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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국제 팀플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자

by R.E.F 25기 남궁성 2024. 8. 26.

국제 팀플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자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남궁성

 

[여전히 건재한 플라스틱 산업]

플라스틱은 우리 일상과 산업에서 매우 깊숙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전세계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3년 5,071억 6천만 달러로 평가됐으며, 2024년 5,326억 4천만 달러에서 2032년까지 7,786억 7천만 달러로 성장해 예측 기간 동안 CAGR 5.1%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강산업이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4.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것에 비교하면 플라스틱 산업 분야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다용도성, 제조 용이성, 성형성, 경량, 방수성,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클립, 우주선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폴리머다. 이렇게 플라스틱의 활용범위가 넓은 이유는 용도에 따라서 변형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플라스틱은 전통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환경파괴 및 원료 고갈의 위험이 항상 존재해왔다. 특히 요즘에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디토소비의 활성화가 심상치 않아서도 더욱 그렇다. 여기서 디토소비란 "너도 사니까 나도 사야지"하는 생각으로 물건을 추종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연예인들의 굿즈를 사거나, 운동선수들이 광고하는 건강식품을 대량 구매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팝업스토에서 판매하는 상품들도 플라스틱이 거쳐가지 않은 게 거의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자료 1. 팝업스토의 상품들]

출처: 비즈워치 

플라스틱 생산량 중 절반은 선진국(OECD 회원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1인당 연평균 플라스틱 사용량은 미국이 221kg으로 가장 많고, 유럽 국가들이 114kg, 한국과 일본은 각각 69kg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선진국 중심으로 생산 및 소비된 플라스틱이 앞으로는 신흥경제국에서 사용량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6배, 아시아 국가들은 3배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 이유에는 플라스틱의 사용처가 한몫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플라스틱의 44%는 포장재로 사용되며, 건축재 18%, 자동차 부품 8%, 전기·전자제품 7%, 가정·레저·스포츠제품 7%, 기타 12% 등에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생산되면 거의 무조건 폐기물로 전락한다]

산업에서는 이렇게 다재 다능한 플라스틱이지만, 생활 폐기물의 관점에서는 악마나 다름없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3월 내놓은 ‘2023년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서 2021년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총 1193만톤으로 2010년보다 약 2.5배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 대비 1.5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플라스틱 중 배달음식 포장재를 포함하는 ‘기타 폐합성수지류’ 배출량은 2021년에 하루 평균 1292.2톤으로 2019년(715.5톤/일)보다 80.6%나 급증했다. 아래에 배달앱 이용률 현황을 보면 더욱 실감이 가능할 것이다.

[자료 2. 배달앱 이용률]

출처: 컨슈머인사이트

그 결과 2020년 기준 1인당 연간 생수 페트병 109개(1.6kg), 일회용 플라스틱컵 102개(1.4kg), 일회용 비닐봉투 533개(10.7kg),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568개(5.3kg)를 사용하고 버렸다. 무게 단위로 환산하면 2020년 기준 생활계 폐기물의 약 20%에 달하는 양이다.

플라스틱의 과도한 생산과 소비는 폐기물 급증으로 이어진다. 플라스틱은 사용된 뒤 대부분(91%) 버려진다. 심지어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19%는 소각되고 50%는 매립되며 나머지 22%는 통제되지 않는 쓰레기장에 폐기되거나 노천 구덩이에서 소각되거나 환경으로 누출된다. 2019년에는 플라스틱 쓰레기 610만톤이 수생환경에 침투했고, 이 중 170만톤은 바다로 들어갔다. 현재 바다에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약 3000만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수생태계 교란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수치다.

게다가 플라스틱은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분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학교에서 플라스틱은 땅에 묻어도 잘 분해되지 않는 영상을 본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즉, 플라스틱은 그것이 버려진 토양, 하천, 바다 등을 오염시킨다. 또한 잘게 부서져 인체의 혈액 속, 모유, 우리의 공기 중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발견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사람의 손실이 닿지 않는 야생 동물의 분변에서부터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와 가장 높은 산, 북극 공기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자료 3. 플라스틱 암석]

출처: 한겨레 

심지어 과학자들은 지질학적으로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시대인 인류세의 특징을 나타내는데 플라스틱이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플라스틱층이 화석 기록에 이미 축적되기 시작했다는 관찰 결과를 발표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어구·어망 성분의 플라스틱이 녹아 다른 암석과 결합한 플라스틱 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위의 사진이 2014년에 캐나다 지질학자들이 하와이 해안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암석으로 '플라스티글로머레이트' 라고 이름 붙였다. 인류의 역사를 증명하는 데에 사용되는 증거가 오염 흔적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매우 부끄러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생산단계에서 매년 약 10억톤, 가공단계에서 약 5억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플라스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의 3.4%를 차지한다. 

