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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돌아온 COP28, 올해의 핵심안건은?

by R.E.F 23기 진희윤 2024. 1. 1.

돌아온 COP28, 올해의 핵심안건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2기 류나연, 23기 진희윤

 

[역사상 가장 더운 해, 2023년]

최근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 10월을 ‘역사상 가장 더운 10월’로, 2023년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국지적인 현상이 아닌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이에 관해 전 지구적인 논의와 연대가 필요해 보인다. 이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가 모이는 자리가 있다. 바로 COP이다. COP에서는 매년 세계의 지도자들이 모여 기후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대응 방안을 결정한다. 작년 COP27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COP28이 찾아왔다. 먼저, COP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자.

[자료 1. 역사상 가장 더운 10월]

출처 :  NASA

 

[COP란?]

‘COP’는 매년 세계 200여 개 나라가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탄소배출량 감축 등을 약속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로, 당사국총회를 뜻하는 ‘Conference Of the Parties’의 약자이다.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 체결되어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개최 후 코로나로 개최되지 못한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개최됐다. 기후변화협약은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흡수 현황에 대한 국가통계 및 정책이행에 관한 국가보고서 작성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국내 정책 수립·시행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권고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총회(COP3)에서는 온실가스의 구체적 감축목표를 설정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가 채택되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으로 하여금 2008~2012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기준 5.2% 감축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에서 빠지고,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이탈하면서 반쪽짜리 규약이라는 한계를 갖게 됐다.

이후 매년 열린 COP에서 감축의무를 둘러싼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긴 논란이 계속되다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총회(COP21)에서 세계 197개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는 신기후체제를 규정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됐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장기목표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가하기로 했다. 특히 파리협약은 선진국에만 감축 의무를 부과했던 교토의정서와 달리 당사국 모두가 지켜야 하는 첫 합의이자,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신기후변화 체제를 마련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COP28]

[자료 2. COP28]

출처  : SK ENS 네이버 포스트

2023년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다. 이번 COP28은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기금 도입, 금융, 식량, 자연 등 역대 가장 포괄적인 90개의 의제를 다룰 예정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약속했던 지구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는 데에 있어, 전 세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COP28에서 다룰 주요 안건 세 가지는 아래와 같다.

 

①  손실과 피해 기금 합의안

손실과 피해 기금의 구체적 합의안 도출은 이번 COP28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손꼽힌다.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국가가 ‘손실과 피해’ 기금을 조성해 기후변화 취약국을 지원하는 방법을 논의한다. 이 분야의 합의를 위해 앞서 5차례의 회의를 열었지만, 기금 수혜국과 공여국의 범위를 규정하지 못했다. 누가얼마나 내고 누가 얼마나 지원받을 것인지를 정하는 과정이 COP28의 최대 쟁점 중 하나가 됐다.

[자료 3. COP28에서 의장이 연설하는 모습]

출처 : 연합뉴스

COP28 개최 첫째 날, ‘손실과 피해’ 기금 마련이 합의가 됐다. 이번 기금 조성에는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의 역할이 컸다. 아랍에미리트는 이 기금에 약 1,312억원(1억 달러)을 내놓았다. 자신들이 의장국인 만큼 ‘손실과 피해’ 기금에 적극적 동참과 다른 나라의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은 최소 5,100만 달러(665억 원)를, 독일은 1억 달러(약 1,305억 원)을 약속했다. 술탄 알 자베르 의장은 “이번 기금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10억명의 지구촌 사람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가 이번 기금을 통해 연합하고, 행동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채택된 합의문에 따르면, 기금은 세계은행이 4년간 임시로 운영하며, 이번 기금은 COP28이 종료되는 날까지 개별 국가들의 추가적인 공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후 변화에 큰 책임이 있는 미국의 경우 229억 원을 내놓는 데 그쳤다. 이는 책임감 없는 선진국의 태도다. 무책임의 극치라는 비판들도 자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COP28에서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에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는 매우 고무적이지만, 국제적 기후적응 비용에 턱없이 부족한 기금으로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②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이하 GST)

[자료 4. 제1차 GST 기술대화 종합보고서 초안]

출처 : 한겨레

이번 COP28에서는 파리기후협약 이후 최초로 GST가 시행된다. GST는 전 세계가 파리기후협정에서 합의한 기후변화 억제 목표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5년마다 점검·평가하는 성적표라고 볼 수 있다. GST 조사 진행 방식을 정리한 제1차 전 지구 이행점검 기술대화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분야에서 파리협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COP28에 참가하는 관계기관과 단체 등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과거의 책임과 탄소 배출량 감축 이행 성적표를 국가별로 명시하기보다는 지역별, 또는 전 지구적으로 뭉뚱그려 점검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③ 감축계획 상향

COP27에서 출범한 감축작업프로그램(MWP)에 따라 COP28에서는 국가별 감축 목표와 이행 목표를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특히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와 EU의 주도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 능력을 3배로 올리고, 에너지 효율을 두 배(에너지 사용량 반감)로 올리는 방안, 화석연료 폐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호주, 잠비아, 일본, 싱가포르 등 60여 개국이 지지를 표했다. 이번 COP28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에 대해 동의가 이뤄진다면, 이는 화석연료 폐지에 관한 세계 최초의 협정이 될 것이다.

