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마감 4년 264일 전! 이제는 진짜 위기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5기 노정연
[남산타워로 향하는 길, 의문의 시계를 만나다]
[자료 1. 남산타워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기후위기시계 ]
출처 : ⓒ25기 노정연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남산타워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본 곳이다. 남영역이나 숙대입구역에서 남산타워로 향하는 길목, 정체를 알 수 없는 시계 하나가 눈에 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시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도와 시간 표시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계는 서울 용산구 후암동 헤럴드스퀘어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다. 2021년 5월, 베를린과 뉴욕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설치된 이 시계는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1.5 ℃ 이내로 억제할 수 있는 시간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자료 2. 헤럴드스퀘어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 ]
출처 : H.eco
처음 설치 당시에는 약 7년 260일 정도가 남아 있었으나, 2024년 10월 현재 남은 시간은 4년 260일 정도로 줄어들었다. 계속해서 줄어드는 시간을 보며 우리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이제, 기후위기시계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와 그 의미를 더 깊이 알아보자.
[기후위기를 알리기 위해 지구의 마감기한을 표시하다]
[자료 3. 독일 베를린에 설치되어 있는 기후위기시계 ]
세계 최초로 기후위기시계가 설치된 곳은 독일의 베를린에 위치한 메르카토르 기후변화 연구소(MCC)다. 이 시계는 1.5℃ 상승까지 남은 시간을 실시간으로 표시하며, 인류가 기후변화에 맞서야 할 시급함을 보여준다. 두 번째 시계는 2020년 뉴욕 유니언스퀘어에 설치되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시민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자료 4. 미국 뉴욕 Union Square에 설치돼 있는 기후위기시계 ]
출처 : Climate Clock
세계 각국에 설치된 기후위기시계는 누가 가장 먼저 고안했을까? 미국의 환경운동가 간 골란(Gan Golan)과 앤드류 보이드(Andrew Boyd)이다. 그들은 클라이밋 클락을 통해 기후위기의 현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1.5℃라는 임계점까지 남은 시간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들이 설치한 시계는 '지구엔 마감일이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남은 시간을 연, 일, 시간 단위로 나타내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탄소 예산(Carbon Budget)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는 인류가 남은 탄소 배출량을 넘어설 경우 기후 재앙이 가속화될 것임을 경고한다. 인류의 행동이 온실가스 배출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남은 시간이 연장될 수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1.5℃는 인류가 피해야 할 중요한 기후 변화의 한계점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 기온이 1.5℃ 상승하면 해수면 상승, 극심한 기후 재난, 생태계 붕괴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급격히 줄이지 않으면, 1.5℃ 상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기후위기시계]
[자료 5. 서울시 여의도 국회 본청 앞으로 이전된 기후위기시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9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잔디밭에 기후위기시계가 설치되었다. 이는 국회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전 설치한 것이다. 기존에 국회 수소충전소 입구에 있던 시계를 국회 본청 앞에 옮기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과제인 만큼 국회의 기후 대응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위기시계는 모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적 장치다.
[자료 6. 2024년 3월 기준 기후위기시계 국내 설치 현황]
출처 : 헤럴드경제
헤럴드스퀘어를 시작으로 국내 여러 지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기후위기시계는 2024년 3월 기준 약 10곳에 설치됐다. 다양한 장소에 설치된 이 시계들은 사람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각인시키고, 작은 환경보호 실천을 독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환경 보호 정책과 국민의 관심이 결합될 때,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시계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경각심의 상징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개인과 사회 모두가 협력해 나아갈 때 비로소 희망을 만들 수 있다. 기후위기시계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경운동을 촉발시키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각국의 시민과 단체들이 이 시계를 통해 기후 행동에 나서고 있으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기후위기시계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기후위기시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기후위기시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두 가지 사이트가 있다.