플라스틱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플라스틱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2019년 18억톤에서 2060년 43억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태평양 환경(Pacific Environment)’의 연구에 따르면, 1.5도 이하로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유지하면서 생물다양성과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2040년까지 최소 75%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생산량을 줄이지 못한다면 자원순환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플라스틱 생산량을 75% 이상 감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생산량을 줄이지 못한다면 자원순환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리사이클링, 더 나아가서는 업사이클링이라고 한다. 플라스틱을 영구적으로 재사용하는 사업은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주로 플라스틱을 수거 후 화학 공정을 통해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화학적 재활용 방법은 ‘열분해’다.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500°C 이상의 열을 가해 플라스틱의 고분자 사슬을 붕괴시켜 단량체 화합물로 전환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비닐을 포함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등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나프타, 오일, 디젤, 왁스 등을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가스화’다. 폐플라스틱을 800~1300℃의 가스화기에 넣고 소량의 산소나 증기를 넣어 합성가스와 탄화수소를 만든다. 가스에서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의 화합물을 추출한다. 열분해 방법보다 더 많은 종류의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고분자가 형성되는 ‘중합과정’을 역행하는 원리를 이용한 ‘해중합’도 주목받고 있다. 폐플라스틱과 촉매, 유기용매를 반응기에 넣고 플라스틱 분자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플라스틱 원재료로 만들 수 있다. 원재료로 만든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 제품과 동등한 품질을 갖는다. 효소를 이용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재활용하는 방법도 나오지만 아직 실험 단계다.

물론 열분해는 그 과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있을 수밖에 없고, 심지어는 독성물질이 나오기도 하고, 최종 제품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은 등 개선점이 많지만, 업계에서는 생산부터 폐기, 소각되는 플라스틱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총탄소량보다는 화학적 재활용을 했을 시에 발생하는 탄소량이 더 적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국내 기업도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나선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자체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예전부터 해오던 사업이다. 대표적으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기업들이 주로 진행하며, 폐플라스틱을 열분해유로 만드는 데에 열중해왔었다. 최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을 앞두면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비롯한 석유대체연료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SAF 생산 및 유통에 대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자료 4. CES에서 공개한 현대자동차 수소비전]

출처: 서울경제

수소 기술과의 연계도 주목해 볼 만하다. 올해 1월 9일에 열린 CES 2024에서 현대자동차가 폐기물을 활용한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기술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기술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W2H)과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P2H) 두 가지로 구분된다.

W2H는 음식물쓰레기, 하수슬러지,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된 메탄을 정제해 바이오가스를 만든 후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지역 내 수소 생산 거점을 만들어 수소 운반·저장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에서 W2H 방식을 적용한 수소 생산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P2H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을 액체 상태로 녹이고 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를 생산한 뒤 이를 정제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

[국제협약으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자]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전세계적인 우려 속에서 기업들의 다양한 기술 개발과 함께 유엔 플라스틱 오염 대응 협약 정부간협상위원회(INC)가 진행되고 있다. 

[자료 5. INC-4 회의 모습]

출처: 제이텍워터

UN은 2021년 지구를 위협하는 상호 연관된 세 가지 위기, 즉 기후위기, 생물 다양성 감소, 그리고 유해물질에 의한 오염을 선언했다. 이에 제5차 유엔 환경 총회(UNEA-5/2)에서는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간 행동을 강화하기로 하였고, 그중 하나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위한 정부간 협상 위원회(INC)를 개최하는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총 4차까지 진행되었으며, 4차 회의는 지난 4월 23일~29일 동안 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되었다. 그러나 '생산량 감축'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참가국들의 입장 재확인 수준에서 논의가 종료되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쟁점은 크게 4가지가 꼽힌다. 첫 번째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 여부, 두 번쨰가 구속력 범위, 세 번째가 목표 시기 여부, 네 번째가 재원마련 방안이다. 주제들이 전부 각국의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충동할 수밖에 없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논의가 합의되지 못하는 것을 이유로 각국은 초안 문서에 자신들의 입장을 전부 작성하는 식으로 진행해왔다. 그 결과 69장의 두꺼운 수정 초안이 나오게 되었고, 게다가 미확정이라는 의미에서 괄호([ ])가 사용되기도 하여 4차 회의에서는 산만해진 논의를 간소화하는 것이 최우선 논의로 꼽혔다. 

