% 낮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보였다.

[자료 4. 연료 이용 난방기기와 히트펌프의 효율 비교]

출처 :  

그러나 히트 펌프를 집마다 설치한다면 엄청난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전력 생산 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다. 결국 화석연료 퇴출과 진정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반돼야 한다.

 

난방비 폭탄이 남긴 숙제

날이 따뜻해지면서 난방비 대란도 잠잠해지겠지만,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남겼다. 이를 풀어나갈 실마리는 ‘에너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요금이 폭등했고, 에너지 가격은 대폭 올랐다.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화석연료를 대신할 재생에너지 목표를 대폭 상향 조정하고 예산을 늘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방문에서 우리나라에서 “탄소중립을 반드시 달성하기 위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을 강화하고 원자력발전을 좀 더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과연 병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난방비 폭등에 대해 “특별한 대책은 없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원전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정부의 원전 강화 입장을 표했다.

에너지가 곧 무기인 시대에 도달한 가운데, ‘에너지 절대 빈국’인 우리나라에서 난방비 대란이 남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난방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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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추운 겨울 더 춥게 만든 난방비 폭탄]

1) 홍국기, “난방비 실질 인상폭 1년새 50% 이상…내달엔 전기료도 확 뛴다”, 연합뉴스, 2023.01.31., https://www.yna.co.kr/view/AKR20230131043900003

[LNG 수입단가 상승 원인]

1) 변진경, “누가 가스비를 올렸나, 난방비 인상 팩트체크”, 시사인, 2023.02.14.,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592

[난방비 절약과 에너지 절약의 핵심은?]

1) 양인범, “여름철 전력 피크 막을 수 있는 최적의 기기”, 가스신문, 2022.06.07., http://www.ga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5281

2) 이수연, “난방비폭탄 뒤엔 에너지위기, '두 가지' 돌파구는?”, 뉴스펭귄, 2023.02.23.,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547

[난방비 폭탄이 남긴 숙제]

1) 윤성효, "유럽보다 싼데 난방비 폭탄? 기후위기 막는 데 공짜 없다", 오마이뉴스, 2023.02.14.,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02186&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maign=naver_news

2) 이오성, “난방비가 쏘아올린 공 원전이냐 재생에너지냐”. 시사인, 223.02.15.,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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