 ④ 한국 등 36개국 기후클럽 출범

손실과 피해 기금에 이어 기후 불평등을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COP28에서는 철강과 시멘트 등 탄소 배출량이 많고 저감이 어려운 산업에서 개발도상국의 탈소화를 돕기 위해 기후클럽이 출범했다. 한국과 G7을 포함한 36개국이 기후클럽의 창립 회원국인데 이들 국가는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5%를 차지한다. 파리에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임시사무국을 맡고 추후에 공식 사무국이 출범될 예정이다. 이들은 전 세계 산업 부분 탄소 배출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철강 산업에서 저탄소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국제표준 형성을 통해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⑤ 열대성 질병 퇴치

COP28에서 세계 각국이 기후 변화에 따른 열대성 질병을 근절하기 위해 7억 7700만 달러 (약 1조 160억 원)의 자금을 모았다. COP28 의장인 술탄 자비르는 성명을 통해 “기후 관련 요인들이 21세기 인류 건강에 큰 위협 중 하나가 됐다”며 기후 관련 질병의 위험성을 역설했다. 기후 위기로 인해 개발도상국에서 영양실조, 말라리아, 설사 등의 질병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기후 불평등의 문제가 질병으로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손실과 피해 자금에서 질병 문제와 같은 구체적인 사안 또한 논의돼야 할 것이다.

 

[COP28이 남긴 과제들]

전 세계 198개 대표단 등 7만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는 12일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번 COP는 개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손실과 피해 기금’ 출범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이른 산업화를 겪으면서 탄소를 대량 배출한 선진국이 기후변화에 일조했음을 인정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당초 총회 막판까지 논의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막 첫날 기금을 출범하면서 반전을 일으켰다. 영국 BBC 방송은 이를 두고 기후변화 피해 보상을 위한 30년간의 싸움에서 빈곤국이 승리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기금의 지원 액수와 방식이 결국엔 선진국이 원하는 대로 결정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구체적인 할당량을 정한 것이 아니라 국가들의 자율 기부에 맡기면서 체계적인 기금 운영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아무래도 최대 탄소 배출국들의 불참이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45%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회의에 불참했다.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국가들이 이와 같은 중요한 자리에 빠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되진 않았지만, 관전 요소로 꼽혔던 전 지구적 이행 점검에서 얼마나 구속력 있는 내용이 나올 수 있겠냐는 우려가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약 10일간의 긴 여정을 떠났던 COP28이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회 도중, 의장이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손실과 피해 기금 출범부터 열대성 질병 퇴치 자금 마련까지 많은 것을 이루어 낸 회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채택된 합의안이 회의 종료 후에도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지의 여부이다. 전 세계가 함께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만큼, 모금된 기금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우리 지구촌이 기후 약속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는 미래의 지구가 이에 대답할 것이다. 내년에 또다시 찾아올 COP29에 COP28에서 채택된 합의안이 성공적인 사례로 남아있길 바라며 기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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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역사상 가장 더운 해, 2023년]

1) 송한수, 서울신문, “2023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해…기후재앙 이젠 어떤 뉴스가 기다리나”, 2023.12.07,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1207500209

[COP란?]

1) 기민도, 한겨레, “‘1.5도 약속’ 예견된 실패… 두바이 COP28, 성적표 공개할까”, 2023.11.29,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18286.html

2) 정은혜, 중앙일보, “탄소 배출 성적 나온다… 198개국 7만명 머리 맞대는 COP28”, 2023.11.3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1231

3) 정종오, 아이뉴스24, “[COP28] ‘손실과 피해’ 기금에 미국 ‘꼴랑’ 229억, 무책임의 극치!”, 2023.12.07, https://www.inews24.com/view/1662992https://www.inews24.com/view/1662992

4) SK ENS, 네이버포스트, “글로벌 기후정상회의 COP28, 올해의 핵심 안건은?”, 2023.11.23,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6928306&memberNo=54083852&vType=VERTICAL

5) 박가영, ESG경제, “COP28 중간 점검 ① - 기후 클럽 출범·손실과 피해기금", 2023.12.09,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5366

6)박은하, 경양신문, “한국 등 36개국 기후클럽 출범…저탄소 기술개발·국제표준 마련 촉진”, 2023.12.01,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12012200001#c2b

 

[COP28이 남긴 과제들]

1) 이진원, 데일리임팩트, “반환점 돈 COP28...성과, 논란, 그리고 과제”, 2023.12.08, 

http://www.dailyimpac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742

2) 홍아름, 조선비즈, “반환점 돈 COP28, 기후기금은 ‘OK’ 화석연료 폐지는 ‘물음표’”, 2023. 12.06,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nature-environment/2023/12/06/KKDGW7UJHJBKTBD2R65YGQ2DAE/?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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