[자료 6. INC 협약문에서 해결되어야 할 괄호의 개수]

출처: 그리니엄

이는 마치 ESG 공시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업, 정부, 기준원이 합의된 입장을 내놓지 못하던 것과 유사하며, 결국 INC-4는 논의 주제가 오히려 방대해진 채로 마무리됐다. 

국제법 전문가인 마그누스 뢰볼드 노르웨이국제법아카데미 책임자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번 회의에서만 2,000여개의 괄호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즉, 부산에서 협약이 체결되기 전에 해결해야 할 괄호가 3,686개에 달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부산에서 우리는 플라스틱에서 벗어나기, 괄호에서 벗어나기 두 가지를 해야 한다"고 피지 대표단은 강조했다.

[INC-4 주요 내용 정리]

INC-4가 물론 예상보다는 저조한 진전도를 보였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르완다와 페루가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즉 플라스틱 원료의 사용량을 2040년까지 2025년의 40%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골자로 하는 제안을 내놓았다. 양국은 2022년 플라스틱 협약 체결을 위한 결의안을 발의하며 플라스틱 국제협약 논의를 주도해 왔다. 르완다와 페루가 내놓은 공동목표가 현재까지 플라스틱 국제협약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제시된 최초의 구체적인 감축 목표이며, 해당 제안은 비공개회의에서 많은 국가들의 동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다음으로 주목받은 제안은 노르웨이가 제안한 '우려되는 화학물질의 기준 및 목록'이다. 해당 제안서에는 플라스틱에 포함되는 우려 화학물질을 식별하고 규제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INC-4 개최국인 캐나다도 회의 전날에 자국 내 '연방 플라스틱 등록 계획' 도입을 발표했으며 이에 대해 해당 조치가 다른 국가들에 모범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스티븐 길보 개카나 환경 ·기후변화부 장관이 밝혔다.

[플라스틱의 절대적 생산 감축을 노리는 HAC]

[자료 7. HAC 가입국]

출처: 그리니엄

이러한 강력한 플라스틱 사용 규제 의지에 힘입어 노르웨이와 르완다를 중심으로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목표로 하는 국가 간 연합체가 2022년 8월 출범했다. EU를 포함해 총 65개국이 가입해 있으며 한국 역시 출범 당시 가입했다. HAC는 크게 3가지의 전략목표와 7가지 핵심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3가지 전략목표에는 ①플라스틱 소비·생산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억제 ②환경 및 인간 보호할 수 있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계 구축 ③플라스틱 폐기물 친환경 관리 및 재활용 달성이 포함되어 있으며

7가지 핵심 성과에는 재활용이 어려운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 제거를 명시하고 있다. 

목표와 핵심 성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HAC는 강력한 구속력을 가진 규제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 제한을 원하며, 플라스틱 감축이 전주기에 걸쳐 인권과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일부 옹호하는 GCPS]

[자료 8. GCPS 가입국]

출처: 그리니엄

반면, HAC와 대척점에 서서 생산량 감축 대신에 지속가능성 있는 플라스틱 사용을 하자는 목소리를 가진 중동을 중심의 협의체 GCPS도 있다. 지난해 11월 INC-3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 아래에 출범했으며 산유국과 함께 석유화학 산업이 핵심적인 개발도상국이 가입국에 속한다. 전체 가입국은 6개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러시아, 쿠바, 바레인, 이란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생산 감축 대신 대체재나 재활용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여기에 비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국가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서 양샤오링 중국 수석대표는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처럼 논쟁적인 주제보다 “비(非)논쟁적인 주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거나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재설계하는 것이 포함된다.

뿐만 아니라 올해 안에 국제협약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출범한 개최국 연합 HCA 등 다양한 연합체가 출범하고 있으며,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미국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은 HAC에 가입되어 있었으나 2022년 프랑스에서 열린 INC-2를 기점으로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자체적인 감축목표를 지지하는 편이며, NDC처럼 국가별 상황에 맞춰 감축목표를 자율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들 간 입장 차이에 따라 이번 5차 회의에서는 이견이 가장 큰 폴리머 감축 문제는 아예 전문가 논의에서 다루지 않기로 하였다. 175개 대표단들은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릴 5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최종안을 도출해야 한다. 아직 플라스틱 생산, 공통목표 설정,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제한 등의 주요 쟁점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는 등 미해결 과제들이 회의를 거치며 누적돼 왔으므로 이번 5차 회의에서 상당 부분 해소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간 입장 정리]

 국가들 간의 입장을 정리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이란 등 산유국은 1차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나 폴리머 규제에 반대

2. 미국 등 플라스틱 생산국은 국제적인 규제가 아닌 국가별 자발적인 감축목표 수립을 요구

3. 플라스틱 소비국은 강력한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 규제를 요구하며 플라스틱 오염으로 씨름하는 개발도상국이나 도서국 대다수가 여기에 포함된다.