[자료 7. 독일 기후 연구소 MCC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계. 위: 1.5 ℃ , 아래. 2 ℃ ]
출처 : 독일 기후 연구소 MCC
첫 번째는 독일의 MCC(Mercator Research Institute on Global Commons and Climate Change)에서 제공하는 기후 시계다. 이 시계는 지구 온도가 1.5℃ 또는 2℃ 상승할 경우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보여주며, 온실가스 배출 한도를 기준으로 시간을 계산한다. MCC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자료 8. Climate Clock에서 제공하고 있는 기후위기시계]
출처 : Climate Clock
두 번째는 Climate Clock 웹사이트로, 남은 시간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투자 및 행동 속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특히, 이 시계는 세 가지 시나리오 모델에 따른 시간-위험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Business as Usual, Middle Ground, Green New Deal의 세 가지 기후 대응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자료 9. Business as Usual 시나리오 그래프 ]
출처 : Climate Clock
‘Business as Usual’은 낮은 투자와 느린 기후 행동으로 이어지며,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3~4도 상승해 대규모 홍수, 가뭄, 대멸종, 수십억 명의 기후 난민, 그리고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경우, 인간 문명은 현재와 같은 형태로 지속될 수 없다.
[자료 10. Middle Ground 시나리오 그래프 ]
출처 : Climate Clock
반면 ‘Middle Ground’는 중간 수준의 투자와 속도로 지구 온도를 2℃ 이하로 억제할 수 있지만, 여전히 치명적인 피해와 재앙적인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자료 11. Green New Deal 시나리오 그래프 ]
출처 : Climate Clock
마지막으로 Green New Deal은 최대의 투자와 가장 빠른 행동을 의미하며, 2100년까지 1.5℃ 이하로 지구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기후위기시계는 이러한 시나리오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줌으로써, 기후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각심을 일깨운다.
[더 이상 기후위기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지구의 온도가 1.5 ℃ 상승하게 되면, 극심한 폭염과 한파,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도시 침수, 생태계 파괴, 식량 부족 등 심각한 기후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재앙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해마다 기록적인 이상기후가 빈번해지고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한 정책과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후위기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은 지금, 우리는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해야 한다. 기후위기시계는 단순한 시계가 아닌 경각심을 일깨우는 메시지다. 이 시계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변화를 촉구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지구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함께 지구의 속도를 늦추는 행동은 지금 당장 시작될 수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학생 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제발 그만해, 그러다 다 죽어!' 기후위기를 향한 Z세대의 외침", 20기 조현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531
2. "지구온난화로 인해 미래가 겁나는 당신, 기후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23기 고가현,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3980
참고문헌
[남산타워로 향하는 길, 의문의 시계를 만나다]
1) "We Face the ‘Climate Clock’ 캠페인", 헤럴드에코, 2021.06.10, https://m.heraldeco.com/content/campaign_view.php?pk=17
[기후위기를 알리기 위해 지구의 마감기한을 표시하다]
1) 박이담, " 6년 8개월 남은 ‘지구의 시간’ 헤럴드스퀘어에 걸렸다", 헤럴드경제, 2021.05.13, https://mbiz.heraldcorp.com/view.php?ud=20210513000595
2) 주소현, "돌이킬 수 없는 지구 재앙, 이제 4년 남았다", 헤럴드경제, 2024.07.19, https://biz.heraldcorp.com/view.php?ud=20240719050353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기후위기 시계]
1) 박준규, 국내 10번째 기후위기시계 돌아간다… 남은 시간 5년 118일, 헤럴드경제, 2024.03.26, https://biz.heraldcorp.com/view.php?ud=20240326050228
2) 조시현, "국회 기후위기시계, 본청 앞으로 이사 온 까닭", 공공뉴스, 2024.09.04, https://www.00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511
[기후위기시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1) 조은비, “1.5도까지 째깍째깍" 기후시계… 세계 3번째로 국내 설치”, 뉴스펭귄, 2021.04.16,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434#google_vign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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