4. 플라스틱 주요 생산국도 소비국이 아닌 국가, 즉 중간국은 설계와 폐기물 처리 강화를 통해 감축에 기여하자는 입장

그러나 이 분류체계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파리협정과는 달리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나눠 판단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EU는 플라스틱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한국 역시 분류가 어려운 편에 해당한다. 

[쌓인 과제가 많다]

현재 INC-5를 앞두고 미해결 과제들을 열거해보자면 플라스틱 생산, 공통목표 설정,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제한 등의 주요 쟁점에 대한 각국의 합의가 부재하고 이와 관해 총 3686개의 괄호를 처리해야 한다. 아쉬운 점은 미국이 회의에 주도적인 참여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1인당 연평균 플라스틱 사용량은 미국이 221kg으로 가장 많다. 그러나 국가별 자율 규제를 말하며 회의에서 열의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어 매우 유감이며, 선진국들이 협약의 진전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HAC, GCPS, HCA 등 국가 간 협의체가 형성되어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유대감을 공유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그것이 궁극적으로 전세계적인 합의에 기여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그저 입장이 유사한 국가들끼리 모인 하나의 정당의 개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GCPS에 소속된 국가 대다수는 지난 회의에서 논의를 질질 끄는 등의 방해 전략을 취해 비난 받았습니다. 각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지만, 올바른 회의의 진행을 위해서는 국가 간 협의체의 구성보다는 단일된 형태의 회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 국가 간 협의체의 존재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가 많다. INC-5가 11월에 부산에서 열리는 것 뿐만 아니라 2024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대한민국 인천 송도에서 "2024 제8회 동북아 다중 이해관계자 포럼(NEA 포럼)"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는 2025년 아시아 태평양 지속 가능 발전 포럼(APFSD)을 준비하기 위한 하위 지역 행사로 진행되는 것이며 이 포럼에서는 국가별 SDG 이행 현황과 자발적 국가 검토에 관한 전용 세션이 열릴 예정이다. 국제적인 행사의 개최 장소가 우리나라인 만큼 원만한 합의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이행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플라스틱, 자원순환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플라스틱에서 새어 나오는 온실가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고가현, 23기 김경훈, 24기 서채연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498

 

[기후⋅환경정책 스터디] 플라스틱에서 새어 나오는 온실가스

플라스틱에서 새어 나오는 온실가스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고가현, 23기 김경훈, 24기 서채연지구를 뒤덮고 있는 플라스틱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 T에서 F로, 환경을 위한 플라스틱 PEF",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도영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320  

 

T에서 F로, 환경을 위한 플라스틱 PEF

T에서 F로, 환경을 위한 플라스틱 PEF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4기 도영현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해양 생물] [자료 1. 쓰레기를 토하며 죽은 고래를 형상화한 미술작품] 출처 : GREENPEACE 2019년 1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여전히 건재한 플라스틱 산업] 

1) 김아름, "성수동에서 더현대까지…MZ들 성지 된 '팝업스토어'", 비즈워치, 2022.12.26, https://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2/12/23/0013

[플라스틱은 생산되면 거의 무조건 폐기물로 전락한다]

1) 권승문," 플라스틱, 91%는 폐기물…기후 위기와 '플라스틱'은 한몸통" 플레시안, 2024.04.29,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4042911431899631

2) 컨슈머인사이트, "배달앱, 5명 중 4명 써봤다…일주일 평균은 1.1회", 컨슈머인사이트, 2024.03.15, https://www.consumerinsight.co.kr/voc_view.aspx?no=3496&id=ins02_list&PageNo=1&schFlag=0

[국내 기업도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나선다]

1) 노해철, "車 제조사의 대변신…현대차, 음식물쓰레기로 수소 생산", 서울경제,  2024.01.09, https://www.sedaily.com/NewsView/2D40LO5BED

[국제협약으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자]

1) 김현경, "UN 제4차 플라스틱 협상, 성과없이 종료", ESG경제, 2024.05.02,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6504

2) 워터저널, "유엔 플라스틱 오염 대응 협약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 개최", 워터저널, 2024.05.01, https://www.water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194

[쌓인 과제가 많다]

1) 김정수, "‘플라스틱 협약’ 4차 협상 ‘빈손’…부산 5차 협상에 세계가 주목", 한겨레, 2024.04.30,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388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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